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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독일 배낭여행 (2005)

독일 배낭여행 - 알펜가도, 퓌센에서 가르미슈 파르텐키르헨 가는 길

by Reminiscence19 2019. 10. 13.

알펜 가도, 퓌센에서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가는 길 (Füssen, Garmisch-Partenkirchen) - DAY 06 - 15일간의 독일, 프라하 배낭여행 

  • 퓌센에서 한가로운 오후 시간
  • 알펜 가도를 달려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에 도착
  • 가르미슈 파르텐키르헨 유스호스텔까지 무사히 도착

썸네일-퓌센-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여행

 

퓌센에서 한가로운 오후 시간

오전 중에 할 일(노이슈반스타인 성, 호엔슈방가우 성 관람)을 모두 마치고 호텔에 맡긴 배낭을 찾는다. 그리고 다음 목적지인 오버아머가우행 버스를 수소문한다. 참고로, 오버아머가우에는 루트비히 2세가 만든 세 개의 성 중 유일하게 완성된 린더호프 성이 있다.

어영부영하다가 버스를 하나 놓쳐버렸다. 인포메이션 데스크에서 다음 차를 물어보니 헐~ 한참 뒤에나 다시 온다고 한다. 젠장...

원래 오늘 린더호프 성을 본 후,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까지 가려고 했는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급 일정을 조정하여 린더호프 성은 내일 가기로 하고 퓌센 기차역 근처나 둘러볼 겸 퓌센행 버스를 기다린다. 혼자 여행하니 일정 조정도 그냥 내 맘대로 하면 된다. ㅋㅋㅋ

정류장에서 혼자 여행 오신 한국인 누나를 만날 수 있었는데 그 누나도 다른 여행자들과 마찬가지로 뮌헨에서 당일치기로 오셨단다.

퓌센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도 많은 한국인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러고 보니 첫날 하이델베르크 성에서 만났던 한국인 후로 처음 만나는 한국인이다. 무척 반갑다.

호엔슈방가우에서도 한국인을 만나려면 노이슈반스타인 성으로 올라가는 길이나 마리엔 다리를 가야지 호엔슈방가우 성이나 근처 비스교회를 가면 만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우리는 언제쯤 천편일률적인 유럽여행 루트에서 벗어날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시중에 잘 팔리고 있는 가이드북의 여행루트 내용을 모두 삭제하면 되려나?

한편으론 처음 하는 유럽여행이라 유명한 많은 것을 보고 싶기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나 또한 처음에는 그러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 글을 다시 마주하고 있는 2019년, 세계 여행 시장에서 막강한 파워로 성장한 오늘의 대한민국을 마주한다. 우리 민족, 참으로 대단한 사람들이다.

오늘 저녁에 뮌헨의 슈바빙에서 저녁 먹을 얘길 나누고, 뮌헨 시청사를 얼른 둘러보자고 상의하는 앞에 앉은 대여섯 명의 한국인 학생들이 나누는 얘길 들으니 문득 4년 전 내 모습이 떠오른다. 그래! 그땐 솔직히 지금 이 친구들보다 훨씬 어리바리했었지.


버스는 퓌센에 도착하고 그 친구들은 역 안으로 우르르 들어간다. 아직 뮌헨행 열차는 1시간도 더 기다려야 하는데...

오늘
목적지인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으로 가는 버스 스케줄을 찾아보니 허걱! 4시 25분에 있다. 시간이 엄청나게 많이 남았다.

결국, 발길을 돌려 그 무거운 가방을 몽땅 짊어지고 퓌센 시내를 구경한다.

카메라 메모리 용량이 간당간당해서 PC방을 찾았는데, 도무지 보이질 않는다. 처음엔 300만 화소로 찍다가 지금은 200만 화소로 낮추었다. 화질도 처음에는 Fine으로 찍다가 Normal로 찍은 지 꽤 됐다.
아... 이 메모리 압박감...

