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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독일 배낭여행 (2005)

화창한 가을에 다시 찾은 프라하, 숙소 구하고 구시가 걷기 - 체코 배낭여행

by Reminiscence19 2019. 10. 24.

 4년 만에 다시 찾은 체코 프라하 구시가 - 15일간의 독일, 프라하 배낭여행 - DAY 11 (첫 번째 이야기)

  • 뮌헨에서 출발한 프라하행 야간열차
  • 체코 프라하 중앙역 도착, 숙소 구하기
  • 화창한 가을., 프라하 구시가를 걸으며...
  • 프라하 구시가, 화약탑, 구시청사, 천문시계, 얀 후스 군상, 틴 성모 교회

썸네일-프라하-구시가여행

 

뮌헨에서 출발한 프라하행 야간열차

여기는 독일 뮌헨에서 체코 프라하로 떠나는 야간열차 쿠셋 칸 안이다. 흔들거리는 열차 제일 위층 Upper Bed에 누워 독일과 체코의 국경을 넘고 있다.

한참 잘 자고 있던 새벽 3시 반, 누가 문을 힘차게 두드린다.
아~~ 여권 검사인 모양이다.

일반 좌석이 아닌 쿠셋 칸을 타면 차장이 티켓이랑 여권까지 미리 걷어 국경에 도착하면 알아서 검사해 주는 줄 알았는데 아닌 모양이다.

어제 출발할 때, 차장이 여권 낼 필요가 없다기에 국경서 체크가 없구나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각자 일어나서 체크를 해야 했던 모양이다.

어찌 됐건, 달콤하게 잘 자고 있던 새벽을 망친다. 에잇!

비몽사몽간에 여권을 보여주곤 다시 침대로 돌아와 곯아떨어진다. 열차는 쉼 없이 달리고 또 달린다.

그새 아침이 밝았다. 차창 밖이 온통 안개로 덮여 있다.

쫄쫄 흐르는 화장실 세면대에서 간단히 세수를 하고, 창문을 열어본다. 싱그러운 아침 공기를 얼굴 가득 맞으며 또 한껏 들이켜 본다. 정말 기분 좋은 아침이다.


체코 프라하 중앙역 도착, 숙소 구하기

열차는 아침 8시 15분에 프라하 중앙역에 도착한다.

4년 전 1월에 왔을 때, 매서운 추위에 (정말 추웠다.) 고생하다가 야경도 못 보고 돌아섰던 프라하를 다시 밟는다.

당시 아쉬움에 돌아서며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하는 아득함만 느껴졌었는데, 4년이란 시간 후에 이렇게 다시 찾아올 줄이야!

하지만,
이런 감격의 시간을 막 누리려는 순간, 숙소 전쟁판에 본의 아니게 끼어들게 되었다.

동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현지 민박이다. 주요 도시에서 출발한 열차가 역에 도착하는 순간, 어디선가 나타나는 수많은 아주머니들을 만날 수 있는데 나 역시 그런 아주머니들에 둘러싸여버렸다.

솔직히 오늘 어디에 묵을지 결정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그 아주머니 중 한 분과 함께 길을 나선다.

프라하에는 한인 민박이 괜찮다고 소문이 났지만, 대부분 시외에 위치해 있어 그냥 시내에 위치한 이 민박에 묵기로 한다. (참고로, 에어비앤비나 각종 숙박 예약 사이트/앱이 즐비한 지금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세상인 2005년 당시의 이야기입니다. 참고 바랍니다. ^^;;;)

프라하 중앙 역을 나와 트램을 탄다. 예전, 이른 아침에 추위에 떨며 이 거리를 걸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트램을 타고 약간 걸어 민박집으로 향한다.

가는 중간중간 아주머니께서 환전은 어디서 하고 슈퍼는 어디에 있고 등 이것저것 정보도 참 많이 알려주신다.
같은 유럽이고,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나라지만, 독일과는 또 많이 다른 거리 분위기와 트램 안 분위기를 느낀다. 이게 동유럽이 가지고 있는 색채가 아닐까?

