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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독일 배낭여행 (2005)

베를린, 통일 독일 역사의 중심, 연방 의회 의사당, 브렌덴부르크 문

by Reminiscence19 2019. 11. 2.

베를린 (Berlin) 독일 통일 역사의 한 복판에서 (독일 연방의회 의사당, 브렌덴부르크 문 (Brandenburg Gate)) - 15일간의 독일 배낭여행 - DAY 13 (세 번째 이야기)

  • 독일 통일 역사의 한 복판, 브란덴부르크 문
  • 독일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선진국 독일을 발견하다.
  • 숙소에서 베를린에서 하루 마무리

썸네일-베를린여행

 

독일 통일 역사의 한 복판, 브란덴부르크 문

체크 포인트 찰리 박물관을 나와 체크 포인트에서 간단히 사진을 찍고, 예전 베를린 장벽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을 찾아보곤 베를린의 중심, 운터 덴 란덴 거리로 나선다.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길거리에 간간이 보이는 환전소들이 모두 문을 닫았다. 저녁도 먹어야 하는데, 이걸 어쩌나... 혹시나 해서 큰 호텔로 가서 환전을 물어보지만, 안된다고 한다. 정말 안 되는 건지 아님 귀찮아서 그러는 건지 모르겠다. ㅠ..ㅠ

한참을 걸어, 해 질 녘에 브란덴부르크 문에 도착한다. 베를린의 상징과 같은 관광명소인 문이지만, 워낙에 말끔한 문이라 별다른 감흥이 없다. 수중에 돈이 떨어져 그럴 수도 있겠다. 문 위의 전차 조각은 일품이다.

조금씩 조명이 들어오고, 브란덴부르크 문은 더욱 환하게 밝아진다. 한쪽 켠 엔 불량끼가 다분히 묻어나는 청년들이 몇 모여 있다. 얼른 자리를 옮겨야겠다.

브란덴부르크문-야경
▲ 브렌덴부르크 문의 멋진 야경
화려한-브란덴부르크문-야경
▲ 브렌덴부르크 문 야경
브란덴부르크문-청동상
▲ 문 중앙 상단의 청동상 <전차에 탄 승리의 여신상>

 

독일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선진국 독일을 발견하다.

브란덴부르크 문을 통과하여 제국의회로 향한다. 배도 고프고 건너편에 소시지 가게도 보이지만 아... 돈이 없다.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제국의회는 과거 역사의 상처는 말끔히 씻어내고,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완벽히 복원되어 있었다. 마치 오늘의 독일을 상징하듯 말이다.

제국의회 옥상에 마련된 전망대에 무료로 올라갈 수 있다는 말에 입구를 찾는다.
일반인들이 입장하는 곳이니 옆문에 있으려니 하고 찾아보지만 너무 한산하다. 그리곤 의사당 주변만 한참을 헤맸다. 입구를 찾으려고...

제국의회 정문에 다다랐을 때 난 무척이나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의회 전망대로 올라가기 위한 사람들의 줄이 그 정문 계단에 이어져 있는 것이다.

국민의 대표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에 그 국민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선진국 독일다운 모습이었다. 순간, 일반인은 국회의 레드 카펫마저 밟지 못하는 우리의 국회가 떠오른다.

독일-연방의회의사당
▲ 독일 연방 의회 의사당, 정문에 방문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독일국민을위해-간판
▲ Dem Deutschen Volke (독일 국민을 위해)
연방의회의사당-입구
▲ 독일 연방의회 의사당 안으로 들어갑니다.

나도 줄을 서려하다가 이거 배가 너무 고파 안 되겠다 싶어 이젠 환전소는 포기하고 ATM을 찾으러 헤매기 시작한다.

브란덴부르크 문을 다시 지나고 운터 덴 란덴 거리를 다시 배회한다. 걸음걸이가 더하면 더할수록 배속에서 거지들은 밥 달라고 아우성이다.

아까 많이도 보이던 ATM이 꼭 이렇게 찾으려 하면 보이지 않는 머피의 법칙... 그래도 하나님은 내 편이신지 거의 쓰러질 때쯤 되어 ATM을 발견할 수 있었다. 40유로가 스르륵 기계에서 빠져나오니 이제 배도 별로 안 고픈 듯하다. ㅋㅋㅋ

오며 가며 벌써 세 번째인 브란덴부르크 문. 이제 완연한 어둠이 찾아와 삼각대를 설치하고 야경을 찍어본다. 사진이 딱 잘 나올만한 곳에 서면 항상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자릴 잡고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다.

