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배낭여행 스물 여덟째 날 - 불교 4대 성지인 깨달음의 도시 보드가야, 마하보디 사원 보리수나무
- 가야 역에 도착하여 보드가야(Bodhgaya) 가기
- 보드가야에서 숙소 구하기
- 불교 성지 보드가야 풍경, 마하보디 사원
- 보드가야에서의 저녁시간
1월 31일 (목)
가야(Gaya) 역에 도착하여 보드가야(Bodhgaya) 가기
새벽 4시가 넘어 탔던 기차에서 쓰러지듯 한숨 자고 일어나 보니 아침 7시다.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원래대로라면 지금쯤 가야역에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이지만, 어젯밤 아니 오늘 새벽의 어마어마한 연착 덕분에 아직 한참은 더 가야 할 듯하다. 중간에 지나는 역 이름을 지도에서 찾아보니 아직 반밖에 안 왔다. 밤새 기차도 나랑 같이 잔 모양이다.
어쨌거나 기차는 느지막이 가야(Gaya) 역에 도착한다. 자리에 멍~하니 있다가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내릴 수 있었다.
어젯밤 함께 추위에 떨며 기다렸던, 한국인 두 분은 캘커타까지 가셔서 그런지 아직 꿈나라를 헤매고 계신다. 결국, 아쉽게도 인사도 못하고 내렸다.
불교 4대 성지 중 하나인 보드가야(Bodhgaya)는 이곳에서 다시 차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우선 릭샤를 타고 버스 정류장(Bus Stand)까지 간다. (10Rs) 거기서 다시 보드가야(Bodhgaya)행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이놈의 버스가 도통 올 생각을 안 한다.
결국, 옆에 서 있던 템포(Tempo)를 얻어 타고 부랴부랴 보드가야로 출발한다. (6Rs)
가야(Gaya) 시내를 벗어나는 길은 무척이나 복잡했다. 덜컹거리는 골목을 한참이나 가다 보니 속도 울렁거리고 암튼 기분이 영~ 꽝이다.
하지만 가야를 벗어나는 순간, 가는 방향 왼편을 따라 흐르는 강과 오른편에 펼쳐진 푸르른 논밭은 그러한 기분을 한 번에 일소해 준다. 비록 건기라 강의 수위는 높지 않았지만, (거의 말랐었나? ^^;) 그래도 흐르는 물이라는 게 사람 마음을 참 편하게 해 주는 것 같다.
보드가야(Bodhgaya)에 가까워 오니 거대한 천막촌이 강 주위에 펼쳐져 있다. 이곳이 티베트인들이 거주하는 곳인가? 아직 자세한 사연을 몰라 그냥 멀찍이 구경하듯 바라보기만 한다.
보드가야에서 숙소 구하기
드디어 보드가야(Bodhgaya)에 도착! 갑자기 날씨가 푹푹 찐다. 그 날씨에 무거운 배낭을 메고 두 시간여 동안이나 숙소를 찾아 헤맸다.
이상하게도 이 동네는 가격 대비 호텔 수준이 너무 형편없다. 결국, 적당히 이슬만 피할 수 있을 숙소에 여장을 풀고 본격적으로 보드가야(Bodhgaya) 분위기를 파악하러 나선다.
참! 호텔 찾아 삼만리 할 때 티베트 음식점에서 처음으로 고기다운 고기를 먹었다. Meat Fried라는 음식이었는데, 고기 맛은 소나 양 같았고 모모라는 만두와 함께 먹으니 정말 일품이다. 그동안 단백질이 많이 모자랐는지 입에 쫙쫙 달라붙는 게 너무너무 맛있다. ㅋㅋㅋ
그러고 보니 여기 티베트 스님들은 고기를 먹어도 되나 보다. 어떤 티베트 승려 두 분이 식당 안에서 워낙 맛있게 드시길래 나도 따라 시켰으니 말이다. 종교도 사회와 문화 민족에 따라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
불교 성지 보드가야 풍경, 마하보디 사원
이 곳 보드가야에는 붉은 승복을 입은 티베트 스님들이 인도 사람들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그 수의 많고 적음은 둘째치고 그네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솔직히 개인적으론 신뢰가 가지 않았다.
이런 말 하면 좀 뭐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참선을 중시하는 국가의 불자들이, 마치 돌 깡패처럼 보이는 승복 입은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여자랑 손잡고 끌어안고 다니며, 선글라스에 고기까지 먹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을 때, 과연 어떤 느낌을 받고 돌아갈지 사뭇 궁금해진다.