민박집은 시내 빌딩의 어둠침침하고 굳게 닫힌 아파트 내에 위치해 있었다. 튼튼한 대문을 열고 다시 덜컹거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도심 내의 주거지답게 주변은 그다지 쾌적하진 않았지만 민박집 안은 참 깔끔하고 좋다.

거실에 있는 컴퓨터로 사진을 외장하드에 카피도 하고, 샤워도 한다. 어제 가방 속에 쑤셔 넣었던 햄버거도 꺼내 야금야금... 다행인 건, 맥도널드 햄버거는 식어도 맛있다는 사실이다.

민박집 아주머니가 외장하드에 사진을 카피하는 걸 무척 신기하게 쳐다보신다. 그분께 외장하드를 더듬더듬 이해시키는데 한참 걸렸다.

숙박비는 체코에서 약간 비싼 감이 없지 않지만 하룻밤 20유로다. 그래도 널찍한 독방에 TV, 옷장, 테이블이 놓여있고, 창문을 열면 프라하의 지붕들이 보이는 꽤 좋은 곳이다.

결정적으로 시내 한 중앙에 있어 프라하의 모든 관광지를 그냥 걸어 다니면 된다.
참! 아주머니가 옆방에 묵고 있는 스코틀랜드에서 온 친구한테는 하루에 1000 코룬을 받는다며 입단속해 달라고 신신당부하신다. 그러게 왜 돈을 다르게 받으십니까... ㅋㅋㅋ

방 한쪽에 놓여있는 정보지를 훑어본다. ‘돈 지오바니’ 인형극에 관한 팸플릿을 하나 들고 숙소를 나선다. 이제 슬슬 시작해 볼까?

오늘 프라하의 날씨... 구름 한 점 없는 쨍쨍한 가을 날씨다. 야호! 최고다! ^^;;


 

화창한 가을, 프라하 구시가를 걸으며...

아까 아주머니가 알려준 지하 환전소에서 환전을 한다. 환율이 제일 좋다고 하는데 정말이겠지? (실제로 다니면서 여기보다 좋은 환율을 본 적이 없었다.)

23달러를 환전한다. 모자란 감이 없지 않지만 숙박비를 이미 지불했으니 먹고 다니는데 큰 지장은 없을 듯하다. (물론 이건 나만의 생각이었다.)

눈앞에 상당히 고풍스러운 건물이 보인다. 슬슬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프라하에 오니 날씨도 끝내주게 좋고, 정말 따뜻하고 다닐 맛 난다. 다행인 것은 지도를 보지 않고도 예전에 다니던 길에 방향감각을 찾을 수 있다는 것! 나 자신도 놀랍다.

전에 지도 보느라 보지 못하던 길거리의 수많은 풍경들을 보며, 무언가 많이 낡고 험한 느낌이면서도 그게 그리 싫지 않은 거리 분위기도 느껴진다.

아까 본 고풍스러운 건물은 화약 탑이었다. 그 앞에서 역시 관광객으로 보이는 한 외국인에게 열심히 길을 묻고 계신 두 누님을 만날 수 있었다. 잠깐 인사를 나눴는데, 오호! 그러고 보니 어제 야간 이동 때 잠깐 뵈었던 분들이다. 반갑게 인사하고 어차피 가는 방향도 비슷해서 오늘 함께 다니기로 한다. (나의 이번 여행에 처음이자 마지막 동행자다.)

화약 탑을 지나 구시가 광장에 들어선다. 프라하의 얼굴이자 프라하에서 유명한 모든 것들이 죄다 모여 있는 구시가 광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 하지만, 역시 광장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정말 다양한 양식의 건물들은 이곳이 다른 광장과는 다른 이곳만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프라하-구시가광장-얀후스군상
▲ 날씨 좋은 날, 프라하 구시가 광장, 얀 후스 군상

옆에서 함께 구경하시던 누님은 구수한~ 전라도 억양으로
“이거 아~트다!!”를 연발하신다. ㅋㅋㅋ

사람들이 가장 붐비는 구시청사를 구경한다. 하지만! 그 유명한 천문시계가 공사 중이라 모조리 천으로 덮여있다. 정말 타이밍 잘 맞춰온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천문시계 앞이지만, 이곳의 가이드들은 수많은 사람을 모아놓고 각가지 언어로 부지런히 설명을 해 주고 있다.


