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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히말라야 트레킹/랑탕 트레킹

네팔 랑탕 트레킹 (강진곰파) - DAY 5 - 강진리, 캉진곰파 → 고라타벨라

by Reminiscence19 2019. 8. 14.

네팔 히말라야 랑탕 트레킹 다섯째 날, 강진리 (Kyangjin Ri) 사이드 트레킹, 캉진곰파 (Kyangjin Gompa) → 고라타벨라 (Ghora Tabela)

  • 랑탕 트레킹 다섯째 날 일정, 루트
  • 해발 4,500m 강진리 사이드 트레킹
  • 여유로운 강진곰파의 아침, 그리고 하산 시작
  • 랑탕마을에서 점심식사
  • 고라 타벨라 도착
  • 비 내리는 랑탕 트레킹 다섯째 날 밤

썸네일-랑탕트레킹-5일차-강진리

 

랑탕 트레킹 다섯째 날 일정

오늘은 강진곰파에서 강진리 (Kyangjin Ri, 4,500m)를 다녀오는 사이드 트레킹 후 랑탕마을을 거쳐 고라타벨라까지 하산하는 일정이다. 하산 길에는 아래 마을들을 지나게 된다.

Kyanjin Gompa(3870m) → Kyangjin Ri(4565m) → Kyanjin Gompa → Langtang(3430m) → Ghora Tabela(2970m)


해발 4,500m 강진리 사이드 트레킹

오늘은 강진곰파 바로 뒤쪽에 있는 언덕인 강진리에 오르는 날이다. 강진 곰파 바로 뒤쪽 언덕이라 쉽게 부르지만 이래 봬도 해발 고도 4,500미터가 넘는 곳이다.

강진리에 오르기 위해 새벽 5시경에 일어났다. 헌데 어제와 마찬가지로 주변이 온통 구름으로 덮여있고 비도 제법 내린다. 이 좋지 않은 날씨에 프랑스 팀은 체르고리로 떠난다고 한다.

이마에 랜턴을 하나씩 달고 출발하는 그들을 보고 한마디 말을 내뱉는다.

“이건 완전 미친 짓이다.”
그리곤 방문을 닫고 침대에 다시 누워 못 잔 잠을 다시 청해 본다.


똑! 똑! 똑!

“이봐요! 날씨가 좋아졌어요. 밖에 나와서 구경 좀 하시죠!”

포터 아저씨가 방문을 두들긴다. 밖에 나가보니 어제와 마찬가지로 다시 날씨가 확 개였다. 정말 단 몇 분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종잡을 수 없는 게 지금 날씨인 듯하다.


누나 한 명은 잠이 안 왔는지 강진리의 중간지점까지 이미 올라가셨다. 포터 아저씨가 올라가자고 하여 잠에서 깨자마자 옷 갈아입을 새도 없이 정신없이 강진리에 오를 채비를 한다. 그러고 보면 눈이 참 간사하다. 이랬다 저랬다를 이렇게 밥 먹듯 하니…… 쩝...

들리는 말에 오늘 새벽 빗속에 출발했던 프랑스 팀은 출발한 지 30분 만에 돌아왔고, 얼마 전 6시 반에 다시 출발했다고 한다. 그 사람들도 오늘 구름 속에서 꽤나 고생할 것 같다.

어제 우리가 죽을 고생하며 올랐던 체르고리는 확 트인 채 여전히 흰 모자를 쓰고 건너편에 우뚝 솟아 있다. 포터 아저씨가 어제 우리가 올랐던 위치를 가리켜 준다. 정말 정상 코앞까지 갔었다. 아쉬움...

 

이른아침-랑탕리룽
▲ 이른 아침, 활짝 개인 랑탕리룽을 바라보며 강진리를 오릅니다.
랑탕트레킹-랑탕리룽랑탕트레킹-랑탕빙하랑탕트레킹-강진곰파마을
▲ 왼쪽부터 (랑탕리룽, 랑탕빙하, Naya Kangri와 아래의 컁진곰파마을)
랑탕트레킹-강진리-오르는중
▲ 오늘 아침 오를 강진리, 구름은 점점 몰려오고, 아직 갈 길은 멀고, 가파른 길은 계속됩니다


아침 6시 40분에 물병 하나와 스틱을 들고 강진리를 오른다. 아침에 몸도 채 풀리지 않은 채 오른 산행이라 몸이 약간 무겁다. 하지만, 조금 오르니 다시 제 페이스를 찾을 수 있었다.

