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요르단, 이집트 배낭여행기 - DAY#19 - 이집트 수도 카이로 구시가 이슬라믹 카이로 (Islamic Cairo) 가볼 만한 곳
- 카이로 메라메스 호텔에서 만난 반가운 인연들
- 이슬라믹 카이로 (Islamic Cairo)
- 시타델의 유서 깊은 두 모스크
- 카이로 시타델 (Citadel)
- 카이로에서 가장 오래된 이븐 툴룬 모스크
8월 25일 (월) - 첫 번째 이야기
카이로 메라메스 호텔에서 만난 반가운 인연들
지난밤, 배낭여행자 6명 정도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메라메스 호텔(?)의 침대 한쪽에 누워 편안히 잘 수 있었다. 비록 창밖으로 밤새 자동차 지나다니는 소리가 무척이나 거슬렸지만 이 가격에 내 몸 하나 뉘이는데 그 정도 소음은 견딜 수 있다.
한편, 아침에 일어나 정말 반가운 형님을 만날 수 있었다. 지난 요르단 페트라에서 만났던 이스라엘서 키부츠 생활하고 오신 형님을 만났다. 그때 형과 함께 있던 다른 친구는 며칠 전 다시 이스라엘로 돌아갔다고 한다.
형은 어제저녁 자기 침대 옆에 자고 있던 날 발견했다는데, 너무 곤히 자서 못 깨웠다고 한다. ㅋㅋㅋ 어제 하루 종일 기차에서 그렇게 자고, 또 초저녁부터 그렇게 곯아떨어진 모양이다.
또한, 룩소르에서 함께 투어를 했던 친구들 또한 만날 수 있었는데, 메라메스는 가히 한국인 전용 숙소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숙소에 묵고 있는 젊은 대학생 배낭족들은 방학이 끝나는 시즌이라 대부분 카이로를 마지막 도시로 하고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숙소에서 제공하는 맛있는 아침 식사용 샌드위치(이 지역을 다니면 계속 먹게 되는 걸레빵 안에 맛있는 야채 등을 넣어줌)를 먹곤 오늘은 론니 플레닛 가이드북에 적힌 이슬라믹 카이로, 카이로 구시가를 둘러보기로 한다.
동행이 있으면 좋으련만, 대부분 사람들이 그곳은 이미 다녀왔다고 해 오늘은 나 혼자 다니기로 한다.
이슬라믹 카이로 (Islamic Cairo)
이슬라믹 카이로는 카이로 구시가지 중 중세 이슬람의 분위기가 짙게 남아 있는 곳으로 카이로 관광의 핵심이 되는 지역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집트 서민들의 찐~한 모습을 그대로 엿볼 수 있는 지역이라 새롭게 개발된 신시가지와 분위기가 확연히 구별되는 곳이다.
이슬라믹 카이로 지구는 카타이 성벽을 중심으로 한 시타델 지역과 아즈하르 모스크를 중심으로 카이로 최대의 시장인 칸 카릴리 바자르(시장)가 있는 아즈하르 지역으로 나뉘는데, 우선 시타델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가이드북 론니 플래닛의 지도를 보며 시타델을 찾아가는데 과연 론니 플레닛 지도는 정확했다.
먼지가 자욱하고, 시장 뒷골목 같은 정겨운 분위기의 이슬라믹 카이로의 골목, 골목을 요리조리 찾아 그리 어렵지 않게 카이로의 유명한 모스크들(술탄 핫산 모스크, 알 리파이 모스크 등)과 시타델이 위치한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시타델의 유서 깊은 두 모스크
시타델에 도착하여 우선 시타델 밖에 위치한 두 모스크를 둘러본다. 지금까지 내가 본 카이로의 전체적인 색깔을 대변하는 먼지 색으로 뒤덮인 유서 깊은 두 모스크는 솔직히 내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모스크 주변에 세워진 미나렛 또한 그저 그랬고 모스크 내부의 화려함 또한 건물 자체의 웅장함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한 듯 보인다. 아무래도 터키의 아름다운 세계적인 모스크들을 보고 나서 그런 모양인 것 같다.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임.
아무튼 이곳 또한 카이로 관광의 핵심이라 말할 수 있는 곳이었지만, 내게 왔던 감흥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오히려 한낮의 더위를 피해 모스크 이곳저곳에 자리를 깔고 낮잠을 자고 있는, 그리고 그 옆에선 옆 사람이 자든지 말든지 경건히 신께 경배를 드리고 있는 사람들의 찐~ 모습이 더욱 인상적이었다.
