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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독일 배낭여행 (2005)

독일 배낭여행 - 알펜가도, 독일 최고봉 추크슈피체 등산 철도

by Reminiscence19 2019. 10. 14.

알펜 가도, 독일 최고봉 추크슈피체 (Zugspitze) 등산 철도 - 15일간의 독일, 프라하 배낭여행 - DAY 07 (첫 번째 이야기)

  • 부산한 유스호스텔의 아침
  • 추크슈피체 등산 열차 타러 가는 길
  • 독일 최고봉, 추크슈피체 등산 산악열차
  • 추크슈피체 정상으로 가는 케이블 카

썸네일-추크슈피체-등산철도

 

부산한 유스호스텔의 아침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 7시 기상이다. 조식 시간에 맞춰 식당으로 내려가니 어제 만났던 어린 친구들이 잔뜩 모여 있다. 그리곤 상대적으로 나이가 무지 많아 보이는 날 신기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동양인이라 그런가? ㅋ

숙박객의 나이대를 보니 이 지역 호스텔은 정말 Youth만을 위한 호스텔인가 보다. 실제 독일 바이에른 주에서는 만 27세 이상의 개인 손님은 받지 않는다고 한다.


식당 문이 열리고 녀석들이 우르르 들어간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어찌나 혼잡을 떠는지... 빵을 서너 개씩 챙기고 물통에 음료수도 담고 하기에 저래도 되는가 싶었더니 녀석들은 Lunch Box도 따로 주문했다고 한다. 덕분에 나도 점심 싸가라고 놓아둔 소시지도 먹을 수 있었다. Lunch Box도 원하면 싸갈 수 있다. 돈은 데스크에서... ^^

짐을 챙겨 체크아웃을 한다. 하루 정도 더 머물러 가고 싶을 정도로 좋은 호스텔이다.


호스텔 문을 나서니 아침 햇살에 하늘이 반짝인다.
건너편에 어젠 보이지 않던 Alpzpitze가 보인다. 마치 네팔의 마차푸차레 마냥 뾰족하게 생긴 봉우리 모습이 왠지 친숙하다.

Alpzpitze
▲ 뽀족한 봉우리가 인상적이었던 Alpzpitze

 

 

추크슈피체 등산 열차 타러 가는 길

길에서 한 할머니한테 버스 정류장이 어딘지 물어본다. 할머닌 무서운 사람 만난 것 마냥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도망가신다.

순간, 서툰 독일어로 띄엄띄엄 물어봤더니 이쪽을 휙 돌아보신다. (엔 슐디겐 지 비테: 실례합니다.) 그리곤 너무나 따뜻한 표정으로 알려주신다. 아! 현지어가 이래서 좋구나! 현지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낀다.

유스호스텔이 위치한 곳이 시골인지 한참 동안 버스가 안 온다. 버스는커녕 차 자체가 잘 다니지 않는다. 결국, 30분이나 정류장에서 죽치고 앉아 있었다.

느지막이 나온 꼬맹이 녀석들과 함께 버스에 타는데 억울해 죽겠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침 버스 시간이라도 체크해 놓는 건데 말이다. 아침부터 괜히 서둘렀다. 쩝...


그래도 가르미슈의 아침 공기는 무척 상쾌하다. 하~~ 흠...

알펜가도-목가적풍경
▲ 버스타고 가르미슈 역으로 가는 길 차창 밖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독일의-흔한-시골풍경
▲ 독일의 흔한 시골 풍경

기차역 코인라커에 배낭을 두고 독일 최고봉 추크슈피체 등산 철도역으로 향한다. 출발시간이 다 되어 빠른 걸음으로. 건너편으로 추크슈피체로 추정되는(?) 산이 아주 잘 보인다. 어제 만난 미국인 친구는 구름 때문에 잘 못 봤다고 했는데 다행이다.


