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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히말라야 트레킹/안나푸르나 서킷, 라운딩 트레킹

안나푸르나 서킷, 어라운드, 라운딩 트레킹 2일 차 - 나디에서 참제까지

by Reminiscence19 2019. 9. 3.

네팔 히말라야 - 안나푸르나 서킷 (어라운드, 라운딩) 2일 차 - 나디 (Ngadi)에서 참제 (Chamje)까지 가는 길

  • 안나푸르나 서킷 트레킹 2일 차  루트
  • 멀샹디 계곡 소리를 들으며 트레킹 출발
  • '바훈다라' 마을 풍경
  • '샹제' 마을에서 점심식사
  • '저것' 마을에서 만난 마오이스트 반군
  • 목적지 '참제' 마을 도착

썸네일-안나푸르나-서킷-트레킹-2일차

 

안나푸르나 서킷 트레킹 2일 차  루트

나디에서 출발해 해발고도 1410 미터의 참제까지 가는 2일 차 루트는 아래와 같다.

나디 (Ngadi, 950m) → 바훈단다 (Bahundanda, 1,300m) → 자갓 (Jagat, 1,330m) → 참제 (Chamje, 1,410m)

어제 도착하지 못한 바훈단다 (네팔어로 '바훈다라'로 발음함)를 거쳐 오늘은 참제까지 간다.

고도는 460m 정도 오르는 길이며 나디에서 바훈다라까지 오르막이 가장 힘든 구간이다. 아침 트레킹 시작부터 힘든 길이 시작된다.



멀샹디 계곡 소리를 들으며 트레킹 출발

7시에 출발하려 했지만, 이런저런 짐정리 때문에 7시 30분이 되어서야 출발한다. 오늘도 날씨는 흐리지만, 걷기에는 정말 좋은 날씨다.

멀샹디 계곡의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상쾌한 아침공기를 가른다.  그리고 계곡 안으로 조금씩 조금씩 들어오는 햇살을 받으며 늦은 아침 일출을 바라본다.

멀샹디-계곡
▲ 오늘도 멀샹디 계곡을 따라 거슬러 올라갑니다.
나디마을-골목길나디출발
▲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나디를 출발합니다. 

바훈다라-오르막
▲ 바훈다라까지 오르막을 오르니 주변 풍경이 멋지게 보입니다.



바훈다라 마을 풍경

꽤 높은 언덕을 숨이 차게 오른다.

어제 원래 오고자 했던 ‘바훈다라’라는 마을이다. 네팔의 카스트 사회에서 가장 높은 계급이자 성직자 계급인 ‘바훈’(일반적으로 브라만이라 부르기도 함).

이 마을은 이 ‘바훈’들이 주류를 이루고 살고 있기에 마을 이름도 ‘바훈다라’다. 여기서 ‘다라’는 네팔어로 언덕을 의미한다.

 

언덕 위에 자리 잡은 마을 입구에 커다란 나무 쉼터(쪼우따라)가 있다. 발아래로 펼쳐지는 계단식 논밭과 산골 마을의 아기자기한 모습을 바라보며 송골송골 맺힘 땀방울을 닦는다.

마을 사람들과 얘길 나눠보니 이 마을에는 ‘바훈’들 외에도 꽤 많은 ‘구릉’족들이 모여 살고 있다고 한다.

 

일행들이 모두 도착하고 작은 로지에 들어가 콜라 한 병도 사 먹는다. 트레킹을 하면서만 맛볼 수 있는 유통기간이 간당간당한(가끔씩 지난 것도...) 썩은 콜라 맛~

힘든 트레킹에서 너무나 맛있게 먹었던 콜라였기에 그 맛 또한 가끔씩 그리워진다.

