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좀솜 묵띠나트 트레킹 셋째 날, 좀솜 (Jomsom)에서 레떼 (Lete)까지
- 좀솜 묵띠나트 트레킹 셋째 날 루트: 좀솜 (Jomsom) → 레떼 (Lete)
- 좀솜에서 레테까지 트레킹 루트 (Jomsom → Lete)
- 좀솜에서 트레킹 시작
- 네팔 사과의 수도, 마르파 (말파, Marpha)
- 투쿠체 도착, 6,920m의 웅장한 투쿠체 봉
- 끝없이 이어진 길을 걷고 또 걷고...
- 웅장한 다울라기리 아이스폴
- 목적지 레떼 도착, 환상적인 뷰
좀솜 묵띠나트 트레킹 셋째 날 루트: 좀솜 (Jomsom) → 레떼 (Lete)
좀솜 (Jomsom) → 샹 (Shyang) → 마르파 (Marpha) → 투쿠체 (Tukuche) → 코방 (Khobang) → 라르중 (Larjung) → 꼬케타띠 (Kokhethati) → 깔로빠니 (Kalopani) → 레테 (Lete)
좀솜에서 레테까지 트레킹 루트 (Jomsom → Lete)
오늘 가야 할 트레킹 루트는 출발지인 좀솜을 떠나 깔리 건더끼 계곡을 따라 계속 내려가는 길이다.
중간에 크고 작은 마을을 많이 지나게 되며 아래 지도에서 볼 수 있듯, 거리는 26.4km, 최소 5~6시간은 쉼 없이 걸어야 하는 먼 길이다.
고도는 완만한 내리막을 내려가기 때문에 크게 힘든 코스는 아니다. 다만 그 거리가 상당히 멀뿐이다.
좀솜에서 트레킹 시작
오늘에야 트레킹 3일째다. 이미 본 건 다 본 것 같은 기분이지만, 비행기로 올라온 만큼 다시 내려가야 하기도 하고, 그동안 말만 타고 다녔기에 엄연히 말하면 오늘부터가 진짜 트레킹이라 할 수 있겠다.
다행히 그동안 고산병으로 고생한 친구도 오늘은 상태가 괜찮고, 다들 몸도 가뿐한 상태라 오늘 아침엔 아무 고민 없이 걸어 내려가는 것으로 결정한다. 가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간 트레킹이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걸은 게 없기 때문이다. 다들 힘이 넘쳐난다. ㅋㅋㅋ
일찍 일어나야 하는 걸 알지만, 오늘도 느지막하게 일어나 버려 결국 9시가 다 되어서야 부랴부랴 출발할 수 있었다.
좀솜 시내를 벗어나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내려가는 길
얼마 지나지 않아 포카라로 향하는 비행기가 좀솜 공항에서 이륙한다. 저 비행기를 타면 20분이면 도착할 거리를 걸어서 가면 3일을 꼬박 걸어야 한다니...
더군다나 걸어 내려갈 때 소요되는 경비를 비교해 보면 이 또한 별로 차이가 나지 않음을 비교해 보면, 과연 우리가 옳은 결정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끝없이 굽이굽이 이어진 채 흐르고 있는 깔리 건더끼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길은 내게 얼마나 멋진 모습을 보여줄지 희망과 기대를 걸어보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참고로, 깔리 건더끼 계곡은 세계에서 가장 깊은 계곡이다. 해발 8,000미터가 넘는 다울라기리와 안나푸르나 사이에 형성된 계곡이니 두말하면 잔소리다.
길은 예상대로 그리 어렵지 않았다. 트랙터도 다닐만한 넓은 도로를 따라 계속 내려간다.
중간중간 군인들을 태운 트랙터 몇 대가 지나간다. 함께 타고픈 생각이 간절하지만, 설마 태워줄까? 헛된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중간에 예상치 않게 보이는 눈부신 히말들이 참으로 멋지게 보인다. 6,000미터 급 봉우리는 제대로 된 이름도 붙지 않는 걸 보면 네팔이 세계의 지붕임은 확실한 모양이다.
산의 높고 낮음을 떠나 새하얀 만년설로 뒤덮인 설산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의 위대함에 고개를 숙이게 한다.
네팔 사과의 수도, 마르파 (말파, Marpha)
완만한 내리막을 따라 루트에 적힌 마을을 하나 둘 지날 때마다 마치 숙제를 하나씩 마치는 기분이 든다.
네팔에서 사과가 맛있기로 소문난 말파 / 마르파 (Marpha)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환영하는 간판에도 사과의 수도라 적혀 있다.
포카라에서도 일반 사과보다 비싼 값에 팔리는 말파(Marpha) 사과를 좀 싸게 먹어볼 작정으로 가게를 기웃거려 본다.
하지만, 이게 웬일? 아무리 비수기라지만 동네 가게의 대부분이 문을 닫아 마을 전체에 음산한 기운마저 든다.
마을 중앙으로 잘 닦인 도로를 따라 한참을 걸어가도 마찬가지다. 간혹 보이는 상점에 들어가 물어보면 사과는 없다고 한다. 이런...
아쉽지만 마르파 마을을 그냥 통과하여 다시 내려가는 길, 주변에 앙상한 가지만 남은 사과나무들이 무척 많이 보인다. 기대를 꽤 하고 왔는데 아쉬울 따름이다.
깔리 건더끼 강줄기는 내려갈수록 수량이 풍부해진다. 길은 완만한 내리막으로 끝없이 이어져 있다. 굽이굽이
투쿠체 도착, 6,920m의 웅장한 투쿠체 봉
투쿠체라는 마을에 도착한다. 마을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해발 6920m의 투쿠체봉에 가장 가까운 마을답게 거대하고 새하얀 히말 아래 위치한 멋진 마을이다.