약간 늦게 출발한 감이 없지 않아 쉼 없이 오르막을 오른다. 구불구불한 길을 가로질러 오르기도 한다. 심장이 터질 듯 숨이 가쁘지만 벌써 계곡 아래에선 흰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올라 이쪽으로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젠장...

중턱 이상쯤 올랐을 때, 결국 구름이 우릴 앞질러버렸다. 너무 급하게 올랐는지 약간 고산 증세도 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고산병 예방용 이뇨제도 먹지 않고 왔다.

우리 뒤에 한국인 학생 두 명도 따라왔는데, 둘이 어찌나 산을 잘 타는지 거의 날아다닌다. 배낭여행으로 네팔에 와서 다른 지역 트레킹도 방금 하고 왔고, 짐도 손수 다 지고 오르는 20대 초반의 그들을 거의 존경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구름이 주변을 한바탕 감싼 순간, 여기서 그냥 내려갈까 고민도 했지만, 조금 있으니 또 구름이 확 걷힌다. 결국, 끝까지 계속 오르기로 한다.

생각보다 길이 꽤 가팔랐다. 꽤 힘들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세 발자국을 걷고 조금 쉬고, 다시 두 걸음을 옮긴다.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야속한 태양은 눈부시게 떠올라 안 그래도 더운 몸을 더욱 달군다. 그러고 보니 햇빛을 가릴 모자도 안 가져왔다. 이런...

1시간 반의 숨 가쁜 등산 후에 도착한 강진리에서 난 그만 할 말을 잊고 말았다.

눈앞으로 펼쳐진 랑탕 리룽의 거대한 모습과 뻗으면 손에 닿을 듯한 거리에 있던 빙하들까지, 이 맛에 등산을 하는구나. 몸으로 가슴으로 느낀다.

강진리 정상에 펄럭이는 티베트 깃발 룽다와 건너편에 끊임없이 이어진 새하얀 히말이 너무나 환상적으로 어울린다. 룽다에 담은 티베트인들의 소망은 세찬 바람을 타고 건너편 티베트 땅까지 이어질 것이다.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고 사진도 찍으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더니 어느샌가 또 구름이 한바탕 몰려오기 시작한다.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꺼내면 다시 구름이 몰려오고, 다시 가방에 집어넣으려면 구름이 걷히길 여러 번 반복한다. 그러더니 이젠 제법 두꺼운 구름들이 몰려온다.

그렇게 그렇게 시간은 흘러간다. 그리곤, 아쉬움을 남기며 하산을 시작한다. 내려오는 길에 길을 잘못 들어 돌고 돌아 내려왔다. 화장실이 급한데 길까지 헤매다니 완전 망했다. ㅡ..ㅡ;;

 

강진리-정상에서본-나야캉그리
▲ 컁진리 정상에서 바라본 Naya Kangri (5846m)
랑탕트레킹-랑탕리룽-빙하
▲ 랑탕리룽(7246m) 아래로 랑탕빙하게 흘러내립니다.
랑탕트레킹-5일차-강진리정상
▲ 강진 리 정상에 룽다가 휘날립니다.
랑탕트레킹-강진리에서-풍경
▲ 내가 이걸보러 이렇게 올라왔구나... 숨막힐 듯 아름다운 대자연
랑탕히말-강진리랑탕히말-파노라마
▲ 랑탕 히말의 모습을 온 몸으로 느끼는 순간입니다.
랑탕리룽-빙하
▲ 랑탕리룽과 랑탕빙하



여유로운 강진곰파의 아침, 그리고 하산 시작

오랜만에 아침에 여유를 부린다. 식사도 천천히 하고, 컁진곰파 마을에서 단체 사진도 찍는다.

설표(Snow Leopard)를 연구하는 친구들은 오늘 아침에 체르고리에 다녀와서 그동안 찍힌 필름들을 보고 있다. 그리곤 우리 보고 씽끗 웃는다. 내가 제대로 찍혔나? ^^;;


오전 11시 15분에 강진곰파에서 출발하여 하산을 시작한다.

내려가는 길은 가뿐하다. 어제, 오늘 힘든 가파른 구간만 다녀서 그런지 길이 너무 평탄해 보인다.

이런저런 이야길 나누며 랑탕 마을까지 내려간다. 중간중간에 보인 동물 우리처럼 생긴 건물 속에 사람이 살고 있음에 흠칫 놀란다.

