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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히말라야 트레킹/랑탕 트레킹

네팔 랑탕 트레킹 (강진곰파) - DAY 3 - 라마호텔 → 컁진곰파

by Reminiscence19 2019. 8. 12.

네팔 히말라야 랑탕 트레킹 셋째 날, 라마호텔 → 구만촉 → 고라타벨라 → 탕샵 → 참끼 → 랑탕 → 신둠 → 얌푸 → 강진곰파

  • 랑탕 트레킹 셋째 날 루트, 고도
  • 라마호텔의 아침, 트레킹 셋째 날 출발
  • 고라타벨라 마을 도착, 만개한 랄리구라스
  • 랑탕 마을 도착, 랑랑 계곡을 거슬러 오르는 길
  • 빗 속을 헤치며 강진곰파 도착
  • 강진곰파에서 첫날밤, 빼곡히 박힌 수많은 별

썸네일-랑탕트레킹-셋째날-강진곰파

 

랑탕 트레킹 셋째 날 루트, 고도

트레킹 셋째 날은 라마호텔을 출발하여 최종 목적지인 강진곰파까지 올라가는 일정이다. 본격적으로 랑탕 계곡으로 들어서는 구간이기도 하다.

라마호텔 → 구만촉 → 고라타벨라 → 탕샵 → 참끼 → 랑탕 → 신둠 → 얌푸 → 강진곰파
Lama Hotel(2470m) → Gumanchok(2800m) → Ghora Tabela(2970m) → Thangshyap(3140m) → Chamki(3240m) → Langtang(3430m) → Sindum → Yamphu(3640m) → Kyanjin Gompa(3870m)



라마호텔의 아침, 트레킹 셋째 날 출발

충분히 잤다고 생각되어 랜턴을 켜 시계를 보니 아직 새벽 3시다. 다시 눈을 감고 잠을 더 청해 보지만, 그 후로 계속 자리만 뒤척이게 된다.

5시 50분, 꼬끼오~ 하는 닭소리와 함께 아침을 시작한다.

건넌방의 누나들이 닭 좀 쫓아달라고 하여 쫓아보지만, 녀석은 날 놀리기라도 하듯 바로 옆에서 또 꼬끼오~ 한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아침은 온다는데, 이제 다들 일어나시죠? ㅋㅋㅋ

오늘도 마늘 수프와 간단한 빵으로 아침을 때운다. 화장실을 가야 하는데, 영 소식이 없다. 아무래도 오늘도 계속 무거운 배를 움켜쥐고 올라가야 할 듯하다. 마음씨 좋은 숙소 아저씨, 아주머니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오늘의 트레킹을 시작한다.


7시 15분 라마호텔을 출발하며 오늘의 트레킹을 시작한다.

라마호텔(Lama Hotel)의 고도는 2,470m, 오늘의 목적지인 강진곰파의 고도는 3,870m 계산해보면 하루 만에 무려 1400m를 올라가야 한다.

랑탕 안내 책자에는 3,000미터 이상에서는 하루에 500m만 올라가라고 적혀 있지만, 뭐, 간단히 무시해준다. ㅋㅋㅋ

이른 아침의 공기를 가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정글 속의 쾌청한 공기와 트레일 옆으로 흐르는 계곡 물소리가 무척이나 상쾌하다. 하지만, 생각보다 길이 가팔라 온몸은 곧 땀으로 흠뻑 젖는다.

얼마쯤 갔을까? 계곡 안쪽으로 드디어 새하얀 히말이 눈에 들어온다. 포터 아저씨 말로 랑탕 II와 랑탕 리룽이라고 한다. 아직은 약간 멀리 떨어져 보이지만, 오늘이면 바로 밑까지 가리라, 눈부신 설산을 보고 나니 가슴도 더욱 설레고 발걸음도 가벼워진다.

네팔-랑탕히말,랑탕리룽
▲ 아침 나절 계곡 사이로 드디어 랑탕 히말이 눈에 들어온다. 왼쪽부터 랑탕 II(6581m), 랑탕리룽(7246m)이다.
네팔-랑탕트레킹-셋째날-고사인쿤드방면-히말
▲ 고사인쿤드 쪽 히말...
랑탕II
▲ 랑탕 II(6581m),
랑탕리룽-7246m
▲ 랑탕리룽(7246m)
랑탕트레킹-셋째날-오르막길네팔-랑탕트레킹-셋째날-랑탕히말보며-오르는중
▲ 랑탕 히말을 바라보며 오르막을 계속 오릅니다.



고라타벨라 마을 도착, 만개한 랄리구라스

두 시간여의 오르막을 오른 9시 30분, 고라타벨라(Ghora Tabela)라는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른 아침에 보였던 히말은 그새 구름에 휩싸여 이젠 밑동밖에 보이질 않는다. 그러고 보니 이제 고도가 3,000미터를 넘어섰다.

