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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독일 배낭여행 (2005)

베를린 장벽, 빌헬름 기념교회, 전승기념탑, 프랑크푸르트행 ICE Sprinter

by Reminiscence19 2019. 11. 5.

베를린 장벽, 빌헬름 기념교회, 전승기념탑, 티어 가르텐, 프랑크푸르트행 ICE Sprinter - 15일간의 독일, 프라하 배낭여행 - DAY 14 (세 번째 이야기)

  • 베를린 중심, 빌헬름 기념교회, 전승기념탑
  • 한가로운 풍경, 티어 가르텐
  • 베를린 여행의 마지막은 베를린 장벽
  • ICE Sprinter, 250 km/h From Berlin to Frankfurt
  • 프랑크푸르트 도착, 한인민박 숙박

썸네일-베를린여행

 

베를린 중심, 빌헬름 기념교회, 전승기념탑

한국어 독일 가이드북에 보면 베를린 여행의 시작이라 말하는 곳이 있다. 바로 ‘베를린 초역’.  올림픽 경기장 구경을 마친 후 드디어 그 말로만 듣던 초역에 도착한다. 베를린의 중심 역답게 번화함이 느껴진다.

역 주변으로 세계적인 패스트푸드점이 눈에 띄고 건너편으로 첨탑이 부서진 빌헬름 교회도 보인다.

이처럼 혼잡하고 교통량이 많은 곳이지만 이상하리만큼 자동차 경적소리는 들을 수 없다. 자동차 경적소리를 울려 주는 것이 예의(?)로 여겨지는 네팔에서 온 나로서는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는 신기한 동네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도로를 건너 카이저 빌헬름 기념 교회 근처로 가 본다.

이 교회는 황제 빌헬름 1세를 기념하여 1895년에 건립되었지만, 전쟁으로 파괴되어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복원의 기회도 많았지만, 전쟁의 비참함을 전하기 위해 부서진 채 그대로 보존되고 있었다.

교회 안에 들어가 예전 우뚝 솟아 있던 첨탑의 모습을 사진으로나마 둘러볼 수 있었다. 전쟁은 참으로 많은 것을 앗아간다. 그 아픔의 흔적을 잊지 않으려는 독일인 또한 매우 인상적이다.

빌헬름교회-가는길베를린-빌헬름교회
▲ 부서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빌헬름 교회
빌헬름교회-내부빌헬름교회-옛모습
▲ 빌헬름 교회 내부와 파괴되기 전의 예전 모습

교회를 지나 동물원 앞을 지나 전승 기념탑이 있는 곳으로 계속 걸어간다. 도심 광장에서 힙합 댄스 공연을 하는 친구들로 거리에는 활기가 넘쳐난다.

중간에 얼핏 스친 공사 현장에서는 대한민국 대사관 신축 건물로 추정되는 안내판도 볼 수 있었다.

베를린-비보이
▲ 베를린 도심 광장에서 비보이 하는 친구들
베를린-시내
▲ 중국풍의 입구, 안에는 뭐가 있을까?
베를린-한국관련-공사중
▲ 대한민국 관련 무언가 건설중인 현장

정말 한참을 걸어 전승 기념탑에 도착했다. 황금색으로 빛나는 높이 67미터의 기념탑. 프로이센이 독일을 통일하게 된 전쟁의 승리를 기념하여 1873년에 건립한 것이라고 한다.

깨끗하게 정돈된 주변 공원과 6월 17일 거리와 한데 어우러져 오늘의 독일을 상징하듯 우뚝 솟아있다.

베를린-전승기념탑빛나는-동상-베를린
▲ 전승기념탑

 

한가로운 풍경, 티어 가르텐

벨뷔 궁전을 지나고 티어 가르텐을 둘러보며 계속 걷고 또 걸었다. 베를린을 걷다 보니 이 도시에 다리가 참으로 많은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실제로, 다리 수만 따지면 이탈리아 베니스보다도 많다고 하니 도시 곳곳에 수많은 개천이 흐르고 있는 모양이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웬만한 건 다 복개공사를 했을 텐데 말이다.

