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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인도 배낭여행 (2002)

인도 배낭여행 - 푸쉬카르 사막에서 돌아와 자이푸르로 이동 - DAY 14

by Reminiscence19 2019. 6. 30.

인도 배낭여행 열 넷째 날 - 사막 사파리 이튿날, 푸쉬카르로 돌아와 자이푸르 (Jaipur) 가기, 숙소 구하기

  • 안개 자욱한 푸쉬카르 사막의 아침... 망했다.
  • 사막에서 다시 마을로 돌아오는 길에서..
  • 푸쉬카르 마을에서 다시 자이푸르 가기
  • 자이푸르 숙소 구하기
  • 숙소에서 비구니 스님과 함께한 저녁

썸네일-인도 배낭여행 열 넷째 날 - 사막 사파리 이튿날


1월 17일 (목)


안개 자욱한 푸쉬카르 사막의 아침... 망했다.

새벽에 추워서 잠깐 깨어나 보니 주위가 장난이 아니다. 어제 그나마 보였던 별은 둘째치고 짙은 안개 때문에 바로 앞 언덕 위도 잘 보이질 않는다. 게다가 이슬에 흠뻑 젖어 축축하게 젖어버린 침낭과 가방 때문에 여간 찝찝한 게 아니다. 으휴~ 이게 무슨 사막이다냐..?

해는 벌써 떴는지 주위는 환히 보이는데 안개 때문에 보이지는 않고, 젠장... 나의 사막에 대한 환상을 완전히 깨지는 순간이다.

이른 아침 사막 사파리 숙박현장
▲ 이른 아침 사막 사파리 숙박현장... 걍 노숙이 따로 없다.

원래는 이곳 푸쉬카르 사막보다 훨씬 서쪽에 위치한 자이살메르에서 사막 사파리를 하려고 했었다. 거기선 완전한 모래사막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여행 기간 중 인도 파키스탄 간 분쟁은 날로 심각해지고, 또 당시 자이살메르 쪽에 계엄이 깔렸다는 소문이 돌아 이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들리는 얘기에 그쪽에 있던 관광객, 여행사들도 이미 대부분 철수하고 몇 아주 용감한 한국인만이 방문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역시 대단한 한국인들... 오~ 필승 코리아다 ^^;;

아무튼 이래저래 찝찝한 몸을 일으켜 언덕 위로 한 번 올라가 본다. (어라? 신발... 아니 슬리퍼도 흠뻑 젖어 있다. ㅠ..ㅠ)

주변을 돌아다니던 검정개와 놀다 보니 사람들이 하나 둘 일어난다. 사막에서의 아침 식사로는 저번에 기차 안에서 먹다 체한 비리야니가 나온다.

"오~ 마이 갓~"

근데 전에 기차 안에서 체하며 먹었던 것보다 더더욱 맛없다. ㅠ.ㅠ 어제저녁부터 부실해서 지금 배고파 미칠 지경이지만, 이건 도저히 못 넘기겠다. 결국, 짜이만 두 잔 연거푸 마시고 다시 마을로 출발한다.
안개는 또 어찌나 짙었는지 10시가 넘어서야 태양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막에서 다시 마을로 돌아오는 길

낙타 등에 올라 터벅터벅 낙타 리듬에 맞춰 마을로 돌아가는 모습은 다들 초췌하고 피곤한 기운이 역력하다. 떠나기 전, 그 활기차고 당당한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ㅋㅋㅋ

낙타 뒤에 앉은 몰이꾼이 저쪽이 화장터라며 넌지시 일러준다. 고개를 돌려보니 마침 세구의 시체를 화장하고 있다.

가족으로 보이는 이들이 둘러앉아 장작 위에서 타고 있는 망자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울부짖거나 통곡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정말 엄숙한 분위기다. 계속 지켜보고 싶었지만 야속한 낙타는 발길을 재촉한다.

거의 도착할 때가 이르러 몰이꾼에게 팁으로 1달러짜리 지폐 한 장을 건넸다. 우리끼리 미리 약속하고 여섯 명의 몰이꾼들에게 1달러씩 몰래 주었는데, 꼬맹이는 신기해하고 어떤 사람은 당연한 듯 챙기고, 반응도 가지가지다.


푸쉬카르 마을에서 다시 자이푸르로 이동

낙타 몰이꾼들과 시원섭섭한 작별을 하고 축 처진채 숙소로 돌아왔다.

