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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독일 배낭여행 (2005)

독일 배낭여행 - 하이델베르크 학생감옥, 철학자의 길

by Reminiscence19 2019. 10. 1.

15일간의 독일, 프라하 배낭여행 - 하이델베르크 학생 감옥, 철학자의 길 -DAY 02 

  • 하이델베르크 학생 감옥, 낙서를 하면 처벌됩니다.
  • 하이델베르크 거리에서
  • 여행은 역시 정보가 돈!
  • 카를 테오도르 다리에서 철학자의 길까지
  • 하이델베르크의 야경은...

썸네일-하이델베르크-철학자의길-학생감옥

 

하이델베르크 학생 감옥, 낙서를 하면 처벌됩니다.

하이델베르크 성 구경을 마치고 예쁘고 아기자기한 골목을 따라 내려온다.

혼자 열심히 사진을 찍으며 다니다 보니 그냥 일반 골목길 지나는데도 시간이 꽤 걸린다. 그러고 보니 집 앞에 주차해 놓은 차들이 하나같이 벤츠, 아우디, BMW다. 이곳이 자동차의 나라, 독일은 맞는 모양이다. : )

동화같은-풍경의-하이델베르크-골목
▲ 독일 하이델베르크 거리 풍경
하이델베르크-골목길
▲ 독일 차들이 즐비한 하이델베르크 골목길

피터 교회와 대학 도서관 등을 지나 대학 광장에 도착한다. 배고프다. 그러고 보니 벌써 밥 먹을 시간을 한참 넘긴 채 걷고 또 걸었다. 이거 첫날부터 강행군이다.

한 태국 음식점의 노천 테이블에 앉아 음식을 주문한다. 메뉴판에 적힌 그림을 보고 대충 시켰는데, 불고기 덮밥 비슷한 음식이 나온다. 앗싸! 성공이다. 필슨 맥주도 한 잔 시켜 마셨는데, 순하고 부드럽고 정말 맛있다.

회사에서 배낭여행 연수 온 팀에는 아버지와 함께 온 초등학교 다니는 꼬마 녀석도 있었는데, 벌써 다리 아프고 힘들다며 불평불만이다. 이 녀석아! 너는 행운아인 줄 알아야지! ㅋㅋㅋ

밥값은 연수팀 형님들이 내주셨다. 아이고... 이렇게 고마울 때가. 같은 배고픈 배낭여행자인데, 너무 감사하다. 복 받으실 거예요.

근처에 위치한 학생 감옥으로 향한다.

옛날 독일 대학은 치외 법권이었기 때문에 대학이 독자적인 재판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그에 따른 감옥도 있었으며 이 감옥은 1778년 현재 장소에 이전되어 1914년까지 사용되었다고 한다.

당시 이 감옥에 들어가는 것이 일종의 자랑 꺼리였다고도 한다. 학생 감옥의 입장료는 2유로, 이것도 형님들이 내주셨다. (※ 참고: 2005년 기준) 국위 선양한다고 고생한다며... 돌아가서 또 열심히 일하고 국위 선양해야겠다.


학생 감옥 안은 감옥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예술적 공간의 분위기가 더 느껴졌다. 방안 가득 그려진 각종 낙서들이 하나 둘 모이니 멋진 예술작품이 된다.

하지만... 한참 구경을 하고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작은 안내판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Please do not write on the wall'

'Bitte nicht auf die Wande schreiben'
'감시 카메라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낙서를 하면 처벌됩니다’

놀랍지 않은가! 영어, 독어 다음으로 적힌 낙서금지 표지판에 한국어가 떡하니 적혀있다니.

이 안내판을 발견하는 순간 벽에 적힌 한글들이 슬슬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누가 언제 왔다 갔다. 누가 누구를 사랑한다는 둥, 참 많기도 많다. 다들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아... 정말 쪽팔린다. 얼렁 나가자.