이들의 힘들고 거친 삶만큼이나 잔뜩 흐린 하늘을 바라본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태세다. 그 비는 이 허술한 집 안으로 고스란히 스며들 것이다.

 

랑탕트레킹-강진곰파로-돌아옴
▲ 강진곰파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랑탕-강진곰파마을-풍경
▲ 강진곰파 마을의 한가로운 풍경
랑탕트레킹-강진곰파-로지
▲ 우리가 묵었던 로지... 있을 때는 몰랐는데, 사진을 찍고나니 꽤 근사합니다.

 

랑탕마을에서 점심식사

오후 1시에 랑탕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올라올 때 점심을 먹었던 로지에 들어가 이번에도 점심을 시켜 먹는다. 나무로 된 2층에 위치한 다이닝 룸(Dining Room)이 매우 운치 있다.

라면으로 허기를 달래는데, 밖에 비가 쏟아진다. 지나가는 비로 생각했었는데, 밥을 다 먹을 때까지 그치질 않고 계속된다. 비옷을 꺼내 입고 다시 하산을 시작한다.

랑탕트레킹-5일차-하산길
▲ 하산하는 길... 구름이 몰려옵니다.
랑탕트레킹-랑탕마을-지나는중
▲ 랑탕 마을을 지납니다.
티베트인-아주머니
▲ 길가다 만난 티베탄 아주머니, 산속 마을 사람들의 삶은 낯선 이방인의 눈에 무척 고되 보입니다.
랑탕하산길
▲ 서둘러 랑탕 계곡을 내려갑니다.
랑탕마을-풍경
▲ 랑탕 마을
랑탕트레킹-비내리는-하산길
▲ 구름이 몰려오더니 이내 비가 쏟아집니다.



고라 타벨라 도착

2시에 랑탕 마을을 출발하여 3시 반에 고라 타벨라(Ghora Tabela)에 도착하기까지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내려왔다. 가파른 경사도, 완만한 내리막길도, 흐르는 냇물도, 흔들거리는 현수교도 쉼 없는 하산을 멈추게 하질 못했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서둘러 일찍 내려왔는지는 모르지만, 왠지 정신없이 내려오는 길만 보다가 비 내리는 랑탕 계곡을 즐기지 못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로지 난롯가에서 몸을 녹이고 젖은 옷들을 말린다. 따닥따닥 나무 타는 소리와 나무 타는 냄새가 무척 좋다. 우리보다 훨씬 일찍 출발한 일본인 아주머니는 결국 우리보다 훨씬 늦게 도착한다.

그러고 보니 이번 트레킹에서 그 아줌마 엄청나게 본다. 라마호텔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4일째 보는 셈이다. 헌데 왠지 그 아줌마의 경박한 웃음소리에 정이 안 간다. 헐~

마지막 남은 신라면과 고추장 등을 섞어 푸짐하진 않지만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모를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한다. 아~~ 이 포만감에 이어 찾아오는 행복함…… 역시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인가.


비 내리는 랑탕 트레킹 다섯째날 밤

저녁부터 계속 비가 내린다. 벌써 우기가 시작된 모양인데 올해는 생각보다 너무 빨리 시작된다. 사람들 말로 지난 쓰나미가 지구의 기후를 완전히 바꿔놓았고 한다. 네팔도 그 영향을 받는 듯.

비 내리는 날을 그다지 싫어하지는 않지만, 트레킹 중 구름으로 인해 히말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큰 것은 사실이다.

삐걱거리는 침대에 눕는다. 벌써 트레킹 5일째, 내일이면 처음 걷기 시작했던 샤브루베시까지 내려간다. 시간은 정말 빨리 지나간다.

어제까진 몰랐는데, 오늘 보니 얼굴이 장난이 아니다. 시커멓다 못해 이제 슬슬 껍질까지 벗겨지려고 한다. 아무래도 체르고리에 오를 때 햇빛 차단을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인 듯, 게다가 눈에서 반사되는 빛까지 그대로 받았으니 내 피부가 못 견뎠을 것이다.

화끈거리는 얼굴을 물수건으로 조심스레 닦아내며 피곤했던 오늘 하루를 마감한다.

창문 밖으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와 시원한 계곡물 소리가 참으로 듣기 좋다.

랑탕트레킹-강진리-파노라마
▲ 강진리에서 바라본 Naya Kangri 쪽 히말 파노라마
강진리에서본-랑탕리룽-파노라마
▲ 강진리에서 바라본 랑탕리룽 파노라마


【 다음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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