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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독일 배낭여행 (2005)

독일 배낭여행 - 슈투트가르트, 대학 도시 튀빙겐으로 향하는 주말 아침

by Reminiscence19 2019. 10. 2.

15일간의 독일, 프라하 배낭여행 - 슈투트가르트와 대학 도시 튀빙겐으로 향하는 주말 아침 - DAY 03

  • 슈투트가르트로 향하는 조용한 주말 아침
  • 슈투트가르트 유스호스텔 체크인
  • 슈투트가르트에서 튀빙겐으로
  • 동화 같은 대학도시 튀빙겐
  • 튀빙겐 슈티프트 교회
  • 다시 슈투트가르트로 돌아가는 길

썸네일-슈투트가르트-튀빙겐-여행

 

슈투트가르트로 향하는 조용한 주말 아침

하이델베르크에서 아침 7시, 알람 소리에 일어난다.

어제 하루 돌아다녔는데 벌써 몸이 찌뿌둥한 게 컨디션이 영 좋지 않다. 그래도 힘을 내야지! 샤워를 하고 짐을 챙기고, 호텔을 나선다.

아침 8시 11분에 하이델베르크를 출발하는 슈투트가르트행 열차에 몸을 싣는다. 역에서 산 2.5유로짜리 빵과 콜라가 매우 든든하다. 그러고 보니 35유로나 주고 묵은 호텔에서 아침 식사도 안 준다.

정말 오랜만에 타 보는 기차. 그것도 독일의 넓디넓은 평원을 가로지르는 가차 안에서 비로소 여행의 기분을 느끼기 시작한다. 하늘은 오늘도 잔뜩 흐리지만, 이것 또한 나름대로 운치 있다. 비만 내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기차 안은 주말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한가롭고, 고요하고, 정갈한 아침이다.

독일-기차내부
▲ 한적한 일요일 아침의 텅 빈 기차 안

하이델베르크에서 출발한 지 한 시간 반 후, 기차는 슈투트가르트 중앙역에 도착한다.

기차에서 내리는 순간, 하이델베르크와는 규모부터 다른 역사에 놀랐다.

꽤 오래된 듯한 고풍스러운 역사 안을 이리저리 다닌다. 아니 헤맨다. 역 앞 인포메이션 센터는 오늘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다. 아...

슈투트가르트-중앙역
▲ 슈투트가르트 중앙역

슈투트가르트는 벤츠, 포르셰 독일 IBM 등 세계적인 기업이 모여 있는 남서 독일의 산업 중심지이다. 이를 증명하듯, 역사 위에는 커다란 메르세데스 벤츠 마크 광고판이 느릿느릿 돌아가고 있다.

 

슈투트가르트 유스호스텔 체크인

슈투트가르트 유스호스텔에 전화를 건다. 다행히 자리가 있다고 한다.

전화기로 중앙역에서 찾아가는 길을 들었는데, 이곳 지명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그냥 무조건 들리는 대로 받아 적었다. 그래도 헤매지 않고 한 번에 찾아갔으니 제대로 듣긴 들은 모양이다. ㅋㅋㅋ

유스호스텔까지는 전차 U-Bahn을 타고 갔는데 편도 1.65유로씩 내고 역에서 숙소까지 왕복하는 것도 경비가 만만치 않게 들겠다.

슈투트가르트-트램거리
▲ 슈투트가르트 거리의 전차 길
슈투트가르트-트램공사중
▲ 트램 공사 현장... 일하시던 아저씨가... ㅋㅋㅋ

무임승차의 달콤한 유혹은 항상 목적지에 도착하는 순간 커다란 아쉬움으로 남지만, 이번 여행에서 부끄러울 짓은 절대 하지 말자는 다짐을 했기에 마음을 다시 고쳐먹는다.

유스호스텔 리셉션에서 체크인을 한다. 직원이 매우 친절하다. 원래 체크인 시간은 오후 1시부터 라며 짐을 두고 밖에 다녀오라고 한다. 유스호스텔에서는 슈투트가르트 시내도 멋지게 내려다보인다. (※ 2005년 기준, 슈투트가르트 유스호스텔 1일 17.90유로 (회원))


슈투트가르트에서 튀빙겐으로

슈투트가르트에서 오전 11시 24분에 출발하는 튀빙겐행 열차에 오른다. 다행히 시간을 잘 맞춰서 별로 기다리지 않았다.