인포메이션에서 오늘 저녁에 상영하는 돈 지오바니 티켓을 구입하려다가 이곳이 비싸다는 데스크 직원 말에 돌아선다. 같은 공연이라도 그 가격이 천차만별인 모양이다.

구시가 광장을 배회한다. 누님들이 참 재밌으신 분들이라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틴 성당 주변, 작은 부스 앞에 한국말로 이렇게 적혀 있다.

‘돈 지오바니 티켓은 이곳이 가장 저렴합니다.’

반가워라~ ^^;

공연 티켓을 350 코룬(인포메이션 데스크에서 말한 가격의 거의 절반 가격이다.)에 구입했는데, 이게 정말 가장 싼 가격인지는 음... 잘 모르겠다. (※ 참고: 2005년 기준)

돈을 내고 나니 허걱! 다시 주머니가 텅 비었다. 돈부터 환전해야겠다. 틴 성당 내부를 보려 했지만, 공연 준비 때문에 내일이나 되어야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프라하 구시가는 정말 밖에서만 열심히 구경했다. 유니크한 매력의 틴 성당은 밖에서만 보고 있어도 무척 아름다웠다.


체코의 위인 얀 후스의 군상을 본다. 따스한 햇살 아래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대부분 관광객이겠지?)의 모습이 보기 좋다.

프라하-구시가거리
▲ 구시가 거리의 모습, 다양한 양식의 건물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누님들이 근처에 카프카의 생가가 있다기에 찾아 나서 본다. 지도를 보여주셔서 찾는데, 분명 내가 도착한 그 장소에 있어야 할 생가가 보이질 않는다. 어디 갔지? 어디 갔지?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봐도 주소는 이곳이 맞는데, 생가에 대해선 잘 모른다.

1시간을 그렇게 헤맸다. 다리 아파 죽겠다. 잠시 쉬고 있는데, 한 누님이 가이드북을 유심히 보고 웃으며 하는 말씀~


“히히 ^^, 야! 카프카의 생가 월요일 휴관이라 적혀있다.”

완전 좌절이다. 그냥 한바탕 크게 웃고 미련 없이 다음 곳으로 향한다.


유대인 지구에 들어선다.
이런저런 이름의 시나고그라 불리는 교회들이 보인다. 묘지도 볼 수 있었는데, 입장료가 왜 이렇게 비싼지 도저히 들어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냥 약간은 우중충한 분위기의 유대인 거리를 보는 것에 만족하며 블타바 강변으로 접어든다.
푸른 하늘 아래 내리쬐는 햇빛, 그 안에 펼쳐지는 프라하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다.


 

프라하구시가-타이틀

□ 프라하 구시가 광장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등 시대를 뛰어넘는 아름다운 건물로 둘러싸인 광장. 커다란 광장 주변에는 교회와 구시청사 등 역사적인 건물이 많다. 관광 마차 타는 곳도 있어 광장의 중세적인 배경과 잘 어우러진다. 12세기 초에는 블타바 강 우안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더 곳이지만, 민중 봉기와 처형 등 여러 역사적 사건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 화약탑
첼레트나 거리의 막다른 곳에 위치한 탑. 11세기에 구시가의 출입문으로 지어질 당시에는 소박한 형태였으나, 1475년에 야갤로 왕조의 블리디슬라프 2세를 기려 65m의 고딕 문 건설이 시작되었다.
이는 가까이 있던 당시의 궁전과 세련되게 어울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궁전이 프라하 성으로 옮겨지고 나서 탑문은 그 의의를 잃고 미완성인 채로 방치되어 버렸다. 1575년, 프라하는 러시아군에게 포위되고 탑은 전투용 화약고로 사용되었다. '화약탑'이라 불리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1886년에 지금의 모습으로 개축되었다.


