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낭여행/인도 배낭여행 (2002)

인도 배낭여행 - 코나라크 태양신 사원, 푸리 자간나스 사원 - DAY 41

by Reminiscence19 2019. 7. 19.

여행 마흔 하루째 날 - 코나라크 (Konarak) 태양신 사원, 푸리 자간나스 사원 (Jagannath Mandir)

  • 숙소 이동, 모기로 부터 해방
  • 푸리에서 코나라크 가는 길
  • 코나라크 태양신 사원
  • 코나라크 고고학 박물관
  • 푸리 자간나스 사원
  • 숙소로 돌아오는 길
  • 푸리에서는 매일 저녁이 즐겁다!

인도-코나라크


2월 13일 (수)

숙소 이동, 모기로 부터 해방

숙소 체크아웃 시간인 AM 8:00시를 맞추기 위해 아침부터 분주히 짐을 챙긴다. 그리곤 어제 알아 놓은 바로 옆 간다라 호텔로 투숙한다.

이곳은 하루 숙박비가 40Rs다. (이전 숙소보다 무려 10루피나 더 비쌈 ㅋㅋㅋ) 침대마다 깨끗한 시트와 펑펑 나오는 온수, 그리고 무엇보다 반가운 모기장이 있어 무척 맘에 든다. 진작 옮길 것을...


푸리에서 코나라크 가는 길

오늘은 움직이자! 다짐하며 푸리(Puri) 옆에 위치한 도시 코나라크(Konarak)에 갈 준비를 한다. 숙소에서 Bus Stand까지 릭샤비 10루피, 거기서 미니버스에 올라 몇 분 기다리니 곧장 출발한다.(12루피)

흔들흔들... 덜컹덜컹... 그나마 오늘은 속이 좀 진정이 되어 살만하다. 하지만 온몸에 힘이 쫙 빠지는 게 기분이 그리 상쾌하지만은 않다.

지도상으로 코나라크가 푸리의 옆 해안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가는 길이 멋진 해안도로겠거니 상상했었다. 하지만, 바다를 가로막고 있는 높다란 수풀과 건물의 담 때문에 코나라크로 가는 길은 그다지 멋진 장면을 연출해 주진 못한다. 대신 요란한 파도소리만 바다가 바로 옆 가까이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코나라크 태양신 사원

푸리에서 코나라크까지는 채 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버스에서 내려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코나라크에 내려 태양신 사원 쪽으로 걸어간다. 혼자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같은 버스를 타고 온 한 인도인이 자기도 태양신 사원에 간다며 동행하자 한다.

"그러죠 뭐~ ^^"
심심한데 참 잘됐다. ㅋㅋㅋ

알고 보니 그 친구는 이곳 오리사주의 한 작은 도시 (말해줬는데 까먹음 ㅡ.ㅡ;) 고등학교에서 지리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아이고 선상님~ 지금까지 그냥 친구처럼 생각했는데 그 소릴 들으니 왠지 거리감이 생긴다. 왜 그럴까? ㅋㅋㅋ

인도-코나라크에서
▲ 코나라크에서 만난 선생님과 기념사진 한 장~

"입장료: 인도인: 10Rs, 외국인: 250Rs" 이런 썩을... 고운 입에 어울리지 않는 말들이 막 나온다.

잠시 머뭇거리며 생각하는 중에 선생님은 얼른 가서 티켓을 구입하신다. 뒤 이어 도착한 다른 외국인들도 저마다 각기 다른 언어로 욕을 해대고 있다. 그 글로벌 욕들은 옆에 있던 경찰이 모조리 듣고 있었는데, 그 친구가 무슨 죄란 말인가... ㅋㅋㅋ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가기도 그렇고 해서 들어가려는데 가만 보니 사원 주변을 쳐 놓은 담 밖으로 아주 좋은 길이 나 있다. 게다가 사원까지 거리도 멀지 않고 한눈에 다 볼 수 있다. 올커니!! 저리로 가자! 하곤 그리로 간다.

다른 외국인들도 대부분 이 주변에서 공짜로 관람하고 있다. ㅋㅋㅋ 같이 간 선생님께 사원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구경한다고 했더니 나를 따라오신다. 고맙기도 하지...

