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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인도 배낭여행 (2002)

인도 배낭여행 - 뉴델리 인디아 게이트, 인도 국립박물관 - DAY 47

by Reminiscence19 2019. 7. 20.

인도 배낭여행 마흔 일곱째 날 - 뉴델리 인디아 게이트 (인도문), 인도 국립박물관, 신시가지, 인도의 다른 모습

  • 델리 인디아 게이트로 가야 하는데...
  • 뉴델리 신시가지, 인디아 게이트(인도문)까지 걷기
  • 인도 국립박물관
  • 다시 파하르간지로
  • 파하르간지에서 저녁시간, 헤어짐의 연속

썸네일-인도 국립박물관


2월 19일 (화)

델리 인디아 게이트로 가야 하는데..

인도문(India Gate)에 아침 일찍 가려했지만, 그만 늦잠을 자고 말았다. 아무래도 어제 아이쇼핑을 좀 과하게 한 모양이다. ㅋㅋㅋ

방에 햇볕이라도 들어오면 더 일찍 일어날 수 있었겠지만 지금 묵고 있는 숙소, 나브랑 게스트하우스 방엔 햇빛을 볼 수 있는 밖으로 난 창문이 없다. ㅠ..ㅠ 부랴 부랴 일어나 인디아 게이트로 향한다.

“헤이~ 릭샤~ 인도문까지 얼만겨?”
“40루피"(=1,200원)
“뭐라고? 노! 노! 20 루피면 충분하지!"

그러자 그 릭샤왈라가 날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쳇 하며 어디론가 가버리는 게 아닌가. 젠장... 몇 군데 다니며 릭샤비를 물어봤지만, 대부분 40루피 이상을 요구한다. 여기도 대도시라고 릭샤 값이 장난이 아니다. 거참... 아침부터 쉽지 않다. 결국 버스를 타기로 결정! 정류장으로 향한다.

정류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뉴델리 역 앞을 지나는 수많은 버스 중 도대체 어떤 버스가 가는지 알 수가 있나...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어찌나 하나같이 버스 번호가 다른지... 하는 수 없이 무작정 달리는 버스에 올라타 차장에게 물어보고 아니면, 내리고를 수차례 반복한다. 그런데... 큭큭큭... 벌써 코넛플레이스까지 온 게 아닌가~ 것도 공짜로~ ㅋㅋㅋ

에라 모르겠다 싶어 가이드북의 지도를 보며 걸어가기로 결정! 아직 아침이라 썰렁한 코넛플레이스를 가로지른다. 에라~ 기분이다 싶어 구걸하는 한 꼬마 손위에 2루피짜리 동전 한 닢도 얹어주고 말이다.


뉴델리 신시가지, 인디아 게이트(인도문)까지 걷기

델리의 신시가지인 뉴델리 지역은 정말 깨끗하고 도로정비도 잘 되어 있어 여기가 정말 인도란 말인가 감탄이 나올 정도다. 그 흔한 걸인들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아무튼 그렇게 그렇게 홀로 인도문까지 꽤 먼 거리를 걸어간다.

인도문은 세계전쟁 당시 희생된 8,500여 명의 인도 군인들을 위해 세운 일종의 위령비 같은 것이다. 비록 뭄바이에서 봤던 Gate of India와 비교해 그 규모는 작았지만, 주변에 깔끔히 정돈되어 있는 정원과 그 관리, 인도문을 시작으로 대통령궁 쪽으로 끝없이 쭉 뻗어 있는 라즈 패스(Rajpath) 도로는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델리-Rajpath 끝에 서서
▲Rajpath 끝에 서서... 저멀리 인도문이 보입니다.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저쪽에 코브라 피리 부는 아저씨가 한분 계셔서 구경하러 간다. 아저씨는 공연을 막 마쳤는지 뱀을 통 안에 넣곤 대뜸 나한테 다가와 100원짜리 동전 하날 쥐고 뭐라 하신다.

“이 동전 루피로 얼마 정도 하나요?”

