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낭여행/요르단 이집트 배낭여행 (2003)

이집트 배낭여행 - 기자의 스핑크스, 쿠푸왕 피라미드 내부 관람 후기 - DAY#21

by Reminiscence19 2021. 7. 27.

예루살렘, 요르단, 이집트 배낭여행기 - DAY#21 - 기자의 스핑크스, 쿠푸왕 피라미드 내부 관람 후기

  • 많은 여행자들이 떠나버린 숙소의 아침
  • 기자의 피라미드로 가는 길
  • 스핑크스, 쿠푸왕 피라미드 내부 관람
  • 피라미드에서 다시 카이로로

썸네일-이집트-기자-피라미트와-스핑크스


8월 27일 (수) - 첫 번째 이야기


많은 여행자들이 떠나버린 숙소의 아침

카이로의 배낭여행자 숙소에서 평소 때처럼 일어났다. 주변을 둘러보니 숙소가 갑자기 휑해졌다. 어젯밤 사람들이 시와 오아시스에 간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아무래도 오늘 새벽에 모두 떠난 모양이다.

어제 칸 카릴리 시장을 함께 다녔던 형님도 그 틈에 섞여 가셨는데, 작별인사도 변변히 못 나누고 헤어져 여간 아쉬운 게 아니다. 그 형님은 이집트 여행 후에 키부츠에서 만났던 친구들을 만나며 유럽 쪽으로 여행하신다고 한다. 유럽에서도 이곳에서처럼 씩씩하게 다니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기자의 피라미드로 가는 길

오늘은 드디어! 이집트! 하면 바로 떠오르는 곳! 기자의 피라미드를 보러 간다. 예전 룩소르에서 만났던 동생과 함께 가기로 해서 지금껏 방문을 미루고 있었는데 그래도 다행히 만나 함께 가게 되었다.

같은 숙소에 묵고 있는 가족 여행단도 함께 가게 되었다. 참고로, 이 가족 여행단은 한국에서 ‘솔빛별 가족’이라고 책도 내고 꽤 유명한 가족인 듯 보였다.

이번이 두 번째 세계여행이라는데, 여행이 아이들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해 보였다. 아직 중학생 나이밖에 되지 않은 친구들이 생각하는 거랑 말하는 것, 그리고 장래 희망을 말하는데, 여느 대학생보다 훨씬 성숙되어 있는 느낌이다.

여행을 통해 접한 세계 여러 민족의 다양한 문화, 사고로 확실히 넓어진 그들의 시야를 보니 더 이상 아이들로는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약간의 후원을 받기에 주기적으로 웹에 글을 써야 하고, 정해진 루트를 꼭 소화해야 하는 것들이 자유 배낭여행의 가장 소중한 가치, ‘진정한 자유’를 누리지 못하게 하는 건 아닌지 조심스레 생각하게 된다.

여행이 일이 되어서야 그게 어디 여행이라 불릴 수 있겠는가? 참! 그러고 보니 이 가족을 이스탄불에서 얼핏 본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이 가족 5명과 우리 둘, 모두 7명이 기자의 피라미드로 출발하였다.

기자의-피라마드유적-전경
▲ 카이로에서 버스를 타고 40여분, 드디어 거대한 피라미드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얼핏 들은 정보에 이집트 박물관 위쪽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기자 피라미드까지 간다는 버스가 있다 하여 그곳으로 갔다. 하지만, 분명 버스정류장이 있긴 있는데, 도대체 무슨 버스가 가는지 알 수가 없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도대체 말들이 왜 이렇게 다른지... 한참을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출발하기도 전에 힘이 빠진다.

가족팀의 아버지는 자기네들은 그냥 택시 타고 간다고 하신다. 순간, 버스 한 대가 들어오고 옆에 있던 한 청년이 자기도 그쪽으로 간다며 이 버스가 맞다 한다. 막 출발하려는 버스에 간신히 올라탔다. 그제야 택시를 타려던 가족여행단도 올라타고, 털털거리며 버스는 출발한다.

휴~ 힘들다. (참고로, 버스번호: 913번, 요금은 0.25 pound) 버스는 카이로 시내를 가로질러 한참을 갔다. 중간에 카이로 대학도 보인다.

버스를 알려준 녀석은 옆에서 계속 뭐라 말하는데, 솔직히 버스 알려준 건 고맙지만, 대꾸하기엔 너무 진부한 것들이라, 이제 좀 그만했으면 했다.

