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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인도 배낭여행 (2002)

인도 배낭여행 - 푸리행 열차예약, 굿바이 콜카타, 열차 안 도난사건 - DAY 37

by Reminiscence19 2019. 7. 16.

인도 배낭여행 서른 일곱째 날 - 푸리(Puri)행 야간열차 예약, Good Bye~ 캘커타

  • 콜카타에서 푸리(Puri)행 야간열차 예약하기
  • 기차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도난사건

썸네일-푸리행_야간열차예약


2월 9일 (토)


콜카타에서 푸리(Puri)행 야간열차 예약하기

새벽부터 떠날 준비하는 친구들 덕분에 나도 덩달아 일찍 일어나 주섬주섬 짐을 챙긴다. 짐을 쌀 때마다 매번 느끼지만 그동안 돌로 조각된 기념품들을 좀 샀더니 갈수록 늘어가는 배낭 무게에 허리가 휘청거린다. ㅠ.ㅠ

캘커타 서더 스트리트(Suder Street) 근처엔 싸고 맛있는 길거리 음식점이 무척 많다. 특히 중국 음식과 샌드위치의 맛은 압권이다.

오늘도 역시나 샌드위치 가게에서 10루피에 Veg. Sandwitch를 먹고 어제 역무원이 일러준 여행자 전용 예약소로 찾아간다.

캘커타_길거리음식
▲ 캘커타에서 내 끼니를 해결해준 길거리 음식들
캘커타_포장마차-음식
▲ 매번 먹어도 질리지 않았던 초우면 ^^

길을 전혀 몰라 택시를 타고 가려했더니 글쎄 이 놈들이 얼토당토 안 한 가격을 부른다.
"Shut up"을 퍼부어 주곤 버스에 올라탄다.

막상 버스정류장에서 BBG BAGH!! BBG BAGH!!이라고 몇 번 외치니 그리 어렵지 않게 올라탈 수 있다. 근처에 도착한 후에도 론니 플레닛(가이드북)의 매우 정확한 지도 덕분에 헤매지 않고 한 번에 찾을 수 있었다.

건물 2층에 위치한 예약소엔 벌써부터 외국인 여행자로 가득 들어차 있다. 나도 그 틈에 껴 줄을 서 기다린다. 드디어 내 차례까지 왔다.

어제 역에서 웨이팅 번호가 80번이나 되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예약 서류를 내민다. 그랬더니
"OK"라 하는 게 아닌가! 으잉? 여기 진짜 대박이다.

아직 외국인 전용으로 남겨놓은 자리가 많은지 침대도 UB, LB 할 것인지 까지 물어본다. 아이고 고마와라...

아무튼 이래저래 홀가분한 기분에 숙소까지 걸어왔다. ^^;; (길 좀 안다고 까불다 중간에 길 잃는 바람에 엄청 고생했음. ㅡ.ㅡ 그리고 엄청 오래 걸렸음.)

캘커타_거리풍경
▲ 길 해메다 본 Writer's Building

 

기차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도난사건

오늘은 열차 예약 좀 하고 숙소 근처에 NEW MARKET에서 아이쇼핑 좀 하다 보니 하루가 금세 지나 버린다. 벌써 저녁이다. ^^;

초초 라이스나 먹으러 Puri에 같이 갈 친구와 함께 길거리 음식점에 가 앉는다. 거기서 우연히 Alex라는 독일인 친구를 만났는데, 그녀도 마침 같은 기차로 푸리(Puri)까지 간다고 해 하우라(Howrah) 역까지 같이 가기로 한다. (※ 참고로 캘커타엔 큰 역이 두 개가 있는데, 첫째가 하우라(Howrah) 역 그다음이 시알다(Sealdah) 역이다.)

시간은 흘러 흘러 우리가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 PM 8:30이다. 저쪽에서 어마어마한 짐을 짊어지고 오는 Alex가 보인다. 거참... 몸도 가녀린 여자가 저 큰 짐을 어떻게 들고 가는지...

서양인 특유의 거대한 배낭을 보니 내 배낭은 새발의 피다. ㅋㅋㅋ 게다가 그 친구는 타블라 한 세트도 들고 있다. 어찌나 무겁던지... 기사도 정신에 들어준다고 엄청 고생했다. ㅠ.ㅠ

서더 스트리트에서 하우라(Howrah) 역까지 택시비는 4명이 50Rs를 나눠 지불한다. 이제 캘커타와도 작별이구나... 테레사 하우스 자원봉사에 대한 미련이 무척 많이 남았지만 택시는 이미 하우라(Howrah) 다리를 건너고 있다.


플랫폼을 확인하고 열차에 올라탄다. 외국인 창구에서 예약을 했더니 주위가 온통 다 외국인이다. ㅋㅋㅋ 반갑게 인사하고 배낭에 체인을 채우며 떠날 준비를 한다.

한참을 채우는데 갑자기 옆에서 누군가 후다닥 급히 뛰어 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난 별 것 아니겠거니 하며 마저 자물쇠를 채우는데 순간 옆 칸에 있던 Alex의 목소리가 들린다.

"Where is my small Bag!!!"

아뿔싸... 그 놈이구나 싶어 짐을 친구에게 맡긴 다음 바로 튀어 나갔다. 그리곤 역사 쪽으로 전속력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워낙에 많은 사람들 때문에 애당초 잡기엔 무리가 있었다.

경찰을 불러 사태를 설명해 보지만 그야말로 불구경하듯 쳐다본다. 저런 걸 경찰이라고 데려다 놓았다니... 암튼 귀찮은 듯한 경찰들은 사건 경위에 대한 최소한의 질문도 하지 않은 채 그냥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다. 제길... 좌절하고 흥분한 Alex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충 이러했다.


작은 배낭을 침대 위에 올려놓고 큰 배낭을 침대 아래에 묶은 다음, 타블라를 들어줘 고맙다고 우리에게 말하는 사이 그 도둑놈이 침대 위에 무방비 상태로 올려져 있던 작은 가방을 가지고 나른 것이다.

거참... 정말 열차 안에서는 한 순간의 방심도 금물이라며 다시 한번 환기시켰더니 그때까지 물끄러미 구경만 하고 있던 폴란드인 친구들도 그제야 고개를 끄덕인다.


열차는 출발하고, 무책임한 경찰들도 내린다. 이미 체념한 Alex는 그 가방 안에 두 달여 동안 여행하며 찍은 필름과 일기, 친구들 주소가 있다며 펑펑 운다. 그러한 것들은 돈 주고도 못 사는 것이 아니냐며... 또한 인도 와서 신발도 잃어버려 오자마자 새로 하나 구입했다는 말도 하기에 슬쩍 내 슬리퍼도 보여줬다.


"이봐! 나도 여기 온 지 3일 만에 도둑맞고 1달 반 동안 이것만 신고 다니고 있어 ㅋㅋㅋ"


그랬더니 주위 구경하던 친구들과 Alex도 약간 미소를 띤다. 기차는 출발하여 어둠 속을 가르고 있다. 한 독일 친구의 2달여간의 추억을 빼앗아 간 채...
하지만 진짜 추억은 그녀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캘커타의_인력거
▲ 가장 캘커타스러운 사진... 인력릭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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