“음... 100원이면 3.5루피 정도 한답니다.”
“에이~ 거짓말 마슈~ ”
“진짜예요~~ 아저씨가 3.5루피 주시면 제가 가지고 있는 100원짜리 드린다면 믿으시겠어요?”
순간 당황해하시는 아저씨의 모습

“아저씨 혹시 인도 루피랑 바꾸신 거예요?”

“아... 그건 아닙니다.”

개인적인 생각에 한국인 관광객이 코브라 부는 장면을 찍곤 100원짜리 동전이 한 35루피 정도 한다며 손에 쥐어줬던 것 같다. 대한민국이라는 잘 사는 나라 동전이 3.5루피밖에 안 하리라곤 꿈에 생각지 않았던 이 순진한 아저씨는 그걸 철석같이 믿었을 테고...

뭐... 35Rs 주고 바꿨으면 내가 대신 바꿔줄 수도 있었지만, 그게 아니라니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축 처진 그 아저씨의 뒷모습을 보니 왠지 내가 더 미안한 느낌이 든다. 거짓말한 한국인이 원망스러워짐은 물론이다.

세계대전 중 전사한 인도군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인도문인도델리-인도문
▲ 세계대전 중 전사한 인도군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인도문 INDIA GATE

 

인도 국립박물관

인도문을 벗어나 국립박물관(National Museum)으로 찾아간다. 여기 역시 라즈 패스(Rajpath)를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나온다. 이곳은 우선 공항에서 할 법한 엄격한 소지품 검사를 받고 나서야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입장료 파는 Booking Office 앞에 선다.

‘Student only 1Rs'


앗싸~~~!!!  그동안 지갑 안에서 잠자고 있던 국제학생증이 그 빛을 발하며 티켓 오피스 직원 손으로 건네 진다. 동전지갑 안에서 하나 남은 1루피짜리 동전 한 닢을 찾아내어 창구 안으로 밀어 넣곤 입장권을 받는다. 유~후~~ 참고로 일반은 150Rs다. *^^*

인도-델리-국립박물관-입구
▲ 인도 국립 박물관 입구

이 박물관은 '국립박물관'이라는 이름답게 시설이 무척 훌륭하다. 물론 그동안 보아왔던 인도 내 다른 박물관과 비교해서 말이다. ㅋㅋㅋ 워낙 전시된 유물이 많아 전시할 공간이 부족한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었지만, 나름대로 꽤 괜찮았다.

하라파트, 인더스, 모헨조다로 등 세계사 시간에 얼핏 들은 기억이 나는 듯한 문명 이름들을 되새기며 연대기적으로 전시된 공간을 하나하나 유심히 둘러본다. 하지만, 역시 박물관은 박물관인지라 조금씩 질리기 시작한다. 게다가 아침밥도 안 먹고 돌아다녔더니 온몸에 힘도 쫙 빠지고, 이젠 민생고부터 해결해야 뭐든 보일 것 같다.

결국, 이슬람에 의해 부서진듯한 석상들의 손, 코 부위만 유심히 살펴보며 Skip!!! Skip!!! Skip!!! 한다.

그래도 끝나지 않았다. 이번엔 청동상이다. 그런데... 아니! 그곳에 그 유명한 춤추는 시바상이 있는 게 아닌가~ 대부분 한 번쯤은 봤을 것이다 여러 개의 손을 뻗어 춤을 추는 시바신의 신상. 게다가 그 외 힌두신(붓다고 있었음)들의 신상 또한 청동으로 만들어져 진열되어 있다.  순간 배고픔도 약간 잊는다.

박물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또 다른 방으로 들어가니 일본인 단체 여행객으로 보이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일제히 한 유물 앞에서 염불을 하고 계신다. 붓다 관인 듯 보였는데 주위에 온통 황금빛의 뭔가가 놓여 있었는데, 황금으로 정말 눈이 부실 정도다. 설명을 대충 읽어 보니 태국에서 선물한 것으로 보인 그 유물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빛나고 있다.

그밖에 세밀화와 같은 회화들도 조금 보다 박물관을 나왔다. 돈은 1루피 주고 들어 갔지만, 보긴 정말 150루피어치 본 것 같아 무척이나 뿌듯하다.


