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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인도 배낭여행 (2002)

인도 배낭여행 - 뉴델리 도착, 배낭여행자들의 집결지 파하르간지 - DAY 45

by Reminiscence19 2019. 7. 20.

인도 배낭여행 마흔 다섯째 날 - 뉴델리 도착! 배낭여행자들의 집결지 파하르간지

  • 인도 뉴델리역에 34시간 만에 드디어 도착
  • 파하르간지에서 숙소 구하기 (나브랑 게스트하우스)
  • 파하르간지 구경
  • 파하르간지 한국식당에서
  • 벽에 곰팡이 핀 숙소 방에서

썸네일-델리입성


2월 17일 (일)

인도 뉴델리역에 34시간 만에 드디어 도착

도난 걱정이 없는 인도 기차 3AC 에어컨 슬리퍼 칸, 열차 내 각 칸별 세 개의 침대 중 내 자리는 제일 아래층이다.

보통 아침 7, 8시가 되면 가운데 있는 침대를 내려 등받이로 쓰고, 가운데 자리 사람은 아래층에 같이 앉아간다. 정해진 룰은 아니지만 대개 그런 것 같다. 헌데 이게 웬일이래... 중간 침대에서 자는 사람이 9시가 넘어도 일어나질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앉지도 못하고 계속 누워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지겨운 차창 밖만 하염없이 바라본다.

푸리(Puri)에서 출발한 지 이제 만 하루, 24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뉴델리 역까지 가려면 아직도 10시간이나 더 남았다. 지겨워, 지겨워, 지겨워 지겨워... 정말 심심하다.

어제 지겹도록 보았던 가이드북 ‘델리’ 편을 다시 펴 들었다. 홍콩 가이드북도 다시 꺼내 읽어 본다.

에어컨 차 직원 친구들과(나보다 몇 명은 어림) 놀다 와도 심심... 낮잠은 한숨 청하고 일어나도 심심... 밥 먹고 나도 심심... 이젠 심심 송 하나 만들어도 될법하다. ㅠ.ㅠ

시간은 흘러 흘러 어느덧 오후 6시를 카리 킨다. 그리곤 쉼 없이 달리던 기차가 커다란 역으로 진입하더니 플랫폼 앞에 점차 속도를 줄이기 시작한다.

얏호!!! 드디어 드디어 고대하고 고대하던 뉴델리 역에 도착한 것이다. 열차가 플랫폼에 들어서는 순간, 그리고 갑갑한 열차 안에서 나와 맨땅을 밟았을 때 어찌나 감격스러웠는지 모른다. 흑흑...

역사 내의 구름다리를 씩씩하게 올라 뉴델리 역 바로 앞쪽으로 쭉 나 있는 파하르간지로 간다.

파하르간지는 인도 배낭여행자들의 대표적인 집결소이기 때문이다. 싼 숙소, 싼 음식, 각종 부대시설, 시장 등이 밀집해 있음은 두말하면 잔소리! ^^;

뉴델리역_사진
▲ 뉴델리역에 드디어 도착!

 

파하르간지에서 숙소 구하기 (나브랑 게스트하우스)

역을 나오자마자 찝쩍대는 수많은 삐끼(호객꾼)들을 뒤로하곤 푸리(Puri)에서 만났던 친구들과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 나브랑 게스트하우스(Navrang Guest House)로 찾아간다.

“실례지만 어제 이곳에 온 한국인들 있나요? 여자 두 분이랑 남자 한분인데...?”
“없습니다. 근데 어제 이곳에 오긴 왔죠. 하지만 방만 대충 보곤 다른 곳으로 가버려서.....”

“그래요???”

이를 어쩌나... 에라! 모르겠다.. 해도 지고 이 넓은 시장바닥에서 찾기도 힘들 듯 하니 그냥 이곳에 묵기로 한다. (싱글룸 80Rs=2,300원)


파하르간지 구경

짐을 대충 풀곤 파하르간지 시장통으로 나선다. 그리곤 일요일 저녁이라 무척 혼잡한 메인 바자르를 정신없이 구경한다. 도무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사고 싶은 것들이 ‘날 좀 사줘요~~’ 하며 도처에 널려 있다.

“알았어~ 알았어~ 대충 돌아본 뒤 사줄게~~ ㅋㅋㅋ”

시장을 한 바퀴 돌고, 혹시나 메일이 왔을까 해서 한 시간에 10Rs(280원) 짜리 인터넷을 두 시간 정도 한다. 역시나 오진 않았다. 15인치 볼록한 모니터를 통해 전화 모뎀 인터넷으로 하는 채팅은 너무너무 재미있다.

인도결혼식-델리-파하르간지
▲ 델리 파하르간지 메인바자르를 떠들썩하게 했던 결혼행렬
인도결혼식-델리-파하르간지의-화려한-행렬
▲ 무척 화려한 퍼레이드가 펼쳐졌습니다.
부유한-집안의-인도결혼식-델리-파하르간지
▲ 아주 부유한 집안의 결혼인 듯 합니다. ^^

아~ 출출하다. 이곳에서 당시 한국인들에게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이었던 골든카페(Golden Cafe)로 찾아갔다.

“앗!”
“어~~~~~ ^^;”

이게 웬일이래~~ 그곳에 그토록 찾고 있었던 친구들이 모여있는 게 아닌가. 거참... 만 하루 만에 만나지만, 1,800km 떨어진 곳에서 다시 만나 그런지 무척이나 반가웠다.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는데도 어찌나 시간이 많이 걸리던지... 특히, 그제 밤 장작 모닥불에 물고기 구워 먹었던 얘기는 다들 부러워하는 눈치다. 히히^^;;


파하르간지 한국식당에서

한참을 이야기하다 모두 나브랑 게스트하우스(Navrang Guest House) 옥상에 위치한 한국식당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곳은 좀 마른 한국인 아저씨가 6개월마다 비자를 받아 운영하고 계시는, 식당이라고 하긴 좀 작지만, 어려움 당한 한국인 배낭여행자들에겐 안식처가 되어주는 그런 곳이었다.

날은 지고, 번잡했던 시장도 이젠 잠잠해지고, 여기저기 흩어졌던 한국인 배낭족들이 하나둘씩 모여 빙~ 둘러앉는다. 한 손엔 맥주 한 병씩 물고, 한 손엔 이야기보따리들을 가득 안아 쥐곤 하나, 둘 풀어놓는 시간. 이 이야기 꽃은 질 줄 모르고 시간이 가면 갈수록 붉어지는 얼굴빛 마냥 더욱 흐드러지게 피어오르고 있다.

내일 떠나는 사람들, 모레 떠나는 사람들(2월 말이라 이젠 떠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 공항 가는 택시를 나누어 타기 위한 작은 모임도 여기저기서 이루어지고 있다.


벽에 곰팡이 핀 숙소 방에서

새벽 1시가 넘어서야 장시간 이동으로 인한 여독을 푼다. 침대에 누워 잠시 곰팡이 난 천장을 바라본다.

방안의 퀴퀴한 냄새는 이제 코에 익숙해지고, 여기저기 얼룩진 침대 시트도 더 이상 불평 거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 문득, 지금 이 순간이 무척 소중하게 느껴진다. 자꾸 시간이 흘러감이 아쉽고, 이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내일은 월요일, 대부분 유적지가 문을 닫는단다. 오늘 환전한 돈으로 친구들과 오랜만에 쇼핑이나 하며 돌아다녀야겠다. 아~ 피곤하다.


인도배낭여행기-배너
인도배낭여행기에대해서


【 다음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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