티어 가르텐 공원에서는 약간 쌀쌀한 날씨임에도 두 눈이 휘둥그레질 만한 풍경들이 펼쳐진다.

베를린-티어가르텐
▲ 한가로운 베를른 시내 티어 가르텐
한가로운-티어가르텐
▲ 여유로운 풍경의 티어 가르텐

가슴을 훤히 드러내 놓고 잔디밭에 누워 책을 보고 있는 수많은 남녀들로 음...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 머뭇거리다가 서둘러 선글라스로 바꿔 쓴다. ㅋㅋㅋ

이곳저곳 베를린 중심을 걷다 보니 시간이 꽤 지난다. 몸도 약간 피곤... 다시 동역으로 가 숙소에서 짐을 찾아 나온다.


베를린 여행의 마지막은 베를린 장벽

잠깐 시간을 내, 숙소 주변에 남아 있는 베를린 장벽도 잠시 둘러볼 수 있었다.

내 키의 두 배 정도밖에 되지 않는 베를린 장벽. 생각보다 높지 않은 장벽이었지만, 예전에는 이 벽을 사이에 두고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을 것을 상상하니 실제 높이는 그리 중요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든다.

베를린장벽
▲ 아직 남아 있던 베를린 장벽
베를린장벽-벽화
▲ 수많은 벽화로 빼곡히 채워져 있습니다.

현재 남아있는 장벽에는 전 세계에서 온 화가들이 장벽화를 멋지게 그려놓았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탓에 여기저기 지워진 흔적도 있고, 낙서도 꽤 많이 보인다. 반갑게도 한국인 화가 그림도 만날 수 있었다.

아무튼 마지막으로 분단의 역사, 베를린 장벽을 보고 이런저런 생각들을 가지며, 짧았던 베를린 여행을 마무리 짓는다.

베를린장벽
▲ 베를린 장벽을 마지막으로 베를린 여행을 마무리 합니다.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아 더욱 친숙하고 가깝게 느껴졌던 도시, 베를린.
앞으로 다가올 통일 한국의 미래 모습을 이곳 베를린에서 살짝 느끼고 간다.


ICE Sprinter, 250 km/h From Berlin to Frankfurt

이제는 이번 여행의 마지막 도시가 될 프랑크푸르트로 갈 차례이다. 베를린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는 한 시간에도 몇 대의 열차가 다닐 정도로 편수가 많다.

하지만 독일에 왔으니 독일이 자랑하는 초고속 열차인 ICE를 제대로 한 번 타봐야 하지 않겠는가. 열차 시간표를 찾고 찾아보니 베를린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 중간에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리는 Sprinter라는 열차가 있다.

베를린역
▲ 베를린에서 ICE Sprinter에 올라탑니다.
ICE-Sprinter
▲ ICE에 탑승합니다.

3시간 반에 주파하는 열차라 예약비도 10유로나 하지만 거금을 주고 자리 하나를 확보한다.

하지만, 출발 시간이 다 되어 금연석엔 자리가 없어 표를 받고 나니 흡연석이다. 이런 젠장...

※ 베를린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


오후 5시 55분에 베를린 동역을 출발한 ICE는 베를린 초역 등에 몇 번 더 정차하더니 점차 그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차장에게 표를 보여주고 난 도저히 저 굴뚝같은 흡연석엔 못 앉겠다고 하니 출발한 후에 빈자리에 앉으라 한다. 다행이다.

기차 연결 부분에서 소시지와 맥주 한 캔으로 간단히 요기를 때운다. 차장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들이 제법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열차가 베를린을 벗어나고 제법 좋은 자리 하나를 맡을 수 있었다. 야호! ^^;;

역시 고급인 Sprinter 열차라 그런지 좌석도 끝내주고 좌석 앞에 모니터도 하나씩 있고, 중간중간에 양복이나 코트를 걸어 놓을 수 있는 옷장도 마련되어 있다.

