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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인도 배낭여행 (2002)

인도 배낭여행 - 올드델리 붉은성, 자마 마스지드, 라즈가트 간디기념관 - DAY 48

by Reminiscence19 2019. 7. 20.

인도 배낭여행 마흔 여덟째 날 - 샤 자한과 마하트마 간디의 올드 델리, 붉은 성 (Red Fort), 자마 마스지드 (Jama Masjid), 라즈가트 (Raj Ghat) 간디 기념관

  • 파하르간지에서 올드 델리, 구시가지까지 걸어가기
  • 샤자한의 모스크, 자마 마스지드 (Jama Masjid)
  • 샤자한의 델리 붉은성 (Red Fort), 랄킬라
  • 마하트마 간디의 라즈가트, 간디 기념 박물관
  • 이번 인도 배낭여행을 마무리할 시간

썸네일-인도배낭여행 48일차


2월 20일 (수)

파하르간지에서 올드 델리, 구시가지까지 걸어가기

오늘은 올드 델리(Old Delhi) 지역을 둘러보기로 한 날이다. 아침부터 서둘러 아직 대부분 상점이 문을 열지 않은 파하르간지를 가로지른다.

거리를 청소하는 사람들, 자그마한 자전거 릭샤에 여덟 명의 꼬마 아이들이 빼곡히 앉아 등교하는 모습, 길가에 떨어진 배춧잎을 주워 먹고 있는 소들, 왁자지껄한 시장통의 모습과 전혀 다른 파하르간지의 모습이 따스하게 느껴진다.

이른 아침, 사이클릭샤로 등교하는 아이들
▲ 이른 아침, 사이클릭샤로 등교하는 아이들
델리 시장통
▲ 델리 시장통의 역동적인 아침

올드 델리(Old Delhi) 지역까지는 그냥 걸어가기로 한다.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가이드북(Lonely Planet)의 지도가 정확해 찾아가는데 그다지 어려울 것 같지 않을 듯하다.

델리 구시가지는 올드(Old)라는 이름답게, 어제 보았던 뉴델리(New Delhi) 지역과 달리 지금까지 봐왔던 인도 거리 모습 그대로다. 지저분한 거리와 여기저기 다니는 소들을 피해 가며 우선 첫 번째 목적지로 정한 자마 마스지드(Jama Masjid)로 찾아간다.


샤자한의 모스크, 자마 마스지드 (Jama Masjid)

생각보다 꽤 먼길을 걸어 한참을 갔다. 그러자 작은 골목길 끝에 갑자기 우뚝 솟은 멋진 모스크 하나가 나타난다.
"우와~~"
좁은 골목을 빠져나와 바로 마주쳐 그런지 무척이나 웅장한 모스크의 모습에 주눅이 들 정도다. 힌두교도 보다는 무슬림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델리. 그곳에 건축 왕 샤자한의 또 다른 걸작품이 숨어 있었다. (※ 샤자한은 타지마할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곳은 별도의 입장료 없이 무료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사진기 반입 시 100루피를 내야 한단다. 뭐... 주저 없이 100루피를 시원하게 내고 입장한다.

모스크 안엔 비둘기 떼가 하늘을 배회하고, 한 아저씨는 이상한 솔을 돌려가며 청소하시고 누가 봐도 한가로운 아침이 시작되고 있다. 이리저리 둘러보다 모스크 안에 있던 타워(Tower)에 올라가려 했지만, 2명 이상이 되어야 한다나? 혹시나 하여 주위를 둘러보니, 이 시간에 아무래도 여행객은 나 혼자뿐인 것 같아 포기한다.

잠시 쉬려고 모스크 안 기둥에 앉는다. 저쪽 기도당 앞에 한 청년이 무릎을 꿇고 신께 기도드리는 모습이 보인다. 어찌나 진지하던지. 아무렇게나 퍼질러 앉아 누우려 했던 자세마저 고치게 만든다.