트레일 주변으로 이제 커다란 나무는 보이지 않고 키 작은 관목 수풀들만이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한다. 해발 3,000미터에서 4,000미터 사이를 일반적으로 서브 알파인 존 (sub-alpine zone)이라 부른다.

랑탕트레킹-셋째날-고라타벨라도착
▲ 해발 3008m 고라타벨라에 도착합니다.
룽다가-바람에-날립니다
▲ 룽다가 바람에 나부낍니다.
랑탕계곡-랄리구라스
▲ 랄리구라스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네팔-랑탕계곡-풍경
▲ 이곳부터 큰 나무는 보이지 않는 계곡 속으로 들어 갑니다.


중간중간 휴식도 취하고, 얘기도 나누며 계곡을 따라 계속 오른다. 포터 아저씨는 무거운 짐을 지고도 어찌나 잘 올라가시는지 따라가는 것도 꽤 힘들다.

갑자기 랄리구라스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랄리구라스는 네팔의 국화(國花)로 4월에 절정으로 피는 꽃이다. 이번 트레킹 시기가 개화 절정 시기보다 늦어 별로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3,000m에서 산을 오를수록 아직까지 피어있는 랄리구라스를 볼 수 있었다.

이 꽃은 색깔에 따라 두 종류를 볼 수 있는데, 붉은빛을 띤 것을 랄리구라스라고 부르며 흰색의 꽃은 셰또구라스라고 부른다. (참고로 '셰또'는 네팔 말로 흰색이라는 뜻이다.)

힘들었던 언덕길이었지만, 계곡을 아름답게 물들인 꽃들을 바라보며 너무나 즐겁게 오를 수 있었다.
 

네팔-랑탕트레킹-랄리구라스랑탕트레킹-도중에-만난-랄리구라스
네팔-랑탕트레킹-만개한-랄리구라스랄리구라스-향기가득-랑탕계곡
▲ 만개한 랄리구라스 향기를 맡으며 랑탕 계곡을 오릅니다.



랑탕 마을 도착, 랑랑 계곡을 거슬러 오르는 길

12시 40분에 해발 3430m의 랑탕 마을에 도착한다. 다들 조금씩 지친 기색이다.

랑탕 마을은 랑탕 리룽이 마을 뒤쪽에 바로 위치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인 듯했지만, 아쉽게도 랑탕 리룽은 구름에 가려 깎아질 듯한 절벽밖에 볼 수 없었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한 우리, 한 로지에 짐을 내려놓고 간단히 점심 식사를 한다. 그리고 2시까지 따스한 햇볕 아래 꿀맛 같은 낮잠도 청해 본다. 몸이 땅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꺼지는 기분이다.

 

랑탕트레킹-셋째날-랑탕계곡-계속오르는중
▲ 랑탕 계곡을 계속 오릅니다.
구름속에서-잠깐-모습을-드러낸-히말
▲ 구름 속에 히말이 잠깐 모습을 드러냈다 사라집니다.
랑탕트레킹-랄리구라스-만개한-풍경
▲ 랄리구라스가 계곡에 만개해 있습니다.
네팔-랑탕트레킹-여러마을-지나는중
▲ 여러 마을을 지납니다.
네팔-랑탕트레킹-사람들-모습
▲ 산골짜기에도 네팔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랑탕트레킹-랑탕계곡-풍경
▲ 랑탕 계곡을 오를수록 주변 풍경이 바뀝니다.
Lang Tang Valley
▲ Lang Tang Valley
네팔-랑탕트레킹
▲ 깊은 계곡임이 실감이 납니다.
여러마을을-지나-계곡을-계속-오릅니다
▲ 여러 마을들을 지나고 또 지나갑니다.


다시 출발, 처음 도착할 때는 몰랐는데, 랑탕 마을을 떠나며 바라보니 꽤 아름다운 마을이다. 푸른 초원이 펼쳐져 있고, 그 위에 말과 야크들이 조용히 풀을 뜯고 있으며, 돌로 만들어진 집들이 돌담길을 따라 가지런히 위치해 있고, 티베트 깃발 룽다는 세찬 바람에 계속해서 나부끼고 있다.

이제 400m만 올라가면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강진곰파(컁진곰파)에 도착한다. 랑탕을 지나면서 주변에 나무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키 작은 수풀들만이 눈에 보일 뿐이다. 나무가 사라지니 주변 경관이 확 트여 장엄한 랑탕 계곡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참고로, ‘강진곰파’는 사원 이름이다. 티베트 사원을 보통 ‘곰파’라고 부르니 ‘강진’이란 이름의 티베트 사원이 있는 동네가 바로 ‘강진 곰파’인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강진곰파에 가까워질수록 돌에 경전을 새겨 이어놓은 벽이 끝없이 이어져 있다.

처음에는 이 벽이 금방 끝나리라 생각했었지만, 생각보다 굉장히 길다. 경전 벽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티베트인 들의 불심은 하나의 문화에서 존경으로, 존경에서 경외감으로 바뀌어져 간다.