메모리 512MB와 256MB, 그리고 외장하드 40GB짜리를 가져와서도 이렇게 메모리 압박감에 시달릴 줄이야... 그것도 유럽에서...
암튼 이 압박감에 본의 아니게 퓌센 번화가를 구경할 수 있었다.

이곳 퓌센 역시 로만틱 가도 상의 도시답게 도시 자체가 참으로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시내 인포메이션 센터 앞, 도로 위에 신기한 분수대도 구경할 수 있었다. 물의 힘으로 거대한 돌이 뱅글뱅글 돌아가는 분수대였는데, 정말 인도 한 중간에 별다른 담도 없이 설치되어 있다. 더운 날엔 그냥 뛰어 들어가면 되겠다. 그 분수가 보이는 작은 벤치에 앉아 한참 동안 밀린 일기도 쓴다.


역 근처 공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밀린 일기를 계속 쓴다. 그동안 너무 바쁘게 다녔더니 일기 쓸 시간도 없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솔직히
너무 심심하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이 감정...

그림도 그려본다. 벤치에 누워 낮잠도 한숨.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래도 오래간만에 이렇게 쉰다.

역 근처라 그런지 딱 보기에도 껄렁껄렁한 녀석들이 무리 지어 놀고 있다. 조용히 있어야지! 4시가 되자 배가 출출해진다. 근처 가게에서 피자 한 조각, 도넛 한 개, 음료수 한 병을 사들고 나온다.

와... 드디어 버스 시간이 다 되었다. 독일 최고봉 추크슈피체가 위치한 마을,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으로 향하는 순간이다.


알펜가도를 달려 가르미슈 파르텐키르헨에 도착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행 버스는 오후 4시 25분에 정확히 출발했다.

퓌센을 시작으로 호엔슈방가우, 슈방가우, 비스교회 등 근처 도시들을 지난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들이 혼자 보기에는 너무나 아까울 정도로 그림같이 아름답다.

한참을 바라보고 있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은 초원 위의 도로... 그 가운데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마을들 사이사이로 버스는 달린다. 목가적인 풍경이 끝이 없다.

※ 퓌센에서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가는 길
버스는 아래 두 루트 중 오스트리아 국경을 넘지 않는 북쪽 길로 오버아머가우를 지나 돌아간다.


오버아머가우를 지나자 버스는 내리막을 달리기 시작한다. 창밖으로 시야가 트인다. 버스 안에 사람도 많지 않아 이쪽저쪽 구경하기도 참 좋다.
해질 무렵이 되자 날씨가 약간 흐려진다.

그림 같은 알펜 가도를 달리고 달려 버스는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에 도착한다.


가르미슈 파르텐키르헨 유스호스텔까지 무사히 도착

독일 산악 리조트의 중심지이며 독일 최고봉 추크슈피체가 위치한 이곳은 기차역을 중심으로 두 도시 가르미슈와 파르텐키르헨이 나뉘어 있는 동네다.

1936년 동계올림픽을 위해 합병하였다는데, 번화가는 가르미슈 쪽에 위치해 있다.


먼저 내일 오버아머가우행 버스 시간을 체크한다. 그리고 등산 철도역으로 가 추크슈피체에 오르는 등산열차 시간을 체크한다. 그러고 났더니 해가 진다.

힘겹게
유스호스텔에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자리가 있다고 한다. 문제는 버스로 20분 정도 가야 한다고 하는 것. 가는 법을 듣긴 들었는데, 잘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이 지역 지명 이름이 두세 개 섞이면 참으로 난감하다.

수화기를 놓고 나오는데, 버스가 한 대 지나간다. 앞에 씌어있는 종점 표지를 보니 앗!! 아까 호스텔 직원이 말한 Farchant라고 적혀 있다. 저거다!!!