암튼 이래저래 선생님과 사진 찍고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사원 주위를 빙~ 돈다.

인도-코나라크-태양신사원
▲ 코나라크의 태양신 사원
인도-코나라크-태양신사원-입구모습
▲ 태양신 사원입구,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이렇게 잘 보입니다. ^^

코나라크(Konarak)의 태양사원(Sun Temple)은 힌두권의 왕이었던 랑굴라 라나심하 데바 왕이 회교권을 제압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은(1238~64) 오릿사 지역 최고의 사원이다.

사원의 본당 건물은 무너졌지만, 당대에는 그 높이가 60여 미터에 이르렀다 하며 지금의 태양사원은 1901년부터 10여 년에 걸쳐 복원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한다.

그 정도로 높은 건물을 지을 정도로 부유했던 코나라크(Konarak)는 지금 현재 작은 시골 해변 마을로 전락했다. 영원한 강자는 없다는 말이 이 작은 마을에서도 여실히 증명된다.

사원을 멀리서 살펴보니 20루피 지폐 뒷면에 그려진 수레바퀴 문양 몇 개를 제외하곤 그다지 인상적이진 않았다. 카주라호에서 워낙에 좋은 사원을 많이 봐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 참고로, 예전 인도 20루피 지폐 뒤에는 분명히 코나라크 태양신 사원의 수레바퀴 문양이 있었는데  (아래 왼쪽 사진) 요즘 나오는 20루피에는 이게 사라지고 다른 풍경으로 바뀌었다. (아래 오른쪽 사진) ㅠ..ㅠ

인도지폐-20루피-예전인도지폐-20루피-요즘
▲ 인도 20루피 지폐, 왼쪽이 구 화폐, 오른쪽이 신 화폐 디자인, 구화폐에 코나라크 태양신 사원의 수레바퀴 문양이 있다.

 

코나라크 고고학 박물관

선생님과 헤어진 뒤 근처 레스토랑에서 탈리 한 그릇을 먹고(27루피) 목이 말라 야자 하나를 사 먹는다. (5루피) 야자 파는 아주머니는 능숙한 솜씨로 야자 윗부분을 칼로 쳐낸 후 안에 빨대를 꽂아 주셨는데, 먹어보니 풀 맛만 나는 게 생각보다 맛은 별로다. 으휴~~~ 진짜 목이 말라 먹는 것이지 그냥은 못 먹지 싶다. 결국 몇 모금 마시다 길거리에서 자고 있던 소한테 던져 주었다. ㅋㅋㅋ

한낮에 내리쬐는 태양 빛에 살을 검게 태우며 코나라크 고고학 박물관으로 향한다. 사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작은 박물관에 도착하니 현재 관람객은 나밖에 없는 것 같다. 관리인도 앉아서 졸고 있다가 내가 한 헛기침 소리에 놀라 일어났으니 말이다. 입장료는 5루피다.

안에 들어가니 각 박물관 홀 마다 관리인이 또 따로 있다. 그 사람도 역시 졸고 있다 일어나 내가 가면 선풍기와 불을 켜 주었다가 지나가면 바로 끄는 일을 하고 있다. 한 달 전기세보다 저 사람 한 달 인건비다 더 싼 모양이다.

박물관엔 예상외로 볼만한 것들이 많았다. 정교한 조각들도 그랬지만, 아까 사원에서 자세히 보지 못했던 수레바퀴 모양 조각이 압권이다. 그 크기도 생각보다 무척 크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조각들... 각각의 의미가 무언 지는 잘 몰라도 보기만 해도 좋고 특이한 그러한 것들이었다.

한 바퀴를 대충 둘러보고 나오니 입구에 있던 관리원은 그새 또 졸고 있다. ㅋㅋㅋ 다시 한번 살짝 깨워주곤 박물관을 나선다. ^^;

인도-코나라크박물관
▲ 코나라크 박물관, 태양신 사원의 거대한 수레바퀴를 볼 수 있습니다.

