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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히말라야 트레킹/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ABC) 트레킹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푼힐 트레킹 - DAY 10 - 고라빠니 → 너야 풀

by Reminiscence19 2019. 8. 2.

네팔 히말라야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푼힐 트레킹 - DAY 10 - 고라빠니 (Ghorapani) → 너야 풀 (Naya Pul)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및 푼힐 트래킹 열째(마지막) 날 코스
  • 아쉬움 가득, 구름에 가린 푼힐 전망대
  • 고레빠니에서 아침식사 후 하산 시작
  • 너야 풀까지 끝없는 내리막길
  • 드디어 너야 풀에 도착!

썸네일-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트레킹-고레빠니-푼힐전망대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및 푼힐 트래킹 열째(마지막) 날 코스

오늘로 트래킹 마지막 날, 벌써 10일째가 되었다. 오늘은 이곳 고라빠니에서 푼힐 전망대에 올라 아침 일출을 보고 너야 풀까지 이어진 내리막을 끝없이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너야 풀에 도착해서 로컬버스를 타고 포카라로 돌아가면 비로소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 푼힐 트레킹 일정이 마무리된다.


아쉬움 가득, 구름에 가린 푼힐 전망대

새벽에 Poon Hill로 올라가기 위해 새벽 4시 반에 힘들게 일어난다. 그리곤 거의 반사적으로 창 밖을 본다.

허걱!!!


하늘이 잔뜩 흐려 히말은커녕 별조차 보이질 않는 칠흑 같은 어둠이다. 이를 어쩌나...


이 소식에 어제 함께 가자고 약속했던 누나들은 등반을 포기하고, 급기야 절반이 조금 넘는 9명만이 푼힐(Poon Hill) 전망대로 출발한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안고... (대장 형님도 안 가려는 걸 거의 끌고 감... ㅋㅋㅋ)

새벽이라 상당히 추워 옷을 많이 껴 입고 왔었는데, 십여분 걷다 보니 슬슬 땀이 나기 시작한다. 랜턴이 없었으면 절대 못 갔을 어두운 길을 오르고 올라 Poon Hill에 도착! 이번 트레킹 준비하며 나름 비싸게 주고 산 랜턴이 오래간만에 빛을 발한다.


도착하니 아무도 없다. 보아하니 우리 팀이 처음인 듯하다.


Poon Hill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가니 이제야 커피 파는 가게 주인이 출근한 모양이다. 그리곤 다른 관광객들도 하나둘씩 모인다.


레몬티 한 잔을 마시며 일출을 기다린다. 시간이 갈수록 하늘 저편이 점점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주변 산들도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정작 다울라기리 산들은 구름 속에 꽁꽁 갇혀 그 모습을 쉬이 보여 주지 않는다. 이런... 잔뜩 흐린 날씨에 비라도 올 태세다.


시간이 지나면 좀 개이려나하며 일말의 희망을 가져보지만, 그것 또한 날씨를 봐 가며 해야 할 터... 아무래도 오늘은 힘들 듯하다.

아쉽기도 하고 일찍 일어난 것이 아깝기도 하고 암튼 이런저런 마음에 다들 Poon Hill이라고 적힌 간판 아래에서 단체 사진을 한 장 박는다. 그래도 표정은 다들 좋다.

 

구름낀-푼힐전망대에서
▲ 푼힐 전망대에 올랐지만 야속한 구름만 잔뜩...
푼힐전망대에서-아침햇살을-맞이합니다.
▲ 아침 햇살이 구름 사이로 번집니다.
푼힐전망대의-룽다
▲ 세판 바람에 룽다만 나부끼고 있습니다.



고레빠니에서 아침식사 후 하산 시작

숙소로 돌아와 거한 아침을 먹고(아침부터 닭고기를 썰었다. ^^), 오늘은 진짜 하산을 시작한다.

짐을 챙기는 도중 총을 멘 마오바디가 어슬렁 거려 약간 긴장했지만, 우리에겐 이미 마오바디에게 돈을 지불한 영수증이 있으니 상관없다.