하지만, 이 마을 역시 한겨울 비수기다운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한다. 앞을 봐도 뒤를 봐도 트레커는커녕 사람도 보기 힘든 그런 길. 눈앞으로 바람은 세차게 몰아치고 흙먼지에 얼굴을 감쌀 수밖에 없는 길을 한참을 걷고 또 걷는다.
주변 풍경이 어제의 그 황량함을 잊고 점점 익숙해져 간다. 그리고 적정 시간마다 마주치는 마을 역시 그 마을이 그 마을 같다.
좀솜에서 웅장하게 보였던 닐기리 연봉들의 모습이 시간이 갈수록 바뀌는 것만이 우리가 제대로 가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끝없이 이어진 길을 걷고 또 걷고...
허름한 로지에 들어가 간단한 점심을 먹는다.
땀은 전혀 흘리지 않았는데, 배낭 무게와 쉬지 않고 빨리 걸었더니 꽤나 피곤하다. 배낭을 로지 아래층에 놓고 2층에서 식사를 한다. 반갑게도 건너편에 서양인 트레커가 한 명이 외로이 앉아 있다.
한참을 쉬었더니 다시 가기 싫어졌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은 끝없이 이어져있고, 오늘 가야 할 거리 또한 많이 남았다.
나름대로 빠르게 걸으려 최선을 다했지만, 론니 플레닛에 적힌 소요시간과 교묘히 맞아떨어진다. 이 말은 곧 이렇게 최선을 다해 빠르게 걸어야만 오늘 해 떨어지기 전에 레떼에 도착할 수 있다는 말. 음... 약간 걱정이 된다.
계속 걸었다. 주변 풍경은 수목이 우거져 좀솜 지역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꽤 많은 마을 지나고, 작은 오르막 내리막을 수없이 오르내린다. 수량이 줄어든 강가 자갈길을 쉼 없이 걷는다. 덕분에 발에 물집이 엄청나게 잡혔다.
강하게 불어대는 강바람에 우중충한 날씨까지 겹쳐 멍하니 걸어가는 우리들은 뭐에 홀린 듯 한 모습이다.
웅장한 다울라기리 아이스폴
라르중(Larjung)이라는 마을을 지나니 바로 보이는 히말 위로 엄청난 빙하들이 쏟아져 내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 말로 다울라기리 아이스폴(Daulagiri Ice Fall)이라고 한다. 정말 장관이다.
이제 닐기리 연봉은 시야에서 꽤 뒤로 물러나 있고 세계 14좌 중에 하나인 다울라기리가 눈에 들어온다.
제법 불어난 깔리건더끼 계곡을 완전하게 가로지르는 다리가 나타났다. 갈림길이었는데, 직진을 하면 다울라기리 아이스폴로 가는 길이고, 다리를 건너게 되면 계속 내려가는 길이다.
꽤나 긴 현수교를 흔들흔들 건넌다. 이 다리를 건널 때 주의할 점은 절대 바로 아래를 보면 안 된다는 것. 앞만 보고 똑바로 걸어야 한다.
오르막을 오르고 다시 내리막을 내려가고,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길, 이제 마지막 마을도 지나고 저~ 앞쪽으로 ‘깔로빠니’ 마을이 보인다.
순간,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안나푸르나가 보였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서 봤던 앞모습이 아닌 완전한 뒷모습 말이다.
서서히 개는 날씨에 눈부시게 빛나는 안나푸르나 산들의 모습을 예상치 못하게 발견하고 또 한 번 감탄과 찬사를 자아낸다.
목적지 레떼 도착, 환상적인 뷰
깔로빠니와 레떼는 바로 붙어 있는 마을이었다. 원래는 깔로빠니에 묵으려다 생각만큼 좋은 로지가 없어 조금 더 내려가 보니 레떼라는 마을이 나온다. 글쎄 비수기라 요리사가 없단다.
레떼의 한 경치 좋은 로지를 잡아 여장은 풀었다. 그때 시간이 오후 5시, 해 지는 시간에 맞춰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두 다리가 두드려 맞은 듯 엄청나게 아프다. ㅡ..ㅡ;
짐을 풀고 조금 있으니 하늘이 온통 붉게 물든다. 붉게 물든 하늘은 안나푸르나 산에도 붉은빛을 뿌린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그 색은 점점 진해진다.
환상적인 풍경, 이 순간을 정신없이 사진으로 담는다. 발에는 엄청난 물집이 잡혔지만, 오늘 저녁에 본 이 일몰 하나로 그에 대한 보상이 확실히 되었다.
저녁에 로지 Dining Room에 모여 앉아 불을 피워놓고 한참을 놀았다. 다행히 로지 음식도 꽤 맛있다.
TV(좀솜 트레킹 루트엔 대부분 TV가 나온다.)에서는 테니스 경기가 나왔는데, 역시 오늘 밤도 남자 넷이서 스포츠 얘기로 정신없다.
삐걱거리는 로지에서 다시 하루를 마감한다. 몸은 상당히 뻐근하고 발은 신발을 신지 못할 정도로 물집이 잡혔다.
앞으로 일정이 약간 걱정이 되지만, 뭐 참고 가는 수밖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 얼른 잠이나 자야겠다.
여기는 레떼,
안나푸르나와 다울라기리를 동시에 볼 수 있고, 세계에서 가장 깊은 계곡 안에 위치한 너무나 아름다운 마을이다.
【 다음 이야기 】
좀솜 묵띠나트 트레킹 - DAY 4 - 레떼 (Lete) → 따또빠니 (Tatopani)
【 이전 이야기 】
좀솜 묵띠나트 트레킹 - DAY 2 - 까그베니 (Kagbeni) → 묵띠나트 (Muktinath) → 좀솜 (Jom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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