 

푸리 자간나스 사원

갑자기 몸에 힘이 쫙 풀린다. 잠도 온다. 서둘러 푸리로 돌아가는 버스에 서둘러 올라탄다. 그리고 그 혼잡한 버스 안에서의 한 시간 동안 세상모르게 잘 잤다. 쿨쿨쿨~

푸리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은 데다 잠을 좀 잤더니 몸도 개운해져 자간나스 사원에 가기로 한다. 자간나스 사원은 푸리에 위치한 힌두사원이다. 사이클 릭샤를 타고 사원에 도착 (10Rs) 그런데 이 사원 주변은 온통 시장바닥이다. 음... 뭐랄까? 정말 인도다운 그런 곳이라 하면 될까?

사원에 들어가기 위해 입구로 들어가는데 앞에 서 있던 경찰이 힌두교도가 아니면 입장을 할 수 없다고 한다. 헐... 비록 힌두교도는 아니지만 힌두교에 깊은 관심이 있고 너네들의 사상을 존중한다고 암만 말해도 안 통한다. ㅠ.ㅠ

좌절하고 있는데 한 녀석이 내게 다가온다.
"앞에 도서관 건물 옥상에 가면 미흡하나마 사원 내부를 볼 수 있답니다. 보고 싶으시면 있다가 오후 4시에 오세요."

"들어가서 보려면 얼마나 내야 합니까?"
"As You Like..."
"이보셔 그런 말 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말하라니까!!"
"As You Like..."
"OK 알았다. 그럼 그때 오마!! "
하곤 시장통 구경에 나선다. 이것저것 둘러보다 박시시 통을 하나 구입한다. ㅋㅋㅋ 거지들이 들고 다니며 구걸하는 통인데 이것도 좋은 기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헤헤 ^^;

오후 4시가 되어 자간나스 사원 앞 도서관에 올라간다. 애초엔 한 10루피 정도만 주면 되겠거니 생각하며 올라갔다. 하지만 Donation List를 본 순간, 입이 떡~~ 하고 벌어지지 않을 수 없다.

최하가 100Rs... 보통 150Rs~200Rs다. 조작한 장부가 아닐까 싶어 요리조리 필체까지 살펴봤지만 나름대로 훌륭하게 만들었는지 아님 진짜 장부인지 모를 정도였다.

"난 이렇게 많이는 못 냅니다."

"그럼 얼마나 낼 수 있습니까?"
잠시 고민하다가
"많아야 20~30Rs정도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럼 30Rs 주십시오."

젠장... 그렇게 하여 내 피 같은 30Rs가 그 넘의 손에 넘어간다. 굳게 잠겨 있던 옥상으로 향하는 문이 열리고 먼지가 가득한 방을 지나 계속 올라가니 옥상이 나온다.

막상 올라오긴 했지만 그렇다고 사원 내부가 자세히 보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붕 부분의 섬세한 조각은 무척 특이하고 아름다웠다. 내부는 무척 소란스러웠고 땅은 질퍽한 것 같다. 한마디로 시장통과 별 다를 바 없는 분위기. 그러고 보니 사원 안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그냥 위에서 이렇게 바라보는 게 더 좋은 것 같기도 하다.

자간나스사원
▲ Jagannath Mandir... 힌두교 신자가 아니면 입장할 수 없어서 근처 건물 옥상에서 찍은 사진
인도푸리-자간나스사원
▲ 자간나스 사원 주변, 푸리의 번화한 시장통.

도서관에서 내려와 사원 벽을 따라 한 바퀴 돌아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말이다. ㅋㅋㅋ 사원에는 총 4개의 문이 있었는데 각 문 앞에는 말, 호랑이 같은 동물조각이 수호신처럼 지키고 있다. 결국 못 들어갔지만... ㅠ.ㅠ


숙소로 돌아오는 길

숙소로 돌아오기 위해 사이클 릭샤 할아버지와 흥정한다. 15Rs에 흥정하고 출발~~ 갑자기 할아버지가 이상한 돌을 내 손에 쥐어 주신다. 영어로 대화가 전혀 되지 않아 자세히 물어보진 못했지만 그냥 느낌상 가는 동안 사고 나지 않게 해주는 일종의 부적 같아 보인다. (참고로 흥정할 땐 책 뒤져가며 힌디로 했음. ㅠ.ㅠ)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숙소로 가는 도중 우연히 장례행렬을 볼 수 있었다. 장정들이 화장터로 사체를 메고 가고 있고 그 뒤에 가족으로 보이는 한 여인이 정말 슬피 울부짖으며 따라가고 있다.