카이로 시타델 (Citadel)
발길을 돌려 바로 옆에 위치한 시타델로 향한다. 카이로의 시타델은 12세기의 영웅 살라딘이 십자군을 격파하기 위해 모카탐 언덕에 건설한 요새로서 맘루크 왕조에서부터 오스만 투르크 왕조에 이르기까지 이집트 정치의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했던 곳이다.
하지만 시타델로 들어가는 입구가 어디에 있는지, 성벽을 돌고 돌아도 입구는커녕 개구멍 하나 발견할 수 없다. 날은 점점 더워지고 오늘 먹은 것이라곤 숙소에서 받은 작은 샌드위치 한 조각인데, 헐... 길 가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성벽을 따라 계속 앞으로만 가라고 한다.
얼마나 돌았을까? 드디어 입구를 찾았다. 도착하자마자 눈앞에 보이는 가게에 가 꽝 꽝 얼은 얼음물 한 통을 들이켠다. 하지만 이집트에선 이 얼음물 한 병 사는데도 어찌나 실랑이를 해야 하는지, 정말 피곤하다.
시타델에 입장, 그래도 성곽 안으로 들어오니 나름대로 꽤나 잘 정돈된 느낌이다.
길을 따라 걸어가며 모스크들도 보고 (정말 이 동네 다니며 모스크는 원 없이 본다.), 옛 왕궁도 둘러보고, 군사 박물관도 둘러본다.
무엇보다 이곳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무함마드 알리 모스크와 카이로의 전경이었다.
무함마드 알리 모스크의 경우 겉에서 봤을 땐 그저 그런 카이로의 모스크로 보였지만, 내부는 터키의 블루 모스크, 슐레이 마니에 모스크에 버금갈 정도로 무척이나 화려했다.
관광객과 기도하는 사람들 속에 섞여 이리저리 사진도 찍고, 설명도 읽어 보며, 그리고 굶주린 배도 움켜쥐며 모스크의 화려함과 웅장함을 열심히 담아본다.
카이로의 전경은 음... 그냥 생각했던 것대로 뿌연 먼지에 뒤덮인 도시랄까? (여기서 공해라 부르기보다는 먼지로 부르는 게 더 어울릴 듯…….^^)
시타델에 오기 바로 전에 잠시 둘러봤던 두 모스크도 잘 보였다. 그러고 보니 이 두 모스크는 불행히도 시타델 입구 반대편에 위치해 있다.
맛있는 아이스크림 하나로 주린 배와 더위를 동시에 약간씩 달래 본다. 정말 오늘은 왜 아무것도 먹을 것을 챙기지 않았는지, 나 자신에게 원망스러울 따름이다. 아마 상점 주인들과 흥정하는 게 피곤해서 그런 듯 꼬르륵~ ^^;
카이로에서 가장 오래된 이븐 툴룬 모스크
시타델 구경을 마치곤 카이로에서 가장 오래된 모스크인 이븐 툴룬 모스크를 찾았다.
이곳은 더 이상 도보로 이동이 힘들 것 같아 택시를 이용했는데, 헐~ 이놈의 택시 기사들하고 싸움하는 것도 이젠 지친다.
카이로의 택시 타기 전엔 반드시 잔돈을 준비해야겠다. 난 기사가 잔돈 줄 때까지 택시 안에서 버티고 있다가 결국 받았지만 말이다.
이븐 툴룬 모스크는 카이로에서 현존하는 모스크 중 가장 오래된 사원으로 9세기 아바스 왕조의 총독이던 이븐 툴룬이 지었다.
하지만 내가 찾았을 때, 이븐 툴룬 모스크는 공사 중이었다. 덕분에(?) 공짜로 둘러볼 수 있었는데, 넓디넓은 공간에 나 혼자만 달랑 있다 보니 한낮인데도 약간 으스스한 기분이 없지 않았다. ㅋㅋㅋ
길게 줄지어 뻗어 있는 열주만큼은 무척이나 인상적인 모스크였다.
이렇게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구시가의 몇몇 명소들을 둘러보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한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몸은 지치지만 오늘도 강행군이다. ㅋㅋㅋ
아주 오래전 대학생이던 학창 시절, 그리스, 터키, 동유럽을 거쳐 이스라엘, 요르단, 이집트를 배낭여행했던 기록 중 일부를 이 공간에 정리하여 올립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 느낌과 지금과는 전혀 다른 2003년 8월의 기록이라 여행 정보를 찾는 분들께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치열하게 방랑했던 젊은 날의 기억을 기록하고자 예전 일기장과 저화질 사진들을 다시 들춰 봅니다.
- Reminiscence19 -
【 다음 이야기 】
이집트 배낭여행 - 올드카이로, 게지라섬 카이로의 다양한 모습 - DAY#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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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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