얼마나 갔을까? 저 멀리 주변 건물 위로 피라미드가 보인다. 갑자기 보인 그것에 가슴이 벌렁거린다. 이게 그 유명한 이집트의 피라미드란 말인가. 이제 내리냐고 물어보니 근처에 가려면 아직 한참 더 가야 한단다. 피라미드가 꽤 크긴 큰 모양이다.

“여기서 내리면 된다.”

허겁지겁 내렸는데, 입구가 보이지 않았다. 버스가 입구까지 가지 않아서 좀 걸어야 하는 모양이라 생각하고 그 녀석을 따라 골목을 한참 걸어갔다. 그리고 피라미드가 꽤 가까웠을 때 그 녀석이 하는 말

“우리 삼촌이 가게 하는데 거기 가지 않을래?”

헐... 녀석도 그렇고 그런 이집션이었던 것이다. 여기까지 데려와준 것은 고맙다만 그러진 못하지... 안면 몰수하고 입구가 있는 쪽으로 계속 걸어갔다. 휴~ 그리고, 꽤 걸었다. 짜증 나는 녀석 같으니라고.

기자 피라미드로 들어가는 입구는 두 군데가 있다. 우리가 들어가게 된 문은 KFC가 있는 후문이었는데, 일반적으로 다른 쪽 문으로 들어온 다음 이 문으로 나가는 루트로 온다고 한다.


스핑크스, 쿠푸왕 피라미드 내부 관람

아무튼 입장료를 내고 입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사진 속에서만 봐왔던 스핑크스가 떡 하니 우릴 반긴다. 그리고 그 뒤에 쪼르륵 서 있는 거대한 피라미드 3개가 위치한다.

이 피라미드가 그 유명한 고왕국 시대의 쿠푸왕, 카프레왕, 맨카우레왕의 피라미드이다. 스핑크스 안쪽으로 들어가 사원을 보았는데, 솔직히 날씨도 너무 덥고, 사원 또한 그다지 인상적이진 않았다.

오히려 밖에서 스핑크스만 바라보는 게 더 좋을 듯. 참고로 이 스핑크스는 바로 뒤에 보이는 카프레왕의 피라미드에 딸린 것이라 한다.

기자의-스핑크스와-뒤로보이는-멘카우레왕의-피라미드
▲ 그림으로만 보던 스핑크스를 직접 봅니다. 뒤에 보이는 피라미드는 멘카우레왕의 피라미드
기자-스핑크스-옆모습
▲ 스핑크스 옆모습, 코가 어딨지?
이집트-기자의-스핑크스와=피라미드쿠푸왕의-피라미드
▲ 한참을 걸어 쿠푸왕의 피라미드 앞에 섰습니다.


스핑크스에서 바라보아 오른쪽에 위치하고 가장 큰 쿠푸왕의 피라미드로 향한다. 오늘도 어찌나 날이 뜨거운지,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한다.

피라미드 쪽으로 올라가는 길은 아스팔트로 잘 닦여 있었다. 코앞에 보이는 피라미드까지 꽤 걸었다. -..- 그리곤 피라미드 돌 틈 그늘에 앉아 피라미드 내부 입장시간까지 기다린다. 콜라도 한 잔 ^^

그러고 보니 피라미드 돌 하나의 크기가 엄청나다. 이 커다란 돌을 어떻게 쌓아 올렸을까? 여러 가지 가설들이 존재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결론이 난 건 아니니 여전히 불가사의로 남아 있는 게 아닐까 한다.

중간에 돌 위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을 내려오라고 경찰들이 뭐라 뭐라 하지만, 가고 나면 다시 하나둘씩 올라가 쉬고 있는 모습들이 무척 재밌다. 유적 보호 차원이라지만, 그것치고는 너무 형식적이다.

