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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히말라야 트레킹/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ABC) 트레킹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푼힐 트레킹 - DAY 05 - 도반 →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

by Reminiscence19 2019. 7. 28.

네팔 히말라야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푼힐 트레킹 - DAY 05 - 도반 (Doban) →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 (MBC)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 다섯째 날 루트
  • 도반의 아침, 트레킹 출발
  • 히말라얀 호텔, 데오랄리까지 가는 길
  • 히운출리와 마차푸차레 사이 모디 콜라 계곡을 지나
  • 신비스러운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 도착
  • MBC에서 즐거운 시간, 달빛에 빛나는 신비로운 히말라야

썸네일-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트레킹-도반에서-MBC까지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 다섯째 날 루트

도반-Doban(2,540m) → 히말라야 호텔-Himalayan Hotel(2,840m) → 힌코-Hinko(3,100m) → 데오랄리-Deorali(3,140m) → 바가르-Bagar(3,270m) →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Machhapuchhare Base Camp(MBC, 3,700m)

오늘의 목적지는 바로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 해발고도 3,700m에 위치해 있는 곳까지 가야 한다. 이곳 도반(Doban)이 2,540m 정도 되니 오늘 하루 만에 1,000m 이상을 올라가야 하는 셈이다.


도반에서 히운출리와 마차푸차레 사이 협곡을 지나 MBC까지 가는 길

 

도반의 아침, 트레킹 출발

이른 아침 저절로 눈이 떠진다. 시계를 보니 5시 50분이다. 이젠 시계를 보지 않아도 기상 시간에 한 치의 오차도 없다.

오늘 도반에서의 히말은 어떻게 보일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따뜻한 침낭에서 몸을 꺼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본다. 하지만, Doban에서 바라본 히말은 마차푸차레의 끝부분이 전부다. 에잇! 다시 침대에 누워볼까?

파카를 꺼내 입고 아침나절 화장실 다니기 바쁘다. 그동안 변비로 고생했었는데, 이제 속이 편해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오늘따라 유독 입맛이 없다. 고산증세의 시작인 것일까?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이뇨제 한 알을 다시 입안에 털어 넣는다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트레킹-도반에서-바라본-히말은-마차푸차레-꼬리만-보입니다
▲ 도반에서 바라본 히말은 마차푸차레의 윗부분만 살짝 보일 뿐이다.



히말라얀 호텔, 데오랄리까지 가는 길

아침에 추워 스웨터를 입고 트래킹을 시작했더니 이내 땀이나 더워지기 시작한다. 오늘은 고산병에 약간 겁을 먹어 후발대에 붙었는데, 이렇듯 천천히 가는 것 또한 재밌다.

도반에서 1시간여를 걸어 히말라얀 호텔에 도착하니 고산병 안내 표지판이 붙어 있다. 보통 고산병은 2,500m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주요 증상으로는 두통, 구토, 어지러움, 식욕감퇴 등이 있다고 하며 특별한 치료법은 없고, 증상이 나타날 시, 하산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한다.

이 고산병을 예방하기 위해 간간이 마늘 수프나 레몬티를 마셔주면 좋으며 이뇨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사람들 말로 김치가 또 고산병에 좋다고 하는데, ㅋㅋㅋ 그래서 그런지 김치 8kg을 해치운 우리 팀엔 고산병으로 크게 고생한 사람은 없다.

어쨌든, 길은 계속 이어진다. 히말라얀 호텔을 지나 계속 오르막길... 촉촉이 젖은 트레일을 따라 그리 힘들지 않은 길을 올라간다. 간간이 보이는 멋진 폭포들이 무척이나 시원하다.

우리나라에 있었으면 촛불을 켜고 불공을 드릴 만하게 멋진 폭포들이지만 이곳 네팔에선 왠지 이름조차 붙여지지 못한 그저 그런 폭포인 모양이다.

그나저나 저 높은 곳에서 어떻게 물이 저렇게 많이 떨어질까? 만년설과 빙하가 녹아 흐르는 것일까?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트레킹-도반을지나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트레킹-폭포를-지납니다
▲ 만년설이 녹아 만들어내는 폭포와 계곡을 지나갑니다.


