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여행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UNESCO World Heritage Site) 로마시대 유적 볼루빌리스 (Volubilis)
- 메크네스에서 물레이 이드리스 거쳐 볼루빌리스 가기
- 볼루빌리스 입장료, 관람시간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볼루빌리스 유적
- 볼루빌리스의 역사
- 볼루빌리스 유적지 사진
모로코 메크네스에서 북쪽으로 약 33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볼루빌리스(Volubilis)는 수도 라바트에 위치한 셀라 (Chellah)와 더불어 현재 모로코에 남아 있는 대표적인 로마시대 유적이다.
메크네스에서 물레이 이드리스 거쳐 볼루빌리스 가기
2018년 6월의 라마단 기간... 모로코 메크네스에 밤늦게 도착하여 역 앞 시내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삐걱이는 침대에 피곤한 몸을 뉘이지만 창밖에서 들려오는 요란한 자동차 경적 소리와 왁자한 소음은 창문과 커튼을 뚫고 내 고막을 연신 괴롭힌다. 밤새 잠을 설치다 동이 틀 무렵이 돼서야 세상은 고요해졌고, 나도 비로소 잠에 들 수 있었다.
중동 대부분 나라들이 다 그렇듯 이곳 모로코 사람들도 라마단 기간엔 야행성으로 바뀐다. 해가 뜨기 직전까지 밤새 낮 기간 동안 먹지 못할 아침, 점심 두 끼니를 끝없이 밀어 넣다가 아침에 출근해야 하는 사람을 제외하곤 해가 뜨는 시간부터 대개 잠을 잔다.
이 시간엔 골목 구멍가게 하나 문을 열지 않는다. 라마단 기간 동안 종교에 충실하여(?) 홀리한 한 달을 보내는 사람도 많겠지만, 왠지 주변 시선과 사회 분위기에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고통스러운 한 달을 보내는 이들도 꽤나 많을 듯하다. 어찌 됐건 라마단 기간의 일요일 아침 시간은 나라 전체가 조용~하다.
잠은 설쳤지만 깊게 더 자진 못하고, 이른 아침 물레이 이드리스와 볼루빌리스를 보기 위해 길을 나선다. 불과 몇 시간 전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던 길거리에는 길냥이들만 야옹~대고 사람 한 명 보기 힘들 정도로 적막함마저 감돈다.
역에서 십여 분을 걸어 물레이 이드리스와 볼루빌리스로 가는 그랑 택시 (Grande Taxi) 정류장에 도착, 택시를 잡아본다. (※ 택시 정류장 위치 아래 지도 참고)
평소 같으면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을 그랑 택시 정류장엔 고작 서너 대의 택시만 보일일 뿐... 이럴 경우 보통 택시비 네고도 힘들어진다.
두 군데를 둘러보고 다시 메크네스로 돌아오는 데까지 200 디람에 흥정을 마쳤다.
메크네스에서 물레이 이드리스, 볼루빌리스로 가는 그랑 택시 정류장 위치
골목골목이 인상적이었던 이슬람 성지인 물레이 이드리스를 간단히 둘러보고 볼루 빌리스에 아침 8시 30분쯤 도착했다. 물레이 이드리스 여행기는 아래 포스팅을 참고 바랍니다.
모로코 여행 - 이슬람 성지 물레이 이드리스 (Moulay Idris)
※ 메크네스에서 볼루빌리스까지는 차로 30분 정도 소요된다.
볼루빌리스 입장료, 관람시간
볼루빌리스 고고학 유적은 연중무휴로 아침 08:30부터 일몰 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월마다 일몰시간 편차가 크기 때문에 볼루빌리스 홈페이지에 월별 운영시간이 아래와 같이 기재되어 있다.
외국인 입장료는 어른 기준 70 디람이다. 12세 미만 어린이는 30 디람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볼루빌리스 유적
볼루빌리스 주차장에 들어가니 우리 차 밖에 없다. ㅠ..ㅠ 상점으로 보이는 간이건물들도 모두 문을 닫았지만 다행히 유적지는 이제 막 문을 열었다. 오늘 1번 손님으로 볼루빌리스 유적지에 입장한다. 정말 관람객이 한 명도 없다.
볼루빌리스는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관리되고 있는데, 역시 입구에 아주 멋진 박물관이 건립되어 관람객을 맞는다.