네팔-랑탕트레킹-셋째날-랑탕마을에-도착
▲ 랑탕 마을에 도착했다. 흐르는 시냇물을 이용해 불교 경전통을 돌리는 모습도 보인다.
랑탕마을에서-만난-백마
▲ 랑탕 마을의 백마~
푸른초원-랑탕마을-풍경
▲ 랑탕은 푸른 초원 위에 말과 야크가 뛰어놀고 있는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돌로만든-집과-담벼락이-인상적인-랑탕마을
▲ 돌로 만든 집과 돌로 만든 담벼락이 랑탕 마을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옴마니반메훔-경전판
▲ 강진곰파에 가까워지자 옴마니반메훔을 새긴 경전판의 행렬이 시작됩니다.
네팔-랑탕트레킹-티베트불교-경전판행렬
▲ 끝없이 세워진 이 티베트 불교 경전판...
네팔-랑탕트레킹-티베트인의-불심
▲ 끝없이 세워진 이 경전판을 보며 티베트인들의 불심과 종교의 위대함을 느낍니다.
네팔-랑탕트레킹-강진곰파까지-이어진-경전판-풍경
▲ 경전판은 강진곰파까지 이어집니다.
랑탕트레킹-포터아저씨
▲ 무거운 우리 짐을 지고도 가장 먼저 목적지에 도착하는 포터 아저씨... 휴식 중 찰칵!



빗 속을 헤치며 강진곰파 도착

오후 3시가 넘어서자 하늘이 잔뜩 흐리더니 구름이 휘익 돌아 주변을 감싸 안는다. 점퍼를 꺼내 입고 계속 오르는데, 하늘에서 비까지 쏟아진다.

우비를 다시 꺼내 입는다. 산을 오를수록 비는 눈으로, 눈은 비로 수없이 바뀐다. 강진곰파까지 오르는 마지막 오르막이 꽤나 힘에 부친다.

오후 4시 25분, 드디어 강진곰파 마을 입구에 다다를 수 있었다.

머리 바로 위에 짙게 깔린 구름 때문에 히말의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하루 만에 1400m를 올라 도착했다는 사실 자체가 내겐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한 기분이다.

다행히 심한 고산증세도 느끼지 않았다. 마을 입구 언덕에 서서 생각보다 꽤 많은 로지가 있는 강진곰파 마을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지나가는 티베트 아주머니들이 자기네 로지에서 묵고 가라고 계속해서 물어보지만 그냥 웃고 만다.

로지에 짐을 풀고, 난롯가에서 몸을 녹인다. 샤워 실에 뜨거운 물이 잘 나온다는 말에 충동적으로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

해발 3,800미터에서 온수 샤워라니……. 이거 여간 호강하는 게 아니다. 온수는 태양열판으로 얻을 수 있었는데, 그 무거운 태양열판을 어떻게 여기까지 옮겨왔는지 또한 궁금하다.

 

네팔-랑탕트레킹-강진곰파-근처
▲ 갑자기 구름이 휘감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랑탕트레킹-셋째날-강진곰파-가는길
▲ 서둘러 강진곰파까지 길을 재촉합니다.
랑탕트레킹-셋째날-강진곰파에-도착
▲ 드디어 해발 3870m의 강진곰파에 도착했습니다.



강진곰파에서 첫날밤, 빼곡히 박힌 수많은 별

해질녘 주변이 조금씩 맑아지기 시작한다. 눈 덮인 히말들이 조금씩 그 장엄한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이내 어둠이 찾아온다.

이것저것 음식들을 시켜 저녁을 먹는다. 역시 고추장에 비빈 밥이 젤로 맛있다.

잠시 밖에 나가보았다. 밤공기가 차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새까만 하늘에 빼곡히 박힌 수많은 별들, 너무나 별이 많아 북두칠성 찾기도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별자리를 꽤 많이 아는 한 친구는 다른 곳에서는 여간해서 보기 힘든 별들까지 모두 보인다며 신이 난 모양이다.

파카를 껴입고, 침낭 속에서 숙소에서 준 이불까지 덮고 잔다. 고도가 높긴 높은 모양인지 숨이 가쁘고 입이 자꾸 마른다. 하지만, 고산증세가 생각보다 심하진 않다.

오늘 하루, 산을 오를수록 눈에 띄게 바뀌는 주변 풍광에 매료되어 이 높은 곳까지 어떻게 올라왔는지 모를 정도로 꿈같은 하루였다.

좁은 침대에 꼼짝 않고 누워있는 지금.
깊은 산속 마을의 고요함, 적막함, 그리고 완벽한 어두움.
지금 이 순간이 그저 너무 좋다.

네팔-랑탕트레킹-빨래하던-아이
▲ 트레일가에서 빨래하고 있던 한 아이... 조막만한 손으로 오물조물 빨래를 잘도 한다.
랑탕에서-만났던-아이
▲ 랑탕에서 만난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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