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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히말라야 트레킹/안나푸르나 서킷, 라운딩 트레킹

네팔 히말라야 - 안나푸르나 서킷 (어라운드, 라운딩) - DAY 09 - 야크 카르카 (Yak Kharka) → 쏘롱 페디 (Thorong Phedi)

by Reminiscence19 2019. 9. 9.

네팔 히말라야 - 안나푸르나 서킷 (어라운드, 라운딩)
DAY 09 트레킹 루트
야크 카르카 (Yak Kharka, 4110m) → 레다 (Ledar, 4250m) → 쏘롱 페디 (Thorong Phedi, 4420m)
오늘은 야크카르카에서 출발하여 쏘롱라 고갯길 아래에 위치한 쏘롱 페디까지만 간다. 거리는 7km도 안되지만 고도는 500m 정도 올라야 하는 구간이라 고산병에 유의하며 천천히 올라야 한다.


[ 트레킹 루트 ]


해발고도 3000미터가 넘어서부터 고산병 대비로 매일 아침저녁으로 이뇨제(Diamox)를 복용했더니 손발, 얼굴이 찌릿한 것은 물론 쉬도 때도 없이 화장실을 찾게 된다.
새벽에 알람시계가 울린다.
안 그래도 아까 전부터 화장실이 가고 싶었지만, 춥고 귀찮아 (침낭 속에 일단 들어가면 다시 나오기 싫어짐.) 참고 있었는데, 이젠 정말 일어나야 하는 모양이다.

볼 일을 보고 로지 밖으로 나가 이른 아침을 맞는다.

‘야크 카르카’에서의 풍경은 생각보다 멋지진 않았다. 그저 잠시 쉬어가는 중간 기착지 정로랄까? 날씨가 흐린 것도 오늘은 별로 아쉽진 않다.

▲ 야크 카르카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뷰
▲ '야크 카르카'의 풍경
▲ 주변 산들이 구름 속에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합니다.
▲ 날씨는 흐리지만 출루히말은 모습을 드러냅니다.


애플 팬케이크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한다. 그 동안 맛있던 애플파이 팬케이크가 이곳은 정말 맛없다.
고양이 세수, 30초짜리 양치질...
그리곤, 후다닥 짐을 싸 오늘의 트레킹을 시작한다.


잔뜩 흐린 구름 아래 황량한 계곡 속을 터벅터벅 걷는다.

트레일 왼쪽으로 멋지게 이어지는 히말은 저 아래 강가푸르나까지 이어진다. 중간중간 이름 모를 히말들이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기를 수차례 반복한다. 그래도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는다.

해발 4000미터가 넘어서 그런지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는데도 숨이 가쁘다. 동행한 포터 ‘띠르터’는 벌써 머리가 아프다며 약을 달라 한다. 이 친구도 라운딩은 이번이 처음이라 이래저래 고산에 대한 걱정, 두려움이 있는 모양이다. 그나마 다른 포터 아저씨가 수십 차례 라운딩 경력이 있어 다행이다. 그래도 고산병은 여전히 무서운 녀석이다. 대자연 앞에 겸손해지라는 자연의 경고는 아닐까?

‘띠르터’에게 타이레놀 몇 알을 건네준다.
비록 우리가 고용한 포터이긴 하지만 그 친구가 지고 가는 우리 짐 때문에 마음이 편하진 않다.
그렇다고 선뜻 내가 지고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카메라랑 작은 가방 메고 가기도 이렇게 벅찬데…….
어쨌든 다들 무사히 가길 기도해야지!

▲ '야크 카르카'에서 오늘 트레킹을 시작합니다.
▲ 날씨가 맑았으면 더욱 멋있었을 풍경
▲ 중간에 위치한 레다의 한 로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바람이 거세게 불어온다.
계곡은 제법 깊어진다. Ledar라는 마을을 지나니 길 폭이 점점 좁아진다. 조금 더 가니 이젠 한 사람이 겨우 갈 수 있을 정도의 트레일이 시작된다. 급격한 내리막을 지그재그로 내려가 계곡을 건넌 뒤 다시 그만큼을 지그재그로 걸어 올라간다. 제법 급한 오르막을 오르는데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다. 다들 기진맥진해서 그런지 그 오르막 끝에는 아주 허름한 찻집 하나가 위치해 있고 작은 규모와 달리 엄청나게 성업(?) 중이다. 계곡에서 강하게 불어오는 찬 바람을 피해 오늘 이 구간을 지나는 모든 트레커들이 좁은 주방에 옹기종이 모여 따뜻한 레몬티와 홍차, 커피로 몸을 녹이고 있다.
독점이라 그런지 이곳 찻값은 정말 장난 아니다. 오늘 묵을 ‘쏘롱 페디’도 한 잔에 30 루피 하는 홍차가 이곳에선 무려 50루피다. 레몬티는 60루피 (‘쏘롱 페디’는 40루피) (※ 참고 2006년 금액)
그래도 다들 이곳에서 마시는 홍차 한 잔에 무한한 만족감을 느끼는 듯 하다. 찻값의 몇 배를 더 내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만족감.

