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요르단, 이집트 배낭여행기 - DAY#19 - 올드 카이로의 콥틱 성당, 지하철, 카이로 타워, 나일강변, 벨리댄스 구경
- 카이로의 골목골목 거닐어 보기
- 카이로 지하철에서
- 정돈된 분위기의 올드 카이로 지구
- 이집트의 여의도, 게지라 섬
- 해질녘 카이로의 나일강변
- 숙소에서 만난 사람들과 저녁시간
8월 25일 (월) - 두 번째 이야기
카이로의 골목골목 거닐어 보기
오전에 이슬라믹 카이로 지역의 여러 모스크들과 시타델을 둘러본 후 오후에는 카이로 시내를 그야말로 방! 황! 하기 시작했다. 그냥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목적지 없이 다녔는데, 이런 여행도 괜찮은 것 같다.
발길 닿는 곳에 위치한 시장통도 구경하고, 허름한 뒷골목의 맘씨 착한 아저씨한테 이집트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에 콜라도 사 먹고(0.25파운드), 주스도 사 먹고, 이리저리 발길 가는 데로 돌아다녔다.
얼마나 돌아다녔을까? 정말 다리가 빠개질 것 같은 즈음 카이로의 한 지하철 역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 올드 카이로 지구에 있는 여러 콥틱 성당들을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여행을 혼자 다니다 보면 항상 그렇지만, 이렇게 생각하면 몸은 이미 지하철 티켓을 끊고 있다. ㅋㅋㅋ
카이로 지하철에서
아무 생각 없이 지하철 플랫폼에 도착한 열차에 올랐다. 그런데, 문득 따가운 시건이 느껴진다. 주변을 돌아보니 열차 칸에 탄 사람들이 모두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게 아닌가.
흐흐 ^^; 뭐, 내가 멋있는 건 알겠다만, 그래도 그렇지 왜 이리 뚫어져라 보는 건지……. 외국인이라 그런가?
짧은 순간 그 시선들을 외면하며 서 있는데, 헐~ 그 시선들의 모두가 여성이라는 것을 아는 데는 몇 초 걸리지 않았다. 앗! 거의 반사적으로 밖으로 나가 바로 옆 칸에 올라타니 거기가 일반 칸이다. 방금 들어간 칸은 언젠가 얼핏 들었던 여성 전용 칸. 카이로 지하철의 제일 앞쪽은 여성전용칸이라는 것을 이제야 확실히 알았다.
암튼 그렇게 그렇게 재미난 에피소드와 함께 올드 카이로 지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정돈된 분위기의 올드 카이로 지구
이곳은 오늘 오전에 보았던 이슬라믹 지구와는 달리 약간은 정돈된 분위기였으며, 내가 도착했을 땐 한산함마저 감돌았다. 내가 조금 늦은 시간에 도착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Hanging Church를 제외하곤 나머지 교회를 모두 밖에서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은 약간 아쉬움으로 남는다.
참고로, 콥트교라 하면 로마시대에 이집트 자체 종교가 허용되지 않아 이집트 내부에서 독자적으로 발생한 크리스트교라 힐 수 있다.
이집트의 여의도, 게지라 섬
이렇게 돌아다녔는데도 아직 해는 한창이다. 숙소로 돌아가기엔 약간 아쉽기도 하고 하여 이번엔 다시 지하철을 타고 이집트의 여의도라 할 수 있는 ‘게지라 섬’으로 가기로 한다.
‘게지라 섬’은 그야말로 이곳이 카이로인가 싶을 정도로 도로도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었고, 오페라 하우스 등을 비롯한 각종 건물들 또한 무척이나 현대적이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카이로의 세 가지 모습을 보게 된다. 혼잡하고 정신없지만, 그래도 생동감이 있었던 이슬라믹 카이로, 약간 정숙한 분위기의 올드 카이로 그리고, 현대적인 이곳의 모습까지.
