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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인도 배낭여행 (2002)

인도 배낭여행 - 역동적인 캘커타 (콜카타) 하우라교 - DAY 35

by Reminiscence19 2019. 7. 14.

인도 배낭여행 서른 다섯째 날 - 역동적인 캘커타 (콜카타) 하우라 교

  • 귀국 항공편 리컨펌
  • 역동적인 캘커타(콜카타) 하우라 교 (Howrah Bridge)
  • 후글리 강변 따라 걷기
  • 후글리 강변, 밀레니엄 파크
  • 내겐 무척 깨끗했던 도시 캘커타(콜카타)
  • 저녁에 혼자 인도 영화 보기

썸네일-인도캘커타-하우라교


2월 7일 (목)

귀국 항공편 리 컨펌

오늘 아침 마더 테레사 하우스(Mother Teresa House)에 자원봉사를 하러 가려했으나 어제 너무 무리한 탓에 늦잠을 자고 말았다. (적어도 오전 7시까지는 테레사 하우스에 도착해야 한다.)

어제 봐 두었던 6루피짜리 토스트 가게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에어 인디아(Air India) 사무실로 귀국 항공편 리 컨펌을 하러 간다. (※ 지금이야 항공권 리 컨펌이 필요 없지만, 예전에는 리 컨펌을 하지 않으면 항공권이 취소되는 일도 있어 꼭 떠나기 며칠 전에 했었다.)

아... 이제 정말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비로소 실감이 난다.

에어인디아(Air India) 사무실은 서더 스트리트(Suder Street)에서 20분 정도 걸어가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원인 모를 System Error 때문에 한 시간 가까이 기다리고 나서야 리컨펌을 할 수 있었다.

그래도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는 소리를 인도 와서 처음으로 들을 수 있었다. 감격!! 감격!! 모든 항공 구간 좌석 OK를 받고 다시 거리를 방황한다.

캘커타시내사진
▲ 매캐한 공기로 가득한 캘커타 시내를 활보합니다.

 

역동적인 캘커타(콜카타) 하우라교 (Howrah Bridge)

오늘은 어디로 갈까? 캘커타 지도를 한 번 훑어본다. 그렇지!! 오늘은 하우라(Howrah) 다리 쪽으로 가보자!

우선 지하철에 올라 마하트마 간디 역까지 간다. 그곳에 내려 Mable Palace라는 곳을 찾아갔는데, 글쎄 목요일이 휴일이란다. 아쉬운 마음에 사진이라도 찍으려 했건만 것도 못하게 하는 바람에 기분이 무척 상함. (하마터면 경비랑 싸울 뻔하였다 ㅡ.ㅡ)

허탕만 치고 이상한 빈민 골목을 지나 타고르 하우스(Tagore House)라는 곳을 찾아간다. 좁은 골목을 이리저리... 그런데... 허걱... 길을 잃었다. ㅠ.ㅠ

에라... 그냥 포기하고 다리 쪽으로나 가자 싶어 후글리 강 방향으로 무조건 걷는다. 걷고 또 걷고 또다시 걷고... 매캐한 매연을 한껏 들이키며 수많은 차량과 사람들로 뒤섞인 거리를 가로질러 걷기를 몇 시간. 드디어 하우라 교(Howrah Bridge)가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생각보다 엄청나게 큰 규모에 놀랐다. 특히, 교량 위에 얹어 있는 트러스(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음. ㅡ.ㅡ)가 무척이나 높았다. 강을 건너는 수많은 사람들과 각종 운송수단으로 다리 위는 그야말로 인산인해. 나도 다리를 건너볼 생각에 그 엄청난 대열에 합류한다.

다리에 접근하여 건너는 순간, 한 경찰이 날 붙든다.

"다리 건널 때 중간에 서거나 사진을 찍으면 안 됩니다."

덩치 좋은 사람이 명령조로 무척 퉁명스럽게 말하는 바람에

"네~"
하곤 조용히 꼬리를 내린다. ㅡ.ㅡ;;

실제로 걸어가는 중간 중건에 절대 사진을 찍지 말라는 안내판을 무척 많다. 사람들이 많아 중간에 서면 길이 막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 다리에 뭔가 국가의 비밀이 있는 것일까? 아직도 난 그 이유를 모르겠다.