해발 3,140m에 위치한 데오랄리에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한다. 다들 이제 슬슬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땀이나 식힐 요량으로 그늘로 들어서니 이내 금방 추워져 다시 햇볕으로 나와야 한다. 아... 따뜻하다.

따뜻한 돌에 누워 낮잠이라도 한 숨 자고 싶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라면으로 간단히 요기를 때우고 슬슬 다시 출발한다.

이제 마차푸차레가 제법 가까이 보인다.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트레킹-데오랄리에서-잠시휴식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트레킹-데오랄리-풍경
▲ 데오랄리에서 점심식사 및 잠깐 휴식을 취합니다.



히운출리와 마차푸차레 사이 모디 콜라 계곡을 지나

데오랄리를 지나 얼마쯤 갔을까? 주변에 큰 나무들이 사라졌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작은 나무와 풀뿐이다.

고도가 3,300m 정도가 넘기 시작하자 주변이 온통 이런 모습이다. 그리고 얼마 더 걸어가니 모디 콜라 밸리 (Modi Khola Valley)가 나온다.

이 계곡은 히운출리와 마차푸차레 사이의 계곡인데 이 계곡을 통과하면 우리가 고대하던 360도 히말을 볼 수 있는 MBC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 ABC(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가 나온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영어로 Annapurna Sanctuary Trekking이라고도 하는데 Sanctuary란 신성한 지역을 의미하는 곳으로 MBC, ABC는 위치적으로 사방팔방이 7,000~8,000미터급 고봉들 사이에 위치하여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제 우리도 이 계곡만 통과하면 그 신성한 곳으로 들어간다.


모디 콜라 계곡에 흐르는 물은 역시 석회질이 많은 탓에 뿌옇다. 하지만
지금까지 왔던 길과는 확연히 다른 무척 아름다운 계곡을 따라 계속 걷는다.

계속 걸었다. 그리고 또 걸었다. 그런데 이상한 기분이다. 분명히 평지나 다름없는 완만한 오르막인데, 몸이 예전 같지가 않다.

왜 이럴까?

밥을 덜 먹어 그런 걸까? 고도가 높아져 그런 걸까?

시간이 지나니 얼마 걷지 않아도 숨이 차고, 몸이 무겁고 상당히 피로가 몰려오는 듯하다. 머리도 약간 아픈 듯하다. 아무래도 고산증세인 모양이다. 하지만, 뭐 산행을 못할 정도는 아니다. 함께 가던 누나는 아랫마을에서 쌩쌩하던 내가 이렇게 힘들어할 때마다 자긴 힘이 난단다. ㅡ..ㅡ;;

하긴... 밑에서 그렇게 날아다니던 나였으니...

콧물이 계속 흐른다. 휴지로 계속 풀었더니 코안이 뻘겋게 헐어 버렸다. 피도 묻어 나온다. 젠장....

하지만, 이제 바로 코 앞으로 다가온 히말의 모습만은 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아름답다. 이 계곡엔 바람이 많이 부는지 구름이 한 바탕 휘~익 하니 몰려왔다가도 또 어느샌가 쭈욱 빠지기도 한다.

마치 무슨 동화 속의 나라에 온 마냥 구름 속을 걸어보기도 한다. 간간이 구름 사이로 비치는 눈부신 마차푸차레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내가 이걸 보러 왔구나.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트레킹-MBC로가는길
▲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로 가는 길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트레킹-모디콜라로-접어듭니다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트레킹-모디콜라-계곡물
▲ 주변에 나무보다 잡목들이 많습니다.  Modi Khola는 힘차게 흐릅니다.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트레일-옆에서-쉬고있던-포터들
▲ 트레일 옆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던 포터들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모디콜라계곡을-따라-걷는길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트레킹-모디콜라를-지나면-MBC가-나옵니다
▲ 모디콜라 계곡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ABC MBC가 나옵니다.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트레킹-신성한-지역으로-가는길
▲ 인간의 접근을 허락치 않는 신성한 지역으로 들어가는 길



신비스러운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 도착

드디어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가 눈에 보인다. 만세! 하지만 몸은 천근만근. 깊은 호흡을 계속했더니 입은 바싹바싹 탄다.

