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콩강 따라 11박 12일간의 태국 북부, 라오스 배낭여행 - 루앙프라방에서 꽝시 폭포 다녀오기, 푸시 언덕에서 맞는 일몰 풍경
- 루앙프라방에서 꽝시 폭포 가는 길
- 꽝시 폭포 입구 도착, 곰 사육장
- 엄청난 규모의 꽝시 폭포
- 꽝시 폭포에서 다이빙하기
- 마음이 편치 않았던 몽족 마을 방문
- 푸시 언덕에서 조용한 일몰 감상
- 루앙프라방에서 마지막 밤
루앙프라방에서 꽝시 폭포 가는 길
오후 1시에 예약해 놓은 미니버스를 타고 꽝시 폭포로 출발한다. 캐나다에서 온 두 청년이 오전에 빡우 동굴에 다녀와 좀 늦긴 했지만 다들 너그럽게 봐준다. : )
미니버스는 주변의 몇몇 숙소에서 사람들을 더 태운 후에야 드디어 루앙프라방 시내를 벗어난다. 그리곤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약 60킬로미터를 달린다.
루앙프라방 시내와 달리 라오스 시골 풍경은 여느 다른 동남아시아 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여름의 짙푸른 계단식 논밭이 인상적이다.
※ 아래 루트를 따라 루앙프라방에서 꽝시 폭포를 다녀옵니다.
꽝시 폭포 입구 도착, 곰 사육장
좁은 미니버스에서 피로함이 가중될 시점에 드디어 꽝시 폭포 입구의 주차장에 도착했다.
꽝시 폭포를 둘러보고 돌아오는 데까지 2시간 정도가 주어졌는데, 솔직히 폭포만 달랑 보고 오기에는 두 시간이 너무 길고, 폭포 아래서 수영하고 놀기엔 또 그리 긴 시간은 아닌 듯하다.
어찌 되었든 수영복에 물안경까지 준비해 왔으니 신나게 놀아야겠다.
입장료는 일인당 20,000 K, 물론 이 입장료는 어제 지불한 투어요금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2010년에도 2만 낍이었는데 검색해보니 2021년 현재에도 동일하다. 달러로는 약 2.30 USD이다.
나무 기둥으로 나름 멋지게 만든 입구를 지나니 아스팔트 길과 오솔길이 나온다. 지도를 보니 두 군데 모두 결국은 폭포로 향한다. 우선 분위기 좋은 오솔길로 올라가 본다.
잘 가꿔진 느낌이 드는 숲 속 길을 몇 걸음 가니 곰, 호랑이 사육장이 나온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개발과 남획으로 인해 보호하고 있는 시설이겠거니. 헌데, 폭포 입구에 세워진 게 좀 어울리지 않으면서도 주변 숲 속에서 금방이라도 녀석 친구들이 튀어나올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기대하지도 않던 동물 구경에 눈은 즐겁다.
엄청난 규모의 꽝시 폭포
사육장을 지나 숲길을 따라가니 저 멀리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작은 개울을 건너고 물레방아를 지나니 크고 작은 계단식 폭포가 이어진다. 서양 애들은 수영복 차림으로 에메랄드 빛 물속에서 신나게 놀고 있다.
조금 더 올라가니 드디어 꽝시 폭포가 시야에 들어온다.
"우와!!!"
요 며칠 동안 비가 좀 많이 내린다 싶더니 그동안 여행자들이 찍어 인터넷에 올린 사진 속의 꽝시 폭포가 아니다.
높은 곳에서부터 웅장하기 떨어지는 물살은 중간중간 바위들에 부딪히고 휘돌아 감기며 정말 멋진 장관을 만들어내고 있다. 아내와 함께 입이 떡 벌어져라 한참을 쳐다보고 사진도 정신없이 찍는다.