막 달려가서 버스를 잡아탄다. 운전사 아저씨한테 Burgain이라는 곳에 가냐고 물어보니 간다고 한다. 얏호~ ^^;; 거기 도착하면 세워달라고 신신당부, 운전사 아저씨가 참으로 맘씨 좋게 생기셨다.

(지금은 구글맵과 실시간 정보로 길찾기가길 찾기가 어렵지 않은 시대지만 20년 전에는 길 찾기가 가장 큰 문제였다.)

호스텔이 위치해 있다는 Burgain이라는 동네까지 정말 한참을 갔다. 시내를 벗어나 완전 촌구석까지 온 듯하다.

주변 풍경이 다시 초원이다.
운전사 아저씨의 도움으로 Burgain이라는 동네에 내리긴 내렸는데, 집 몇 채만 보이는 곳이다.

처음엔 무척 당황했지만 내리자마자 유스호스텔 표지판을 볼 수 있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버스에 함께 탄 어린 친구들도 그쪽으로 가는 걸 보니 모두 유스호스텔에 묵는 모양이다.

골목을 돌고 돌아 발견한 가르미슈의 유스호스텔...

와...!!!
너무 좋다. ^^;;

새로 지어 건물도 무척 깔끔하고 앞에 냇물도 흐르고 주변 풍경도 멋지다. 전형적인 리조트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그런 호스텔이었다. 시내에서 약간 (아니 좀 많이) 먼 것만 빼곤 다~~ 좋다.

가르미슈호스텔
▲ 경치 좋은 호스텔 전경
뒷산이-멋진-호스텔전경
▲ 멋진 산을 뒤로한 호스텔 모습

체크인을 하고 방을 배정받는데 Visitor's Card라는 것을 받을 수 있었다.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에 숙박하는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카드였는데, 카드를 보니 혜택이 무척 많다.

시내 교통 무료 이용은 기본, 각종 레스토랑, 상점 등에서 할인을 비롯하여 등산 철도 할인, 동계 올림픽 경기장 입장 할인 등 27가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었다.

Visitor's Card
▲ Visitor's Card

에 들어가니 미국 알래스카가 집이라는 친구가 한 명 있다. 독일어를 공부 중이라는데, 이런저런 얘길 나눠보니 지금껏 만났던 미국인답지 않은 겸손한 면이 있다. 얘길 나누며 내일 갈 추크슈피체에 관련된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흑맥주 한 병과 스니커즈로 저녁 한 때를 보낸다. 음료수 자판기에서 콜라보다 싼 음료가 있기에 사봤더니 가스 들어있는 물이다.  헐... 그래도 트림 하나는 잘 나온다.

호스텔-객실내부
▲ 호스텔 방 내부

리셉션의 아저씨가 맥주 따르는 법을 가르쳐 줬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법과 달랐다. 우리는 보통 맥주를 따를 때 맥주 거품이 나지 않게 조심조심 따르는 게 잘 따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맥주의 본고장 독일에서는 우선 맥주병의 반 정도를 세게 따라 거품이 잔에 가득하게 한 다음 그 거품이 사그라질 때까지 기다린다.

그런 다음 나머지 반을 조심스레 따라 거품이 1리터들이 잔에 넘칠 듯 말 듯 따른 다음, 거품이 뻐끔뻐끔 사그라질 때부터 마신다고 한다. 이렇게 마시면 맛있단다. ^^


오늘 하루... 린더호프 성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쉽긴 하지만 오늘 하루 휴식을 취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련다.

내일은 독일 최고봉 추크슈피체를 오른다.

이곳에 올리는 독일 여행기는 코이카 (KOICA) 봉사단원으로 활동하던 2005년 9월, 국외 휴가 기간을 이용한 독일 및 체코 프라하 배낭여행 기록입니다.

지금과는 많이 다른 15년 전 독일의 모습과 20대 시절 독일을 여행하며 보고 느낀 감정을 가끔씩 기억하고자 부끄럽지만 수정 없이 이 공간에 옮겨봅니다.

- Reminiscence19 -

【 다음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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