차를 마시고 있는데 건너편 언덕에 사슴 떼가 지나다닌다. 히말라야 고산지방에서만 서식하는 사슴인 모양이다. 다들 신기해하며 사진 찍기 바쁘다. 응달진 트레일에는 눈이 쌓여 있고, 건너편 경사면에도 모두 눈이 쌓여있다. 이제야 비로소 쏘롱 패스를 넘는다는 사실이 실감 난다.

▲ 쏘롱 페디로 가는 길
▲ 급한 내리막은 이렇게 지그재그로 내려옵니다.
▲ 점점 살벌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 작은 찻집에서 언 몸을 잠시 녹이다 산양을 만납니다.
▲ 쏘롱 페디까지 길은 희미하게 계속 이어집니다.
▲ 쏘롱 페디로 향하는 길... 아슬아슬
▲ 황량한 풍경은 계속됩니다.


바람을 가르며 걷고 또 걷는다.
그리고 정오 12시가 되지 않아 오늘의 목적지 ‘쏘롱 페디’에 도착한다.

네팔에서 ‘페디’라는 지명은 일반적으로 길이 급격히 오르막으로 이어지기 시작하는 곳에 위치한 마을에 붙여진다. 이 ‘쏘롱 페디’라는 이름도 그간 완만한 오르막으로 길이 이어지다가 이곳을 지나면서부터 쏘롱 패스까지 급격한 오르막이 시작되어 붙여진 이름이다.

쏘롱 페디’에 위치한 한 럭셔리한 로지에 여장을 푼다.
수염이 수더분하게 나고 러시아나 몽골에서나 쓸 법한 털모자를 눌러쓴 분위기 있는 로지 아저씨가 우릴 맞아 주신다. 밖에서 드시는 라면이 어찌나 맛있어 보이는지 우리도 가자마자 바로 시켜 먹었다. 일종의 마케팅 비법이었나? ㅋㅋㅋ

▲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쏘롱 페디에 도착했습니다.
▲ 로지 입구에서 한 컷~
▲ 로지 주인 아저씨가 라면을 무척 맛있게 먹고 계십니다.


지금까지 경험한 안나푸르나 라운딩 루트 상의 로지 시설은 정말 랑탕이나 에베레스트의 그것보다 훨씬 훌륭했다.
쏘롱 패스를 넘는 마지막 기착지인 이 쏘롱 페디만 하더라도 다이닝룸 난방을 전기로 하고, 전기 오븐으로 빵을 구워낸다.
와~ 놀랍다.
주인아저씨를 만나 물어보니 근처에 수력 발전기를 설치했다 한다.
20 kW짜리가 있는데 그중 10 kW를 이 로지에서 쓰고 나머지를 다른 로지에서 나눠 쓴다고 한다. 역시 전기는 인류의 대단한 발명품임을 새삼 느낀다. 실제로 네팔 산간 마을 사람들의 공통된 염원은 바로 전기의 혜택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이라 한다.

창 밖엔 세찬 바람이 눈 덮인 산골짜기에서 매섭게 불어오지만, 우린 따뜻한 다이닝룸에서 한참을 쉰다.
책도 보고, 그동안 찍었던 사진들도 보고, 배터리 충전도 하고, 이것저것 또 끊임없이 시켜 먹는다. 스파게티랑 피자도 참 맛있다.

▲ 쏘롱 페디 로지... 시설이 나름 훌륭합니다.
▲ 로지는 절벽 아래 아슬아슬하게 위치해 있습니다.
▲ 따뜻한 로지 다이닝 룸에서 '띠르터'와 재미난 시간을 보냅니다.
▲ 내일 저 위 고개를 넘어가야 합니다.
▲ 전기 오븐으로 이렇게 먹음직스런 사나몬롤까지!!!


오랜만에 산 아래 도시 소식을 듣는다. 사람들 말로 포카라는 오늘도 통행금지 조치가 내려졌다고 한다. 그야말로 네팔에 민주화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는 모양이다. 도시는 난리가 났다는데 이 산골 마을에서는 전혀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없다. 마치 다른 나라 얘기인 듯 사람들은 별 관심도 없고, 포카라에 거주하는 가이드와 포터들만이 관심을 갖는다.

내일은 드디어 이번 트레킹의 하이라이트 '쏘롱 라', 쏘롱 패스를 넘는다.
그동안 이 패스를 넘기 위해 9일을 올라왔다.
고도 1000미터를 올라 다시 1600미터를 내려가야 하는 내일의 일정.
새벽 4시에 일어나 적어도 4시 반에는 출발해야 하고, 시간이 지나면 쏘롱 패스에 매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기 때문에 오전 10시 전에는 패스를 통과해야 한다. 게다가 트레일은 이제 100% 눈이 쌓여 있는 구간이다.
아... 왜 이렇게 심장이 콩닥콩닥 뛰는지 모르겠다.
기대 반, 걱정 반...
잠을 일찍 자야 하는데, 이런 떨림 때문에 쉽사리 잠에 들 수 없다.

내일이면 정말 5416m의 쏘롱 패스를 넘는다!!!

▲ 로지 밖엔 세찬 바람이 불어 옵니다.
▲ 히말로 둘러싸인 첩첩 산중까지 올라 왔습니다.
▲ 쏘롱 페디 정면을 마주하는 파노라마
▲ 내일 쏘롱 패스를 무사히 넘을 수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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