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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독일 배낭여행 (2005)

독일 배낭여행 - 도하경유 프랑크푸르트 가는 길

by Reminiscence19 2019. 9. 29.

15일간의 독일, 프라하 배낭여행 - 프랑크푸르트 가는 길 (도하 경유) - DAY 01

  • 카트만두 공항에서 카타르 항공 타기
  • 앞도 안 보이는 하늘을 어떻게 날아가나요?
  • 카타르 도하까지
  • 내겐 너무 눈부신 카타르 도하 국제공항
  • 도하에서 프랑크푸르트 비행기 타기

썸네일-독일배낭여행-첫째날-도하경유-프랑크푸르트가기

 

카트만두 공항에서 카타르 항공 타기

KOICA 봉사단원의 관용여권 힘을 빌려 네팔 카트만두 출국 사무소에서 줄을 서지 않고 빠져나갈 수 있었다.

허술하기 짝이 없는 검색대를 빠져나와 이제는 너무나 화려해 보이는 네팔 트리부반 국제공항에서 대기. 그리고 카타르 항공의 6줄짜리 거대한(?) 비행기 안으로 들어간다.

네팔 봉사단원으로서의 1년 4개월이라는 시간, 생각보다 빨리 지났지만 나를 바꿔놓기에는 충분한 시간인 듯하다.

항공 체크인 카운터에서 다짜고짜 내게 네팔어로 말을 거는 사람들을 만난다. 뭐라 말하는지 다 알아들을 수 있어도 그냥 씽긋 웃고 돌아서게 되는 내 자신을 발견하며 이런저런 느낌들이 교차한다.

아... 나름 옷도 깔끔하게 입고, 차림도 외국인처럼 했는데 이럴 줄이야! 여행 시작부터 충격이다.

카타르 도하행 비행기는 저녁 8시 15분에 굉음을 내며 이륙한다. 예정시각보다 10분 정도 늦은 시각이지만 이 정도면 매우 양호하다.

화려하지 않지만 온통 노란 은은한 불빛의 카트만두 상공을 날아 서쪽으로 향한다. 그리고 아래는 금세 어둠 속으로 변한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네팔의 밤은 너무 어둡다.


카타르항공
▲ 카타르 도하 경유,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갑니다.

 

앞도 안 보이는 하늘을 어떻게 날아가나요?

내 옆에는 카타르로 일하러 가는 네팔 아저씨 두 분이 타셨다. 비행기가 처음인지 이것저것 만져보고, 눌러보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나랑 얘기하고 싶어 하는 눈치인데, 그분들 영어가 안되니 그냥 눈빛만 주고받는다. 내가 네팔 말로 말 좀 걸어 볼까나?

승무원 누나가 지나가며 뭐라고 한 마디 하면

“저 사람 방금 뭐라 그랬냐?”라고 나누는 대화가 무척이나 재밌다.

그들끼리 나누는 네팔어를 들으며 히죽히죽 웃고 있는 나 자신도 발견한다.

지금은 카트만두 시간으로 밤 9시, 음료가 나오니 맥주나 한 캔 마시고 자야겠다. 맥주는 일본산 아사히가 나온다. 식사는 치킨카레다.

입이 심심하여 옆에 앉은 아저씨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알고 보니 두 명중 한 명은 잠시 네팔 들어왔다가 다시 돌아가는 중이란다. 그러고 보니 둘 중 그래도 이 사람이 좀 낫다. 버터를 보고 이게 뭐냐고 물어보는 아저씨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모습이 무척 보기 좋다. 그리고 재밌다.

카타르에서 일을 하면 한 달에 약 2만 루피(280달러) 정도를 번다고 한다. (※ 참고: 2005년 당시)

생각보다 너무 적은 돈이다. 듣자 하니 일도 매우 힘들고 날씨도 덥고, 사람들도 함부로 다룬다는데, 이 분들은 좋은 분 만나 몸성히 돌아오시길 바랄 따름이다.

처음 비행기를 타 보는 아저씨가 나를 툭툭 치며 무언가 진지하게 물어본다.
“있죠... 지금 이렇게 어두운데 비행기가 어떻게 날아가나요?”


웃음이 나오는 걸 참느라 혼났다.


경비행기 위주의 네팔에는 비가 오거나 짙은 구름이 끼는 날은 물론, 저녁에도 국내 항공은 올 스톱이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 싶다.

인공위성과 레이더라는 단어를 아는지 모르는지 확인할 바 없는 아저씨에게 어렵게 어렵게 설명하다가 결국엔 이렇게 얼버무린다.

“컴퓨터는 밤에도 일 하지요? 그거랑 똑같아요!"

우문현답 아닌가!

 

카타르 도하까지

카타르 항공 승무원 중에 한국인이 보인다. 처음에 긴가민가했었는데, 아무리 네팔에서 시커멓게 그을렸어도 역시 한국인은 한국인을 단번에 알아보는 신비한 능력을 소유한 모양이다.

뭐, 이런저런 이야기들 지금 독일로 가는 중이고 네팔 생활이 어떠하다고 얘길 나눈다. 왜 이렇게 행동이 굼뜨냐며 한 서양인 승무원에게 뭐라고 야단하는 누나 모습에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역시 한국인은 외국인들보다 빠릿빠릿 일은 참 잘한다.