낙서금지-안내문-학생감옥
▲ 학생 감옥 내부에 붙어 있던 낙서금지 안내문

그렇게 약간의 쪽팔림과 민망함을 안고 학생 감옥을 나온다. 나오며 대학 내 몇 곳을 둘러볼 수 있었는데,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았고, 이 대학 출신의 노벨상 수상자들 소개만이 약간 흥미로웠다. 죄다 독일어로 적혀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학생감옥

 

학생감옥입구하이델베르크-학생감옥내부
▲ 하이델베르크 학생감옥 입구
학생감옥-내부모습
▲ 하이델베르크 학생 감옥 내부
낙서로가득한-학생감옥-하이델베르크
▲ 하이델베르크 학생 감옥 내부
Heidelberg-학생감옥
▲ 하이델베르크 학생 감옥 내부
학생감옥-내부모습
▲ 빈틈없이 빼곡히 적힌 낙서들
예술로-승화된-학생감옥-낙서
▲ 여러 낙서가 모이니 예술이 됩니다.

 

하이델베르크 거리에서

하이델베르크의 중심 하우프트 거리를 배회한다.

대학가의 분위기보다는 번화한 도심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솔직히 독일 대학가 분위가 어떤지도 아직은 잘 모르지만 말이다. 이것저것 정신없이 구경했다.

모든 물건이 1유로짜리인 가게도 있다. 하지만, 역시 살만한 건 없다.

영화관 앞을 지난다. 어디서 많이 본 포스터다 했더니 바로 김기덕 감독의 '빈집'이 상영되고 있다. 포스터에는 ‘BIN JIP'이라고 적혀 있고, 배우 이승연 사진이 보인다. 괜히 반갑다.

하이델베르크의 하우프트 거리는... 음... 이런저런 볼거리들과 살거리들이 풍부한 활기 넘치는 곳이었다.

배낭연수 오신 분들이 뮌헨으로 떠나는 기차 시간이 되어 함께 중앙역 쪽으로 향한다. 하이델베르크는 대부분 숙박하지 않고 프랑크푸르트나 뮌헨 등 대도시에서 당일치기로 많이 오는 도시인 모양이다.

하이델베르크-중심거리풍경
▲ 하이델베르크 중심거리에서
하이델베르크성하이델베르크-교회
▲ 하이델베르크 구시가 중심 거리를 걷습니다. 뒤로 보이는 하이델베르크 성

 

여행은 역시 정보가 돈!

역에 도착하니 아까 만났던 아저씨께서 한국인 4명을 소개해 주신다. 하이델베르크에 방금 도착한 친구들인데, 숙소를 못 구하고 있다며 말이다. 이곳저곳 전화를 걸어보지만 여전히 자리가 없다.

내가 묵고 있는 호텔을 소개해 주니 너무 비싸다고 엄두도 못 낸다. 우선은 무작정 그냥 찾아가 보겠다는 그들을 배웅하며 역 안으로 들어간다.

독일 기차 패스 Validation Stamp를 받았다. 물론 내일 날짜로... 그리고 뮌헨에서 프라하로 들어가는 야간열차도 쿠셋으로 예약했다.

로만틱 가도 유로파 버스도 한 번에 예약하려 했는데, 아쉽게도 오늘 창구가 열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토요일이다.

일을 마치고 다시 구시가 쪽으로 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간다. 아까 만났던 분들을 다시 만나 시내에 위치해 있다는 한인 민박집 ‘한국관’으로 찾아간다. 안 그래도 심심했는데, 잘됐다 싶다.


어렵지 않게 찾아간 한국관... 위치도 좋고, 값도 싸고, 결정적으로 방이 텅텅 비어 있다. 순간 허공으로 날아간 내 몇십 유로... 이래서 유럽 여행은 정보가 바로 돈이다.

15년 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을 초고속 인터넷, 스마트폰, 구글맵 GPS, 각종 숙박 예약 앱 등 지금은 당연한 듯 누리고 있는 것들을 당시엔 꼬깃한 가이드북 지도, 도로 표지판, 공중전화, 그리고 수첩 가득 메모한 숙소 전화번호가 대신했었었다.


카를 테오도르 다리에서 철학자의 길까지

네카어 강변에서 강바람을 쐰다.

