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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인도 배낭여행 (2002)

인도 배낭여행 - 바랏푸르, 조류 보호구역 케오라데오 국립공원 - DAY 17

by Reminiscence19 2019. 7. 2.

인도 배낭여행 열 일곱째 날 - 새들의 낙원 바랏푸르 (Bharatpur), 조류 보호구역, 케오라데오 국립공원 (Keoladeo National Park)

  • 새들의 낙원, 바랏푸르 Keoladeo Ghana National Park
  • 동네 아이들과 바랏푸르 시내 구경
  • 바랏푸르에서의 저녁나절 보내기

썸네일-인도배낭여행 17일째 바랏푸르


1월 20일 (일)


새들의 낙원, 바랏푸르 Keoladeo Ghana National Park

바랏푸르(Bharatpur)의 아침이 밝았다. 오늘 새벽 한 치 앞도 볼 수 없었던 그 짙은 안개는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비로소 걷힌다.

자전거를 한대 빌려 타고 새들의 천국 케오라데오 국립공원(Keoladeo Ghana National Park)으로 향한다. 자전거 빌릴 때 30루피 달라는 것을 가이드 북에 20루피 나왔다고 하니 깎아준다. 괘씸한 것들... ㅋ

공원 안에는 먹을 것 사 먹을 곳이 없다 해서 입구에 있는 토스트 가게에서 토스트 하나도 챙겨서 싸가지고 들어간다. 입장료는 무려 200루피다. 헐...

세계조류보호구역-바랏푸르-국립공원-입구
▲ 세계조류보호구역인 바랏푸르 Keoladeo Ghana National Park로 들어가는 입구

국립공원에 들어가니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새소리와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뻗어 있는 오솔길, 주위에 온통 우거진 수풀, 그 수풀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까지 너무나도 아름다운 새들의 낙원이 펼쳐진다.

한참을 가보니 이번엔 양 옆으로 엄청난 늪지대도 펼쳐져 있다. 그곳엔 온갖 종류의 물새들이 모여 신나게 지저귀고 있었다. 입구에서 망원경을 빌려오지 못한 게 어찌나 후회되던지...

세계조류보호구역-바랏푸르-그냥-자연그대로-모습
▲ 어마어마한 규모(끝까지 가지도 못함)의 늪지대엔 여러 종류의 새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바랏푸르-국립공원-자전거로-다니는중
▲ 자전거 빌려타고 홀로 이리저리 다니는 중...
세계조류보호구역-바랏푸르-늪지대-풍경
▲ 공원 내 늪지대

이름 모를 새들을 나름대로 이름 지어가며 ㅋㅋㅋ 울퉁불퉁한 오솔길을 자전거 타고 달린다. 하늘 위로 펠리컨으로 보이는 엄청난 새가 힘겹게 날아오르고, 창공엔 이미 독수리 떼가 자유롭게 비상하고 있었다.

어느 한순간도 놓치기 아쉬운 시간이었다.
가끔 1미터도 넘어 보이는 긴 줌을 가진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여기저기 숨어서 새를 촬영하는 외국인들도 볼 수 있었다. 저걸로 보면 망원경 없어도 될 텐데...

바랏푸르-조류보호지역-셀카
▲ 나름 삼각대 세워 타이머 맞춰 놓고 셀카 ㅋㅋㅋ
세계조류보호구역-바랏푸르-국립공원안에서
▲ 이런 사진을 꽤 많이 찍었네요... 많이 심심했나 봅니다. ㅋ

국립공원 안을 2시간 동안 쉬엄쉬엄 달려도 끝이 보이지 않아 벤치에 잠시 누웠다. 여전히 하늘엔 커다란 새들이 지저귀고 있고, 내 곁엔 참새 비슷한 놈이 겁도 없이 다가와서 먹다 흘린 비스킷 조각을 찍어 먹고 있다.

광활한 늪지대... 늪지대... 늪지대... 아하! 그렇군!! 어제 그 수많은 모기떼의 서식처가 바로 이곳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 말동무도 없이 혼자 다니다 보니 입도 심심하고, 별생각을 다한다. ㅋㅋㅋ

자연-그대로모습을-간직한-바랏푸르-조류보호구역
▲ '보호'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자연 '그대로'의 모습
세계조류보호구역-바랏푸르-국립공원-안을-혼자다니는중
▲ 정말... 심심합니다.