비행기는 어두운 밤하늘을 날아 카타르 도하에 가까워진다.

평생을 살아도 바다를 보지 못하는 네팔 사람들, 혹시 밤하늘에 바다가 보이는지 창밖을 연신 바라본다.

도하 해변을 따라 너무나 화려한 불빛들이 반짝인다. 풀 한 포기 자라기 힘든 메마른 땅이지만 그 불빛들은 검은 금(金), 오일머니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시계를 보니 카트만두 시각으로 12시 30분, 4시간 15분 정도 비행을 했다. 현지 시간은 아... 모르겠다. 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

비행기 밖으로 나가 입국장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타는데 엄청난 열기가 느껴진다.

허걱!


밤중 온도가 31도라니, 열사의 땅임이 실감 난다. 옆에 앉았던 아저씨들과 인사할 사이도 없이 아저씨들은 입국장으로, 나는 환승을 하러 갈라진다.

여기는 중동의 카타르 도하 공항이다.


내겐 너무 눈부신 카타르 도하 국제공항

한밤 중임에도 눈부시도록 빛나는 카타르 도하 국제공항 안으로 들어간다.

면세구역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세계 유명 브랜드들과 면세점이 갖추어야 할(?) 것들은 아주 잘 갖추어 놓고 있다.

그러고 보니 이 눈부신 조명을 받아본 적이 언젠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면세점 특유의 화장품, 향수 냄새가 그리 싫지만은 않다. 공항 내 면세구역을 한 바퀴 돌아본다. 생각보다 얼마 걸리지 않았다.

도하국제공항
▲ 내게 너무 눈부신 도하 국제공항 면세구역
카타르-도하-국제공항-면세구역
▲ 화려한 도하 국제공항

중동은 중동인지라 눈만 빠끔히 내놓은 검은 차도르를 한 여인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그 여인들과 함께 다니는 남자들은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있는데, 이 차도르 내지 히잡 착용은 과연 종교의 자유인가 여성 인권의 침해인가. 공항 한쪽에 앉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자니 점점 후자에 힘이 실린다.


그나저나 저 여인들은 여권에도 저렇게 얼굴을 가리고 눈만 찍은 사진을 사용한다는데 어떻게 구별할까? 설마 남자가 동행하지 않으면 외국에 혼자 나가지도 못하는 건가?

아... 공항도 작고 볼거리도 없고, 시간 정말 안 간다. 슬슬 여행의 묘미이자 어려움인 기다림과 외로움이 시작되는 모양이다. 이 어려움을 묘미로 바꾸는 자만이 홀로 배낭을 꾸릴 수 있겠지?



도하에서 프랑크푸르트 비행기 타기

카트만두 시각으로 새벽 3시 40분, 도하 시계로는 새벽 1시가 조금 안된 시각, 드디어 독일 프랑크푸르트행 비행기에 올라탄다.

비행기가 제법 크다. 2:4:2 한 줄에 8명이 앉는 비행기다. 다행히 옆에 사람이 앉지 않아 편하게 갈 수 있을 것 같다.

비행기는 도하 시간으로 새벽 1시 20분에 뜬다. 새벽이지만 창밖 온도는 아까보다 높은 32도다. 헐...

다시 도하 상공이다.

아라비아반도의 눈부신 해안이 불빛에 반짝인다.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본다. 잠이 쏟아진다.

하늘에서-본-도하
▲ 밤하늘에서 바라본 카타르 도하

밤새 밥 먹고, 간식 먹고, 음료수 먹고... 이놈의 비행기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먹여댄다.

유럽행 비행기라 그런지, 비행기도 좋고 서비스도 좋다. 이번에도 한국인 누나가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잠시 얘길 나눠보니 당시 카타르 항공은 상해 경유 인천행을 운항하고 있어 한국인 승무원들을 많이 고용한다고 한다.

아무튼 뜻하지 않게 만난 한국인이 참 반갑다.
근데 승무원 누나 왈~ 내가 처음에 한국인인 줄 몰랐다니, 이 또한 충격이다.


아까부터 비행기 스크린에 찍힌 독일 시간이 이상하다 했더니 아직 서머타임 기간이 끝나지 않았다. 왠지 1시간 손해 보는 기분이다.

창밖으로 여명이 밝아온다. 그리고 발아래로 유럽의 새벽이 시작된다.

비행기에서-본-하늘
▲ 먼동이 터오기 시작합니다.
유럽의-이른아침-하늘
▲ 비행기에서 바라본 유럽의 아침 하늘

하늘에서 바라본 풍경만으로도 꽤나 정돈된 모습의 유럽 땅.

어느새 비행기는 독일 국경을 통과하여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에 착륙할 준비를 하고 있다.

설렌다. 우훗!!

이곳에 올리는 독일 여행기는 코이카 (KOICA) 봉사단원으로 활동하던 2005년 9월, 국외 휴가 기간을 이용한 독일 및 체코 프라하 배낭여행 기록입니다. 지금과는 많이 다른 15년 전 독일의 모습과 20대 시절 독일을 여행하며 보고 느낀 감정을 가끔씩 기억하고자 부끄럽지만 수정 없이 이 공간에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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