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요르단, 이집트 배낭여행기 - DAY#16 - 룩소르 서안 투어(West Bank)의 왕가의 계곡 (Valley of the Kings)
- 룩소르 아침 숙소에서
- 룩소르 서안 투어 (West Bank), 왕가의 계곡
- 왕가의 계곡이 건설되기까지
8월 22일 (금) - 첫 번째 이야기
룩소르 아침 숙소에서
아침 8시 반에 출발하는 서안 투어 버스를 타기 위해 아침부터 서두른다. 게스트하우스이지만 나름 아침식사도 제공해 준다. 옥상에 위치한 소박한 식당에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한다.
다시 방으로 내려오는 길에 같이 식사한 형이 식당에서 일하는 여직원들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본다. 그런 건 물어볼 필요도 없다는 대답에 카메라를 들이대니 다들 쓰고 있던 스카프를 약간 뒤로 젖혀 앞 머리카락이 살짝 나오게 한다.
종교적인 이유로 스카프를 쓰고 있지만, 카메라 앞에서 멋을 내기 위해 앞 머리칼을 조금 보이는 것이 아마 이들에겐 과감한 시도이자 패션인 듯 느껴진다.
문득 이와 비슷한 내용을 예전에 한 TV 프로그램에서도 봤던 기억이 난다. 나로선 여행 중 무척이나 인상적이고, 유쾌했던 장면이었다.
룩소르 서안 투어 (West Bank), 왕가의 계곡
서안 투어는 숙소 앞에서 오전 8시 30분에 출발하였다.
각 게스트 하우스에서 모객 한 여행자들이 하나 둘 모이더니 어느새 미니버스가 꽉 찬다. 자세히 들어보니 투어비는 우리가 제일 저렴한 것 같다. ㅋㅋㅋ
서안 투어는 왕가의 계곡 (Valley of Queens) → 왕가의 계곡 (Valley of Kings) → 핫셉수트 여왕 장제전 (Hatsepsut Temple) → 멤논 거상 → 나일 강을 배로 건너는 순으로 진행된다.
가이드는 한 손에 빗자루를 들고 매우 귀찮은 표정으로 우릴 안내하던 콧수염 아저씨였는데 퉁명스럽긴 해도 말씀하시는 걸 유심히 지켜보니 재밌는 분이다.
과거 피라미드에 행해졌던 숱한 도굴을 피해 이 깊은 곳에 굴을 파고 장례를 치렀지만, 이마저도 도굴꾼들의 손을 피해 갈 수 없었던 왕가의 계곡.
이곳은 내세에서의 삶이 무엇인지 다시금 묻게 되고, 신의 위치에 있던 당시의 파라오도 어차피 죽음 앞에선 한낱 인간에 지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장소였다.
아니 오히려 그들이 너무나 강력하고 화려한 삶을 살았기에 죽고 나서 자신의 시신이 어디선가 떠돌 수밖에 없었던 운명이었던 것은 아닐까?
숨이 턱턱 막히는 각 왕들의 무덤 내부를 둘러보며, 벽에 그려진 각종 벽화를 보며 이런저런 생각들을 가져본다.
왕가의 계곡이 건설되기까지
이집트에서 도굴의 역사는 파라오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다.
파라오들은 내세가 있음을 굳게 믿었고, 내세에 영생하기 위해 자신의 유해를 지키는 일에 엄청난 시간과 예산을 투자하였다.
실례로, 피라미드의 내부구조는 점점 복잡해지고, 미로와 함정, 가짜 문들이 만들어졌으며, 묘실의 입구도 두꺼운 돌문도 굳게 봉인되었다.
도굴 혐의로 붙잡힌 자는 발바닥과 손등의 피부가 찢겨 피가 철철 흐를 정도로 고문을 당했으며, 대부분 자신의 죄를 자백한 뒤에 사형에 쳐해 졌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이집트 파라오의 무덤은 도굴꾼의 손길을 피할 수 없었다.
조세르 왕의 계단식 피라미드의 묘실 밑바닥에는 시신의 한쪽 발만 남아 있고, 쿠푸왕의 미라는 흔적마저 남아 있지 않아 언제 도굴되었는지 조차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피라미드는 웅장하고 튼튼했지만, 도굴꾼에게는 확실히 노출된 표적이었기 때문이다.
12 왕조 무렵부터는 피라미드 건설을 거의 기피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파라오들은 지상에 무덤을 세우는 대신 골짜기나 절벽에 아반을 뚫고 비밀의 분묘를 만들었다.
이것을 처음으로 실행에 옮긴 이는 제18 왕조의 투트모세 1세이며 람세스 11세까지 18, 19, 20 왕조의 거의 모든 왕들이 묻혀 있다. 이러한 분묘는 근세에 발견되어 오늘날 왕가의 계곡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아주 오래전 대학생이던 학창 시절, 그리스, 터키, 동유럽을 거쳐 이스라엘, 요르단, 이집트를 배낭여행했던 기록 중 일부를 이 공간에 정리하여 올립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 느낌과 지금과는 전혀 다른 2003년 8월의 기록이라 여행 정보를 찾는 분들께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치열하게 방랑했던 젊은 날의 기억을 기록하고자 예전 일기장과 저화질 사진들을 다시 들춰 봅니다.
- Reminiscence19 -
【 다음 이야기 】
이집트 배낭여행 - 룩소르 서안 핫셉수트 장제전, 멤논거상 - DAY#16
【 이전 이야기 】
이집트 배낭여행 - 룩소르 신전, 룩소르 박물관, 나일강 - DAY#15
'배낭여행 > 요르단 이집트 배낭여행 (2003)'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집트 배낭여행 - 룩소르에서 아스완으로 기차이동 - DAY#16 (0) | 2021.07.11 |
---|---|
이집트 배낭여행 - 룩소르 서안 핫셉수트 장제전, 멤논거상 - DAY#16 (0) | 2021.07.10 |
이집트 배낭여행 - 룩소르 신전, 룩소르 박물관, 나일강 - DAY#15 (0) | 2021.07.08 |
이집트 배낭여행 - 룩소르 동안, 카르나크 신전 - DAY#15 (0) | 2021.07.06 |
이집트 배낭여행 - 다합에서 룩소르 가는 야간버스 - DAY#14 (0) | 2021.07.0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