점심때가 되자 친구들이 좋은 곳이 있다며 호수 근처에 위치한 옴 시바 뷔페로 안내한다.(50Rs) 채식뷔페(Vegetarian Buffet)라 그런지 그 흔한 계란 하나 구경하기 힘들었지만, 감자튀김 하나는 정말 배 터지게 먹을 수 있었다. 서비스도 아~주 좋고 음식 맛도 괜찮다. 주위 다른 뷔페보다는 5~10Rs 정도 비쌌지만 전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강력추천!

밥도 배불리 먹었겠다, 어젯밤 이슬 맞았겠다, 오늘 하루는 푹 쉬고 싶었지만, 뭐 마땅히 할 것도 없고 해서 다들 자이푸르(Jaipur)로 가기로 한다. 한 형님은 기차 타고 가신다며 아즈메르(Ajmer)로 먼저 떠나시고, 나머지 5명이 모여 오후 3시에 떠나는 버스를 예약한다.(80Rs) 그리곤 빈둥빈둥~

오후 3시!! 자이푸르로 가는 작은 버스에 인도인들보다 외국인이 훨씬 많다. 그런데 어째 어디서 많이 본 부부 한쌍이 타고 있다. 누군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하! 그저께 저녁, 아즈메르(Ajmer)에서 푸쉬카르(Pushkar)로 오는 지프 흥정할 때 얼굴 붉히며 한 길가로 걸어갔던 그 부부다. ㅋㅋㅋ 반가워서 다가가 말을 건네니 나를 알아본다. 히히 ^^ 당시 어떻게 왔는지 얘기를 들어 보니 이랬다 한다.

지프 흥정에 빡친 흥분에 길을 따라 한참을 걸어가다 안 되겠다 싶어 오토릭샤 하나를 빌려 타고 버스터미널로 갔고, 거기서 로컬버스를 이용하여 이곳으로 왔다고 한다. 릭샤 비 20루피에 버스비 7루피 들었으니 인당 30루피 낸 우리보다 저렴하게 오긴 왔다. ㅋㅋㅋ

한편으로, 부적당한 가격에 절대 타협하지 않고 자유여행을 즐기시는 그 중년의 프랑스 부부가 무척이나 멋있고 한편으론 부럽다는 생각도 해본다.


자이푸르 도착 후, 숙소 구하기

자이푸르(Jaipur)에 도착하니 또다시 어둠이 깔린다. 하지만 왠지 분위기가 아즈메르(Ajmer) 때와 비슷한 게 릭샤왈라들과 또 한 번 전쟁을 치러야 할 듯하다. 그래도 이번엔 한국인 5명이 있기에 든든하다. 뭉치자!! 코리안!! ㅋㅋㅋ

한참 실랑이 끝에, 오토릭샤보다 조금 큰 템포(Tempo)를 빌려 타고 에버그린 게스트하우스(Evergreen Guest House)로 갔다. 인원이 좀 많아 적당한 선에서 협상을 하려고 했더니 4가지 없는 카운터 직원이 하기 싫음 가라며 짜증을 낸다.

가격이 약간 비싸감도 없지 않았지만 그놈의 4가지 없는 말투에 울컥 울화가 치민다. 하지만, 문을 박차고 나와보니 막상 갈 곳이 없다. 나올 땐 호기롭게 나왔는데... 하는 수 없이 타고 온 템포를 다시 타고 한 친구가 소개받았다는 호텔로 향한다.


숙소에서 비구니 스님과 함께한 저녁

찾아간 호텔에는 우리 외에도 한국인 비구니 스님(정확한 용어인지 잘 모르겠음) 두 분이 계셨다. 일행 중 몇 명이 안면이 있는지 스님 방에 초대를 받아 나도 꼽사리 껴 방문한다.

감사하게도 두 스님께선 맥주를 드시고 계셨다. 물론 나도 몇 잔 얻어 마셨다. 오~ 홋~ 비행기 안에서의 하이네켄 이후 최초의 알코올이다. 유~ 후~

그날 밤, 우리는 두 스님으로부터 좋은 말씀과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프리티베트(Free Tibet)를 외쳐대는 티베트인들의 현재 실상과 과거 중국의 탄압에 대해 이야기하며 아쉬움과 분노의 마음을 갖고, 달라이 라마를 한국으로 불러들이지 못하는 약한 대한민국에 대해서는 통탄한다. 이런저런 이야기에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른다. 공짜 맥주와 함께~ ㅋㅋㅋ 이런 게 또 홀로 여행하는 어린 배낭여행자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아닐까?

갈수록 취침 시간이 늦어지는 게 한국에서의 라이프 스타일과 비슷해져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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