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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요르단 이집트 배낭여행 (2003)

이집트 배낭여행 - 다합 쓰리풀즈(Three Pools) 스노클링 - DAY#11

by Reminiscence19 2021. 7. 1.

예루살렘, 요르단, 이집트 배낭여행기 - DAY#11 - 다합 쓰리풀즈(Three Pools) 포인트에서 스노클링

  • 다합에서 만난 다양한 인연들
  • 다합 쓰리풀즈(Three Pools)에서 스노클링
  • 다합에서의 한가로운 저녁시간
  • 젊은 날의 단상

썸네일-이집트배낭여행-다합-쓰리풀즈-스노클링


8월 17일 (일)

다합에서 만난 다양한 인연들

혼자 배낭여행을 다니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각기 다른 문화 속에 살며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 어린아이서부터 나이 많은 어르신까지 길 위에서는 만남의 연속이다.

여행 중 현지서 마주치는 사람들과의 만남도 뜻깊지만, 함께 여행하는 배낭여행자들과 만남과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 또한 여행의 재미를 배가 시켜준다.

이집트 다합에서도 좋은 인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어제 숙소에서 잠시 지나치긴 했지만, 단체 패키지 팀인 줄로 알고 먼저 다가가 인사할까 말까 망설였던 중년의 한국인 여행 팀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부산서 오신 배낭여행자 팀이었다.

특히, 그 팀의 대장이자 인솔을 맡고 계신 A 아주머니는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다는 말 밖에 나오질 않았다. 무려 10명이 넘는 일행을 이끌고 이곳 지중해로 여행 오신 아주머니의 팀에는 60세가 넘으신 분부터 중학생 꼬마까지 있었다.

그 많은 사람들을 인솔하고 다니면서 크고 작은 트러블이 왜 없었겠는가... 아니 내가 언뜻 봐도 많이 힘들어 보였지만, 팀의 리더로서 모든 걸 포용하고 이끌고 가시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그 얘기는 차차 하도록 하고, 오늘은 이분들과 함께 쓰리풀즈(Three Pools)이라는 곳으로 스노클링을 떠나기로 했다.


다합 쓰리풀즈(Three Pools)에서 스노클링

Three Pools 포인트, 어제 블루홀은 수심이 너무 깊어 위험하다 하여 선택한 곳이다.

바닷속에 작은 웅덩이 3개가 이어져 있어 붙여진 이름인 쓰리 풀즈 포인트는 각 웅덩이 주위에 그 자태를 뽐내고 있는 온갖 종류의 산호초와 열대어들이 볼거리다.

쓰리풀즈로 가기 위해 숙소에서 출발하는 지프에 스노클링 장비를 챙겨 출발하였다.

숙소에서 십여 분 갔을 때였나? 중간에 여권 번호를 검사하는 곳이 나온다.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곤 번호가 긴가민가하여 대충 둘러 대려 했더니, 정확한 여권번호를 알지 못하면 들어갈 수 없단다. 결국, 머뭇거리던 우리 일행을 보더니 그만 지프를 돌려보낸다. 헐...

과거 이스라엘과의 전쟁 때문에 이집트 시나이 반도의 경계가 삼엄한 줄을 알았다만, 이 정도로 까다로울 줄은 몰랐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정확한 여권번호를 적어가는 수밖에...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쓰리풀즈 포인트는 해변 모래사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이집트-다합-three-pools
▲ 다합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쓰리풀즈 포인트
이집트-다합-쓰리풀즈-포인트전경
▲ 포인트 앞의 허름한 레스토랑에 짐을 풀고 스노클링을 즐기면 됩니다.

모래사장에 위치한 허름한 카페에 짐을 풀곤, 스노클링 장비를 챙겨 다시금 호흡법을 상기시키며 연습에 들어갔다.

