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북부 칼라일 (Carlisle), 스코틀랜드와 오랜 전쟁의 역사를 간직한 도시 - 영국 자동차 여행
- 잉글랜드 북단의 요새 도시 칼라일 (Carlisle)
- 레이크 디스트릭트 패터데일에서 칼라일 가는 길
- 칼라일 주차장 위치
- 칼라일 가볼 만한 곳
- 칼라일 여행후기
잉글랜드 북단의 요새 도시 칼라일 (Carlisle)
잉글랜드 남부에서부터 시작한 영국 자동차 여행이 중부의 체스터, 리버풀, 레이크 디스트릭트를 지나 이제 스코틀랜드로 이어진다.
잉글랜드에서 스코틀랜드로 그냥 훌쩍 넘어가기가 뭔가 조금 아쉽다. 어디 중간에 잠시 들릴 도시는 없을까? 고민하다가 매력적인 도시 한 곳을 발견했다.
로마 시대부터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간 치열한 쟁탈전의 역사를 간직한 도시, 칼라일(Carlisle)!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로 넘어가기 전, 붉은빛 요새 도시, 칼라일에 잠시 들려보기로 했다.
칼라일의 역사는 로마 인이 스코틀랜드와 각축을 벌이기 위해 세운 요새에서 시작한다. 계산해 보면 도시 자체의 역사는 무려 2천 년이 넘는 곳이다.
스코틀랜드를 정복하지 못한 로마 인은 이후 스코틀랜드의 남침을 방어하기 위해 서기 122년 영국 본토를 가로지르는 긴 방벽을 쌓았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를 지역적으로도 분리하는 이 장성은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의 명령에 의해 세워졌고, 그의 이름을 따 하드리아누스의 장성으로 불린다.
칼라일은 하드리아누스 장성의 중요한 요새 중 하나로 세워졌으며 이후 중세시대까지 스코틀랜드의 침입에 대비하는 잉글랜드의 중요한 군사 요지로 발전하게 된다.
19세기에는 철도, 교통의 요지로 직물 산업이 발달하여 잉글랜드 북부의 중심 공업 도시로 발전하였다.
현재는 레이크 디스트릭트와 스코틀랜드 간 관광을 위한 입구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레이크 디스트릭트를 출발하여 글래스고로 향하는 여행자들이 잠시 들러 두세 시간 정도 둘러보기에 딱 좋은 곳이다.
레이크 디스트릭트 패터데일에서 칼라일 가는 길
레이크 디스트릭트 국립공원의 한 중간, 산속(?)에 위치한 패터데일 유스호스텔(YHA Patterdale)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자연의 소리 외에 아무런 소음도 불빛도 방해하지 않았던 시간이 지나고, 비로소 아침이 시작된다.
레이크 디스트릭트에서 칼라일까지는 아래 지도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자동차로 쉬지 않고 달리면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숙소를 출발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도로 옆으로 아름다운 호수가 펼쳐진다. 달리는 차 안에서 그냥 지나치기는 너무 아쉽다. 좀 쉬엄쉬엄 가자!
그렇게 레이크 디스트릭트의 마지막 풍경에 매료되어 몇 번을 정차하며 갔더니 칼리일 구도심까지는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 페터데일에서 칼라일 가는 길
레이크 디스트릭트를 벗어나 M6번 도로에 오르면 운전은 한층 여유로워진다. 칼라일까지도 전혀 어려움이 없다.
도심으로 접어드는 도로도 크게 붐비지 않았는데, 칼라일이라는 도시 자체가 그리 크지 않고 붐비는 곳이 아닌 모양이다.
칼라일 주차장 위치
칼라일의 주차장은 아래 지도에서 볼 수 있듯 칼라일 성과 칼라일 대성당 중간에 위치한 'Fisher Street Car Park'라는 곳을 이용하였다.
Pay and Display 방식의 주차장이었는데, 주차비도 시간당 1파운드 정도로 크게 비싸지 않았다.
또한, 아래 지도에서 볼 수 있듯 칼라일 성과 칼라일 대성당을 한 바퀴 둘러보기 가장 최적의 장소에 위치해 있다. 빠르게 걸으면 15분에 다 찍을 수 있다. ㅋㅋㅋ
※ 칼라일 주차장에서 시내 도보 관광 루트
Fisher Street Car Park 주차장은 30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규모였지만 생각보다 칼라일에 관광객이 많지 않은지 주차장엔 여유가 있었다. : )
칼라일 가볼 만한 곳
칼라일의 가볼 만한 곳은 모두 시내 중심에 위치해 있다.