웅장한_인도_캘커타_하우라교
▲ 웅장한 하우라교, 황톳빛 후글리 강을 건넙니다.

하우라 교 위를 천천히 걷는 중, 다리를 건너는 사람 중에 나같이 작은 배낭 하나만 메고 건너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다들 자기 몸집보다 훨씬 큰 짐들을 힘겹게 메고 건넌다.

끝없는 그들의 행렬과 줄지어 이어진 차량행렬을 약간 높은 곳에서 바라보며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역동적인 인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후글리 강변 따라 걷기

다리를 건너갔다가 다시 돌아와 후글리 강변을 따라 계속 걷는다. (※ 강변도로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었고, 강에서 가장 가까운 도로였음. 대부분 건물에 가려 강은 안보임.)

버스에서 내뿜는 시커먼 매연과 온갖 먼지를 뒤집어쓰고 그야말로 캘커타를 활보한다. 중간중간에 예기치 않게 어떤 선거 유세장도 들리고, 길거리에 콸콸 넘치는 수돗물에 스무 명 정도가 들어앉아 물놀이하는 것도 구경하고, 목이 마르면 길거리 주스 가게에서 오렌지 주스도 사 먹으며 계속 걷는다.

아무런 계획이나 일정 없이 발길 닫는 대로 걷는 길, 혼자 하는 여행만이 즐길 수 있는 시간이다.
 

인도_콜카타_길거리에서_오렌지주스
▲ 그자리에서 짠 100% 원액 오렌지 주스도 한 잔 들이킵니다.

 

후글리 강변, 밀레니엄 파크

얼마나 걸었을까? 밀레니엄 파크(millennium Park)라는 곳에 도착한다. 우리나라 한강 둔치 같이 후글리 강변을 따라 만들어 놓은 작은 정원이다. 아직 강렬한 햇빛이 부담스러운 한낮이었지만 많은 연인과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선다. 내 앞엔 한 서양인 여자 아주머니가 줄을 서 있다. 내 앞 차례가 지나고 내가 들어가려는 순간, 표 받는 한 인도 사람의 손이 그 아줌마의 엉덩이를 가볍게 터치하는 게 아닌가. 뭐라 말을 해 줘야 하나 고민할 시간도 없이 그 아주머니는 뒤돌아 얼굴을 붉히시며 그 녀석한테 막 뭐라 하신다.


"야! 이 자식아 너 내 엉덩이 만졌지? 만졌잖아!!!"


그 아주머니는 그러한 사실을 그 인도인에게 확인시키신 후 바로 따귀와 발길질을 하신다. 그 인도 사람은 검은 얼굴이 붉게 물들 정도로 따귀를 맞고서야 죄송하다며 사과한다.

뒤에서 물끄러미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나는 아주머니의 그러한 당당하고 확실한 모습에 기립박수를 보낸다. 중간중간에 한국인 여자 여행자들이 당했던(?) 성희롱에 확실치 못한 대응으로 기분 상했던 이야기들을 워낙 많이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모습이 나에겐 무척이나 부러웠다.

지금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이 글을 읽는 분들만이라도 그러한 경우 확실한 대처를 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남녀뿐만 아니라 동성 간에도 상호 간 적정선을 유지할 때만이 올바른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가.

후글리_강변에_위치한_작은공원_밀레니엄파크
▲ 후글리 강변에 위치한 작은 공원 밀레니엄 파크에서... 저 멀리 하우라교가 보입니다.

아무튼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입장! 무척이나 더워진 날씨 때문에 우선 그늘로 가 콜라 한 병을 사 마신다. 물론 콜라병은 다 마신 후 반납해야 한다.

한참을 둘러보는데 15살 먹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단체로 소풍을 왔는지 외국인인 날 보며 인사를 한다.