오늘 나의 목적지는 튀빙겐과 헤힝겐에 있는 호엔촐레른 성이다.

튀빙겐까지의 1시간 동안 차창 밖이 숲으로 우거져 있다. 네팔에도 숲은 많지만 독일의 숲은 나무들마저 정돈된 느낌을 준다.

튀빙겐에 도착해서 헤힝겐으로 향하는 열차 시간을 알아봤다. 그런데, 역사 안에 독일어로 안내 표지가 적혀 있다. 대충 느낌상 헤힝겐으로 향하는 열차가 다음 달까지 공사를 해서 운행하지 않는다는 내용인 것 같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티켓 센터에서 물어보니 맞단다. 버스를 타고라도 가볼까 하다가 그냥 깨끗이 포기했다. 이거 너무 쉽게 포기하는 건 아닌지... ^^;;

그래도 독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 중에 하나라는데. 깔끔히 포기하고 어슬렁 튀빙겐 시내로 발걸음을 옮긴다.


동화 같은 대학도시 튀빙겐

튀빙겐 역에서 시내로 향하는 길을 걷는다. 물론, 길을 알거나 지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왠지 그냥 끌리는 방향으로 걷는다.

시내로 향하는 길은 아마 이럴 거야... 나름대로 추측해가며 말이다. 얼마쯤 갔을까? 와! 구시가 시내가 보인다. 이제 걷는데도 나름대로 도가 튼 모양이다.

자그마한 흙빛의 네카어 강을 아기자기한 에베르하르트 다리가 가로지른다. 그리고 다리 중간에 아래로 길이 나 있다. 네카어 강 한 중간에 조성해 놓은 플라타너스 산책로다.

이 다리부터 1km나 쭉 뻗어 있는 산책로엔 주말을 여유롭게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말 그대로 평화스럽다는 표현이 딱 맞는 곳이다.

튀빙겐-플라타너스-산책로
▲ 튀빙겐의 플라타너스 산책로
플라타너스-산책로
▲ 한가로움과 여유가 무엇인지 느낄 수 있던 곳

강가에는 동화 속에나 나올법한 예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작은 네카어 강에서는 뱃놀이는 하는 사람들이 한가로운 주말을 보내고 있다.

산책로 곳곳에는 사랑을 나누는 연인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그리고, 언덕 위에는 호엔 튀빙겐 성이 우뚝 자리 잡고 있다. 이 순간의 풍경이 참 좋다.

네카어강-튀빙겐
▲ 네카어 강에서 보트 여행을 즐기는 여행객들, 우측의 교회는 슈티프트 교회

여유롭게 플라타너스 산책로를 거닐다 언덕을 오른다. 잘 닦인 자전거 전용도로가 인상적이다. 자전거 전용도로이지만 사람을 먼저 배려하는 사람들의 매너가 더욱 인상적이다.

호엔 튀빙겐 성을 비껴 지나가며 사진을 찍고, 다시 언덕을 내려간다. 그러고 나니 시내로 접어든다.

호엔-튀빙겐성튀빙겐-골목길
▲ 튀빙겐의 골목골목을 여유롭게 걸어 다닙니다. 호엔 튀빙겐 성
호엔-튀빙겐성
▲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던 호엔 튀빙겐 성

이 마을은 도시 자체가 동화 같다. 로만틱 가도 상의 도시도 아닌데,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예쁘다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골목을 돌고 돌아 마르크트 광장에 도착한다. 중앙에 시청사가 멋지게 자리 잡고 있고, 그 앞에 삼지창을 하늘 높이 쳐들고 있는 포세이돈 분수가 멋지다. 동양인 몇 명이 보이 길래 다가가 보니 중국인이다. 니 하오~~


튀빙겐 슈티프트 교회

튀빙겐의 슈티프트 교회에 도착한다. 계단에 잠시 앉아 휴식을 취한다.