오랜 전투의 역사를 간직한 요새 칼라일 성과 1122년에 세워진 칼라일 대성당, 그리고 로마 인들이 최초로 세운 하드리아누스의 장성 일부가 칼라일의 주요 가볼 만한 곳이다.
개인적으론 하드리아누스 장성을 좀 무리해서라도 다녀오려 했다. 하지만, 그냥 폐허처럼 남겨진 돌무더기 장성은 아무래도 다른 가족들에게 딱히 매력 있는 곳이 아니었다.
결국, 시내 주차장에 차를 대곤, 칼라일 성과, 칼라일 대성당만 잠깐 다녀오는 것으로 칼라일 여행은 마무리하였다. 막상 차를 몰고 찾아가려니 귀찮니즘이 발동하기도 했다.
칼라일 여행 후기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아이들과 본격적인 칼라일 시내 구경에 나선다. 화창한 날씨, 짙푸른 하늘 아래 투명한 칼라일의 공기가 무척이나 상쾌하다.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한다.
한산한 아침, 칼라일구시가를 걷는다. 이 도시는 대부분의 건물들이 붉은빛 돌로 지어져 있다. 덕분에 상당히 견고해 보이는 건축물들로부터 더욱 강렬한 인상을 받는다.
칼라일 성
칼라일 여행의 1번지는 뭐니 뭐니 해도 1092년에 세워진 칼라일 성이다. 스코틀랜드와의 전투를 위해 세운 요새였으나 한 때 스코틀랜드가 점령했던 곳이기도 하다.
오전 10시 오픈 시간에 맞춰 칼라일 성에 입장한다. 입장료는 어른, 아이들 각자 사는 것보다 가족 티켓을 구입하는 게 유리하다.
칼라일 성은 크게 Outer Ward와 Inner Ward로 나뉘는데 입장을 하고 바로 Outer Ward 건너편에 위치한 무기 박물관을 구경한 후, Inner Ward의 각종 부속 건물들을 둘러보면 된다.
기념품 샵과 함께 운영하는 매표소 아저씨가 칼라일 성을 어떤 순서로 둘러봐야 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ㅋㅋㅋ
박물관이 항상 그렇듯 근현대 전쟁과 관련한 무기 박물관 역시 개인적으로 많은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이곳에 대한 역사적 배경이 전무한 아이들은 그저 옛날 총과 전쟁 관련 용품들이 신기할 뿐이다.
견고하게 지어진 칼라일 성의 곳곳을 둘러보며 성벽 위도 올라가 보고 Keep을 비롯한 여러 부속 건물 안에도 들어가 본다. 예전엔 각 방마다 용도는 있었겠지만 현재 대부분 텅~ 비어 있다.
아이들은 성 내부의 여러 공간들이 무척 신기한 듯 종횡무진 뛰어다닌다. 숨찬다. 헥헥~
칼라일 성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성벽 위에서 바라보는 성을 둘러싸고 있는 해자와 칼라일의 구시가 풍경인 것 같다. 날씨까지 좋은 오늘은 칼라일이라는 다소 생소한 도시가 아름다운 곳으로 기억된다.
칼라일 대성당
칼라일 대성당은 1122년에 세워진 성당으로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와 하늘의 별을 디자인한 천장이 무척이나 인상적인 곳이다.
칼라일 대성당은 칼라일 성에서 약 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성에서 나와 시내 쪽으로 가다 보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칼라일 성과 마찬가지로 온통 붉은 돌로 지어진 칼라일 대성당은 영국의 여타 대성당과 비교할 때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하지만 밤하늘을 보는 듯한 천장 장식 때문에 처음 성당에 들어섰을 때의 인상은 무척이나 강렬했다.
밖에서 봤을 땐 붉은빛의 화려하지 않은 성당의 모습이었지만 안에서는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와 금빛 찬란한 각종 장식과 하늘의 빛나는 별까지 신세계로 들어오는 듯한 느낌이다.
아이들과 성당 곳곳을 둘러본다.
생각보다 크지 않았던 칼라일구시가를 둘러보는데 약 2시간 정도가 걸렸다. 주차장으로 돌아와 다시 시동을 걸어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우리는 이제 잉글랜드 여행을 마치고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스코틀랜드로 향한다. 그 첫 도시는 글래스고(Glasgow)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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