그래도 영수증엔 13명이라 되어 있기 때문에 녀석이 숫자를 세지 못하게 계속해서 식당 안을 움직였다. ㅋㅋㅋ


푼힐전망대-고레빠니-마을전경
▲ 고라빠니 마을
고레빠니에서-만난-마오이스트
▲ 총 매고 마을을 다니던 마오이스트



너야풀까지 끝없는 내리막길

어쨌든, 다울라기리를 보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Ghorapani를 출발한다. 선발대는 삼겹살 주문을 위해 이미 출발했다. 삼겹살에 대한 갈증이 정말 대단한 친구들이다.

울레리라는 동네까지 내리막은 참 괜찮았다. 길도 넓었고, 계곡에 정말 깨끗한 물도 멋지게 흐르고, 계곡을 건너는 다리 또한 엉성한 흔들 다리나 통나무 다리가 아닌 시멘트로 만든 제대로 된 다리다. 마치 우리나라 산을 등산하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다.

하지만, 울레리가 지나고 나니 가파른 돌계단이 끝없이 이어진다. 내리막만 도대체 몇 시간이나 걸었는지 모르는데 또 내리막 계단. 무릎이 점점 아파온다. 오르막을 오를 때와는 또 다른 근육들이 아파온다.

설상가상으로 비까지 쏟아진다. 그래도 다행히 오늘은 비옷을 챙겨 와 주섬 주섬 꺼내 입는다.

비가 계속 쏟아지고 돌계단은 미끄럽고, 앞에 가던 사람들은 몇 번이고 계단에서 미끄러진다. 정말 위험한 길을 한참을 내려간다.

내리막을 한참 동안 걸었더니 무릎이 너무나 아프다. 하지만, 야속한 끝없이 이어지는 내리막은 아직도 그 끝이 보이질 않는다. 땀도 안 난다. 온몸이 축축하다.

너야풀로-내려가는길에-만난-계곡
▲ Naya Pul로 내려가는 길에 만난 계곡
너야풀로-내려가는길
▲ 우리나라 강원도 계곡 같은 모습입니다.
네팔-계곡물이-우리나라와-비슷합니다
▲ 계곡길을 따라 너야 풀까지 내려갑니다.


한참을 걷고 걸어 '티케둥가'라는 마을에 도착하고 나서야 비로소 평지를 밟을 수 있었다. 원래 이곳에서 점심을 먹을 계획이었으나 아침을 워낙 잘 먹어 그런지 비스킷 몇 개를 주워 먹곤 바로 출발한다. 별로 입맛도 없다.

그리곤 완만한 내리막을 또 한참이나 걸었다. 한참을 한참을... 길이 험해 힘들다기보다는 너무 걸어서 다리가 아플 정도로 걷는다.


드디어 너야 풀에 도착!

여행을 그렇게 많이 다니면서도 오늘처럼 이렇게 많이 걸어 본 날도 없는 것 같다. 다리가 정말 빠개지려 한다. 한편으론, 그래도 아직까지 용케 버티고 있는 두 다리가 참으로 신통하고 감사하다.

물도 건너고 다리도 건너고, 몇 시간이나 갔을까?
저쪽 언덕에 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야호~~~ 만세!"

"드디어 왔구나!"

너야 풀(Naya Pul)이었다. 고레빠니에서부터 1,800m, 푼힐에서부터 계산하면 2,200m 정도를 하루 만에 내려온 것이다.


10일 만에 보는 자동차가 어찌나 생소한지... 하지만, 아스팔트에 올라서자마자 맡게 된 검은 매연과 포카라까지의 엄청난 택시 요금 때문에 기분이 확 나빠졌다.


다리가 무척이나 아프다. 긴장이 풀린 탓인지 근육들이 급속도로 뭉친다. 포터 한 친구가 옆에 앉아 마사지를 해 주니 그래도 조금 나아진다. 그러고 보니 포터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로 못한 것 같아 미안하다.

드디어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 푼힐 트래킹을 완주했다.

생각하기도 싫을 정도로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포카라로 향하는 버스에서 그동안 있었던 안나푸르나의 산속을 바라보니 다시 가고픈 마음이 또 싹튼다.


왜 그럴까?

산이란 바로 그런 곳일까?

산속 마을 마을마다 작은 불빛들이 반짝인다. 그리고 환한 달빛은 저 멀리 새하얀 히말을 조용히 비추고 있다.

그 히말을 꿈꾸며 지쳐 잠이 든다.

부족한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푼힐 트레킹 여행기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전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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