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낭여행/인도 배낭여행 (2002)

인도 배낭여행 - 자이푸르 암베르 포트, 바랏푸르 야간이동 - DAY 16

by Reminiscence19 2019. 7. 1.

인도 배낭여행 열 여섯째 날 - 자이푸르 암베르 포트 여행, 자이푸르에서 바랏푸르까지 야간 버스로 이동

  • 인도에서 한국으로 택배가 무사히 갈까?
  • 숙소 레스토랑에서 한바탕 샤우팅
  • 암베르 포트(Amber Port) 구경
  • 다시 헤어지는 시간
  • 자이푸르에서 바랏푸르까지 야간 이동
  • 안개 자욱한 바랏푸르 새벽에 숙소 구하기

썸네일->인도 배낭여행 열 여섯째 날 - 자이푸르 암베르 포트 여행


1월 19일 (토)


인도에서 한국으로 택배가 무사히 갈까?

어제의 여파로 오늘도 역시 늦잠을 자고 말았다. 일어나자마자 숙소 근처에 어제 봐 두었던 택배회사를 찾아갔다. 한국서 출국할 때 면세점에서 화장품 몇 개를 샀었는데 그게 내 배낭 속 한~ 짐이다. 처음엔 홍콩에서 보내려다 기회를 놓쳐 지금까지 들고 다니고 있는데, 화장품이 배낭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계속 갖고 다니기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허름한 택배 회사에 딱 들어서는 순간, 창구 직원들이 내 물건에 눈독을 들이는 눈빛으로 엄청난 관심을 가진다. 왠지 얘네들한테 뺏길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에

"Is it Safe?"라고 물으니
"No..." 라 대답한다.

나원 참... 어처구니가 없어서 ㅋㅋㅋ
설사 Yes라 대답했었어도 워낙에 의심스러워 그냥 도로 나왔을 것이다.

그나저나 이 면세품은 언제까지 들고 다녀야 하는지 원.... ㅠ.ㅠ 어깨가 축 처진다.


숙소 레스토랑에서 한바탕 샤우팅

숙소로 돌아와 보니 다들 짐을 싸고 있다. 오늘 밤 모두 자이푸르를 떠날 예정이다.

우선, 체크아웃을 하고 호텔 레스토랑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은 뒤, Bill을 받는다. 그런데, 이런... 음식값에 Tax가 떡~ 하니 붙어 있지 않은가.

"이게 뭔가요? 어젯밤 우린 분명히 Tax 안 내고 음식 먹었었는데 오늘은 Tax가 붙어 있네요?"

직원 왈~~~
"아... 어제는 그냥 할인해 준 것이랍니다."

"뭐라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우리는
세금 있는지 몰랐고 어제도 세금 안 내고 먹었으니 도저히 세금 못 내겠네요! 어제 당신 보스가 할인해 주었으니 그 사람 데리고 오세요!"
라고 했더니 지배인이란 사람이 찾아왔다.

그 덩치 좋은 지배인이라는 사람은 어떤 명부를 보여주며
"이게 우리 식당 매출표입니다. 여기 보시면 모든 사람들이 세금 내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잔말 말고 내라!!)"
고 압박 아닌 압박을 가한다.
막상 그 매출표를 보니 맞긴 맞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래도 생돈을 날릴 수 없었기에
"우리는 어제도 세금 없이 먹었고 오늘도 세금이 있는지 몰랐다."
라고 했다.
그랬더니 어느새 메뉴판을 슬쩍 가져온다.

그런데, 헉... 아뿔싸... 메뉴판 아래에 세금이 몇 퍼센트라고 정확히 표기되어 있는 게 아닌가.

"그러면, 왜 어젠 할인해 준거냐?" 고 되물었더니,
"아... 어젠 너네들이 음식값에 딱 맞게 돈을 갖고 있길래 그냥 내가 세금을 대신 냈다."라고 한다.

참네... 이걸 말이라고 하는지 어이가 없다.
잔돈까지 딱 맞춰 내려했더니 오늘은 또 왜 이리 잔돈이 없는지...ㅠ.ㅠ

할 말을 잊은 나.... 결국 세금은 내기로 하고 방에 더운물 안 나왔던 것 한 가지는 항의해야 했기에 한소리 해주고 나왔다. 게스트하우스 수준의 호텔에 세금이라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암베르 포트(Amber Port) 구경

텔에서 한바탕 하고, 버스터미널로 간다. 오늘 밤, 난 새들의 낙원, 바랏푸르(Bharatpur)로 가는 버스를 예약하고 (80Rs: 처음에 100Rs 부르는 것을 80Rs 해달라고 했더니 너무나 쉽게 깎아 준다. 왠지 사기당한 기분이다.) 나머지 4명은 델리(Delhi)행 버스를 예약한다. 버스터미널 Cloak Room에 짐을 맡기고 암베르 포트(Amber Fort)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선다.