하지만, 호흡법이 아직 적응이 안됐는지 코와 입에 계속 바닷물이 들어간다. 특히, 코에 물이 한번 들어가 버리면 순간 멘붕이 온다. 게다가 바닷물은 어찌나 짠지 뱃속까지 짠 기운이  느껴진다.

개인적으론 워낙 시력이 좋질 않아 안경 없이 바닷속에 들어가니 그 아름답다던 산호초도 그저 희미하게 보일 뿐이다. 아... 이를 어쩐다.

하지만, 순간 잔머리로 나만의 비법을 찾아내고야 말았다. 한국에서부터 준비해 간 도수 물안경을 쓴 다음 대롱만 입에 물고 들어가는 것이다. 한 손으로 코를 꽉 막고 입으로만 숨을 쉬면 딱이다!

도수 물안경이라 아름다운 산호도 너무나 선명히 잘 보이고, 그나마 수영은 좀 하는 편이라 한 손으로도 충분히 물속에서 가고자 하는 곳을 쉽게 다닐 수 있다. ㅋㅋㅋ 잔머리로 살아온 25년... 여기서도 빛을 발한다.

신나게 스노클링 하며 바닷속을 들여다보다가 지치면 카페에 가 콜라 한잔 마시고, 그러다 낮잠 한숨 늘어지게 자다가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고... 내가 생각해도 너무나 태평한 시간을 보낸다.

이집트-다합-쓰리풀-자세히-보면-바닷속에-웅덩이가보임
▲ 자세히 보면 정말 바닷속에 웅덩이가 있습니다.
이집트-다합-쓰리풀즈에서-다이빙준비하는-사람들
▲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난 태어나서 바닷속이 그렇게 아름다운 곳인지 전혀 생각지 못했다. 혼자 보기 아까워 주위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고, 사진으로 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형형색색의 산호와 그 위에서 유유히 떠다니고 있던 난생처음 보는 이름 모를 열대어들이 바로 눈앞에서 왔다 갔다 하다가도 손을 뻗으면 수루룩 빠져나가는 게 여간 신기하고 재밌는 게 아니다.

함께 간 아주머니들도 이렇게 재밌고 신나는 게 있는 줄 몰랐다며 소녀처럼 즐거워하신다. ㅋㅋㅋ 그렇게 그렇게 너무나 즐거웠던 쓰리풀즈에서 스노클링을 마친 후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다합에서의 한가로운 저녁시간

그 이후의 시간은 늘 그렇듯, 숙소 한쪽 귀퉁이에 죽치고 앉아 여행자들하고 잡담하고 놀다가 지루해지면 다합 한 바퀴를 휙~ 돌아보고, 그것도 지겨우면 인터넷 좀 하다가 다시 돌아와 숙소에서 일하는 아이들과 장난도 치며 그냥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대부분이 그렇게 살고 있는 시계가 필요치 않는 다합에서의 일상이다.

오늘 저녁은 A아주머니 팀에 있는 한 중학생 친구와 함께 지난 이틀간 저녁을 해결했던 부다 레스토랑으로 갔다.

이름은 까먹었지만, 매일 내 주문을 받아주던 한 친구가 나를 기억하는지 반갑게 맞아준다. 음식을 시키곤 낮게 깔린 의자에 누워 여행 떠날 때 가져간 한국 가요 CD 한 장을 그에게 건네줬다.

“이거 한국 가요인데, 이 시디 좀 틀어줄 수 있죠?”

음식점 안에 사람도 없어 부탁했더니 음악이 이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첫 곡은 바로 세븐의 “와줘” 여행 떠나기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음악이다.

오랜만에 그것도 이집트 레스토랑에서 한국 음악을 들으니 그 느낌 또한 색다르다. 그간 틀 곳이 마땅치 않아 시디만 계속 가지고 다녔는데 이제와 들어보게 되다니 내심 흐뭇함까지 묻어난다. 이집트 다합의 한 허름한 레스토랑에서 연이어 흘러나온 한국 음악에 지나가던 사람들도 한 번씩 멈춰 들어보고 간다.