독일 최고봉, 추크슈피체 등산 산악열차

독일 최고봉 추크슈피체의 고도는 2,950m...

당시 네팔에 살고 있는 나에겐 고산 증세조차 느낄 수 없는 우스운 높이지만 최고(最高)라는 사실에 의미를 부여하고 올라간다.

걸어 올라갈 수도 있지만, 편하게 산 정상까지 순식간에 올라갈 수도 있다. 등산 열차를 타고,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가는 왕복권이 44유로다. (2022년 현재 왕복 기준, 51유로/인)

티켓 센터에서 독일 패스랑 어제 받은 비지터 카드를 보여주니 40유로로 깎아준다. 뭐가 얼마나 깎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비지터 카드엔 2.5유로 할인이라 적혀 있다.)

※ 추크슈피체 위치 (뮌헨의 남서쪽 국경에 위치해 있다.)


앙증맞은 산악열차에 올라탄다. 그리곤 바로 출발~ 칙칙폭폭 그림 같은 풍경이 차창 밖으로 펼쳐진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정말 다행이다.

중간에 열차를 한 번 갈아탄다. 이곳부터 선로 중간에 톱니 모양의 라인이 있는 걸 보니 이제야 진정한(?) 등산열차가 시작되는 모양이다.

여기서부터 관광객이 참 많이 붐빈다. 입에 버터를 바른 듯, 할리우드 영화에서 들리는 영어를 사용하는 북미권 사람들이 꽤 많다. 대부분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다.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은 걸어 올라가는 모양이다.

추크슈피체-등산철도역
▲ 추크슈피체 등산철도 역 (Zugspitze Bahnhof), 작은 기차를 타고 출발~~
등산열차티켓-추크슈피체
▲ 추크슈피체 등산열차 티켓
등산철로-톱니모양
▲ 톱니가 열차를 2600m의 Zugspitzplatt 역까지 끌어 당깁니다.

열차는 사람들을 가득 태우고 다시 출발한다. 금세 산이 바로 코앞까지 가까워진다. 네팔에서 트레킹 하려면 벌써 하루 이틀은 족히 걸어야 할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온 셈이다.

터널이 시작된다. 돌산에 아예 구멍을 뚫어 산 정상 역까지 이어진다. 중간중간 터널 벽에 베를린 위버 2,000m (베를린 위 2,000미터), 브레멘 위버 2,100m, 라이프치히 위버 2,000m 등의 간판들이 흥미롭다.

15분 정도 터널이 이어지더니 산 정상에 위치한 역에 도착한다.

추크슈피체-역
▲ 2600m에 위치한 Zugspitzplatt 역
추크슈피체-산정역사
▲ Zugspitzplatt 역사... 정말 추웠습니다.

엄청 춥다. 밖으로 나가니 더 춥다. 바람도 장난이 아니다. 가지고 있는 옷을 모두 꺼내 입고, 단추도 모두 채워보지만 그래도 와... 정말 춥다.

빙하라는 것이 보인다. 무슨 얼음덩어리같이 보이는 것들이 조금 얼어있다. 함께 간 사람들이 우와~ 하기에, 나도 무의식 중에 우와~하며 봤다가 약간 실망한다. 히말라야의 그 거대하고 어마어마한 빙하에 비교할 것도 안 된다. 그 품격이 다르다. 하하 ^^;;

산정 역에 잠시 머물며 혼자서 사진을 열심히 찍는다. 


추크슈피체 정상으로 가는 케이블 카

추크슈피체 정상으로 오르는 케이블카를 타러 간다. 이 케이블카는 빙하 위를 떠서 지나간다. 빙하 위를 지난다는 사실보다 이런 황량한 곳에 철도와 케이블카를 놓았다는 인간의 능력에 찬사가 절로 나온다.

추크슈피체-정상으로가는-로프웨이
▲ Zugspitzplatt 역에서 츄크슈피체 정상까지 로프웨이를 이용합니다.
빙하위를-지나는중
▲ 로프웨이는 빙하 위를 지나 갑니다.

