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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인도 배낭여행 (2002)

인도 배낭여행 - 2월에 해수욕, 푸리(Puri)의 한량들 - DAY 42

by Reminiscence19 2019. 7. 19.

여행 마흔 둘째 날 - 2월에 해수욕, 그리고 푸리의 한량들

  • 2월에 푸리에서 해수욕
  • 푸리 해변의 어부들
  • 푸리의 한량들

썸네일-인도푸리의_한량들


2월 14일 (목)

2월에 푸리에서 해수욕

모기장 덕분에 오랜만에 밤새 푹 잘 수 있었다. 아~ 개운해~ 오늘은 그동안 벼뤄왔던 해수욕을 하기로 한다. 대충 준비하고 바닷가로 향한다.

모래사장을 지나 막상 바다로 들어가려 하니 모래 위에 남아있는 검은 기름띠가 눈에 거슬린다. 이곳이 어촌 쪽이라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반대방향으로 가보았지만 오히려 반대쪽이 더 심하다. 아... 그동안 눈치채지 못했었는데... 그래도 물은 깨끗해 보였기에 무작정 바다로 뛰어들기로 한다.

바다에는 같이 방을 쓰는 형님과 함께 갔는데, 막상 물놀이는 혼자 할 수밖에 없었다. 이유는 바로 나의 분신과도 같은 복대 때문... ^^; 수건 한 장도 그냥 놓아두었다가는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니 누군가 한 명은 꼭 짐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아무도 해수욕하지 않는 휑~한 바다에 홀로 뛰어들어 파도랑 논다. 형님이랑 바통 터치하며 한 명씩 나름대로 재미있게 놀았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이러는 내 모습이 우습기도 하다. ㅋㅋㅋ


푸리 해변의 어부들

우리가 해변에서 멱감고 있는 곳 옆에선 열댓 명의 어부들이 달려들어 그물을 끌어올리고 있다. 심심하여 나도 함께 당겨본다. 한참 후 물고기가 가득 잡힌 그물이 딸려 올라온다.

이상한 점은 퍼덕거리는 물고기를 그물도 풀지 않은 채 그냥 죽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아마 이곳 사람들에게는 활어라는 개념이 없나 보다. 싱싱한 활어를 회쳐먹으면 얼마나 맛있는데... 숨을 꼴딱거리며 죽어 가는 물고기들이 아까울 따름이다. ㅜ.ㅜ

어부들은 고기가 대충 죽고 나서야 그물을 벗긴다. 그리곤 같이 잡혀 딸려온 묵직한 해파리들을 걷어낸다. 간혹 보이는 비싼 물고기와 새우 같은 것들은 일꾼들이 따로 쓱싹하여 각자 주머니 속으로 들어간다. 그물 주위엔 일꾼들이 한눈팔 때 두 어 마리씩 훔쳐 자기 바구니 안에 넣는 아주머니들과 아이들로 정신이 하나도 없다.

일꾼들은 다 알면서도 호통만 치고 가져간 물고기를 뺐거나 그네들을 물리치진 않는다. 가난하지만 소박한 인심이 묻어 나는 광경이다.

해수욕으로 젖은 몸으로 해변 어부들의 모습을 한참을 구경하다 돌아온다. 잠시 놀았는데도 얼굴은 시커멓게 다 타버렸다. =^^=

인도푸리해변의_어부들
▲ 푸리 해변의 어부들...

 

푸리의 한량들

내일은 캘커타에서 내려올 때부터 함께 지냈던 친구 두 명이 델리로 떠난다고 한다. 푸리에서 그 친구들과의 마지막 저녁이 무척이나 아쉽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러한 것이 또 여행의 일부 아니었던가... 기차표 예약하러 가는 데까지 따라갔다 돌아와 숙소 근처 토스트 가게에 앉았다.

한참을 앉아 주인과 얘기하는데 저쪽에선 독일에서 온 군터가 반가운 듯이 인사하며 다가온다. 그리곤 그의 Love Story가 시작한다. 대충 내용은 자신이 학창 시절에 정말 좋아하고 실제로 사귀었던 여자 친구가 있었는데, 어느 파티에서 그 여자가 다른 남자와 꿍짝 하는 것을 보고 충격받은 그런 슬픈(^^) 이야기다. ㅋㅋㅋ

유치했지만 어찌나 진지하게 말하는지 웃겨도 웃을 수가 없었다. 군터의 그런 이야기들을 한참이나 듣고 오늘도 역시 Peace Restaurant으로 저녁을 해결하러 간다. 오늘은 군터도 같이 갔었는데 거기서 또 스테판이란 독일인 아저씨를 만난다. 간단한 인사 후 왠지 신상이 궁금해 살짝 물어본다.

"아저씨 직업이 뭐예요?"

"없어"
"그럼 어느 나라 사람이에요?"

"난 독일 사람이지. 그런데 사는 곳은 태국이야. 태국에 여자 친구가 있고 말이야"
가만히 듣고 보니 Wife가 아닌 Girl Friend란다...
"나이는요?"
"51"
"오늘 하루 종일 뭐하며 지내셨나요?"

"음... 오늘은 하루 종일 잠만 잤네,,,"
허걱.... 한마디로 한량이다... ㅠ.ㅠ; 그래도 이분은 그러한 자신이 자랑스러운 듯 떵떵거리며 말한다. ㅋㅋㅋ 아마 군터와 같은 히피족인 듯싶다.

식사를 마치고 앉아 있는데 군터가 갑자기 옆 카페로 움직여 음료나 한 잔 하자고 한다. 나야 좋지 ^^;;;
푸리의 상쾌한 밤공기를 들이마셔 본다. 이렇게 푸리에서의 하루가 또 지난다.

푸리해변에서
▲ 푸리의 독일인 한량들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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