 

건축광 샤자한의 또다른 걸작 Jama Masjid
▲ 건축광 샤자한의 또다른 걸작 Jama Masjid, 이슬람 사원
Jama Masjid의 붉은빛 외관
▲ Jama Masjid의 붉은빛 외관
모스크에서 기도하던 청년모스크 청소하시던 아저씨
▲ 이른 아침, 자마 마스지드에서 기도하는 청년과 청소하시던 아저씨...
모스크 내부 비둘기떼
▲ 모스크 내부 비둘기떼...
비둘기떼가 한 번에 날아오르면
▲ 비둘기떼가 한 번에 날아오르면... 너무 싫습니다. ㅠ..ㅠ

 

샤자한의 델리 붉은 성 (Red Fort), 랄킬라

이래저래 모스크 구경도 마쳤겠다 붉은 성(랄킬라, 레드포트 Red Fort)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가는 도중에 토스트 가게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도 해결한다. ㅋㅋㅋ (※ 인도 토스트가 어찌나 구미에 맞던지... 여행 막바지엔 하루에 한 개 이상은 꼭 사 먹었던 것 같다.)

랄킬라(붉은 성, Red Fort)까진 자마 마스지드(Jama Masjid) 모스크에서 도보로 얼마 걸리지 않았다. 이 성 역시 샤자한의 작품답게 외관부터 무척 웅장하고 멋지다. 더욱 맘에 들었던 건 가이드북에 10$(=12,000원)라 적혀 있던 입장료가 단돈 100루피(=2,800원)로 내렸다는 사실. ㅋㅋㅋ

델리 붉은 성 (Red Fort) 랄킬라
▲ 델리 붉은 성 (Red Fort) 랄킬라

이 붉은 성(Red Fort, 랄킬라)은 샤 자한이 1639년부터 9년에 걸쳐 1648년에 완공하였으며, 그 너비는 550m, 길이가 900m로 붉은 사암으로 건조한 성이다. 이 성은 북에서 남쪽으로 뻗어 있고 정문 라호르는 서쪽으로 나 있어 찬드니 초크 거리와 통한다고 한다. 모스크는 넓은 경내와 함께 붉은 사암과 하얀 대리석을 잘 조화시킨 건축물이며 샤 자한 최후의 걸작품이기도 하다.

샤자하나바드는 붉은 성 랄킬라, 인상적인 자마 마스지드, 서민들의 애환이 가득 찬 찬드니 초크 거리와 좁은 골목길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무굴제국의 수도였으며, 이 지역이 오늘날 올드 델리라고 일컫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간직한 레드 포트, Red Fort(랄킬라) 안으로 기분 좋게 들어간다.

일종의 검문 검색대를 지나 상점이 있는 거리를 지나 들어가니 옛 무굴제국의 왕이 사용하고 살았던 곳이 나온다. 하얀 대리석 건물과 붉은 사암 건물, 역시 주요 볼거리는 건물이었지만, 그동안 워낙에 좋은 것들을 많이 봐서 그랬을까? 나에겐 그다지 큰 감흥을 주지 못했던 것 같다. 비단, 아그라에서 봤던 아그라 성(Agra Fort)과 비교해도 그 규모나 미적인 면에서 한 수 아래로 쳐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나름대로 멋지게 사진도 찍고 이리저리 홀로 돌아다니다 다음 목적지인 라즈가트(Raj Ghat)로 향한다.

랄킬라 입구
▲ 랄킬라로 들어가는 입구, 이 곳도 건축왕 샤자한의 작품입니다.
랄킬라 내부
▲ 랄킬라 내부...

 

마하트마 간디의 라즈가트, 간디 기념관

라즈가트(Raj Ghat)는 마하트마 간디를 화장한 곳으로 유명한데 지금은 멋진 공원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물론, 당시 화장했던 장소엔 기념물들이 세워져 있었고, 간디 박물관도 그 주변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그곳까지 걸어가기엔 이미 오늘 걸은 양이 무척 많아 도저히 발걸음이 떼어지지가 않는다. 결국 근처까지 가는 버스에 올라탄다. 사기 먹은 듯한 가격에 (8Rs=230원)

먼저, 라즈가트(Raj Ghat) 옆에 위치한 작은 마하트마 간디 박물관으로 찾아간다. 입구 건너편에 위치한 마하트마 간디 동상에서 느껴지는 왠지 모를 기대감과, 잘은 모르지만 그의 민족 융합 사상에 대한 존경심에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소름이 돋을 정도다. 그리고 그곳은, 이러한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박물관은 무료였지만, 나에게 준 인상은 무척이나 강렬하였다. 내부에 깔끔하게 정돈된 많은 사진과 그가 남긴 수많은 명언들을 통해 인도의 국부 마하트마 간디의 정신에 대해 보고 듣고 배울 수 있었다.