이러한 느낌들을 정리해 보며 잘 닦인 길을 따라 걷다가 섬 중앙에 우뚝 솟아 있는 카이로 타워 앞까지 걸어갔다. 태양도 이제 조금 있으면 지려했기에 이 타워에 오르면 멋진 카이로의 모습을 볼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입장료에 컥!!! 100파운드는 가난한 배낭족에겐 너무나 큰돈이었다.
솔직히 그 돈을 주고서라도 올라가고 싶었지만, 얼마 남지 않은 돈으로 이집트 박물관도 봐야 하고, 기자의 피라미드도 가야 하는 나로선 아쉬움을 남기며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해 질 녘 카이로의 나일강변
해질녘 나일 강을 가로지르는 멋진 다리를 건넌다. 다리 위에는 한낮의 더위를 식히려는 사람들도 꽤 많다. 아름답게 저무는 카이로의 일몰을 바라보며, 유유히 흘러가는 나일 강의 물줄기를 바라보며 나름대로 감상에 젖고 싶었지만, 이집션들의 방해는 이곳에서도 영~ 끊길 기미를 보이질 않는다.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오니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다들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화기애애~ 이제 대부분 여행을 정리하는 단계에 있는 터라 대화의 내용 또한 정보 위주가 아닌 경험담 위주라 무척이나 흥미롭다.
숙소에서 만난 사람들과 저녁시간
나 또한 한쪽에 자릴 잡고 앉아 나의 60일간의 여행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다.
한편, 밤 12시가 넘어 숙소 사람들과 함께 벨리댄스를 구경하러 갔다. 이미 터키에서 꽤 거금을 주고(50$) 아주 멋진 벨리댄스를 봤지만, 이곳 이집트는 어떤지 궁금하여 나도 따라나섰다. 하지만, 왜 이리 야심한 시각에 공연을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이유는, 공연이 시작하고 대충 짐작이 가능했다. 딱히 바람직하지 않은 어두운 분위기 분위기에서 벨리댄스라고도 할 수 없는 춤들을 보고 있자니 음료수 값이 아까울 지경이다.
그래도 이것도 좋은 추억이라 생각하기로 하고, 다른 사람들보다 약간 이른 시간에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오기 직전에 무대에선 약간 술 취한 아저씨와 아까 벨리댄스를 추던 아줌마와의 블루스가 한창이었음.
도착하니 새벽 두 시가 넘었다. 조용히 숙소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반갑게도 학교 선배 형을 만났다. ㅋㅋㅋ 그러지 않아도 이번 학기 내내 둘이서 지중해 오려고 이것저것 이야기하고 그랬었는데, 이곳에서 만날 줄이야!
한국에서 봤을 때와 비교하여 너무나 홀쭉해진 형님의 얼굴을 보니 그동안 그리스, 터키에서의 고생(무리한 강행군)이 대충 짐작이 간다. 그래도 너무나 즐거워하시는 걸 보니 여행은 마약보다 더 무서운 중독성이 있음에 확실하다.
숙소가 모두 만원이라 소파 한쪽 구석에서 잠을 청하는 형님과 인사하고 나도 잠자리에 든다.
오늘 참으로 정신없이 돌아다녔다. 정신없이 돌아다니느라 정작 중요한 것들을 빠뜨린 기분도 없지 않지만, 카메라 메모리에 가득 담긴 소중한 사진들을 보니 그래도 참으로 뿌듯~ 하다.
카이로... 참으로 여러 가지 얼굴을 지닌 도시다.
아주 오래전 대학생이던 학창 시절, 그리스, 터키, 동유럽을 거쳐 이스라엘, 요르단, 이집트를 배낭여행했던 기록 중 일부를 이 공간에 정리하여 올립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 느낌과 지금과는 전혀 다른 2003년 8월의 기록이라 여행 정보를 찾는 분들께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치열하게 방랑했던 젊은 날의 기억을 기록하고자 예전 일기장과 저화질 사진들을 다시 들춰 봅니다.
- Reminiscence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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