아... 그때 그냥 모른 척했어야 하는데... 오늘 하루 종일 혼자 다니느라 말도 몇 마디 못 하고 해서 가볍게 인사를 했더니 순식간에 열댓 명의 아이들이 내 주위를 빙~ 둘러싼다. 그리곤 이것저것 쉼 없이 물어본다. ㅠ.ㅠ

안 그래도 더워 죽겠는데, 그 녀석들한테 둘러싸여 30분을 시달리다 보니 에고 에고 진이 다 빠지는 것 같다. 헥~ 헥~ 그래도 반장으로 보이는 한 녀석이 교통정리(?)를 하는 통에 그나마 숨은 쉴 수 있었다.

사진도 찍고 얘기도 나누다 보니 시간이 꽤 지났다. 날 못 가게 붙드는 녀석들을 뒤로하고 간신히 빠져나온다. ㅋㅋㅋ
 

밀레니엄파크에서_만난_소풍나온_아이들
▲ 소풍나온 아이들... 어찌나 소란스럽던지... ㅎㅎㅎ

 

내겐 무척 깨끗했던 도시 캘커타(콜카타)

다시 숙소 쪽으로 걸어가는 길. 에덴 가든(Eden Garden) 쪽을 지나니 깔끔한 거리와 함께 옛날 귀족들이 살았던 것으로 보이는 건물들이 울창한 숲에 가려 있다. 물론 창살과 담장 때문에 안으로 들어갈 순 없다. 가이드북을 펴 보니 아직까지 사용하는 곳이라 한다.

유럽에서나 볼 수 있다고 생각했던 Tram Terminal을 지나 숙소 쪽으로 돌아온다. 아이고... 하루 종일 슬리퍼 하나만 질질 끌고 걸어 다녔더니 발꼬락 무릎이 저린다.

캘커타_시내_전차
▲ 캘커타 시내를 운행하던 낡은 전차

캘커타(Calcutta, 콜카타), 다른 인도 대도시와는 달리 무척이나 깨끗한 도시다. 들리는 소문에 캘커타는 엄청난 쓰레기와 오물로 최악의 도시라는 말을 들었었는데 내가 본 이곳은 오히려 그 정반대다. 물론 공기 오염은 매우 심각했지만 거리에 쓰레기를 버리지 못해 하루 종일 들고 다닐 정도로 거리가 깨끗하였고 소들도 거의 안 보여 그만큼 똥의 공격을 피할 수 있어 무척 좋았으니 말이다.

그나저나 그 많은 소들은 다 캘커타 시 정부에서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 암튼 그러한 다른 인도와 다른 모습에 계속 흥미를 유발하는 도시다.


저녁에 혼자 인도 영화 보기

오늘 저녁엔 혼자 영화 한 편을 보러 간다. "MAA TUZHEE SALAAM"이라는 전쟁영화다. 이 영화는 아직도 시끄러운 인도의 잠무 카슈미르 지방의 분쟁을 소재로 한 영화다.(50Rs)

이 영화를 보며 인도 사람들이 파키스탄을 얼마나 경멸하고 증오하는지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영화의 줄거리는 대충 이러했다. 인물의 외모부터 확연히 구분되는 착한 놈과 나쁜 놈. 위기상황에 부딪혀 패전 위기를 맞지만 주인공의 람보 같은 변신으로 모든 파키스탄군을 전멸시킨다. 끝! ㅋㅋㅋ

힌디어를 하나도 모르는 나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영화였다. 특히 마지막 위기상황에서 주인공이 인도 깃발을 겨드랑이에 끼고 하누만 신(원숭이 형상의 힌두신)에게 경배를 한 후 홀로 적진 속으로 돌진하는 모습과 동시에 빗나가는 수많은 파키스탄군의 총알과 백발백중의 주인공의 총알의 모습을 보며 어찌나 웃었는지 모른다. 인도 사람들이 환호하고 휘파람을 불어대는 걸 보니 그들에겐 무척이나 감동적인 모양이다. 그러한 모습이 날 더 웃게 만든다.
"하하하 ^^;;"
나도 소리나 질러보자!!

"대한 독립 만세!!!"???
영화는 러닝타임 2시간 40분 만에 끝이 난다.

숙소로 돌아와 내일은 기필코 마더 테레사 하우스(Mother Teresa House)에 가리라 마음먹고 오늘은 일찍 잠자리에 든다. 밖에 여행자들의 잡담 소리가 들리지만 오늘은 합류하지 말고 참자! 거참!! 되게 시끄럽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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