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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히말라야 트레킹/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ABC) 트레킹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푼힐 트레킹 - DAY 09 - 츌레 → 고라빠니

by Reminiscence19 2019. 8. 1.

네팔 히말라야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푼힐 트레킹 - DAY 09 - 츌레 (Chiule) → 고라빠니 (Ghorapani)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푼힐트래킹 아홉째 날 루트
  • 츄일레에서의 상쾌한 아침
  • 츌레에서 반탄티까지
  • 데오랄리에서 고레빠니까지
  • 고레빠니 도착, 뒤숭숭한 마을 분위기
  • 환한 달빛을 받고 있던 다울라기리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푼힐트레킹-츌레에서-고레빠니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푼힐 트래킹 아홉째 날 루트

츄일레-Chiule(2,170m) → 따라빠니-Tadapani(2,710m) → 반탄티-Banthanti(2,650m) → 데오랄리-Deorali(3,090m) → 고라빠니-Ghorapani(2,750m)

어제 무리해 온 덕분에 처음 따라빠니-Tadapani 까지의 오르막만 제외하면 오늘은 그리 어렵지 않을 듯하다.

츄일레에서 고레빠니까니 가는 길

 

츄일레에서의 상쾌한 아침

밤새 미동 조차 하지 않고 그냥 곯아떨어져 버렸다. 평소보다 약간 늦은 시간에 힘들게 일어났는데 온몸이 쿡쿡 쑤신다. 오늘은 또 어찌 가나 눈앞이 캄캄하다.

아침 식사하기 전까지 숙소를 한 바퀴 돌아봤는데, 깔끔한 정원에 튼튼해 보이는 건물, 주변의 좋은 경치까지 조금만 아랫마을로 내려와도 지금까지 묵었던 로지(Lodge)들과 확실히 레벨 차이가 느껴진다.

숙소가 좋든 말든 어쨌든 다시 출발이다. 흑...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푼힐트레킹-츌레숙소
▲ 츌레의 숙소, 이 정도면 아주 훌륭한 시설이다. ^^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푼힐트레킹-츄일레-숙소내부
▲ 짐을 다시 싸기 전, 초토화된 방 ㅋ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푼힐트레킹-츄일레에서는-안나푸르나남봉-끝만-살짝-보입니다
▲ 츌레에서는 안나푸르나 사우스만 살짝 보인다.



츌레에서 반탄티까지

다시 상쾌한 마음으로 출발~~ 헌데, 여기저기 근육이 뭉쳐 있어 걷는데 약간 애로사항이 있다. ㅡ..ㅠ

Tadapani까지의 오르막길...

난 몇 십분 걷다 보니 뭉친 근육들이 다 풀려 제 컨디션을 찾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은지 쉽게 지쳐하고 여기저기 아픈 모양이다.

아무튼 본의 아니게(?) 선두 그룹을 형성하며 Ghorapani를 향해 계속 걷는다.

참고로, 이곳 Tadapani부터 Ghorapani까지는 일반 트레커들이 많이 찾는 루트라 그런지 어제보다 트레커들도 눈에 잘 띄고 길 상태도 훨씬 좋다.

중간에 물이 흐르는 Banthanti라는 동네에서 점심을 먹는다. 작은 방 가운데 드럼통으로 만든 난로가 있었는데, 16명이 그 주변에 빙 둘러앉아 있으니 분위기가 참 좋다. 비록 난로는 꺼져 미온밖에 남지 않았지만... ^^;

맛나게 점심을 먹고 있는데, 허걱 하늘에서 뭔가가 떨어진다.

또 비가 오나 생각했었는데, 바닥에 떨어져 다시 튀어 오르는 것을 보니 우박이다. 이를 어쩌나... 오늘도 내 우비는 포터 가방 안에 있는데 3일 연속 비가 올 줄 누가 알았겠는가. 아침, 그 마른하늘에... ㅡ..ㅡ

체온 유지를 위해 안에 스웨터를 입고 밖에 점퍼를 입고 모자를 눌러쓰고 다시 출발한다.

우박은 비로, 비는 다시 우박으로 몇 번이고 바뀌며 계속 내린다. 트레일도 점점 진흙탕으로 바뀌는 바람에 걷는 게 여간 질퍽거리는 게 아니다.

중간에 염소 떼가 길을 가로막기도 한다. 온몸은 땀과 열로 흠뻑 젖었지만, 체온 유지를 위해 옷을 벗진 않았다.