암베르 포트(Amber Fort)까지 가는 버스는 어제 방문했던 하와 마할 앞에서 탈 수 있었는데 어느덧
자이푸르 시내가 손바닥 안에 있는 우린 그곳까지 그냥 걸어갔다. ^^;; 어젯밤보다 더 걸은 것 같다.

가도 가도 끝이 안 보여 지나가던 버스에 무작정 올라타니 다짜고짜 거금 10루피를 내라고 한다! 차는 이미 출발해서 한참을 가고 있고 차장은 돈 내라 야단이고, 차비로 10루피 내기는 너무 아깝고 해서 다음 정류장에서 또 우르르 내렸다. 그러다 보니 오 홀~ 이제 거의 다 왔다. 유후~~ ^^;;

갈색빛의-자이푸르-시내를-줄기차게-걸어다니는중
▲ 자이푸르 시내를 줄기차게 걸어 다녔습니다.

하와 마할 앞에서 Amber Fort로 가는 버스를 타고 20여분 정도 자이푸르 외곽으로 나오니 고즈넉한 성채 하나가 보인다.

빈곤한 살림에 감히 입구에 대기 중인 코끼리는 엄두도 못 내고 낑낑대며 언덕을 올라간다.
"에혀~~ 어라? 이봐~ 조심해~ 똥 밟겠다."

입구에서 카메라 반입료 75루피를 큰 맘먹고 지불했다. 다른 사람들은 몰래 가지고 들어 오려다 소지품 검사에서 몽땅 빼앗긴다. ㅋㅋㅋ 어이구 사진 좋아하는 사람들이 사진도 못 찍고 아쉬워서 어쩌나. ^^

자이푸르-외곽에-위치한-암베르포트-외관
▲ 자이푸르 외곽에 위치한 Amber Fort
고풍스런-분위기의-암베르포트
▲ 많이 낡았지만 그래서 더욱 고풍스러웠던 암베르 포트

암베르 포트(Amber Fort)는 검게 그을리고 부식이 많이 되어 자칫 폐허처럼 보였지만 난 오히려 그런 모습이 운치 있고 고즈넉해 보여 마음에 들었다. 중간중간 관광객들이 새겨놓은 낙서마저 세월의 흔적 같다.

미로처럼 생긴 성채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벌써 해가 지려는지 산 언저리에 걸쳐져 있었다. 다들 서둘러 시내로 돌아온다.

세월의-흔적을-느낄수-있던-암베르포트
고즈넉한-분위기의-암베르포트
자이푸르-외곽의-Amber-Fort
암베르포트-내부건물-천장무늬
암베르포트-건물의-화려한-무늬
암베르포트-입구모습
궁전내에서-단체사진

25루피짜리 짜고 맛없는 초면을 끼니를 때우고 버스정류장까지 또 걸어갔다.

버스 타고 편하게(?) 다니는 것도 좋지만 걸어가며 이것저것 둘러보며 길거리에서 랏씨나 짜이 한잔씩 마시며 돌아다니는 것도 무척 흥미롭다. 덕분에 자이푸르 시내는 내 손안에 있소이다!

아무튼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너무너무 유쾌한 시간이다.


다시 헤어지는 시간

저녁 8시 30분. 이제 지난 3일간 함께 다녔던 친구들과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푸쉬카르 사막 사파리도 같이해서 그동안 정이 많이 들었었는데 무척 아쉽다. 친구들은 그들의 여행 루트가 있고, 난 나의 길이 있기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작별한다.

다시 혼자다. 하지만 곧 또 다른 인연들을 만날 수 있겠지? 은근히 기대해 보며 바랏푸르(Bharatpur)로 향하는 디럭스 버스에 올라탄다.


자이푸르에서 바랏푸르까지 야간 이동

"아이고 혼잡해라! 이게 무슨 디럭스 버스 다냐?"
버스 통로까지 다닥다닥 사람들이 앉는 바람에 벌써부터 나갈 일이 걱정이다. ㅠ.ㅠ 그냥 자자... 자자... 자자... 한참 자다 창틈으로 새어오는 찬바람에 깨어보니 한 치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안개가 자욱하다.
"어휴~ 제법 으스스한걸?"
눈을 질끈 감고 다시 잔다.

한참 뒤 사람들이 깨우는 소리에 일어나 보니 이곳이 바랏푸르(Bharatpur)라고 한다.

사람들 틈바구니를 비집고 나와 커다란 배낭을 들쳐 메고 버스에서 내리니 버스는 곧장 다른 곳으로 떠나버린다. 한밤 중, 인적도 없는 인도 시골 길가에 나 혼자 덩그러니 남겨졌다. 무섭다.


안개 자욱한 바랏푸르 새벽에 숙소 구하기

캄캄한 새벽어둠 속, 자욱한 안개로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바랏푸르(Bharatpur)에 혼자 덜렁 내렸다.