30분 정도 벤치에 누워 단잠을 자고 있는데 어떤 지나가는 사람이 나를 불러 깨운다.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 그 사람을 보니 날 보며 하는 말...
"Which country? " ← 대표적인 인도식 영어
아~ 잘 자는데 짜증... 잠도 다 깼고 분위기도 별로라 그냥 일어나 다른 곳으로 갔다. 거참... 단잠 자고 있었는데...


동네 아이들과 바랏푸르 시내 구경

대부분 멀리서 풍경 위주로 봤지만 새도 볼만큼 봤겠다. 바랏푸르(Bharatpur) 시내로 자전거를 돌린다.

지금까지 라자스탄 지방의 몇몇 도시를 돌아다녔는데 공통적으로 도시 이름 뒤에 푸르(-pur)라고 붙은 도시가 많다. 자이푸르, 조드푸르, 바랏푸르 등등... 여기서 이 "-pur"는 도사가 성곽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의미이다.

실제 이러한 도시 외각에는 아직까지 성곽이 남아 있고, 이곳 바랏푸르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이곳은 성곽 주위로 연못 같은 웅덩이, 해자가 둘러쳐져 있어 들어가는 입구 찾기도 수월하진 않았다. 마치 중세 유럽의 어느 성으로 들어가는 기분 같기도 했고 말이다.

바랏푸르-구시가-성곽
▲ 바랏푸르 구시가 성 안으로 들어갑니다.

바랏푸르 성곽 안으로 들어와 네루 공원에서 네루 동상을 보고 있는데, 한 꼬마가 자전거를 타고 와 인사를 한다.

딱 봐도 깔끔하게 생긴 녀석이 영어도 잘하고 어찌나 싹싹하던지... 사진기를 보더니 한 장 찍어달래서 찍어주었다. 이곳 여행 중이라 했더니 그 녀석은 자기가 안내를 하겠다며 앞장을 선다. 순간 뒤에서 구경하던 친구들 두 명이 합세한다.

바랏푸르-구시가에서-만난-친구들
▲ 바랏푸르 성 안에서 만났던 친구들, 같이 자전거 타고 이곳저곳 구경도 시켜 줍니다.
바랏푸르-구시가-아이들
▲ 바랏푸르 시내 구경시켜준 아이들과 기념사진 ^^

바랏푸르 박물관 (Museum) 앞에 도착하였다. 별로 들어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 녀석 왈~ 내일 월요일엔 공짜니 내일 다시 오라고 한다. ㅋㅋㅋ 그리곤 건물 봤으니 커다란 사원 보여준다며 발길을 재촉한다. 아이고 급하기도 하지... ㅋㅋㅋ

이런 식으로 바랏푸르 시내 이곳저곳을 어린 친구들과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나름대로 무척이나 유쾌한 시간이었다. 시간이 다되니 갈 길까지 일러준다. 고마운 녀석 같으니라고... ^^

솔직히
이 녀석들한테 콜라라도 한병 쥐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 가게로 가자고 했더니 자기는 괜찮다며 씩 웃으며 쿨하게 헤어진다. 거참... 볼수록 멋진 녀석이다. ㅋㅋㅋ 인도에 이런 친구들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바랏푸르에서의 저녁나절

숙소로 돌아오는 길을 한참을 헤맸다. 물어 물어 숙소 주위로 돌아와 보니 벌써 해질녘이다.

아침에 토스트 사 먹었던 그 아저씨한테 가서 토스트 하나를 사 먹고 있으니 옆에서 튀김 파는 아저씨 한분이 한번 먹어보라며 카레 냄새 그윽한 튀김 몇 조각을 손에 쥐어 준다. 내가 먹고 맛있다는 표정을 하니 주위에 날 보고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어찌나 즐거워하던지... ㅋㅋㅋ 다들 너무나 고마운 사람들이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새들의 낙원 바랏푸르(Bharatpur)에서의 하루는 그렇게 또 흘러간다.

인도-바랏푸르-숙소옆-큰나무
▲ 해질녘 숙소 옆에 있던 나무 ^^

밤이 깊어 고요해지니 여기저기서 새소리가 나의 고막을 진동시킨다. 모기의 훼방도 만만치 않지만...

PS: 돌길을 무작정 달렸더니만 타이어에 펑크가 나버렸다. 20루피 더 물게 생겼다. ㅠ.ㅠ 조심하자! 자전거 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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