□ 구시청사
장치 시계를 중심으로 구시가 광장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모이는 장소. 시청사의 북쪽 부분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소실되었으나 시계탑 서쪽에는 5동의 아름다운 건물들이 있다.
14세기에 귀족의 저택을 사들여 약 70m의 종루를 동쪽에 증축했다.

 

프라하-화약탑프라하-구시청사
▲ 화약탑과 천문시계가 위치한 구시청사


□ 구시청사의 장치 시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천문시계
1410년에 만들어졌고, 1490년에 보수되었다. 아래의 둥근 판은 구시가의 문장(紋章) 주위를 별자리로 둘러쌌으며, 그 둘레는 12달을 보헤미아의 농민 생활로 표현한 그림이 에워싸고 있다.

천동설에 기초해 만들어진 위의 천문 시계는 연원일, 시간, 일출, 일몰, 월출, 월몰을 표시한다. 장치 시계 부분에서 해골은 죽음의 신, 악기를 가진 남자는 번뇌, 거울의 청년은 허영, 금자루를 쥔 남자는 욕심을 각각 상징하고 있다. 원형에 거의 가까운 형태로 600여 년의 세월을 한결같이 지켜오고 있다.

 

프라하-천문시계
▲ 위쪽의 시계는 공사중, 아래쪽 시계만 공사하는 틈 사이로 간신히 볼 수 있었다.


□ 얀 후스의 군상
구시가 광장에서 눈에 띄는 것이 중앙에 있는 얀 후스의 커다란 군상이다. 프라하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후스(1370경~1415)는 가톨릭 교회의 부패를 통렬하게 비판하다가 로마 교황에게 파문당하고 독일의 콘스탄츠에서 화형 당했다. 하지만 후에 순교자로 추앙받는다.

후스는 신교도뿐 아니라 체코인이 자랑하는 위대한 인물이다. 군상은 1915년, 후스 사망 500주기를 기념하여 세운 것이다. 후스를 에워싸고 있는 군상은 후스파의 전사와 빌라호라의 전투 후에 국외로 추방된 신교도들이다.

민중의 한가운데 의연한 자세로 서 있는 후스의 상에는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강인하고 꿋꿋한 정신이 나타나 있다. 군상이 있는 계단은 젊은이들이 걸터앉아 쉬는 좋은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다.

 

얀후스군상-프라하
▲ 구시가 광장 중앙에 위치한 얀 후스 군상


□ 틴 성모 교회
성 비투스 대성당과 함께 프라하에서 손꼽히는 중요한 교회. 1365년에 현재의 고딕 양식으로 개축된 이 교회는 후스파의 거점이기도 했다.

광장 뒤쪽에 작은 탑들을 거느린 80m의 쌍탑이 우뚝 솟아 있으며, 2기의 첨탑 사이에는 황금 성배를 녹여서 만든 마리아 상이 있다. 정식 명칭은 '틴(세관) 앞의 성모 마리아 교회'. 바로 앞의 건물은 틴 학교를 현재의 레스토랑으로 개조한 것이다. 낮에도 멋지지만 특히 조명을 밝힌 밤의 교회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

 

프라하-틴성모교회
▲ 틴 성모 교회... 참으로 유닉하면서도 아름답다.
틴성모교회아름다운-틴성모교회
▲ 틴 성모 교회

 

이곳에 올리는 독일 여행기는 코이카 (KOICA) 봉사단원으로 활동하던 2005년 9월, 국외 휴가 기간을 이용한 독일 및 체코 프라하 배낭여행 기록입니다.

지금과는 많이 다른 15년 전 독일의 모습과 20대 시절 독일을 여행하며 보고 느낀 감정을 가끔씩 기억하고자 부끄럽지만 수정 없이 이 공간에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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