물보라가 어찌나 많이 일어나는지 폭포의 전경을 보기 좋게 멀찍이 설치해 놓은 길에 잠시만 서 있어도 온몸이 흠뻑 젖을 정도다. 옷이 젖어도, 카메라에 물이 묻어도 싱글벙글~
폭포 수량이 많아 폭포 아래는 못 가는 줄 알았는데, 가만 보니 그 아래에도 수영복 입은 사람들이 보인다. 나도 가보자!!
나무 뒤에서 준비해온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폭포가 떨어지는 바로 앞까지 올라갔다.
와우~ 물이 엄청 시원하다. 마치 산에도 도 닦는 사람처럼 재미난 사진도 찍고, 그렇게 한참을 놀았다.
루앙프라방의 한낮은 정말 덥고 습했는데, 이곳은 수영을 하지 않더라도 더위조차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시원하다. 두 말할 것 없는 최고의 피서지다.
다시 수영할 수 있는 곳까지 내려와 물어 첨벙 뛰어든다. 아내는 밖에서 짐을 지키고 사진을 찍고, 난 혼자 물속에서 논다.
헌데 물에 석회질이 많아 그런지 물속 시야는 정말 최악. 물안경을 끼고 잠수를 해도 코앞도 잘 안 보인다. 그냥 시원한 물에 몸을 담그고 청~~~~ 산~~ 만 하는 수밖에…
꽝시 폭포에서 다이빙하기
아래로 내려와 보니 나무에 밧줄을 매달아 놓고 다이빙을 하는 곳이 있다. 젊은 여행자들은 뭐가 그리도 신나는지 연신 뛰어내리고 올라가고를 반복한다.
가만히 지켜보니 방금 떨어진 한 여성은 물도 잔뜩 먹었다. ㅋㅋㅋ 그래도 물에서 나올 땐 태연한 표정으로 관리가 들어간다.
아내가 한 번 해보라는 말에 나도 한 번 뛰어내려보기로 한다. 근데 막상 나무 위로 올라서고 보니 좀 많이 높다. ㅡ..ㅡ;;; 아래엔 아내뿐만 아니라 많은 서양애들이 쳐다보고 있다. 젠장…
밧줄을 잡았다. 그리고 에라 모르겠다며 뛴다.
몸이 공중에 붕 뜬다. 몸이 가장 높이 곳에 떴을 때 손을 놔야 하는데, 헐~~ 막상 물에 떨어지려니 무섭다. 그러다가 다이빙 타이밍을 놓쳐버리고 정말 볼품없이 물속으로 입수해 버렸다. 잘못했다가 옆에 바위에 박을 뻔했다는…. ㅡ..ㅡ
어찌 되었든 허접하게나마 떨어지긴 했는데 코며 귀며 물이 한가득이다. 아… 정신이 하나도 없다. ㅋㅋㅋ
다시 한번 더 뛰어??? ^^;;; 한 가지 다행인 건, 아내가 다이빙 사진을 엄청 잘 찍었다는 것. 밀림에 사는 타잔처럼 멋지게 나와 대만족. 이 사진 한 장이면 더 뛸 필요는 없겠다.
그렇게 정신없이 놀다 보니 두 시간이 정말 금방 지난다.
우리는 시간에 맞게 주차장으로 돌아왔지만, 두 친구가 30분 정도 늦게 오는 바람에 좀 지체되었다.
그 시간에 주차장 한편에 앉아 이곳으로 오는 여행자들의 모습을 봤다.
우리처럼 미니버스로 편하게 오는 사람들도 많지만, 툭툭에 몸을 구겨 넣어 아주 힘들게 오는 친구들도 있고, 오토바이를 렌트해 오는 친구들도 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친구들은 바로 자전거로 온 친구들이었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도착해 자전거를 묶는데, 몇 백 원의 자전거 주차 비를 받아내려는 관리 아저씨와 한바탕 입씨름 후에 결국 주고 마는 모습이 내겐 너무 건강해 보인다.
마지막 일행이 도착하고, 미니버스는 다시 온 길을 되돌아 루앙프라방으로 향한다.