늦은 오후 불어오는 강바람이 꽤나 시원하다. 날씨는 하루 종일 꾸물꾸물하지만, 그래도 해질녘 네카어 강변은 낭만적이다.

저녁 7시에 아까 만났던 분들을 다시 만나 철학자의 길로 향한다. 그곳에 가려면 네카어 강을 가로지르는 카를-테오도르 다리를 건너 심하게 좁고 어두운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그래도 오르고 나니 전망하나는 멋지다.


하이델베르크 야경은...

철학자의 길 한쪽 벤치에 앉아 어두워지기를 기다린다. 저녁나절 조깅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지나간다.

조금씩 본래 빛을 잃어가고 조명이 들어오는 하이델베르크...

그중 제일은 역시 언덕 위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하이델베르크 성이다. 위풍당당!

사진을 찍는데, 음... 야경이 솔직히 생각보다 그리 멋지진 않다. 화려하지 않아서 그런지...

내려오는 길, 해가 있을 때도 어두웠던 길이라 이미 어두워진 지금은 한 발짝 앞도 볼 수가 없다. 디지털카메라 액정을 켜서 한 걸음, 두 걸음 조심조심 걷는다. 까딱하다가는 발목 삐기 십상이다.

저녁에 함께 다닌 분들이 저녁을 사주신단다. 허걱! 오늘 점심도 얻어먹었었는데, 저녁까지...

괜찮다고 몇 번이고 사양을 해 봤지만, 덕분에 구경도 잘하고 숙소도 잘 잡았다며 음식점으로 데려간다. 그리고 정말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캬... 좋다. 역시 복 받으실 거예요~ ^^;; 오늘 좋은 분들 참 많이 만난다. ㅎㅎㅎ

시간이 많이 늦었다.

시계를 보니 저녁 11시. 그래도 아직 노천카페는 맥주잔을 기울이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역으로 향하는 버스에 사람이 꽤나 많이 탄다. 다들 주말에 맥주 한 잔씩 걸치고 얼굴이 달아올라 있다. 한쪽에서는 노래 부르고 난리가 났다.

주무시고 계시던 호텔 주인 할아버지를 깨워 문을 열고 들어간다. 이거 첫날부터 너무 강행군을 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한 30시간은 사용한 듯한 오늘 하루...

결국, 발바닥에 물집이 잡혔다.

헐.......


철학자의_길

하이델베르크의 구시가에서 철학자의 길로 넘어가기 위해 건너는 다리는 알테 브뤼케(오래된 다리)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카를 테오도르 다리이다.

1778년 다리와 다리 입구의 문이 세워졌다고 한다.

다리를 건너 좁고 가파른 슈랑겐베크를 오르면 '철학자의 길'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산책로가 나온다. 여기서 바라보는 하이델베르크 성과 구시가의 전경이 바로 희곡 <알트 하이델베르크>의 세계라고 한다.

 

카를-테오도르다리에서본-하이델베르크성
▲ 카를 테오도르 다리에서 바라본 하이델베르크 성
해질녘의-네카어강
▲ 해질녘의 네카어 강
철학자의길로-오르는-계단
▲ 철학자의 길로 오르는 오르막 길... 상당히 어둡습니다.
하이델베르크-철학자의길
▲ 하이델베르크 구시가가 내려다 보이는 철학자의 길은 꽤 아름다운 산책로입니다.
철학자의길에서-내려다본-하이델베르크
▲ 철학자의 길에서 내려다본 하이델베르크 전경
하이델베르크의-야경
▲ 어둠이 찾아오면 하이델베르크의 야경이 시작됩니다.
하이델베르크-야경파노라마
▲ 하이델베르크 야경 파노라마

 

이곳에 올리는 독일 여행기는 코이카 (KOICA) 봉사단원으로 활동하던 2005년 9월, 국외 휴가 기간을 이용한 독일 및 체코 프라하 배낭여행 기록입니다.

지금과는 많이 다른 15년 전 독일의 모습과 20대 시절 독일을 여행하며 보고 느낀 감정을 가끔씩 기억하고자 부끄럽지만 수정 없이 이 공간에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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