이 도시는 전쟁의 피해를 크게 입지 않아 헤세나 대철학자 헤겔도 걸어 다녔을 골목길이 당시 그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한다.

건너편에 대문호 헤세가 젊은 시절에 일했던 헤켄하우어 서점도 보인다. 아늑하고 정감 있는 대학도시 튀빙겐의 뒷골목들이 꽤 맘에 든다.

슈티프트 교회 안으로 들어가 본다. 그리고 옥탑으로 올라간다. 뱅글뱅글 계단을 오르고 또 오른다. 숨은 가쁘지만 오를수록 주변 시야는 확 달라진다. 꼭대기에서 바라본 전망은 아까 호엔 튀빙겐 성에서의 모습보다 훨씬 박진감 있다.

슈티프트교회
▲ 슈티프트 교회 내부
튀빙겐-전경
▲ 교회 탑에서 바라본 튀빙겐 전경
튀빙겐-전경-파노라마
▲ 슈티프트 옥탑에서 바라본 튀빙겐 전경... 아~ 시원하다.

저쪽 대지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쐰다. 약간 쌀쌀하다. 하늘은 여전히 흐리다. 그래도 나름대로 멋을 부여할 수 있을 정도로 운치 있는 순간이다.


다시 슈투트가르트로 돌아가는 길

튀빙겐 구경을 마치고 다시 역으로 돌아와 슈투트가르트행 열차를 알아보니 출발시간이 5분밖에 남지 않았다.

급하게 피자빵 하나와 맥주 한 병을 사들고 열차에 올라탄다. 역 건너편에 맥도널드가 보이지만 다음 기회로 미뤄둔다.

피자빵-독일맥주
▲ 급하게 피자빵 하나와 맥주 한 병을 사 기차를 탑니다.

네팔에서 1년 4개월이 지나면서 이상하게 먹고 싶어진 음식 중에 하나가 바로 이 맥도널드 빅맥이다. 어찌 보면 물소가 아닌 진짜 소고기가 그리워졌는지도 모르겠다.

동화 같은 튀빙겐 시내 구경을 마치고 다시 슈투트가르트로 돌아가는 길...

오늘 하루 튀빙겐이라는 도시만 바쁘게 둘러봤지만 괜히 뿌듯한 기분이 드는 이유는 뭘까? ㅋㅋㅋ


튀빙겐-구시가

인구의 40% 이상이 대학생 또는 대학 관계자인 튀빙겐은 그 전부가 거대한 대학 구내라는 느낌이 든다.

비교적 전쟁의 피해를 입지 않은 구 시가에는 헤세나 대철학자 헤겔도 걸어 다녔을 골목길이 당시의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돌이 깔린 길에 늘어선 목조 주택 가운데는 창틀이 비틀어 지거나 건물 전체가 기울어진 것도 눈에 띈다. 건물 안에는 서점이나 문구점, 레코드, CD점, 도자기점, 목제품점, 음료나 와인 전문점 등 독특하고 멋진 가게가 많다.

 

튀빙겐-에베르하르트다리
▲ 네카어 강을 건너는 에베르하르트 다리
튀빙겐-마르크트광장
▲ 튀빙겐 마르크트 광장
튀빙겐-시청사
▲ 마르크트 광장의 중앙엔 멋진 시청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튀빙겐-헤켄하우어-서점
▲ 튀빙겐의 유명한 헤켄하우어 서점
튀빙겐-시청앞튀빙겐-마르크트광장-조각
▲ 튀빙겐 시청사 앞 풍경
호엔-튀빙겐성
▲ 슈티프트 교회 옥탑에서 바라본 호엔 튀빙겐 성의 모습

 

이곳에 올리는 독일 여행기는 코이카 (KOICA) 봉사단원으로 활동하던 2005년 9월, 국외 휴가 기간을 이용한 독일 및 체코 프라하 배낭여행 기록입니다.

지금과는 많이 다른 15년 전 독일의 모습과 20대 시절 독일을 여행하며 보고 느낀 감정을 가끔씩 기억하고자 부끄럽지만 수정 없이 이 공간에 옮겨봅니다.

- Reminiscence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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