비록, 인도 내에서 그가 이슬람과의 타협을 시도했다는 사실로 수많은 힌두교도들의 지탄을 받았다 하지만 인도에 20세기에 추앙받은 국부가 있다는 사실이 사뭇 부러워진다. 우리에겐 김구 선생님이 계시긴 하지만...

마하트마 간디 박물관 내부1마하트마 간디 박물관 내부2
▲ 많은 사료들이 잘 정리되어 있던 마하트마 간디 박물관 내부

박물관에서 나오는 길 옆에 위치한 자그마한 기념품 샵에 들린다. 네루와 함께 웃는 모습을 찍은 사진과 물레 돌리는 사진, 두 흑백사진을 사 들고 나온다. (둘 다 무척 유명한 사진임) 이 두 사진은 지금 내방 한편 벽에 걸려 있다. 사진보다 비싼 액자에 껴진 채... ㅋ

작은 박물관을 둘러보며 뜨거워진 가슴을 안고 돌아가게 되어 무척이나 즐거웠고 힘도 절로 솟는 것 같다. 역시 사람은 모티브가 중요한 것 같다.

박물관에서 나와 마하트마 간디를 화장했던 곳으로 찾아간다. 간디공원은 잔디로 무척이나 깔끔하게 조성해 놓은 공원 한가운데 위치해 있다.

기념 증명사진 찍어줄 사람이 없어 가지고 다니던 삼각대를 세워 놓고 사진을 찍으러 포즈를 취하려는 순간,  아 글쎄, 한 서양인 아주머니께서 그런 날 보며 웃으며 다가오신다. 이미 눌러버린 셔터 때문에 3초를 기대리며 애써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지만, 어찌나 쪽팔렸는지 모른다.

어쨌든, 이리저리 또 잘 돌아다닌다. 어느덧 하루 걷기의 한계치가 다 되었는지, 다리가 부서질듯하다. 거금 40루피를 주고 다시 파하르간지 숙소로 돌아온다.

간디를 화장했던 라즈가트 근처의 간디 동상
▲ 간디를 화장했던 라즈가트 근처의 간디 동상
마하트마 간디를 화장했던 곳은 이제 공원으로 잘 단장해 놓았습니다.
▲ 마하트마 간디를 화장했던 곳은 이제 공원으로 잘 단장해 놓았습니다.

 

이번 인도 배낭여행을 마무리할 시간

이제 근 두 달간 역할을 너무나 충실히 해줬던 가이드북 론니 플레닛(Lonely Planet)도 배낭 속으로 들어간다. 인도 여행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고 말이다. 대충 내일 떠날 준비를 하며 배낭을 꾸리는데, 왠지 기분이 묘하다.

주머니를 탈탈 털어보니 돈이 조금 남아 다시 시장으로 나가 몇 가지 잘잘한 것들을 사 온다. 그리고 돌아와 보니 이젠 주머니에 달랑 2Rs(=58원)만 남았다. 아! 참! 저녁에 뜨거운 물로 샤워하려고 남겨놓은 10Rs짜리 지폐 한 장은 빼고 ㅋ (※ 참고로 내가 묵었던 나브랑 Guest House에는 온수 양동이 한 빠께쓰에 10루피다.)

인도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결국은 찾아오고야 말았다. 처음 뭄바이에 도착했을 때, 언제 돌아갈지 까마득하게만 느껴졌던 그 날이 바로 내일이 된 것이다.

내일 아침 6시에 공항으로 떠나는 택시를 예약해 놓아 일찍 자야 하건만, 잠이 잘 오질 않는다.

더러운 침대, 칙칙한 분위기, 곰팡내 나는 방. 이 모든 것들이 이젠 현재라는 이름 대신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내 젊은 날 기억 속에 자리 잡힌다는 생각을 하니, 왠지 모를 섭섭함마저 든다. 하지만, 그러한 기억들도 너무나 소중하기에 가는 시간을 멈추고 싶진 않다.

뭐... 멈출 수도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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