피라미드 옆에는 멋진 박물관도 하나 지어져 있었는데, 내가 봤을 땐, 이 유적들과 언밸런스한 감이 없지 않았다. 입장료가 비싸 들어가지도 않았지만... ^^

쿠푸왕-피라미드의-엄청난-바위
▲ 바위 하나가 엄청나게 큽니다. 이걸 다 어떻게 쌓았을까? 아직까지 불가사의입니다.
피라미드-옆에위치한-배모양-박물관
▲ 피라미드의 오른편의 배모양 건물은 'Solar Barque Museum'


시간이 되어 거금을 들여 피라미드 내부로 들어선다. 입구는 피라미드 중간 지점에 이상한 개구멍 같은 곳이었는데, 막상 들어서니 기분이 묘~ 하다. ^^

어두컴컴한 통로를 한참이나 가다가 다시, 가파른 계단을 한참을 올라갔다.(거의 기어갔다.) 게다가 피라미드 내부는 어찌나 습한지 금세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버렸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커다란 방, 이곳이 쿠푸왕이 잠들었던 방이다. 지금은 돌관 만이 뚜껑도 없이 덩그러니 있을 뿐, 아무것도 찾을 수 없다. 다들 허무하다고 난리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어 허무할지언정 그 유명한 기자 피라미드,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쿠푸왕의 피라미드 안으로 들어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내겐 상당한 의미가 있었다.

이집트-기자-피라미드의-전경
▲ 피라미드 구경을 마치고 나오며 아쉬움에 사진 한 장을 더 찍어 봅니다.
기자의-피라미드
▲ 어마어마한 인류의 문화유산, 기자의 피라미드입니다.
쿠푸왕-피라미드-옆에위치한-여왕의-피라미드
▲ 쿠푸왕의 피라미드 옆에 위치한 여왕들의 피라미드입니다.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다시 내려가는 길, 올라오는 사람과 내려가는 사람이 그 좁은 길로 다니려니 여간 힘들게 아니다. 밖으로 나오니 우와~ 정말 시원하다. 우선 그 습한 공기로부터 해방되니 살 것 같다.

그나저나 피라미드 안은 왜 이렇게 습한 걸까? 예전 왕가의 계곡의 무덤도 꽤 습했던 기억이 나는데 말이다.


피라미드에서 다시 카이로로

주변에 하도 낙타꾼들이 귀찮게 하기도 하고, 호기심가기도 하여 사람들이랑 출구까지 낙타를 타기로 한다. 예전에 인도서 타보긴 했지만, 그래도 무척이나 재밌다. 덜렁덜렁 거리며 언덕을 내려간다. 한낮의 태양은 여전히 강렬하다. 저 멀리 보이는 카이로 시내는 여전히 뿌옇다.

입구 건너편에 있는 미국식 패스트푸드로 점심을 해결한다. 에어컨 바람도 한껏 맞으며……. ^^;

이젠 돌아가야지... 하는데, 가족 여행단은 사카라의 피라미드로 간다고 한다. 별로 가고 싶어 하는 것 같진 않았는데, 꼭 찍어야 할 게 있으시다며 말이다. 여행이 거의 일처럼 느껴지는 순간이다.

돌아가는 길은 택시를 이용한다. 생각보다 돈이 좀 남았고, 솔직히 지쳤다. (40 pound)

그렇게 오전에 기자의 피라미드 일정까지 모두 마쳤다.

아주 오래전 대학생이던 학창 시절, 그리스, 터키, 동유럽을 거쳐 이스라엘, 요르단, 이집트를 배낭여행했던 기록 중 일부를 이 공간에 정리하여 올립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 느낌과 지금과는 전혀 다른 2003년 8월의 기록이라 여행 정보를 찾는 분들께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치열하게 방랑했던 젊은 날의 기억을 기록하고자 예전 일기장과 저화질 사진들을 다시 들춰 봅니다.

- Reminiscence19 -

【 다음 이야기 】
이집트 배낭여행 - 카이로에서 이스탄불행 야간 항공이동 - DAY#21

 

이집트 배낭여행 - 카이로에서 이스탄불행 야간 항공이동 - DAY#21

예루살렘, 요르단, 이집트 배낭여행기 - DAY#21 - 카이로에서 이스탄불행 야간 이동, 여행 마무리 에필로그 카이로 여행 일정 마무리 카이로 국제공항으로 향하며 힘들었던 이스탄불까지 새벽 이

reminiscence19.tistory.com


【 이전 이야기 】
이집트 배낭여행 - 카이로 최대 재래시장 칸카릴리, 기념품 구입 - DAY#20

 

이집트 배낭여행 - 카이로 최대 재래시장 칸카릴리, 기념품 구입 - DAY#20

예루살렘, 요르단, 이집트 배낭여행기 - DAY#20 - 카이로 최대 재래시장 칸 카릴리 대시장에서 기념품 구입, 흥정하기 카이로 최대의 재래시장 칸 카릴리 카이로 칸 카릴리 시장에서 흥정하기 숙소

reminiscence19.tistory.com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