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요르단, 이집트 배낭여행기 - DAY#17 - 아스완에서 나일강 펠루카 타기
- 아스완에서 카이로행 기차표 끊기
- 나일강에서 저녁에 펠루카 타기
- 이집트 남부 아스완에서 마지막 밤
8월 23일 (토) - 세 번째 이야기
아스완에서 카이로행 기차표 끊기
아부심벨 투어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 한 숨을 늘어지게 잤다. 그리곤 태양 열이 조금씩 사그라지는 저녁나절에 다시 밖으로 나와 내일 출발하는 카이로 행 열차표를 끊는다.
창구 앞까지 차례를 기다리지만 어디선가 은근슬쩍 뻔뻔하게 껴 들어오는 이집션들을 보며 이제 그러려니 한다.
룩소르에서부터 만나 3일간 함께 다녔던 형, 동생 3명은 내일 다시 룩소르로 돌아가서 카르투시(이집트 상형문자로 이름 새겨주는 기념품)를 사고, 버스로 다합으로 간다고 한다. 나와 루트가 반대인 셈이다.
나일강에서 저녁에 펠루카 타기
어쨌든 이래저래 표도 구입했겠다. 나일 강에서 펠루카나 탈 겸해서 나일 강가로 나선다.
강가에 항시 대기 중인 펠루카 사공들과 가격 협상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전에 가격도 많이 알아놓았고, 무엇보다 관광객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주도권을 우리가 쥘 수 있었다. ^^;; (1인당 5파운드씩 총 20파운드, 2시간)
해질 무렵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배에 올라 나일 강을 떠다닌다. 노 젓는 사공들은 뭔지 모를 노래도 한 곡조씩 불러준다. 그런데, 어찌나 귀찮게 하는지, 나름대로 감상 좀 하며 시간을 보내려 했건만 하도 말을 걸어오는 통에 조용한 감상은 좀 힘들 것 같다. ㅡ..ㅡ;;
나일강 중간에 위치한 코끼리 섬을 배회하다 다시 돌아오는 길, 이젠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다. 노를 저어야 할 타이밍인 것 같다. 해는 어느덧 이미 저 버렸다.
아스완 시내의 불빛들이 초롱초롱 불을 밝혀 빛나고 있다. 꽤나 로맨틱한 밤이다.
조용히 물살을 가르는 소리와 미묘한 나일 강의 내음과 좋은 사람들과 함께 보낸 그 시간이다.
펠루카 투어를 마치고 내릴 때 사공들에게 팁으로 5파운드 정도 주려고 했는데, 너무 적다며 거부하는 4가지 없는 녀석들에게 팁을 아예 주지 않았다. 당시, 5 파운드면 이곳 사람에게 절대 적은 돈이 아니다.
뒤늦게 후회하며 5파운드 달라며 성화지만, 난 절대 주지 않았다. 이놈들 맛 좀 보아라! 암튼 이래저래 이집션들은 예전에 만난 인도인들 못지않게 날 피곤하게 한다.
물 한 병을 사더라도 기분 좋게 한 번에 산 적이 거의 없고 흥정과 기싸움을 해야 했으니 가난한 여행자에겐 너무나 피곤한 곳이다. 이곳과 비슷했던 인도에서는 사람들 간에 정이란 것도 느꼈건만 여기는 좀 힘들다.
이집트 남부 아스완에서 마지막 밤
저녁에는 숙소 근처 시장을 배회하다 돌아와 잠자리에 든다.
지난 이틀간 이집트의 어마어마한 문화유산들과 함께 하며, 때론 탄성을 지어내고, 때론 세월의 덧없음도 느껴보고, 권력, 부귀영화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나에게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는지 또한, 곰곰이 되뇌어 본다.
수천 년간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이집트 남부 아스완에서의 밤은 그렇게 흘러간다. 조상 덕에 살아가는 오늘날의 이집션들을 잠재우며...
아주 오래전 대학생이던 학창 시절, 그리스, 터키, 동유럽을 거쳐 이스라엘, 요르단, 이집트를 배낭여행했던 기록 중 일부를 이 공간에 정리하여 올립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 느낌과 지금과는 전혀 다른 2003년 8월의 기록이라 여행 정보를 찾는 분들께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치열하게 방랑했던 젊은 날의 기억을 기록하고자 예전 일기장과 저화질 사진들을 다시 들춰 봅니다.
- Reminiscence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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