예전에 잠깐 타 본 ICE와는 그 품격이 다르다. 승객들의 면면을 봐도 정장을 입은 비즈니스맨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무척 바쁜 듯 노트북 컴퓨터를 들여다보며 계속 무언가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ICE-Sprinter-좌석앞
▲ 당시 좌석마다 마련된 스크린

처음 이 열차를 탈 때 속도감을 기대했던 나... 하지만, 속도계에 찍힌 속도는 음... 250km/h 이상을 보여주지 못해 약간 실망한다.

선로가 전용선로가 아니라 그런가? 아무튼 속도감을 맛보기에는 예전 프랑스의 TGV 만한 것이 없는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당시에 한국의 KTX도 아직 제대로 못 타봤었다.


프랑크푸르트 도착, 한인민박 숙박

어느덧 하루해는 넘어가고 창밖으로는 어둠이 찾아왔다.

잠시 잠을 청하고 일기를 정리하다 보니 와... 벌써 프랑크푸르트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중간에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린 열차는 3시간 반 만에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 도착한다. 역시 좋은 게 좋다.

거대한(?)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 내려 민박집에 전화를 걸기 위해 전화 부스로 향한다. 카드를 꺼내고 카드를 넣으려는 순간 한 아주머니가 날 부른다.

“학생~ 혹시 민박집 찾아요?”

“네... 그런데요?”
“내가 하는 곳이 여기서 아주 가깝고 새로 생겨서 좋은 데 갈래요?”

연변 말투의 아주머니가 어찌나 살갑게 맞아주시는지 카드를 도로 뽑아 따라나섰다. 가격도 25유로면 괜찮은 것 같다.

민박집 이름은 쉼터 민박. 전차를 타고 세 정거장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건물 위로 올라가니 민박집이 나온다. 민박집에는 미리 와서 숙박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 면면을 보니 신기하게도 모두 남자다.

연예인처럼 생긴 아주 예쁜 친구도 있고, 대구에서 온 고향 친구들도 있고, 사업차 오신 형님도 계시고, 회사에서 휴가를 내 잠시 여행 오신 분도 있다. 물론 네팔에서 온 나 또한 그들에겐 신기하게 보였을 것이다.

연변에서 이주해 오신 조선족 아주머니가 너무나 따스하게 대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오래간만에 한국인의 정을 느낀다.

짐을 풀고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오랜만에 인터넷도 한다.

한 친구는 이번에 여자 친구한테 얘기도 안 하고 여행 와서 지금 관계가 무척 심각한 상태라 한다. 싸이월드 1촌도 끊었다는데, 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무튼 이렇게 오늘 하루도 마감한다. 네팔에 있었으면 200킬로를 가는 데에도 7시간, 8시간이 걸리는데, 이곳 독일에서는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하루 24시간,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시간이지만 이렇듯 나라에 따라 어느 곳은 10시간 어느 곳은 30시간에 해당하는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면 그럴수록 격차는 더욱더 벌어지겠지?

시속 250km로 달리는 ICE와 최고속도 60km밖에 내지 못하는 네팔의 로컬 버스가 오늘의 독일과 네팔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아쉽고 안타까운 밤이다.

이곳에 올리는 독일 여행기는 코이카 (KOICA) 봉사단원으로 활동하던 2005년 9월, 국외 휴가 기간을 이용한 독일 및 체코 프라하 배낭여행 기록입니다.

지금과는 많이 다른 15년 전 독일의 모습과 20대 시절 독일을 여행하며 보고 느낀 감정을 가끔씩 기억하고자 부끄럽지만 수정 없이 이 공간에 옮겨봅니다.

- Reminiscence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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