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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독일 배낭여행 (2005)

독일 배낭여행 - 낭만적인 하이델베르크 성, Heidelberg 숙소 잡기

by Reminiscence19 2019. 9. 30.

15일간의 독일, 프라하 배낭여행 - 하이델베르크에서 숙소 잡기, 낭만적인 하이델베르크 성 - DAY 02

  • 프랑크푸르트에서 하이델베르크로 이동
  • 신선한 문화충격! 비싼 호텔비에 또 충격!
  • 낭만적이었던 하이델베르크 성

썸네일-하이델베르크여행

 

프랑크 푸르트에서 하이델베르크로 이동

여기는 독일 하늘의 입구이자 유럽 하늘의 관문 중에 하나인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이다. 이른 아침임에도 공항은 전 세계에서 도착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간단하게 입국 스탬프를 받고, 짐을 찾고, 하이델베르크행 공항버스를 기다린다. 5유로짜리 전화카드를 하나 구입해서 하이델베르크 유스호스텔에 전화를 걸어보지만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하이델베르크까지 공항 버스비는 19유로, 아침에 한 것도 없이 24유로가 그냥 깨진다. 24 유로면 1800루피 정도... 나의 2주 치 생활비다. 이거, 돈이 우스워진다. (※ 참고: 2005년 기준)


8시에 출발한다는 공항버스 안에 올라탄다. 버스 안이 무척이나 깔끔하다. 의자도 폭신하고... 이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약간의 문화충격을 받게 된다. 게다가...


놀랍다 !!!

버스가 정각(분도 틀리지 않고)에 출발하는 게 아닌가.

프랑크푸르트-공항버스
▲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하이델베르크행 버스를 탑니다.

깨끗한 거리, 깨끗한 사람들, 정돈된 풍경. 구불구불하지 않은 곧은 도로를 달리는 것도 신기하고, 우측통행으로 달리는 차들도 생소하다. (네팔에서 차량은 좌측통행) 날씨는 잔뜩 흐리지만 기분은 괜히 좋다. 설렌다. 시골에서 막 상경한 촌사람이 따로 없다.

그리고, 버스는 1시간 3분 만에 하이델베르크 매리오트 호텔 앞에 도착한다.


신선한 문화충격! 비싼 호텔비에 또 충격!

‘그런데 여기가 어디지?’

가이드북 지도를 찾아보지만 하이델베르크 구시가만 자세히 나와 있을 뿐이다. 그래도 다행히 버스를 타고 오다 얼핏 본 하이델베르크 중앙 역이 생각나 그냥 그쪽으로 무작정 발걸음을 옮긴다.

아무도 없는 토요일 아침거리를 걷는다. 너무 한가하다. 시간은 벌써 아침 9시가 넘었는데, 마치 분위기는 네팔의 새벽 5시와 비슷하다. 게다가 날씨까지 우중충해서 더더욱 그렇다.

나의 동물적 방향감각(?)이 드디어 빛을 발한다. 버스 타고 오다 얼핏 본 중앙역에 한 번에 도착한 것이다. 크하하 ^^;;

환전을 한다. 300달러를 유로로 환전하는데, 굉장히 손해 보는 느낌이다. 어쩌다 달라대 유로 환율이 이 지경까지 왔는지... 쩝...

하이델베르크 유스호스텔에 전화를 걸어보니 오늘 밤은 자리가 없다고 한다. 두 번째로 알아놓은 한인 민박집에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를 받지 않는다.

결국 역 앞 Information에서 물어보지만 1박에 20~30유로대의 숙소는 한마디로 없단다. 인포메이션 아저씨도 약간 난감해하다가 35유로짜리 호텔이 바로 역 앞에 위치해 있음을 발견한다. 35유로도 비싼데...

다시 한인 민박집에 전화를 걸어보지만 역시 응답이 없다. 그냥 그 호텔로 가자.

비가 갑자기 추적추적 내린다.

우산을 꺼내 펴고, 호텔을 찾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어찌나 구석 깊숙한 곳에 있는지 벌써 다리가 아프다.

호텔은 맘씨 좋은 할아버지 한 분이 운영하고 계신 곳이었다. 옥탑방 열쇠를 받아 들고 방 안으로 들어가는데, 왕~~ 너무 깔끔하고 예쁘고 좋다. TV도 있고, 바깥 경치도 훌륭하다. 그래도 하루 방값 35유로는 내겐 벌써 큰 타격이다.

샤워를 하려고 배낭 속의 튜브 용품들을 꺼내는데 하나같이 잔뜩 쪼그라들어 있다. 해발고도 1,400m의 카트만두에서 도착한 사실이 실감 나는 순간이다.

야간 비행으로 지친 몸을 말끔하게 씻은 후 짐을 챙겨 슬슬 구경할 채비를 한다.

날씨가 맑으면 좋으련만 여전히 하늘은 잔뜩 흐리다.

하이델베르크-숙소-사진
▲ 어렵사리 구한 하이델베르크 호텔 옥탑방

 

낭만적이었던 하이델베르크 성

하이델베르크 중앙역 앞에서 구시가지로 향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엄청난 삽질을 했다. 분명 가이드북에 몇 번을 타면 되는지 나와 있고, 타는 방향도 알겠는데, 문제는 버스표...

사람들이 길거리 자판기서 구입하는 버스표 종류가 어찌나 많은지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티켓 하나 구입하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근처에 계신 할아버지께 물어봤다가 알아듣지도 못하는 독일어만 한참 동안 들었다.