마지막 돌계단을 걸어 올라가는데, 다시 한번 구름이 나를 감싸 안는다. 그러더니 이른 새벽안개 낀 듯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 지역엔 이미 풀들도 다 말랐다. 목화처럼 보이는 풀들만이 하얗게 흩어져 있었는데, 구름과 어우러진 그 모습 또한 제법 분위기 있다.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트레킹-MBC가-보입니다
▲ 저 멀리 언덕 위 오늘 목적지인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가 보입니다.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트레킹-구름속
▲ 구름이 한바탕 덮치면 아무것도 안보이다가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트레킹-안개로덮인-MBC
▲ 구름, 안개로 뒤덮인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에 도착했습니다.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트레킹-구름속에서-모습을-드러내는-히말
▲ 구름이 걷히면 신비스런 히말라야가 눈 앞에 펼쳐집니다.

 

MBC에서 즐거운 시간, 달빛에 빛나는 신비로운 히말라야

숙소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따뜻한 식당에서 몸을 녹인다. 너무~ 좋다.

늦은 오후가 되자 갑자기 구름들이 확 걷힌다. 그러더니 그동안 감춰져 있던 히말이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낸다. 환상적이다.

해 질 녘 따스한 햇살을 반사시키는 새하얀 히말의 모습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인간의 접근을 막으려는 듯 너무나 위풍당당히 솟아 있다. 자연에 대한 경외감마저 들게 한다.

너무나 아름다운 저녁을 보낸 우리들... 다시 마음이 바뀌기 시작했다. 원래 계획은 내일 새벽 산행으로 ABC를 찍고 하산하는 일정이었지만, 계획을 바꿔 내일 ABC에서 1박을 더 하는 것으로 결정한다. 여기까지 힘들게 올라와서 이렇게 잠깐 보고 내려가기엔 여간 아쉬운 게 아니지...

그러고 보니 내일은 1시간여만 산행하면 되는 거리가 되었다. 오늘 저녁은 다들 오래간만에 여유로움을 만끽하며 즐겁게 카드놀이~~ ^^;; 그런데, 산에선 왠지 카드가 잘 되지 않는다. 에잇!

잠자려 방으로 가는 길에 언뜻 히말을 바라보았다.

달빛에 반사된 히말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아니 신비스러웠다는 표현이 더 맞을 듯하다.

사진으로 담을 수 없는 아쉬움에 한동안 바라보다 방으로 들어간다.


PS: 물고기 꼬리(Fish Tail)라는 뜻의 마차푸차레(6,997m)는 등반이 허락되지 않은 산이다. 예전부터 성스럽게 여겨오던 산이기도 하거니와 워낙에 수직의 절벽에 가까운 산이기에 오르는 것 또한 만만한 산은 결코 아니다.

그나저나 아직 이 산 정상에 서 본 사람이 한 명도 없고 등반조차 허락되지 않은 산인데 '베이스캠프'라는 말은 왜 생겨났을까?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트레킹-MBC에서-바라본-안나푸르나-남봉
▲ MBC에서 바라본 안나푸르나 사우스의 일몰...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트레킹-안나푸르나사우스와-히운출리
▲ 구름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안나푸르나 남봉과 히운출리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트레킹-저녁노을에-빛나는-마차푸차레
▲ 마차푸차레가 저녁 노을을 반사시키며 빛나고 있습니다.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트레킹-MBC에서보는-마차푸차레의-일몰
▲ MBC에서 바라본 마차푸차레의 일몰
마차푸차레-베이스캠프-일몰
▲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에서 바라보는 마차푸차레의 일몰
MBC에서-바라본-마차푸차레
▲ 해가 넘어가며 마차푸차레의 빛도 점점 꺼지기 시작합니다.
마차푸차레-베이스캠프-일몰이후-풍경
▲ 그리고 달빛에 반짝이는 MBC에서의 환상적인 밤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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