유네스코 문화재로 등록되면 선진국의 경우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하고 이래저래 간섭만 받지만 개도국의 경우 이런 식으로 건물도 지어주고, 문화재 관리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양이다. 유적지 안쪽을 보니 라마단 기간임에도 한 아저씨가 열심히 잡초를 뽑고 계신다.
볼루빌리스의 역사
모로코 메크네스에서 북쪽으로 약 33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볼루빌리스(Volubilis)는 수도 라바트에 위치한 셀라 (Chellah)와 더불어 현재 모로코에 남아 있는 대표적인 로마시대 유적이다.
이 지역은 토양이 비옥하여 선사시대부터 마을이 있었고, 현재까지 발굴된 기록에 따르면 고대 튀니지의 카르타고 상인들에 의해 처음 설립되었다고 한다.
볼루빌리스는 로마 클라우디우스 제(Claudius 재위 41~54) 시대에 식민지가 되었으며 당시 로마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식민지 중 하나였다.
이후 284~285년에 베르베르 민족의 침입으로 로마령으로부터 분리되었고 이후로는 로마의 지배를 받은 적이 없다. 현재 발굴된 도시 규모로 짐작할 때 최대 2만 명이 거주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아주 큰 도시였다.
로마시대 이후에도 이슬람 세력이 몰려오기 전까지 베르베르, 그리스, 유대인, 시리아인들이 거주하며 라틴어를 쓰며 거주하였다.
이후, 이슬람 세력이 들어와 계속 정착하였고, 11세기에 이르러 주변 도시들이 개발되어 볼루 빌리스는 버려진다.
18세기에는 메크네스의 Moulay Ismail의 궁전 건축을 위해 볼루빌리스의 대리석들을 약탈하여 사용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1755년 리스본 대지진으로 볼루빌리스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볼루빌리스 유적지 탐방 후기
약 2천 년 전 로마시대에 번창했을 볼루 빌리스의 흔적들을 천천히 구경한다.
지중해 주변 곳곳에 위치한 로마 시대 유적지를 둘러볼 때마다 느끼지만 유적에 대한 안내서가 없으면 정말 둘러보기 힘들다. 그나마 가져간 론니 플레닛에 적힌 간단한 설명을 읽어보니 포럼, 저택, 개선문 등이 그냥 돌덩이가 아닌 나름 역사적 유적으로 보인다. 특히나 이곳은 각 저택 바닥에 남겨진 여러 모자이크 문양이 무척 인상적이다.
유적지 전체는 꽤 넓어 보였지만 위 지도에 그려진 루트대로 천천히 둘러보니 대략 한 시간 남짓 걸린다. 어느새 해가 머리 위로 쨍! 하게 떠버린 볼루빌리스에서의 6월 한낮의 더위는 견디기 쉽지 않다. 주변의 황량한 들판의 분위기에 나까지 메말라가는 느낌이다.
한편으로 이 황량한 들판과 쨍쨍한 햇빛에 그대로 노출된 유적들이 세월의 풍파에 훼손되거나 사라지진 않을지 살짝 걱정되기도 한다. 모자이크 바닥만이라도 좀 더 보존처리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과 바람도 담아본다.
짧지만 충분했던 볼루빌리스 관람을 마치고 다시 메크네스로 돌아오는 길... 택시 안으로 불어오는 라마단의 한 낮 공기는 무척 상쾌하다.
솔직히 유럽이나 터키의 로마 유적군과 비교했을 때 확 와닿는 유적이 별로 없기 때문에 볼루빌리스 유적에 대한 호불호는 확실히 갈리는 것 같다.
하지만, 2천 년 전 지중해를 호수로 두고 거대한 대륙을 건설한 로마제국의 아프리카 서쪽 끝 가장 먼 곳에 위치한 유적을 방문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름 의미는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더군다나 메크네스, 물레이 이드리스, 볼루빌리스 등 세 도시를 하루에 다 볼 수 있으니 일석삼조다.
볼루빌리스 유적지 사진
마지막으로 볼루빌리스에서 찍은 사진들 몇 장 올립니다.
모로코 여행 - 이슬람 옛 수도 메크네스 (Meknes) 역사도시, 유네스코 세계유산 (World Heritage 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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