다시 파하르간지로

박물관에서 나와 Rashtrapati Bhavan이 있는 쪽으로 걸어간다. 배는 고프고, 몸도 지치고, 게다가 날은 덥고, 으휴~ 죽겠네 하는데, 한 릭샤 아저씨가 다가온다.

“이봐~ 어디가?”

“나 저~쪽(대통령궁) 갔다가 와서 니 릭샤 탈게~~”
“아니 저쪽 갔다가 어디 가냐고?”
“메인 바자르(숙소 있음) 가지~”
“40루피에 저쪽까지 가줬다가 메인 바자르로 데려다줄게~”
(솔직히 박물관에서 대통령궁까지도 꽤 먼 거리였음 ^^)
“싫어!! 30Rs에 하자!!”
“그려~~ ”
(참고로 이 얘길 하며 한 20여 미터 걸어감 ~~)

릭샤에 올라타 Rashtrapati Bhavan 쪽으로 갔는데, 배가 고파 그런지 별 감흥이 없다. 이봐요 그냥 바로 바자르(시장)로 갑시다. 건물이 멋있어 제대로 보려 했더니 뱃속 거지들이 하도 밥 달라고 성화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

정면 언덕(Raisina Hill)넘어 있는 건물이 대통령 궁
▲ 정면 언덕(Raisina Hill)넘어 있는 건물이 대통령 궁(Rashtrapati Bhavan)이고, 길 양쪽에 있는 건물(Secretariat Buildings)은 정부 청사로 사용되고 있다 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그렇게 하여 도착한 메인 바자르 입구, 이젠 이곳 입구만 와도 마음이 편해져 마치 내 집 같다.

허겁지겁 Golden Cafe로 달려가 싱가포르 초면(무척 맛있음)을 뱃속으로 밀어 넣는다. 휴~~ 이제야 좀 살 것 같다.


파하르간지에서 저녁시간, 헤어짐의 연속

이젠 뭘 하지?
뭘 하긴 뭘 해? 시장통 돌아다니며 쇼핑이나 해야지~ 다시 시장통을 헤매기 시작한다.

오후 4시... 캘커타에서 만나 같이 다녔던 친구 한 명을 먼저 한국, 아니 태국(경유^^)으로 보낸다. 헤어질 줄은 알았지만 막상 헤어지려 하니 많이 섭섭한 게 기분이 이상하다. 이젠 헤어짐이 익숙할 때도 되었는데... 암튼 그랬다.

친구를 보내고 인도 최고의 신발 메이커 바타(Bata)에서 신발 하나를 사고 다시 시장통으로 나선다. 참고로 이놈의 동네는 완전히 돈 잡아먹는 귀신인 동네다. ㅋㅋㅋ

다시 저녁 항공편으로 떠나는 또 다른 친구들을 배웅한다. 다들 아쉬워하며 간혹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는 것이 여간 맘이 찡~한 게 아니다. 역시 한국사람은 情이 많은 민족인가 보다. 떠난 사람은 몰라도 남겨진 사람은 허전하다고, 요 며칠간 같이 다녔던 친구들이 모조리 다 떠나고 나 혼자 남게 되니 너무나 허전하다. 흑흑흑...

저녁 늦게 한 DVD가게에 들어갔다. 그곳에선 지금 상영 중인 영화 CD도 몰래 팔고 있었는데, 몇 개 구입한다. 당시 DVD라 강조하며 팔았는데 알고 보니 VCD화질도 안된다. ㅠ..ㅠ 숙소로 돌아와 보니 그동안 사놓은 물건들로 커다란 한 짐이 더 생겼다. 들고 갈 일이 걱정이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무척이나 뿌듯함에 기분은 좋다.

오늘 밤엔 약간 쌀쌀하니 아까 새로 산 숄이나 하나 더 덮고 자야겠다. 친구들이 먼저 다 떠나고 나니 왠지 또 우울해진다.
내일은 올드 델리(Old Delhi), 델리 구시가지를 구경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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