마하보디 사원 근처는 너무나 복잡했다. 각종 기념품 파는 사람들과 박시시를 요구하는 사람들, 세계 곳곳에서 온 관광객 등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난 그 인파에 떠밀려 마하보디 사원 안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이곳에선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우선 사원 주위를 크게 돌며 나 있는 길을 따라 한 바퀴 돌았다. (이것도 거의 휩쓸려 돌았음) 중간중간 이 복잡한 길에서 오체투지 하며 사원을 돌고 있는 사람들도 쉽게 눈에 띈다.
정말 힘들어 보였지만 모습은 무척이나 진지하다. 아래로 내려가 보니 이곳에선 행자승들이 사원 쪽을 향해 역시 절을 하고 있다. 이 사람들은 무슨 판자 위에서 계속해서 절하고 있었는데, 어찌나 오래 했는지 널빤지가 맨들 맨들 하다. 이것이 그야말로 "공"이다.
가까이 가서 쳐다보니 이쪽을 한 번씩~ 훑어보고는 계속 절한다. 얼굴엔 잔뜩 인상을 쓰고 덜렁거리며 마지못해 하는 인상이 느껴지는 모습이 무척 힘들어 보인다.
비록 티베트 불교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냥 한 범인의 눈으로 보기엔 그 사람들이 애처롭다는 생각마저 든다. 과연, 그네들은 무엇을 믿고 있단 말일까? 저 높이 솟은 탑? 아니면 석상? 아니면 열반한 부처?
너무나 복잡한 경내를 나와 야간 이동으로 지친 몸을 풀기 위해 숙소로 돌아왔다.
보드가야에서의 저녁시간
이곳 보드가야(Bodhgaya)에는 한국인에게 너무나 유명한 한국 레스토랑이 있다. 그 이름 "보드베가스" 가만히 보니 보드가야+라스베이거스인 것 같다. ㅋㅋㅋ 내가 갔을 때엔 달래라는 아이 하나만 있었는데, 어찌나 한국말을 잘하는지 감탄! 감탄! 감탄! 감탄의 연속이었다.
한국말로 주문받고 주문하는 것도 신기한데, 그것은 물론 우리와 Free Talking 할 수준이었으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알고 보니 그 아이 오빠 하나는 한국 전주에 살고 있고, 한 명은 한국 여행사 가이드도 한다 하여 오빠들한테 배웠다고 한다.
음식 맛도 일품이었다. 오랜만에 맛보는 밑반찬, 고구마전, 깍두기, 오이무침, 배추쌈 등으로 감동의 도가니!!! 어느 하나 남김없이 조그만 내 위속에 차곡차곡 쌓아 넣었더니 이젠 숨도 못 쉬겠다. ㅋㅋㅋ
날이 어두워져 숙소로 바로 돌아온다. 주위 여행자들한테 이런저런 얘기를 들어보니 보드가야의 밤은 너무나 위험하다고 한다. 특히 가야(Gaya)에서 이곳까지 오는 길엔 강도들이 들끓어 일몰 후엔 릭샤꾼들이 그 길로는 갈 생각도 안 한다고 한다. 낮과는 완전 딴판으로 말이다. 얼핏 들어보니 한국인 스님 한분이 이 근처에서 살해되셨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 당시에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었다. 하지만 돌아와 도올이 쓴 "인도로 가는 길"을 읽고 나서 그 이야기가 사실임을 알았다. 2권쯤인가 나온다. 3권이었나? 자세한 내용은 책을 빌려보시길...) 그러고 보니 내가 이곳에 오기 1,2주 전에 도올 선생님이 방문한 셈이다. 당시, 달라이 라마가 방문해서 온 동네가 터져나갈 정도였다 한다.)
이제 여행 일정도 보름여밖에 남지 않은 듯하다. 벌써 카운트 다운에 들어가는 건가? 앞으로 일정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남은 도시도 대충 4-5개 밖에 남지 않았다. 아... 아쉽다. 앞으로 더욱더 알차게 보내야지!! 다짐! 다짐! 다짐! ^^;;
모기향에 맥도 못 추고 후드득 떨어지는 모기들을 바라보며 잠에 든다. 이슬만 겨우 피할만한 숙소에서...
【 다음 이야기 】
인도 배낭여행 - 보드가야에서 만난 티베트, 파트나행 완행열차 - DAY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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