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 파라오 미라를 만날 수 있는 국립 문명 박물관 (NMEC) - The National Museum of Egyptian Civilization
- 이집트 국립 문명 박물관 (NMEC)
- 문명 박물관 위치, 입장료, 운영시간
- 카이로 문명 박물관 관람 후기
이집트 국립 문명 박물관 (NMEC)
'국립 문명 박물관'은 '이집트 박물관'과 더불어 카이로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박물관 이름을 그대로 번역하다 보니 우리는 '문명 박물관'으로 부르지만 정식 영어 이름은 'NMEC' (The National Museum of Egyptian Civilization)이다.
22구의 고대 파라오 미라를 전시하는 곳이기 때문에 일명 '미라 박물관'으로도 불리는데 택시를 타고 가려면 NMEC 또는 영어 Full Name을 말하면 된다. Civilization Museum!!
국립 문명 박물관은 2021년 4월에 개관한 따끈따끈한 박물관이다. 이집트 문명의 과거 생활상이 어떠했는지 보여주는 박물관으로 고대 파라오 시대부터, 그리스 로마 시대, 콥트 기독교 시대, 이슬람 시대까지 대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뭐니 뭐니 해도 이 박물관의 백미는 고대 파라오의 미라 전시관이다. 람세스 2세를 비롯하여 람세스 3세, 투트모스 3세, 핫셉수트 여왕 등 이집트 신화나 역사책에서만 보던 고대 이집트 파라오의 실제 미라를 만날 수 있다.
문명 박물관이 오픈되기 전, 이집트 박물관의 미라 특별 전시관에 보관되어 온 미라들이 이곳으로 옮겨졌으며 지금은 최신식 조명과 큐레이팅을 통해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20년 전, 이집트 박물관 미라 특별 전시실을 관람한 적이 있다. 당시 작은 방 안에 허름한 유리관 속 미라들이 형광등 불빛 아래 줄지어 놓여 있었다. 관광객들의 입장 수익을 위해 그저 전시(!!)만 되던 고대 파라오의 모습이었다.
최소한의 보호 조치도 없이 나무 프레임의 유리관 안에 놓인 미라를 보며 인생의 무상함까지 느꼈었다.
하지만, 지금 문명 박물관에 전시된 미라를 보면 적어도 그러한 기분은 들지 않을 정도로 전시 자체가 매우 훌륭하다. 이제야 제대로 된 대접을 받고 있는 듯...
문명 박물관 안의 작은 카페에서 음료와 간단한 음식도 먹을 수 있으며 바로 옆에 호수도 조성해 놓았기 때문에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도 좋은 곳이다.
정신없고 왁자한 카이로 시내에서 그나마 여유와 쉼을 느낄 수 있었던 곳이랄까?
국립 문명 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방문하기 |
문명 박물관 위치, 입장료, 운영 시간
카이로 시내에 위치한 국립 문명 박물관은 아래 지도에서 볼 수 있듯 카이로 시내에서 남쪽, 콥틱 지구와 시타델 사이에 위치해 있다.
이집트 박물관에서 오려면 남쪽으로 약 10분 정도 택시를 타고 오면 되며 거리는 약 8km 정도다. 당시 인드라이브 앱을 이용하여 택시를 탔는데 비용은 70 EGP 정도 지불했다.
이집트 박물관에서 국립 문명 박물관까지 가는 길
국립 문명 박물관 입장료
2024년 현재, 문명 박물관 외국인 입장료는 아래와 같다.
- 어른: 500 EGP
- 학생: 250 EGP
- 오디오 가이드: 30 EGP
- 만 6세 미만 무료
보통 이집트 관광지에서 신용카드 결제만 가능했었는데, 문명 박물관에서는 현금도 받아줬었다.
국립 문명 박물관 운영시간
이집트 국립 문명박물관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매표소 마감은 1시간 전인 오후 4시까지다.
금요일의 경우, 오후 5시에 문을 닫은 후, 저녁 6시부터 저녁 9시까지 재오픈을 하기 때문에 낮 시간에 미처 문명 박물관 관람을 하지 못했다면 금요일 저녁 시간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금요일 저녁 관람 역시, 마지막 입장은 마감 한 시간 전인 저녁 8시까지이니 참고~~
라마단 기간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1시간 단축 운영되며 마지막 입장은 1시간 전인 오후 3시까지이다.
카이로 문명 박물관 관람 후기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크로 유명한 이집트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타흐릴 광장에 위치한 KFC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부담 없이 한 끼 먹기 편한 곳으로 선택해서 갔는데 생각보다 맛은 별로였다.
다음 목적지는 국립 문명 박물관 (NMEC), 파라오의 미라를 보러 갈 차례다.
인드라이브 앱을 이용하여 70 EGP에 문명 박물관까지 택시를 잡았다. 가는 길은 여전히 혼잡하다.
카이로 도심 거리는 며칠이 지나야 익숙해질까? 연신 울려대는 경적 소리는 그저 배경 음악이다.
도로에 그어진 차선은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 채 이집션들은 4차선 도로를 6~7차선으로 이용 중이다. 매캐한 공기에 마스크는 필수, 적응하기 쉽지 않다. 벌써 지치네...
한참을 달려 문명 박물관 앞에 도착했다. 지어진 지 3년밖에 되지 않은 박물관이라 겉에서 보이는 모습부터 주변 건물과 확실히 다르다. 시설 면에서는 여느 유럽의 박물관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만큼 훌륭하다.