새하얀 조명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브란덴부르크 문에 지금 난 서있다. 아까 봐 놓은 소시지 가게에서 소시지와 맥주로 허기를 달랜다. 이렇게 길거리에 서서 싸게 먹을 수 있는 소시지지만 우리 돈 5000원이 넘는다.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제국의회로 가는 길 왼쪽을 보면 하얀 십자가 행렬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과거 분단 시 국경을 넘다가 희생당한 이들의 무덤이라 한다.

요 몇 년 사이 탈북자들의 안타까움이 그 하얀 십자가들과 함께 오버랩된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는 통일을 해야 한다. 이는 선택이 아닌 우리 세대의 숙제이자 의무임을 다시금 느낀다.

말끔하게 포장된 도로 한쪽 끝에 벽돌로 표시된 금이 있다. 예전 장벽이 놓여 있던 흔적이라 한다. 분단의 아픔을 잊지 않고 간직하려는 독일인들... 이렇게 베를린은 과거를 잊지 않고 새롭게 미래로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베를린장벽-흔적
▲ 도로 위 벽돌로 표시된 자리가 예전 베를린 장벽이 있던 자리다.

제국의회 전망대에 오르기 위해 줄을 선다. 한 번에 40명 정도가 들어가는데, 두 턴 정도 기다리니 들어갈 수 있었다.

엄격한 소지품 검사를 받고, 경호 하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전망대는 음... 한마디로 무척 화려했다. 어두운 밤에 밝게 빛나는 조명 탓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베를린의 야경은 기대보다는 멋지지 않았다. 당시 유난히 빛나던 건물인 일본 소니 건물을 빼면 말이다. 전망대 아래쪽을 바라보니 국회 회의장이 있다.

푸른색 의자에 정갈하게 정돈되어 있는 회의장을 이렇게 발아래로 내려다볼 수 있다니... 실제로 이는 독일의 국회가 항상 국민의 발아래에 있겠다는 의미라 한다.

너무 감동적이지 않은가. 아... 눈물이 핑 돌 정도다.

 

독일연방의회의사당-돔
▲ 의사당 지붕의 돔 전망대
독일연방의회의사당-전망대-내부
▲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면 이런 모습입니다.
독일연방의회의사당-전망대안
▲ 발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의사당 내부
독일연방의회의사당-내부
▲ 국민의 대표들이 국민의 발 아래에 있겠다는 의미랍니다.

 

숙소에서 베를린에서 하루 마무리

국회를 나와 거리를 배회한다. 전승 기념탑까지 갈까 하다 시계를 보니 시간이 너무 늦어버렸다. 서둘러 전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온다.

전승기념탑
▲ 전승기념탑은 멀리서만 바라보고 지나갑니다.

숙소엔 북유럽 여행을 마치고 이제 서유럽을 여행하려 하는 한 친구가 있다. 이번이 처음 여행이지만 그래도 꽤 오랜 기간 여행을 계획하고 있고, 유럽에 온 지도 나보단 오래되어 그런지 꽤나 거들먹거린다. 한국인 못 본 지도 일주일이 넘었다며 말이다.

그냥 넘어갈까 하다가 그 친구 왈...

“사람들이 그러는데, 터키가 좋다 데요, 이집트가 좋다 데요, 인도는 이번 겨울에 가려고요...” 등등 여러 사람들에게서 주워들은 이야기들을 술술 내놓는다.

“저는 거기 다 가봤는데, 네~ 다 좋아요!! 꼭 가세요~ ”
하고 웃어줬다. 그래서 그런가?

그때부터 별 말이 없다. 아마 그 친구도 날 좀 XXX 없게 봤는지도 모르겠다. ㅋㅋㅋ 좀 더 들어줄 걸 그랬나?

아무튼 오늘 하루도 꽤나 피곤한 하루였다. 오늘날 우리가 간직하고 있는 아픔을 간직했었던 베를린...

그리고 그 아픔을 잊지 않고자 노력하고 있는 베를린...

그래서 그런지 난 이 베를린이 점점 좋아지기 시작한다.

 

이곳에 올리는 독일 여행기는 코이카 (KOICA) 봉사단원으로 활동하던 2005년 9월, 국외 휴가 기간을 이용한 독일 및 체코 프라하 배낭여행 기록입니다.

지금과는 많이 다른 15년 전 독일의 모습과 20대 시절 독일을 여행하며 보고 느낀 감정을 가끔씩 기억하고자 부끄럽지만 수정 없이 이 공간에 옮겨봅니다.

- Reminiscence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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