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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독일 배낭여행 (2005)

독일 배낭여행 마무리 - 에필로그, 다시 돌아오는 길에 서서...

by Reminiscence19 2019. 11. 10.

독일 배낭여행 마무리 - 에필로그 (Epilogue), 다시 돌아오는 길에 서서... - 15일간의 독일, 프라하 배낭여행 - DAY 17

  • 독일 여행 마지막 날, 쌍둥이칼 사고 아쉬운 작별의 시간
  • 다시 돌아오는 길에 서서...
  • Epilogue, 15일간의 독일여행을 마치고...

썸네일-독일여행-에필로그

 

독일 여행 마지막 날, 쌍둥이칼 사고 아쉬운 작별의 시간

이번 독일 여행을 하면서도 고마운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중간중간에 길을 알려주고 정보를 알려준 독일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언제나 편한 안식처 같은 한국인 배낭 여행자들 또한 많이 만났다.

만났던 사람들 모두가 이번 독일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줬던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된다. 지금 묵고 있는 프랑크푸르트 쉼터 민박집 여행자들 또한 그러한 사람들이고 말이다.


숙소에서 맛있는 아침을 먹고 짐을 꾸린다. 3박 4일이라는 이번 독일 여행에서 제법 긴 시간 동안 묵었던 숙소라 그런지 짐을 싸는데 기분이 묘하다.

오페라 형님과 쌍둥이 식칼 세트를 구입하고자 하는 친구 두 명과 함께 프랑크푸르트 시내로 나선다.

오전 10시가 넘었지만 일요일 이 시간 독일은 무척이나 한산하고 심난하기까지 하다. 주말에 활기를 띄는 우리와는 사뭇 다른 모습...

프랑크푸르트-도심
▲ 프랑크푸르트의 마지막 모습

MJ 백화점 앞에서 120유로를 준비하고 기다려 드디어 쌍둥이 식칼세트를 구입할 수 있었다. 원래 일요일에는 문을 열지 않는데 우리 때문에 어제 형님이 전화를 해 이렇게 칼만 살짝 빼 와서 파는 것이다.

세상에 안 되는 게 없다. 이곳 독일마저도. 거기에 면세 혜택까지 받아 싸게 잘 산 것 같아 무척 뿌듯~~ 하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으로 가 형님과 친구들과 간단히 차를 한 잔 한 뒤에 헤어진다.

지난 이틀 동안 오페라 세계에 대해 이런저런 말씀을 해 주신 형님과 그동안의 여행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친구들과 그렇게 또 아쉬운 작별을 나눈다.


다시 돌아오는 길에 서서...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했다. 딱 보름 만에 다시 돌아왔다.

텅 비어버린 주머니와 메모리 가득 담긴 사진들, 꼬질꼬질하게 때 묻은 옷... 그리고 지난 보름이라는 시간 동안 보고 느끼고 만나고 누렸던 모든 것들이 지금 이 순간 나와 함께하고 있는 것들이다.

항공권 리컨펌을 하지 못해 약간 걱정했었는데, 그래도 좌석이 취소되지 않아 다행이다.

쌍둥이 칼 세트를 보며 세심하게 포장해 주는 체크 인 카운터 아주머니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상표와 별 개수를 세 보시더니 이렇게 좋은 물건은 내용물이 뭔지 잘 안 보이게 포장해서 부쳐야 한다며 꼼꼼하게 챙겨주신다. ^^;; 당케 쉔~~

카타르 항공 비행기가 뜨고 다시 네팔로 향하는 순간... 유럽 땅을 다시 밟을 그날을 다시 기약하며 이번 여행을 마무리한다.

하지만 여행이란 게 뭐, 따로 있겠는가...

우리의 삶, 인생이 바로 여행인 것을...


- 끝 -

지금까지 부족한 독일, 프라하 여행기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pilogue, 15일간의 독일여행을 마치고...

여행을 준비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물어보는 것이 있다.

왜 많은 나라 중 굳이 독일만 여행하느냐? 이왕 유럽게 간 김에 여러 나라를 다 둘러보지 그러냐?

배낭여행을 그래도 주변 사람들보다는 많이 다닌 나로서 무언가 그럴듯한 대답을 들려줘야 하는데,  솔직히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저 지금 개도국에서 생활하고 있으니 선진국을 가고 싶다는 생각밖에...

하긴, 무슨 특별하고 거창한 이유가 있어야 여행을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여행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보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내 여행의 의미와 가치는 물론, 때로 여행의 이유까지 결정해 주기 때문에...



15일간 정신없이 흘러간 시간 속에 나는 이렇게 있었다.

살인적인 물가에 매번 길거리에서 핫도그와 물보다 싼 맥주로 끼니를 때울 때도


환전을 못해 저녁나절을 물 한잔 마시지 못하고 굶으며 돌아다닐 때도


하루 종일 발바닥에 물집이 잡혀라 끊임없이 걷고 또 걸으면서도 나는 행복했다.



뮌헨의 거리를 걸으며 그리고 프라우엔 교회에 앉아 기도를 하며 이유 모를 벅찬 감격에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낭만’이라는 단어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프라하의 밤거리를 여유롭게 걸어보기도 하고

동화 같은 로만틱 가도와 그림 같은 알펜 가도를 달릴 수도 있었다.




베를린 장벽을 손으로 만져보며 분단의 아픔을,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주 경기장에 새겨져 있던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


그 옆에 새겨진 JAPAN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나라 잃은 민족의 아픔도 느낄 수 있었다.



세계 3대 축제 중에 하나인 옥토버페스트에서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어울리며 환상적인 밤도 보낼 수 있었고,


화려하지 않지만 평안한 분위기의 라인강 유람선을 타며 고즈넉한 고성들도 여유로이 바라보았다.



길을 잃어 헤맬 때마다 했던 어설픈 독일어에 너무나 친절하게 길을 알려준 수많은 독일인들...


횡단보도에 채 도착하기도 전에 차를 세워주며 먼저 지나가라고 손짓하던 매너 좋은 사람들...


얼굴에 웃음과 여유와 친절이 몸에 베인 그들을 보며 한없이 부러워하기도 했다.


그리고 오늘의 선진국 독일이 그저 산업의 발전이나 경제부흥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지금...


몸은 지치지만 여행에서 보고, 듣고, 배운 많은 경험으로 마음만은 힘차다.


그동안 부끄러웠던 나 자신도 돌아보고, 앞으로 다짐도 해 본다.


그리고 질퍽한 사람들과 아름다운 히말라야를 가진 네팔을 더욱 사랑하기로 한다.




이번 여행을 통해 배우게 하신 그분의 놀라운 계획하심을 알기에


새롭게 웃으며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


이래서 난 여행이 좋다.

이곳에 올리는 독일 여행기는 코이카 (KOICA) 봉사단원으로 활동하던 2005년 9월, 국외 휴가 기간을 이용한 독일 및 체코 프라하 배낭여행 기록입니다.

지금과는 많이 다른 15년 전 독일의 모습과 20대 시절 독일을 여행하며 보고 느낀 감정을 가끔씩 기억하고자 부끄럽지만 수정 없이 이 공간에 옮겨봅니다.

- Reminiscence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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