서러운 듯 우는 모습, 인도 와서 숱한 화장터를 보았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이다. 암튼 그녀의 그러한 인간다운 모습을 뒤로하고 숙소로 돌아온다.


푸리에서는 매일 저녁이 즐겁다!

여기서 마냥 쉴 순 없다! 바다로 나가자! 오늘은 다행히 구름 없이 맑은 날이라 제대로 된 일몰을 볼 수 있었다.

저녁 약속을 히로미와 해서 가보니 같이 방 쓰는 형님이 오늘 어촌에서 뭘 좀 사 오셨다고 한다. 새우 한 마리에 단돈 3루피(84원), 갈치 한 마리에 10루피(280원), 꽃게 한 마리에 1루피(28원). ㅋㅋㅋ 정말 말도 안 되는 가격에 구입한 해물을 식당에 맡겨 매운탕을 끓이고 계신다. 유후~ 매운탕이라~~ 벌써부터 군침이 돈다. ^^;

음식이 나오고 맛있게 저녁식사!! 그런데 고추가 어찌나 매운지 혀가 얼얼할 지경이다. 그래도 너무너무 좋다.

사람들과 얘기 중 독일 친구 군터가 온다. 아직 경찰과 보상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지 초라한 기색이다. 같이 밥 먹자 하니 괜찮다며 거절한다. 하지만 우리가 식사를 다 마친 후 남은 음식을 허겁지겁 먹는 모습이 정말 애처롭기까지 하다. 사람이 수중에 돈이 떨어지면 저렇게 초라해지는 걸까? 다시 한번 복대를 조여 맨다.

히로미는 내일 델리로 떠난다 한다. 그동안 함께 참 재미있게 잘 지냈었는데 다른 서양 친구들과는 달리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히로미가 오늘 기차표 끊었다며 보여준다. 2nd AC칸이다... 가격이 무려 1,877루피다. 우와~~~ 그 티켓을 보고 옆에 있던 다른 서양인들도 놀란다. ㅋㅋㅋ

자기 말론 자기가 늙고 뚱뚱해서 그 정도는 타고 가야 한다나? 달랑 28살이면서... ㅋㅋㅋ 암튼 나름대로 이유를 설명한다. 그래~ 그리곤 델리의 파하르간지에서의 만남을 기약하며 헤어진다.

드디어! 드디어! 모기로부터 해방된 밤을 맞게 되었다. 모기장 밖에서 군침을 흘리고 있는 모기들을 비웃으며 오래간만에 편히 잘 수 있었다. 진작 이리로 옮길걸!!!


인도코나라크배너
인도배낭여행기배너
인도배낭여행기에대해서


【 다음 이야기 】
인도 배낭여행 - 2월에 해수욕, 푸리(Puri)의 한량들 - DAY 42

 

인도 배낭여행 - 2월에 해수욕, 푸리(Puri)의 한량들 - DAY 42

여행 마흔 둘째 날 - 2월에 해수욕, 그리고 푸리의 한량들 ▒ 2월에 푸리에서 해수욕 ▒ 푸리 해변의 어부들 ▒ 푸리의 한량들 2월 14일 (목) "2월에 푸리에서 해수욕" 모기장 덕분에 오랜만에 밤새

reminiscence19.tistory.com


【 이전 이야기 】
인도 배낭여행 - 인도남부 푸리의 아름다운 일출, 익숙해지는 푸리에서의 일상 - DAY 40

 

인도 배낭여행 - 인도남부 푸리의 아름다운 일출, 익숙해지는 푸리에서의 일상 - DAY 40

여행 마흔 번째 날 - 인도 남부 푸리(Puri)의 환상적인 일출과 점점 익숙해지는 푸리에서의 일상 ▒ 푸리의 환상적인 일출 ▒ 배탈... 하루 종일 자빠져 자기 ▒ 여행이 일상이 되는 순간 ▒ 매일 ��

reminiscence19.tistory.com


인도 배낭여행기 리스트 보기

 

'배낭여행/인도 배낭여행 (2002)' 카테고리의 글 목록

아무 것도 모른채 떠났던 20년 전 첫 배낭여행 부터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길 위에서의 시간을 조금씩 꺼내보려 합니다.

reminiscence19.tistory.com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