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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인도 배낭여행 (2002)

인도 배낭여행 - 델리공항 택시사기, 굿바이 인디아 - DAY 49 (마지막편)

by Reminiscence19 2019. 7. 21.

인도 배낭여행 마흔 아홉째 날 (마지막 날) - 델리 공항 택시 사기, 파이팅 넘쳤던 피날레, 굿바이~ 인디아

  • 마지막 날, 배낭 짐 싸기
  • 델리 공항 택시 사기당하다.
  • 인도에서 49일을 돌아보며

썸네일-델리공항 택시사기


2월 21일 (목)

마지막 날, 배낭 짐 싸기

자다가 문득 일어나 시계를 봤다. 6시 20분
“뜨허헉!!!"

5시 30분에 공항으로 떠나는 택시를 예약했었는데, 그만 늦잠을 자버린 것인가! 허둥지둥 일어나 씻으러 나가려다 안경을 쓰고 다시 한번 시계를 본다.

12시 50분...
"헉~~ 뜨... 이런..."

다시 잠자리로 파고든다. 그 후로 3, 4번 정도 더 깨다 자다 했을 것이다.

결국, 새벽 4시 30분부터 일어나 짐을 챙기기 시작한다. 짐을 챙기다 보니 그동안 짐이 정말 많이도 늘었다. ㅋㅋㅋ 그래도 하나하나가 모두 사연이 있는 물건들이라 혹 운반 중에 깨지지 않을까 소중히 싼다.


델리 공항 가는 택시 사기당하다.

새벽 5시 30분. 아직 어둠이 짙게 드리운 시간, 호텔 문을 나와 숙소 체크 아웃을 하고 택시를 타기로 한 곳에서 기다린다. 택시는 어제저녁 한국인 4명이 모여 돈을 내고 예약을 하였다.

시간이 되니 같이 가기로 한 사람들이 하나, 둘 모였고 이젠 다 모였다. 그런데...

시간이 다 되었는데 약속한 택시 기사가 오질 않는다. 좀 있다 오겠지... 하며 나름대로 위안을 삼는다. 하지만, 기다리고 기다리던 택시 기사는 7시가 다 되도록 오질 않는다.

점차 초조해지기 시작하던 우리는 어제 예약했던 여행사의 굳게 닫힌 철문을 발로 차고 소리 질러 불러보았지만 아무런 대꾸가 없다. 오히려 우리의 이런 소란함에 주변 사람들만 하나, 둘 모인다. 무척이나 시끄러웠던지 내가 묵었던 숙소 주인이 나와 무슨 일이냐 묻는다.

“택시를 어제 예약했는데 택시가 안 온다!”
“어디서 예약했냐?”
“바로 여기 Green Peace 여행사에서 했다!! 어젯밤 200Rs도 줬는데 안 온다.”
“쯧.. 쯧.. 이 가게 주인 나쁜 놈이다. 한국인만 한 3, 4번 이런 경우 있었다.”

젠장!! 젠장!! 철문을 발로 차는 것도 이젠 성에 차지 않는다. 아침 비행기는 타야겠기에 우선 근처에 세워져 있는 택시 한 대를 잡아 요금은 달러로 지불하기로 하고 출발하기로 한다.

막 출발하려는 순간, 도저히 분에 차지 않아 다시 택시에서 내렸다. 그리고 아까 그 여행사 앞으로 갔다. 옆에 놓여 있던 벽돌 하나를 집어 들고 여행사 간판을 향해 힘껏 던졌다.

“야! 이놈들아 잘 먹고 잘살아라!”
“와장창!!~~~”

간판은 안에 네온이나 형광등이 있었는지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깨어졌고, 벽돌의 무게 때문인지 벽에서 약간 떨어져 대롱대롱 달려있다. 뒤에서 지켜보고 계시던 같이 가기로 한 한 형님도 화가 나셨는지 달려와 간판을 뜯어낸 다음 간판 프래임까지 아주 박살을 내신다. 완전히 간판이 아작 난 것이다. 크하하!!!

광분한 우리를 보며 주위에서 구경하던 인도인들은 그만하라며 경찰이 잡아간다며 뭐라 한다. 순간 이성을 찾은 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빨리 여길 뜨는 게 좋을 듯싶어 서둘러 메인 바자르를 뜨기로 한다.

“아저씨~~ 공항으로 빨리 출발~~ Go! Go! Go! ^^;;"
어휴~~ 이제야 좀 분이 풀린다. 간판 새로 하려면 몇 천 루피는 더 줘야 할 텐데 속이 무지하게 후련하다.


비행기 시간에 급하게 떠나는 사람의 처지를 악용하여 돈 떼어먹는 놈들. 비단 돈의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그러한 속임수에 분노한다.

그 여행사 주인도 이젠 한국인들을 만만히 보지 않고 무서운 걸 알아야 했기에 내 처신에 후회하진 않는다. 한국인들에게 사기 치면 이런 결과가 오는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것만 해도 후에 오는 한국인 배낭여행자들에게 자그마한 도움이 될 것임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49일을 돌아보며

암튼 우여곡절 끝에 겨우 공항에 도착하였다. 서둘러 수속을 밟는다.

어젯밤 먼저 공항으로 가신 분들은 우리가 올 시간이 지났는데 왜 이렇게 늦게 왔냐며 궁금해하신다. 얘기를 들려줬더니 다들 후련하신 모양이다 히히 ^^;;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깡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 사람의 잠재적인 능력이란... ㅋㅋㅋ

비행기가 이륙한다. 이제 정말 인도를 떠나는구나... 인도에서 보냈던 49일, 이제 그 마지막을 마무리하고 다른 나라 홍콩으로 떠나는 순간이다.

지난 여정들을 돌이켜 보면 정말, 한마디로 감히 파란만장이란 단어로 표현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인도와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었는데 막상 가려하니 섭섭함에 눈물이 앞을 가린다.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기약이 없기에 떠나는 마음이 더욱 아쉬워지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 여행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홍콩에서의 스톱오버 3박 4일, 또 다른 만남과 또 다른 문화, 또 다른 음식들이 날 기다리고 있다. 난 그러한 새로운 바다로 헤엄치러 다시 떠나는 것이고...

아침부터 힘을 좀 썼더니 상당히 피로하다. 지금쯤 분통 터져 죽으려 하는 Green Peace 여행사 주인 모습이 눈에 선~ 하다. 푸하핫!!!

이제 인도 일기의 마지막을 마무리한다. 두 권의 일기장을 빼곡히 채운 채... 그 일기를 통해 18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보고, 듣고, 경험하고, 만나고, 느꼈던 순간을 잊지 않고 있다.
난 지금 인도 상공을 날아 홍콩으로 가고 있다.

(인도 여행기 끝)

뉴델리 길거리에서 빨래하던 가족
▲ 뉴델리 길거리에서 빨래하던 가족
델리 구시가의 염소시장
▲ 델리 구시가의 염소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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