느낌상 자기가 가지고 있는 1 Day Pass가 최고라는 것 같은데, 에라 모르겠다. 그냥 구입해버렸다. 5유로. (참고로, 1회권은 버스 타고 차장한테 내면 된다.)

버스 안에서 우연히 한국서 배낭여행 연수를 오신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회사에서 비행기표, 호텔, 기차 패스를 대주고 여행을 보내주는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물론 여행기간 동안 월급도 별도로 받는다. 정말 좋은 회사다.

그분들과 함께 가며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Rathaus에 도착하여 하이델베르크 성을 오른다.

고즈넉한 벽돌이 깔린 고풍스러운 성벽을 따라 얼마 가니 하이델베르크 성에 다다를 수 있었다. 케이블카까지 다니길래 힘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싱겁다.

하이델베르크 성은 허물어져가는 성이긴 했는데, 허물어진 성만 고풍스럽고 나머지는 꽤나 정돈된 느낌이다. 이 주변까지 그냥 버려진 채 황량했다면 어땠을까?

입장료를 지불하고 성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한국 사람이 꽤 많이 보인다. 대부분 단체 패키지로 오신 분들이라 선뜻 다가가기도 어렵다. 솔직히 그러고 싶지도 않다.

성에서 바라본 하이델베르크 전경은 소문만큼 운치 있지는 않았다. 여러 책자나 사진에서 줄곧 보아왔던 그 모습 그대로였지 사진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이델베르크성-전경
▲ 하이델베르크 성에서 바라본 전경

네카어 강과 카를 테오도르 다리 또한 상상하던 그 모습대로 서 있다. 성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뭐니 뭐니 해도 22만 리터짜리 와인술 통이었다.

처음 지하실 입구에 서 있던 커다란 술통이 22만 리터짜리인 줄 알고 사진 찍고 했었는데, 그 뒤에 것보다 몇 배는 더 커 보이는 술통에 입이 딱 벌어진다.

사다리를 이용해 술통 위에도 올라갈 수 있었는데, 헐... 정말 크다.

이 술통은 길이 8.5m, 높이 7m, 용량은 정확히 22만 1,726리터라고 한다. 참고로, 1750년 카를 테오도어가 만든 22만 1726리터짜리 포도주통을 만들기 위해 참나무 130그루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 포도주통은 1591년 선제후 요한 캐시미어가 12만 5000리터짜리 술통을 제작하면서 시작되었고, 1664년 카를 루트비히가 19만 5000리터짜리, 그리고 1750년 카를 테오도어가 오늘날의 술통을 완성시켰다고 한다.

아무튼 당시 포도주가 사회적으로 차지하는 비중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곳이었다.

하이델베르크-포도주통거대한-포도주통에-올라
▲ 엄청난 규모의 포도주통 (통 위에 사람이 있음)

술통 앞 작은 바에서는 와인을 팔고 있다. 3유로에 작은 잔까지 준다. 한 잔 사서 마시고 술잔은 조심스레 가방에 넣는다.

하지만 와인은 3유로짜리 보다 얻어 마신 4유로짜리 아이스 와인이 훨씬 맛있었다. 이 와인은 4유로에 그 작은 잔의 1/4 밖에 주지 않을 정도로 비싼 와인이기도 하다. 병도 파랗고 날씬한 것이 꽤나 예쁘다.

이렇게 그 유명하다는 하이델베르크 성 구경을 마친다. 숙제 하나를 마친 기분이 드는 걸 왜일까?


하이델베르크_성

하이델베르크 성은 하나의 성이라기보다 성벽과 탑과 정원, 그리고 대대로 중정을 둘러싸듯 세운 여러 건축물들의 집합체이다.

이 성은 30년 전쟁과 팔츠 공국의 왕위 계승 전쟁(1688~97), 1764년의 낙뢰 등으로 파괴되었으나 그 후 복원을 바라는 소리가 높아 1934년에 고딕 양식의 부인관 안의 왕의 방이 재건되었지만 아직 많은 부분이 폐허로 남아 있다.

하이델베르크-성으로-올라가는길
▲ 하이델베르크 성으로 올라가는 길
하이델베르크성-입구
▲ 하이델베르크 성 입구
프리드리히궁
▲ 프리드리히궁
오트하인리히궁-하이델베르크성
▲ 오트하인리히 궁, 1556~1559년 사이에 지어졌으나 미완성이며 화려한 전면은 독일 르네상스 건축을 대표한다.
루프레히트궁-하이델베르크
▲ 하이델베르크 성에서 가장 오래된 루프레히트 궁
하이델베르크성-화약고
▲1693년 팔츠 왕위 계승전쟁 때 파괴된 화약고
프리드리히궁
▲ 프리드리히 궁
하이델베르크성-분수상
▲ 슐로스가르텐에 위치한 아버지 라인 분수상
결혼화보촬영중
▲ 슐로스가르텐에서 결혼 화보 촬영
엘리자베스문
▲ 겨울왕 프리드리히 5세가 부인 엘리자베스를 위해 세운 ' 엘리자베스 문

 

이곳에 올리는 독일 여행기는 코이카 (KOICA) 봉사단원으로 활동하던 2005년 9월, 국외 휴가 기간을 이용한 독일 및 체코 프라하 배낭여행 기록입니다.

지금과는 많이 다른 15년 전 독일의 모습과 20대 시절 독일을 여행하며 보고 느낀 감정을 가끔씩 기억하고자 부끄럽지만 수정 없이 이 공간에 옮겨봅니다.

- Reminiscence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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