거금 입장료를 내고 삼엄한(?) 검색대를 지나 박물관 안으로 향한다. 박물관 주변의 호수와 널찍한 건물 앞마당이 무척 인상적이다. 박물관 담벼락 밖의 세상과 박물관 안의 세상이 확실히 구분되는 순간이다.
문명 박물관 안으로 들어서니 카페와 기념품점들이 나오고 계속 안으로 들어가니 박물관 입구가 나온다.
문명 박물관에서 유명한 파라오의 미라들은 어두운 지하 전시관에 위치해 있다. 나머지 각 시대별 이집트 사람들의 생활상과 관련한 유적들은 위쪽 전시실로 가면 된다.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마지막에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우선 위쪽 전시관부터 한 바퀴 둘러보았다.
선사 시대 유적부터 고대 이집트 파라오 시대, 그리스 로마 시대와 콥트 기독교 시대, 이슬람 시대까지 연대기적으로 대표할만한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들어가는 방향 오른쪽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둘러보면 되는데 상당수 유물들은 예전 이집트 박물관에서 옮겨온 것이라고 한다. 확실히 예전보다 세련된 전시실과 조명 아래 놓이니 유물들도 빛이 난다.
고대 이집트 시대나 그리스 로마 시대와 달리 이슬람 교리는 신상을 제작하거나 그림 그리는 행위를 우상 숭배 시 여긴다. 현대로 넘어올수록 화려한 유물보다는 의복이나 기록물, 이슬람 의식과 관련한 소품들이 전시물의 대부분인 이유다.
각 시대 종교에 따라 당시 유물들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었다.
전시된 유물 자체가 생각보다 많진 않았는데 그래도 무언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유물만 엄선하여 멋지게 전시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무언지도 모르고 유물들만 잔뜩 쌓여 있는 다른 박물관 보단 이게 나은 듯... ㅋㅋㅋ
아쉬웠던 점이라면 각 유물에 대한 상세 설명 정도가 부족했다는 점 정도? 전반적으로 부담 없이 둘러보기 좋았다.
다음으로 문명 박물관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미라 전시실로 향한다.
지하에 위치한 미라 전시실은 Royal Mummies로 쓰인 곳으로 내려가면 되는데 룩소르 왕가의 계곡에 위치한 고대 파라오의 무덤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으로 설계되었다.
내부에서 사진 촬영이 되지 않아 블로그에 소개할 순 없지만 개인적으론 이집트 박물관 중 가장 인상적인 곳이었다.
람세스 2세, 투트모스 3세, 핫셉수트 여왕 등 이름만 들어도 엄청난 권력의 상징이던 고대 파라오의 미라들이 예전 모습 그대로 전시되어 있었다.
피부, 치아, 머리털 하나하나까지 남아 있는 모습을 보며 놀라고, 이 미라가 수 천년 전에 죽었던 사람이라는 사실에 또 놀란다.
앞서도 간단히 언급했지만 20년 전, 이집트 국립 박물관 내에 미라 특별 전시실에서 봤던 파라오의 모습이 떠올랐다.
적지 않은 추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좁은 전시실 내부에 파라오들이 길게 줄지어 누워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관람객들이 그 유리관 사이를 지나며 파라오들을 바로 아래로 내려다볼 수 있었고, 계속 관람 방향을 따라가다 보면 출구까지 이어지는 방식이었다.
실제 파라오의 미라를 보고 난 첫 번째 충격은 이름값 대비 너무나 초라하게 보관되고 있던 미리 전시실 자체였다. 물론, 최고의 기술로 보존 처리는 했겠으나 눈앞에 마주한 미라들이 후손들의 보관 부주의로 바로 썩어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될 정도였다.
수 천년 전, 전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문명을 꽃피웠고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권력을 갖고 있던 파라오도 지금 보니 그냥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목도한 순간도 나름 강렬한 기억이다. 참고로, 그 당시 우리는 곰과 호랑이가 사람 되겠다고 동굴에서 쑥과 마늘을 먹던 시절이었다.
20년이 지나 다시 마주한 파라오의 미라들은 마치 예전 그들이 수 천년 동안 잠들었던 왕가의 계곡 무덤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취하는 듯한 모습으로 누워 있었다.
관람 방향은 시대 순으로 각 방마다 모셔진 파라오들을 만나는 방식이었는데 어둡지만 한 방향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모든 미라들을 만날 수 있었다.
파라오 한 명 한 명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읽으며 3천 년 전의 파라오와 마주하는 감동적인 순간은 쉬이 잊히지 않는다. 오직 이집트 국립 문명 박물관에서만 이러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문명 박물관을 천천히 둘러보는데 한 시간 반 정도가 걸렸다. 안에 있던 카페에서 음료 한 잔씩 마시다 보니 2시간 정도 박물관에 머물렀다.
박물관 마감 시간이 거의 다 되어 밖으로 나온다. 그리고 택시를 잡아 타고 기자에 위치한 숙소로 돌아오는 것으로 이집트 여행 첫날 일정을 마무리한다.
저녁 식사를 밖에서 따로 하려 했으나 카이로에 도착하자마자 강행군을 한 탓에 다들 이른 시간부터 녹다운... 아쉬운 대로 컵라면으로 한 끼를 때운다.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와 무덤에서 나온 출토품들을 볼 수 있었던 이집트 박물관, 그리고 고대 파라오의 미라들을 직접 만날 수 있었던 국립 문명 박물관... 이집트 카이로 여행의 시작으로 최고였다.
【 다음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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