버스에서 내릴 땐 몰랐는데 막상 버스가 떠나고 혼자 남겨지자 무척 당황스럽고 무섭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행히도 마침 사이클 릭샤 두 대가 기다리고 있다. 혹시나 손님을 한 명이라도 더 받을 수 있을까? 하며 이 새벽까지 밤새 기다리신 듯... 선택의 여지가 없이 그 릭샤를 타고 호텔로 가기로 한다.

처음에 15루피 달라는 거 10루피에 해달라고 했더니 한 아저씨(할아버지란 말이 더 어울릴 듯...)가 순순히 해주신다. 옆에 있던 젊은 릭샤왈라가 그 할아버지한테 뭐라고 뭐라고 했는데 내 느낌에 이 새벽까지 기다려 그 가격에 해주면 어떡하냐? 뭐 그런 의미인 듯싶었다. 고마워요 할아버지~ (솔직히 그때 이 사람들이 그냥 가버리면 어쩌나... 속으로 걱정도 많이 했음)

새벽 두 시, 찌렁~ 찌렁~ 사이클 릭샤는 청명한 종소리를 내며 고요한 바랏푸르(Bharatpur)의 정적을 깨뜨린다. 찬바람이 얼굴에 부딪혀 시원하다 못해 시리다. 버스에서 내릴 때 미처 개지 못했던 침낭을 추슬러 덮으며 추위를 달래 본다.

원래 묵고자 했던 Park View Hotel에 찾아가 문을 두드리니 한밤 중이라 문 열어줄 생각도 안 한다. 어쩔 수 없이 바로 옆에 있는 Robin Hotel로 찾아가 문을 두드리니 한 친구가 주섬주섬 일어나 문을 열어 준다. 하룻밤 150루피 달라는 방을 100루피로 깎고, (그 친구도 얼른 자고 싶은 듯 흥정하기 귀찮아하는 눈치다. ㅋㅋㅋ) 안전하게 보금자리로 들어갈 수 있었다. 천만다행이다.

문을 닫으며 호텔 밖을 쳐다보니
"아니!"
아까 그 사이클 릭샤 할아버지께서 아직도 가시지 않고 나를 쳐다보고 계신 게 아닌가!! (릭샤 비는 내릴 때 드렸음)
무사히 호텔 잡았으니 이젠 가셔도 된다고, 괜찮다며 손을 흔들었더니 그분도 손을 흔들며 안갯속으로 사라지신다.

약한 불빛에 실루엣만 보이다 안갯속으로 사라져 가는 모습, 그분의 고맙고 따스한 마음이 아직도 내 가슴속에 아련히 남아 있다. 그렇게 고마운 분을 제대로 대접도 못하고, 릭샤비나 무지막지하게 깎아댔으니 죄송할 따름. 이제와 아쉬워한들 뭣하겠냐만은...

아무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못다 잔 잠을 마저 자려고 침대에 누웠다.
하지만...
"애~~ 앵~~ 어라?"

이 추운 날씨에 웬 모기가 이렇게 많은 것이야!! ㅠ.ㅠ 한 방도 물리지 않겠다는 집념으로
밤새도록 침낭 속에서 얼굴도 못 내밀고 자느라 숨 막혀 죽는 줄 알았다. 내일 아침 아무래도 한바탕 소탕작전을 펼쳐야겠다.

"애~~~~ 앵~~~~"
"탁!!" (모기 잡는 소리 ㅋㅋㅋ)


인도배낭여행 배너
인도배낭여행기에-대해


【 다음 이야기 】

인도 배낭여행 - 새들의 낙원 바랏푸르, 조류 보호구역 케오라데오 국립공원 - DAY 17

 

인도 배낭여행 - 새들의 낙원 바랏푸르, 조류 보호구역 케오라데오 국립공원 - DAY 17

인도 배낭여행 열 여섯째 날 - 새들의 낙원 바랏푸르 (Bharatpur), 조류 보호구역, 케오라데오 국립공원 (Keoladeo National Park) ▒ 새들의 낙원, 바랏푸르 Keoladeo Ghana National Park ▒ 동네 아이들과 바랏..

reminiscence19.tistory.com


【 이전 이야기 】

인도 배낭여행 - 핑크시티 자이푸르 여행, 라즈 만디르 영화관, 하와마할 - DAY 15

 

인도 배낭여행 - 핑크시티 자이푸르 여행, 라즈 만디르 영화관, 하와마할 - DAY 15

인도 배낭여행 열 다섯째 날 - 핑크시티 자이푸르 여행, 라즈 만디르 영화관, 하와마할 ▒ 핑크시티? 아니~ 브라운 시티 자이푸르 (Jaipur) ▒ 왁자지껄 자이푸르 시내 관광 ▒ 인도 최고의 영화관 �

reminiscence19.tistory.com


인도 배낭여행기 리스트 보기

 

'배낭여행/인도 배낭여행 (2002)' 카테고리의 글 목록

아무 것도 모른채 떠났던 20년 전 첫 배낭여행 부터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길 위에서의 시간을 조금씩 꺼내보려 합니다.

reminiscence19.tistory.com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