마음이 편치 않았던 몽족 마을 방문
루앙프라방으로 돌아가는 중간에 몽족 마을에 잠시 들를 수 있었다. 몽족이라면 예전 베트남 사파에도 몽족이 살고 있었는데, 이 지역에 몽족이 주로 살고 있는 모양이다.
길가에 세워진 간판에서부터 왠지 느낌이 왔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곳에 살고 있는 몽족들은 자치촌이라는 명분 하에 관광 상품화되어 매일 줄지어 찾아오는 노랑머리 외국인들에게 아이들을 앞세워 조악한 수공예품을 팔고 있다.
함께 간 일행 중에는 캐나다에서 온 20대 중후반의 건장한 청년 둘이 타고 있었는데, 몇 마디 나눠보니 둘 다 현재 초등학교 선생님이라 한다.
마을 입구 길가에 쪼르륵 앉아 연신 팔찌를 사달라며 졸라대는 아이들을 보던 그 친구들은 아이들 앞에 쪼그리고 앉아 하나씩 사줄 테니 네가 제일 좋아하는 거 하나만 주라고 한 명 한 명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내가 딱 봐도 정말 형편없는 가격이었지만,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눈높이를 맞춰가며 땀을 뻘뻘 흘리며 이야기를 이어가는 그 친구의 모습이 참 선하고 멋져 보인다.
안타까운 것은 물건을 팔기 위해 모여든 아이들은 모두 여자아이란 사실. 남자아이들은 천진난만하게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아이답게 놀고 있다. 고사리 같은 손에 쥐어진 수공예품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편치 않다.
그렇게 투어에 포함된 몽족 마을을 30여분 둘러보고 다시 루앙프라방으로 향한다.
푸시 언덕에서 조용한 일몰 감상
루앙프라방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푸시 언덕에서 맞이하는 일몰 풍경이다.
꽝시 폭포에서 다시 루앙프라방으로 도착하니 일몰 시간이 다가온다. 오늘도 어김없이 루앙프라방 거리엔 야시장이 들어서기 시작한다.
아내는 시장을 둘러본다 하여 나 혼자 푸시 언덕에 올랐다. 어제 만난 사람들 말로 올라가는 길에 모기가 너무 많아 고생했다 하길래 팔과 다리를 힘차게 흔들며 씩씩하게 오른다. 그래도 결국 몇 방 물리긴 했지만…
너무 급하게 올랐는지 입구에 도착하니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 입장료(20,000낍)를 내고 다시 계단을 오르니 부처님 일대기를 형상화한 황금빛 동상이 있고, 정상에 오르니 사원이 나온다. 생각만큼 확 트인 풍경은 아니었지만, 나무 사이로 보이는 루앙프라방의 전경이 무척이나 고즈넉하다.
아쉽게도 오늘은 날이 흐려 일몰의 모습을 구름 속에 숨겨진 모습으로밖에 볼 수 없었다. 그래도 그 풍경을 지켜보러 올라온 수많은 사람들 속에 껴 나도 조용히 그 시간을 기다려 본다.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서로 이 고요한 아름다운 순간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듯 서로 소곤거릴 뿐이다.
루앙프라방에서 마지막 밤
오늘도 어김없이 루앙프라방 구시가 거리엔 거대한 야시장이 들어선다.
푸시 언덕에서 내려와 숙소에 가보니 아무도 없다. 아내는 아직 야시장 구경 중인 모양이다. 그래도 덕분에 어제 봐 둔 기념품을 나름 잘 샀다고 한다.
저녁은 길거리에서 파는 찰밥과 채소 뷔페 1인분, 그리고 닭똥집 구이 1인분으로 해결한다. 싸다 싸~
이렇게 루앙프라방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게 된다.
번화하면서도 그렇게 또 붐비지 않고, 고풍스러운 건물과 아름드리나무가 어우러진 깨끗한 거리에 다소 무뚝뚝해 보이지만 다가가면 아직은 수줍어하는 사람들이 있는 루앙프라방.
이곳에서는 정말 좋은 기억과 추억만 가지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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