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배낭여행 서른 아홉째 날 - 인도 남부 휴양지 푸리(Puri)에서 유유자적, 델리행 기차표 사기
- 인도 남부 휴양지 푸리(Puri)
- 푸리에서 델리까지 기차표 예매
- 푸리에서 유유자적
2월 11일 (월)
인도 남부 휴양지 푸리(Puri)
따뜻한 남쪽 나라답게 밤에도 춥지 않고 따뜻했다. 허나... 이 동네 모기가 장난이 아니다. 밤새 그 놈들과 피 말리는 사투를 벌이다 난 흔적들 때문에 온몸이 벌겋다. 긁어도 긁어도 간지러워 아예 침낭 속으로 얼굴까지 묻고 잔다. 헥~ 헥~ 숨 막혀라...
느지막하게 일어나 어제 사온 빵과 달걀로 대충 아침을 해결한다. 일명 문둥이 손이라 불리는 이머젼 히터를 물 부은 컵에 넣고 계란을 삶아 먹으니 정말 맛있다. 물론 어제저녁 식당에서 조금 얻어온 소금도 있다. ㅋㅋㅋ
이곳 푸리(Puri)엔 이 지방을 지키는 세 수호신이 있다고 한다. 어딜 가나 나무로 만든 화려한 세 개의 신상을 만날 수 있는데, 왼쪽에 있는 신이 발바드라(Balbhadra), 가운데가 수바드라(Subhadra) 그리고 오른쪽에 위치한 신이 자간나스(Jagannath)다.
Puri에 왔는데 기념품으로 이거나 하나 살 생각에 상점으로 나선다. 상점 주인은 내가 오늘 첫 손님이라 나한테 뭐든 꼭 팔아야 한다며 무척 귀찮게 한다.
나가는 길도 막아서며 애걸복걸하는 바람에 결국 처음 간 상점에서 덜컥 사고 말았다. (처음에 80Rs 부르는 것을 30Rs에 샀는데 알고 보니 그 가격이 정가였음. ㅡ.ㅡ)
참!! 그 목각인형을 집에 들고 갔더니 귀신 같이 생긴 걸 뭐하러 사 왔냐며 바로 쓰레기통으로 직행~ ㅠ..ㅠ
푸리에서 델리까지 기차표 예매
오후엔 이곳 푸리에서 델리까지 한방에 가는 열차를 예매하러 역에 간다. 17일에 떠나는 슬리퍼 칸 열차 표값이 430루피다. 타임테이블을 살펴보니 장장 36시간 동안의 긴 여행이 될듯하다. 으휴~~~~ 징그러워라.
예약을 하고 돌아와 오랜만에 집에 전화를 한 통 넣는다. 오늘이 구정인 데다가 일정 늘린 걸 알리기 위해서다.
"따르릉~ 머라 머라 머라 머라(전화 내용 중략^^) 허걱!"
구정은 내일이란다. ㅠ.ㅠ
근데 뭐 별로 말한 것도 없는데 전화비가 무려 120루피나 나왔다. 헐~~ 오늘은 100루피 이하로 살 수 있었을 줄 알았는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거금이 나간다. ㅡ.ㅡ; 이거 사기 아니냐고 주인한테 대들었지만 주인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캘커타에선 이것보다 훨씬 싸게 한 것 같은데...
그래도 나의 어설픈 어필이 먹혔는지 몇 루피 깎아준다. ㅋㅋㅋ
푸리에서 유유자적
자그마한 동네를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상점 주인들과 노닥거리다 보니 벌써 해질녘이다. 일몰이나 볼 겸 다시 바닷가로 나선다. 해변은 숙소에서 몇 걸음만 가면 된다.
아직 해가 지려면 시간이 좀 남은 것 같다. 백사장에서 우연히 어젯밤에 봤던 히로미와 또 다른 네덜란드 친구 한 명을 만나 재밌는 시간을 보낸다.
히로미의 얘기를 듣자 하니 Peace 레스토랑에서 먹은 튜나(Tuna, 참치) 스테이크 때문에 배탈이 난 것 같다며 그 음식점에 가지 말라고 한다. ㅋㅋㅋ 어제 그렇게 많이 먹더니만... 어제 하도 맛있게 먹길래 나도 오늘 먹으려 했는데,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겠다.
푸리의 일몰은 많은 구름 때문에 직접 보진 못했지만 붉게 물든 바닷가 석양은 볼만하였다. 흠... 몇 자 적지 않았는데 벌써 석양 이야기를 적고 있는 걸 보면 오늘 하루는 참 한가하게 보낸 것 같다.
아직 1주일이나 남았는데 계속 이렇게 한가하게 보내야 하는 걸까? 아냐! 아냐! 그동안 너무 힘들게 돌아다녔기 때문에 이젠 좀 휴양지에서 휴식을 취해도 될 게야... 하며 나름 자기 위안을 삼는다. *^^*
오늘 저녁에도 역시나 Peace 레스토랑에 가 저녁을 해결한다. 근데, 튜나 스테이크도 안 먹었는데 왜 이리 배가 살살 아프지? 예사롭지 않다. 흑흑.. 히로미 말 들을걸... ㅠ.ㅠ 정로환 4알을 입안에 털어 넣고 기도하며 잔다. *^^* 제발 큰 병 아니길...
하나님 왈~
"야 이 녀석아! 넌 꼭 이럴 때만 기도하냐!!"
나 왈~
"죄송해요~ 근데 이거 큰 병 아니죠?"
그렇게 푸리에서의 둘째 날이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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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모른채 떠났던 20년 전 첫 배낭여행 부터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길 위에서의 시간을 조금씩 꺼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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