그렇게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단돈 40유로에 독일 최고봉 추크슈피체 정상에 올랐다.

먼저 확 트인 전망이 압권이다. 바람은 거세게 불어대고 진짜! 진짜! 진짜! 추웠다. 입고 있는 옷이 워낙 부실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암튼 손이 시려 사진도 못 찍겠다.

하지만, 주변에 더 이상 높은 곳이 없는 곳에서의 느낌은 뭐랄까? 세상을 아래에 두고 있는 기분이라 할 수 있었다. 네팔에서 가만히 있어도 숨쉬기조차 힘든 5,500미터에서조차 느끼지 못했던 느낌을 가져본다.

발아래로 거대한 돌산이 이어지고, 새파란 Eibsee라는 호수가 그 아래에 보인다. 그 뒤로 넓디넓은 초원이 펼쳐지고 크고 작은 마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 땅에선 푸르고 푸른 비옥함이 느껴진다.

추크슈피체-정상-파노라마
▲ 추크슈피체 정상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엽서를 몇 장 구입한다. 한국으로 보낼 수 있을까 싶어 샀는데, 이곳에선 유럽 내로만 부칠 수 있다고 한다. 그래도 엽서 뒤에 추크슈피체 정상에서 샀다는 스탬프가 찍혀있다.

구름이 한바탕 몰아치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가 또 어느샌가 바람처럼 물러가면 현재 위치를 실감하게 된다. 건너편에 아찔한 돌길을 건너면 십자가상이 있는 곳까지 갈 수 있지만, 도저히 추워서 안 되겠다. 얼른 내려가자!!!


추크슈피체 정상 전망대 건물 안에는 추크슈피체와 등산열차, 케이블카에 관련된 역사 자료들도 잘 전시되어 있었다.

내려가는 길은 Eibsee 호수를 바라보며 케이블 리프트를 탄다. 왕~~ 멋있다. 호수도 가까이서 바라보니 색깔도 신비스럽고 아름답다. 다시 열차로 바꿔 타고 처음 출발했던 역으로 돌아온다.

내려가는-로프웨이
▲ 내려가는 로프웨이 기다리는 중

짧은 시간이었지만, 독일 추크슈피체를 오르며 참으로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었다. 그 생각들 중심에는 물론 네팔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곳보다 몇십 배는 더 아름답고 웅장한 자연을 가지고 있는 나라 네팔... 등산열차나 케이블카는커녕 트레킹을 위한 도로조차 제대로 구비되지 않은 네팔의 현재 상황을 보며 커다란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교차한다.


추크슈피체
추크슈피체-빙하
▲ Zugspitzplatt 역사에서 만난 빙하
추크슈피체-산정역사와-정상
▲ 황량한 산 정상에 위치한 등산철도 역, 왼쪽 위 정상까지는 리프트를 한 번 더 타야한다.
추크슈피체-정상전망대
▲ 2950m 추크슈피체 정상... 전망대가 안전하게 잘 만들어져 있다.
아이프호수
▲ 정상에서 바라본 아이프 호수
추크슈피체-정상의-십자가상
▲ 추크슈피체 정상에 있는 십자가상
추크슈피체-정상풍경추크슈피체-정상에서본-풍경
▲ 추크슈피체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구름이-힘겹게-넘어가는-추크슈피체
▲ 구름이 멋지게 산 등성이를 넘어 흐릅니다.

 

이곳에 올리는 독일 여행기는 코이카 (KOICA) 봉사단원으로 활동하던 2005년 9월, 국외 휴가 기간을 이용한 독일 및 체코 프라하 배낭여행 기록입니다.

지금과는 많이 다른 15년 전 독일의 모습과 20대 시절 독일을 여행하며 보고 느낀 감정을 가끔씩 기억하고자 부끄럽지만 수정 없이 이 공간에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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