 

바훈다라-마을풍경
▲ '바훈다라' (바훈단다) 마을에서 본 주변 풍경
바훈들이-살고있는-마을
▲ 언덕 위에 세워진 바훈들의 마을~ 바훈다라 (바훈단다)
네팔-계단식논바훈다라-할머니
▲ 끝없는 계단식 논과 햇볕 좋은 곳에 앉아 풍경을 바라보는 할머니

 

‘바훈다라’를 기점으로 다시 내리막이 이어지고 그리고 다시 크고 작은 오르내리막이 이어진다.

멀찍이 거대한 폭포가 멋지게 떨어지기도 한다. 그 폭포 아래에는 작은 발전소도 보인다. 정말 그 옆 작은 동네에 불을 충분히 밝힐 수 있을 정도로 떨어지는 힘이 대단했다.


'샹제' 마을에서 점심식사

12시에 ‘샹제’라는 마을에 도착한다. 기다랗고 튼튼해 보이는 현수교가 인상적이었던 곳. 다리 옆 로지에 잠시 가방을 내려놓고 점심을 먹는다.

음식이 너무 늦게 나와 자그마한 동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다. 생각보다 꽤 괜찮은 인물사진들을 찍을 수 있었다.

프랑스에서 온 두 처자도 만날 수 있었는데, 트레킹 짐을 몽땅 짊어지고 씩씩하게 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안나푸르나-서킷-트레킹-계곡풍경
▲ 바훈다라를 지나 계곡을 넘어 계속 걸어갑니다.
작은-네팔-산골마을샹제근처-폭포
▲ 작은 마을도 지나고 멋진 폭포도 지나갑니다.
샹제마을-입구
▲ 이 다리만 건너면 샹제 마을... 점심 먹읍시다!
다리-건너는-아이들샹제마을-어린이
▲ '샹제' 마을에서 만난 아이들
샹지마을-할아버지와-아이들샹제-풍경
▲ '샹제' 마을에서 만난 사람들

▲ 나마스떼~ 나마스떼~ 인사는 이렇게 하는 거에요~
▲ 아직 첩첩 산중, 계곡을 따라 계속 올라갑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샹제 마을에서 점심을 먹고 정신없이 걷는다. 제법 오르막도 이어진다.


'저것' 마을에서 만난 마오이스트 반군

3시경에 ‘저것’이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에 들어가기 전에 허술한 나무총을 들고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이 보여 이상하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앞에 먼저 간 사람들이 작은 초소에 멈춰서 있다.

마오이스트 반군이었다. (당시 반군세력이었던 중국 마오쩌뚱 사상을 신봉(?)하는 마이이스트(마오바디)는 네팔 갸넨드라 왕정이 무너지고 공화정 수립 후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국회 다수당을 차지한다.)

많지도 않았지만 몇몇 다른 외국인들은 그들이 요구하는 돈을 기다렸다는 듯이 모두 내고 떠나버렸고, 우리만 남겨졌다.

녀석들 왈~

“너희들은 안나푸르나 지역 입산을 위해 네팔 정부에 2000루피를 지불했다. 그러니 우리가 지배하고 있는 이 지역 입산을 위해 우리가 정한 입산료를 지불해야 한다.”

거참... 어이가 없었다. 하루에 100루피씩 1인당 1200루피를 요구하는 게 아닌가.

1인당 1200 루피면 4명이면 자그마치 4800루피다. 이거 안 되겠다 싶어 협상에 들어갔다. 워낙 깐깐한 녀석들이라 협상이 결코 쉽지 않았다. 저 짠돌이 이스라엘 트레커들도 이 반군들 앞에서는 잔말 안 하고 돈을 다 내고 갔으니…….

“우리는 일반 여행자들이 아니다. 네팔의 발전을 위해 우리의 시간을 희생하며 이곳에 너희를 도와주러 온 사람들이다. 비록 우리가 부자나라 한국에서 왔지만, 우리는 한국 정부에서 주는 최소한의 생활비만 받고 살고 있고, 네팔 사람들의 소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2년간 이 돈을 아주 조금씩 모아 이렇게 큰맘 먹고 트레킹을 온 것인데, 이렇게 큰돈을 요구하면 우리는 앞으로 트레킹을 못할 수도 있다.”

