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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히말라야 트레킹/안나푸르나 서킷, 라운딩 트레킹

네팔 히말라야 - 안나푸르나 서킷 (어라운드, 라운딩) - DAY 11 - 묵티나트 → 좀솜 (Jomsom)

by Reminiscence19 2019. 9. 11.

네팔 히말라야 - 안나푸르나 서킷 (어라운드, 라운딩)
DAY 11 트레킹 루트
묵티나트 (Muktinath, 3800m) → 자르코트 (Jharkot, 3500m) → 까그베니 (Kagbeni, 2840m) → 좀솜 (Jomsom, 2760m)


오늘은 묵티나트에서 공항이 있는 좀솜까지 간다. '19년 현재, 묵티나트에서 좀솜은 물론, 포카라까지 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2006년 당시에는 막 도로가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오토바이, 트랙터 정도만 좀솜까지 왕래했던 상황이었다.
좀솜까지는 내리막이 계속 이어지는 길이나 거리가 17km가 넘기 때문에 만만하게 볼 구간은 아니다.




그토록 열광하던 쏘롱 패스를 무사히 넘은 탓일까
갑자기 긴장이 풀린 탓인지 아침에 조금 늘어진다.
로지 시설도 그동안 묵어왔던 곳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침낭을 따로 펴지 않고 숙소에서 주는 이불만으로도 충분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더 잘까 하는데, 밖에서 사람들의 탄성이 들려온다.
나갈까? 말까? 일어날까? 말까?
에잇!
도저히 누워만 있을 수 없어 졸린 눈을 비비며 밖으로 나가본다.

로지 건물 옥상...

제일 왼쪽의 8000미터급 세계 14좌인 다울라기리를 시작으로 오른쪽으로 투쿠체 등 히말 파노라마가 너무나 멋지게 펼쳐진다. 이른 아침 햇살을 반사시키며 붉게 그리고 점점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히말라야. 매일 아침 맞이하지만 매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감동의 이 순간이야말로 트레킹에 있어 가장 달콤한 순간이다. 정신없이 사진도 찍고, 사람들과 얘기도 나눈다. 다들 어제 쏘롱 패스를 무사히 넘었다는 사실에 감격하며 얼굴엔 연신 웃음꽃이 피어난다.

 

▲ 숙소(묵띠나트) 옥상에서 바라본 일출 파노라마
▲ 저 멀리 다울라기리 옆에 보름달이 걸쳐 있습니다.
▲ '묵띠나트'에서 바라본 아침 일출


오늘은 이곳 ‘묵티나트’를 출발하여 ‘좀솜’까지 간다.
지도상으로 상당히 먼 거리이지만, 대부분이 내리막이고 길도 잘 닦여 있는 곳이다. 소문에 ‘좀솜’까지 운행하는 트랙터가 있다고 하는데, 음... 타고 갈 생각을 심각하게 고려하다가 결국, 나름 자존심 때문에 걷기로 한다.
참! 예전에 이 구간을 말을 타고 왔다 갔던 경험이 있다. 말을 타고 가는 것과 걸어가는 것도 동시해 비교해 보련다.

처음 트레킹을 시작할 때 ‘좀솜’에서 ‘포카라’로 돌아가는 항공권을 컨펌해 놓지 않은 상태라 아침 일찍 포터들을 먼저 ‘좀솜’으로 보냈다. ‘좀솜’에서 걸어 내려가는 방법도 있지만, 3박 4일이 걸리고 예전에 이미 다녀간 적이 있어 이번에는 포카라까지 30분이면 도착하는 비행기를 이용하기로 한다. 항공료나 걸어가며 먹고 자는 비용이나 거의 비슷하다.
과연 하루 전에 비행기 네 자리를 구할 수 있을까? 걱정하고 있는데 포터 아저씨께서 ‘좀솜’에 있는 항공사에 아는 사람이 있다며 걱정 말라하신다. 믿어봐야지! 고맙습니다.