혼자 열심히 달렸다. 이런 상황에선 빨리 가서 옷 갈아입고 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우박이 계속되어 트레일 주변에 쌓이는 것을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길도 미끄러워질 것이다. 가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데오랄리에서 고레빠니까지

꽤 이른 시간에 Deorali라는 곳에 도착하였다. 그나저나 이 Deorali라는 동네 이름은 이 지역에 몇 개가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아는 곳만 네 곳이니 말이다.

이곳부터 길이 약간 갈린다. 그래도 마침 자기도 Ghorapani로 간다는 포터 아저씨를 만나 함께 동행할 수 있었다. 아저씨는 다른 포터(이마에 짐을 이고 가는)들과 달리 어깨에 메고 있는 가방이 짐의 전부였는데, 걸음이 어찌나 빠른지 작은 배낭 하나만 매고 따라가는데도 무척 힘들다.

아저씨는 이 속도로 가면 한 시간 안에 Ghorapani에 도착할 수 있다니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따라간다. 우박은 계속 쏟아지고, 이제 트레일 주변에 쌓여 미끄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아저씨와 난 계속 뛴다.

중간에 선발대로 간 두 녀석도 따라잡아 함께 뛴다. 거의 미친 짓이다. 능선이 나타나고 멋진 경관이 펼쳐지지만, 떨어지는 우박을 맞으며 계속 달린다.


후에 사람들 말로 중간에 갈림길이 많아 갈팡질팡 했다는데, 난 솔직히 아저씨 발만 보고 쫓아가서 갈림길이 있었는 줄도 몰랐다.


어쨌든, 우린 점심 먹고 출발한 지 2시간도 채 되지 않은 시각에 오늘의 목적지 Ghorapani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늘은 온통 구름에 비는 추적추적 끊임없이 내리고 날은 점점 추워진다. 이러다 내일 푼힐(Poon Hill)에서 다울라기리는커녕 구름만 실컷 보다 오는 건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다. ㅠ..ㅠ



고레빠니 도착, 뒤숭숭한 마을 분위기

웃음이 호탕하고(^^)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가 운영하고 계신 Lodge를 점거(?)하고 오래간만에 찔끔찔끔 나오는 온수로 샤워를 한다. 이곳 Ghorapani엔 드럼통 난로가 식당 중앙에 있어 분위기도 좋고 무척 따뜻하다. 빨래도 잘 마르고... ^^

Ghorapani는 슈퍼, 서점, Bakery, Lodge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제법 커다란 마을이었는데, 이 지역 역시 마오이스트 반군들이 지배하는 지역이라 그런지 분위기는 약간 살벌하다.

전기는 두 달 전부터 변압기가 고장 나 아예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유독 트레커들이 많이 묵는 Sunny Lodge만이 유일하게 자가발전으로 전기가 들어온단다.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푼힐트레킹-트레일에서-찍은-꽃사진
▲ 트레일가에 잠시 휴식을 취하며 몇 장 찍어 봅니다.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푼힐트레킹-트레일에서-찍은-버섯사진
▲ 이끼 위에 이름모를 버섯도 찍어 봅니다.

 

환한 달빛을 받고 있던 다울라기리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하고, 별이나 볼 겸 밖에 나가본다.

환한 달 빛 아래로 히말이 너무나 선명히 보인다.

종종 영화 시작 전에 나오는 Paramount 장면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마치 그 모습처럼 Annapurna South가 너무나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건너편 Daulagiri 또한 사진에서 보던 그대로 아주 늠름하게 우뚝 솟아 있다. 너무 멋지다. 달빛에 비친 히말라야는 눈으로만 보고 기억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 무척이나 안타까울 따름이다.


한참을 바라보다 들어와 눕는다.

내일은 새벽 4시에 Poon Hill로 올라간다. 내일도 오늘 밤처럼 날씨가 좋아야 할 텐데....


PS: 오늘은 비도 하루 종일 온 데다가 정신없이 달리기만 해서 볼 만한 사진이 없다. ㅡ..ㅠ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푼힐트레킹-우리-포터
▲ 우리 포터 중 한 친구, 처음엔 뺀질이로 부르다가 깔끔이, 성실이로 별명이 바뀐다. 역시 사람은 첫인상과 겉모습만으로 판단해선 안된다.


【 다음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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