마침 내가 일하는 대학교 신분증이 있어 그들에게 보여주며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보듯이 나는 포카라의 공대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우리 학교에도 너희들이 알다시피 마오이스트 지지 학생들이 많다. 나 또한 너희들의 사상에 일정 부분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으며, 네팔 통신원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한국에도 기사를 보내고 있다.”

계속되는 나의 얘기에 주변에 사람들이 꽤 많이 모여들었다. 아니 외국인이 거침없이 네팔어를 한다는 사실이 신기해서 사람들이 모여든 것 같다. 내 말에 주변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어느 정도 내 편이 되어줬는데, 정작 티켓(통행증)을 끊어주는 녀석은 뭐가 계속 찜찜한 모양이다. 그러더니 하는 말이

“그래도 네팔정부를 도운다면, 우리도 조금 도와줄 수 있는 것 아니냐?”

속으로 ‘걸려들었다!! ㅋㅋㅋ

“우리가 지금 너희를 아예 도와주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너희도 알다시피 지금 이렇게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되면 우리가 더 이상 트레킹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최소한의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너희들이 원하는 만큼 주지 못한다. 우리는 한 달에 겨우 100불밖에 못 받고 있고 생활비 이외에 그 돈을 조금씩 모아 겨우 트레킹 온 것인데, 좀 깎아줄 수 없느냐?”

내 말에 드디어 효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마지막에 한 달에 100불만 받는다는 사실에 흠칫 놀라면서 정말이라고 되묻는다.

“정말이라니까요…….”

결국, 1인당 500루피로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총 2,000루피를 지불하고 체크 포인트를 통과하는데, 가슴이 어찌나 콩닥콩닥 뛰는지 모른다. 돈을 내고 모여든 사람들과 네팔생활에 대한 얘기를 주고받다가 시간이 많이 늦어 발길을 재촉한다.

30분 동안의 실랑이...

사실 우리가 100불만 받지는 않지만 다들 돈을 절약하여 온 트레킹이었고, 실제로 경비도 충분치가 않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 그래도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

멀샹디강-계곡-걷는중
▲ 샹제 마을을 지나 계속 멀샹디 계곡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깊은-계곡을-지납니다.꽤-깊은-협곡을-지납니다
▲ 계곡이 꽤 깊어집니다.
자갓마을
▲ 중간 마을인 저것 (자갓)이 눈에 들어 옵니다.
네팔-저것-마을풍경
▲ 마오이스트를 만나 발전기금(?)을 뜯긴 '자갓' 마을
마오이스트-반군-흔적
▲ 길가에 씌어진 반군의 표어가 인상적이었던...


한참을 또 계속 걷는다.

산속이라 해도 일찍 떨어진다. 오늘 갑자기 무리를 해서 그런지 다리도 꽤 아파온다.


목적지 '참제' 마을 도착

5시가 넘어 오늘의 목적지인 ‘참제’에 도착했다.

포터 아저씨가 일러준 로지에 이미 단체 팀이 묵고 있어 다른 곳을 잡았는데, 예쁜 아주머니가 운영하는 깔끔하고 꽤 괜찮은 로지였다.

뒤늦게 도착한 포터 아저씨도 아까 말해줬던 로지 다음으로 이곳이 좋은 곳이라 꽤 만족하시는 표정이다.


참제마을-폭포참제마을-거리풍경
▲ 오늘 목적지인 참제 마을에 도착하여 여장을 풉니다. 


샤워를 하고 저녁 식사를 하고 책도 본다.

함께 온 일행들도 오늘 무리를 해서 그런지 다들 다리가 아픈 모양이다. 앞으로 갈 길이 먼데... 그래도 다들 대단한 사람들이다.

트레킹 둘째 날 밤...
이제 정말 깊은 산속에 와 있는 느낌이다.


【 다음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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