계속해서 들려오는 네팔의 시끄러운 정치 상황이 이제 극으로 치닫는 분위기가 되어간다. 산속은 아무렇지 않은 듯 평화롭게 흘러가지만, 다시 도시로 돌아가면 그 소용돌이의 한 복판에 서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불안한 시국에도 트레킹을 즐기기 위해 찾아온 수많은 서양인 트레커들을 보니 네팔은 정말 축복받은 나라라는 생각도 든다. 정치만 안정되고 트레킹 루트만 개발해도 정말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될 텐데...

 

▲ 경작지를 제외하곤 황량한 무스탕 지역
▲ 계속되는 내리막길


시작부터 가파른 내리막이다. 흙으로만 덮인 내리막이라 제법 미끄러운 구간도 나온다.
오늘 날씨는 그야말로 일품! 눈앞으로 무스탕 지역의 황량한 대지가 펼쳐지고 높이 솟은 봉우리 봉우리마다 하얀 고깔을 눌러쓴 ‘다울라기리’ 히말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자르코트’라는 도시는 마치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요새처럼 아래편에 자리 잡고 있다.
아침이라 바람도 많이 불지 않고, 덥지도 춥지도 않고, 길도 예전에 한 번 다녀갔던 길이라 정말 편안하다. 정말 소풍 가는 듯 발걸음이 가볍다.

‘자르코트’ 마을에 들어선다. 고즈넉한 마을 분위기가 꽤나 운치 있다.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이라 빈틈없이 마감을 한 흙벽이 인상적이다. 중간에 찻집에 들러 잠시 쉬다 다시 걷는다. 내 두 눈은 주변 풍경을 감상하느라 잠시도 지루한 틈이 없이 무척 즐겁다.

 

▲ '자르코트' 마을... 요새 같은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 주변 풍경과 어우러진 자르코트
▲ 자르코트 마을을 지나갑니다.
▲ 트레일 중간중간 이 지역 사람들의 불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곳곳에 경전을 새긴 돌을 볼 수 있습니다.
▲ 내려 오는 도중 작은 연못이 있길래 내려가 사진을 찍어봅니다.
▲ 계속 내리막길... 산책하는 기분으로 룰루랄라~


한참을 내려오니 길이 왼쪽으로 꺾이는 곳이 나오고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은 Upper Mustang으로 가는 첫 마을인 ‘까그베니’로 가는 길. 왼쪽 길은 ‘좀솜’으로 직행하는 길이다. 시간도 남고 다들 체력에도 여유가 있는지 ‘까그베니’ 쪽으로 내려간다.
문득 예전 이 곳에 왔을 때, 한창 도로 공사를 하고 있던 사람들이 생각난다. 그 흔한 포크레인 하나 없이 그야말로 사람들의 힘으로만 길을 닦던 사람들. 1년 반이 지나고 다시 찾은 지금. 그 도로에는 이제 오토바이가 다니기 시작한다. 우렁찬 굉음 내며 무섭게 다가오는 오토바이 부대들. 예전 조랑말만이 다니던 그때의 그 모습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사무친다.

 

▲ 도로가 깔리고 오토바이가 다니기 시작합니다.
▲ 마을 모습에서도 이 지역만의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 경작지의 푸른빛이 주변색과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 트레일 오른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스펙터클한 풍경


가파른 내리막을 엉금엉금 내려와 시설 좋은 ‘까그베니’의 한 로지에서 점심을 먹는다. 그리고 마을 구경에 나선다.
숨겨진 왕국 ‘무스탕’은 크게 윗마을(Upper Mustang)과 아랫마을(Lower Mustang)로 구분된다. 아랫마을이야 안나푸르나 라운딩 구간 상에 위치해 있어 쉽게 갈 수 있지만, 윗마을의 경우 10일에 700달러라는 엄청난 퍼밋료를 지불해야만 갈 수 있는 곳이다. 아직까지 윗마을 수도인 ‘로만탕’엔 왕국이 존재한다고 하니 참으로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지역에도 이제 슬슬 개발의 바람이 불어올 듯하다. 무슨 일이든 상당히 여유롭게 하는 이곳 사정상 수십 년이 걸릴지는 모르지만 중국 티베트의 카일라스로 이어지는 도로에서 갈라져 나오는 도로가 이곳을 지나 포카라까지 이어진다는 얘기가 있다. 중국의 원조(援助)라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 이 계획을 둘러싼 인도와 중국의 줄다리기 싸움도 꽤 볼만할 듯하다.아무튼 이러한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윗마을로 계속 거슬러 올라가는 ‘깔리 건더끼’ 계곡은 거칠게 끊임없이 이어진다.