음식을 가져다주던 종업원 친구는 한국 음악이 왠지 슬픈 것 같다며 한마디 한다. 내 마음이 슬픈 건지 당시 유행하던 한국 음악이 발라드 위주였는지는 몰라도 공교롭게 내가 만들어 가져 간 CD의 대부분이 그런 음악이었다.

식사를 거의 마칠 즈음, 종업원 친구가 무슨 스케치북을 가져와 내게 보여준다. 그 책 안에는 그가 그린 여러 장의 스케치들이 있었고, 유난히 몇몇 여인을 그린 그림에 내 시선이 머물렀다.

“이 여자는 누군가요?”

얘길 들어보니 과거에 그가 사랑했던 애인인 모양이다. 정말 오랜 시간 사랑했지만, 자신은 돈 없는 가난뱅이라 그 사랑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다.

카이로 근처에 사는 그녀 또한 자신을 아직까지 사랑하고 있을 거란 이야기, 그 이후 또 다른 사랑하는 여자는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 이미 20대 후반이지만, 자신이 결혼을 하기 위해 얼마나 더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 등. 사실인지 여부는 차치하고 평탄하지만은 않아 보이는 삶의 이야기들을 들으며 한숨과 아쉬운 마음을 전한다.


젊은 날의 단상

레스토랑에 한참을 있었지만 아직까지 손님이 우리밖에 없어 그의 이야기는 더욱 진지해져 갔다. 그러면 그럴수록 우리의 감정 또한 그 안에 몰입된다.

비록, 그의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확인할 길은 없어도 난 그의 말하는 눈빛을 보고 진실임을 알 수 있었다. 자세히 보니 그의 한쪽 눈 검은 눈동자 위에 약간 이상이 있는 것 같다. 그것 또한 그의 삶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는 장애가 되었으리라.

이렇게 같은 자리에 앉아서 서로의 이야기를 동일하게 주고받고 있지만, 나는 지금 몇 푼 안 되는 돈으로 거한 저녁 식사를 하고 있고, 그는 이집트 다합의 한 허름한 식당의 종업원이다.

내가 그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공감한 척하는 것 역시 한편으론 가식적인 모습으로 비치겠거니 생각하니 나 안의 또 다른 내가 비아냥거리는 눈빛으로 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 얼굴이 화끈거린다.

어쨌든 그 친구도 잘 되어야 할 텐데... 결국, 힘내란 한마디만 해주곤 레스토랑을 나왔다.

바다에서 해양레저를 즐기고 있는 순간에도 바로 옆의 사람들은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부단히 애를 쓰고 있었다.

20대 젊은이의 눈으로 본 그들의 모습은 발버둥 칠수록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빠지는 듯 보였다. 그리고 당시, 나 자신은 이미 가진 게 많은 축복받은 자라는 감사함 같은 지극히 이기적인 단상을 떠올렸었던 것 같다.

다합에 들어온 지도 벌써 3일째가 지나고 있다. 시간 한 번 정말 빠르게 지나간다. 하지만, 밤에도 가실 줄 모르는 뜨거운 열기는 계속 나를 쉬지 못하게 만든다.

오늘 밤 시내산으로 가기 위해 A아주머니 팀이 대절해 놓은 봉고에 무임승차하기로 하였다. 그리곤 자정 즈음 졸린 눈을 비비며 모세의 십계명이 살아 숨 쉬는 시내산으로 출발한다.

아주 오래전 대학생이던 학창 시절, 그리스, 터키, 동유럽을 거쳐 이스라엘, 요르단, 이집트를 배낭여행했던 기록 중 일부를 이 공간에 정리하여 올립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 느낌과 지금과는 전혀 다른 2003년 8월의 기록이라 여행 정보를 찾는 분들께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치열하게 방랑했던 젊은 날의 기억을 기록하고자 예전 일기장과 저화질 사진들을 다시 들춰 봅니다.

- Reminiscence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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