 

▲ 까그베니로 내려가는 길...
▲ 녹색빛 까그베니 마을이 저 아래 보입니다.
▲ 눈으로 보고 있어도 말이 안되는 풍경을 간직한 까그베니
▲ 유난히 바람이 거세게 불던 까그베니의 한 사원 (Kag Chode Gompa)
▲ 룽다가 세찬 바람에 휘날립니다.
▲ 까그베니 마을 풍경
▲ 까그베니에서 바라본 닐기리
▲ 깔리건더끼 계곡은 상류로 계속 이어지고 저 윗쪽엔 무스탕 왕국이 있습니다.


오후가 되자 이제 제법 바람이 거세진다.
다시 ‘좀솜’으로 향하는 길...
이제는 ‘깔리 건더끼’ 강의 메마른 강가를 걸어간다.
우기라면 강 옆에 만들어진 도로를 걸어야 하지만, 지금은 건기가 한창이라 굳이 구불구불 돌아가는 그 길을 갈 필요가 없다. 그냥 직진!!!
한참을 정신없이 걷는다.
바람이 정면에서 미친 듯이 불어온다. 몸을 똑바로 서 있기가 힘들 정도의 강한 바람이 불어온다. 온몸을 바람에 맡긴 채 최종 목적지인 ‘좀솜’을 향해 미친 듯이 걷는다. 그저 이 바람을 빨리 피해보고자 앞만 보고 걷는다.

 

▲ 엄청난 바람을 안고 좀솜으로 향하던 중, 절벽 사이에서 안나푸르나를 발견합니다.
▲ 깔리건더끼 계곡을 따라 좀솜으로 가는 길
▲ 건기라 깔리건더끼 강의 수량은 많지 않습니다.


최종 목적지인 ‘좀솜’에 드디어 도착했다. ‘까그베니’에서 출발한 지 불과 2시간 만에 도착한 것이다. 거의 현지인 수준의 스피드로 도착한 우리를 보고 사람들이 놀란다.

꽤 큰 ‘좀솜’ 시내를 가로질러 ‘좀솜’ 공항 근처에 여장을 푼다. (‘좀솜’은 무스탕 District의 행정수도이기도 하다.)
포터 아저씨가 다행히 내일 비행기 티켓을 구해 오셨다. 정말 다행이다.
숙소 식당에 앉아 창밖을 바라본다.
‘좀솜 공항’이 내려다보이고 그 뒤로 ‘닐기리 North’가 웅장하게 솟아 있다. 저녁 태양빛을 받아 조금씩 빛을 잃어가는 닐기리 산을 감상한다. 이제 모든 것을 다 해냈다는 안도감과 함께 무한한 자신감이 함께하는 순간이다.

저녁에 포터 아저씨들에게 그동안 수고비를 정산하여 드린다. 일반적으로 안나푸르나 라운딩 포터 비용은 ‘좀솜’에서 끝냈다 하더라도 포터들이 포카라로 돌아가는 3일 치를 더 계산해 드린다. 아무튼 잘 계산하여 조금 더 드렸는데, 아무래도 아저씨들도 내일 우리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포카라로 가실 듯하다. 뉴스로 계속 흘러나오는 도시 쪽 분위기가 여간 심상치 않은 게 사실. 아저씨들도 걸어 내려가는 돈이나 항공료나 큰 차이가 없다며 항공권을 구하러 가신다.

맛난 저녁을 먹곤 잠자리에 든다.
아...
이제야 정말 트레킹이 끝이 나나보다.
아쉬움, 안도감, 흥분의 시간.
찍은 사진들을 계속해서 돌려보며 치열했던 지난 10여 일을 되새겨본다.
그동안 내가 꿈을 꾼 것은 아닐까?

▲ 드디어 이번 트레킹의 최종 목적지인 좀솜에 도착했습니다.
▲ 좀솜 공항
▲ 숙소에서 바라본 닐기리와 좀솜 공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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