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라푼젤 성의 모티브, 독일 트렌델부르크 (Trendelburg), 동화 (메르헨) 가도 여행
-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푼젤'의 무대
- 그림 형제의 '라푼젤' 동화 줄거리
- 하멜른에서 트렌델부르크 가는 길
- 트렌델부르크 라푼젤 성 고성 호텔
- 라푼젤 성 탑 위에 오르기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푼젤'의 무대
그림 형제의 동화 '라푼젤'은 내겐 솔직히 생소한 동화다. 어릴 적 수많은(?) 동화책들을 읽었고 소위 말하는 수십 권짜리 동화 전집까지 책꽂이에 수년간 꽂혀 있었지만 '라푼젤'이라는 동화는 내 기억에 없다.
이런 생소함은 나뿐만 아니라 30~40대의 많은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아님 말고~ ㅋ
라푼젤의 재발견은 2010년, 디즈니가 라푼젤 스토리를 기가 막힌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며 시작된다.
원작의 뻔한 왕자와 공주 스토리를 재해석하고 스펙터클한 화면으로 가득 채워진 디즈니 영화를 통해 동화 속 주인공 라푼젤은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인어공주나 신데렐라 급으로 격상(?)된다.
이러한 라푼젤의 모티브가 된 성이 독일 동화(메르헨) 가도의 트렌델부르크라는 작은 마을에 위치해 있다고 한다. 프랑크푸르트로 내려가는 길에 잠시 들리면 이래저래 아이들에게 또 하나의 멋진 추억이 될 것 같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트렌델부르크 성의 모습은 디즈니에서 제작한 라푼젤 성과 약간, 아니 상당히(^^) 다르게 생겼다.
하지만 아이들은 애니메이션과 책에서만 보던 라푼젤 성을 보러 간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설레고 흥분되는 모양이다.
그림 형제의 '라푼젤' 동화 줄거리
라푼젤은 독일의 상추, 양상추와 비슷한 채소이며 동화 라푼젤은 이 채소와 연관되어 있다. 동화 라푼젤의 대략적인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옛날 어느 마을에 오랫동안 아이가 없다가 마침내 임신한 한 부부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아내는 라푼젤이 무척 먹고 싶다고 남편에게 졸랐는데 당시 라푼젤은 이웃집 마녀가 살고 있던 밭에서만 구할 수 있었다. (실제로 라푼젤은 임산부에게 좋은 음식이라고 한다.)
남편은 이웃 마녀의 밭에서 몇 번 라푼젤을 홈쳐다 먹었는데, 꼬리가 길면 잡히기 마련, 결국 마녀에게 걸리고 만다. 마녀는 태어날 아이를 자기에게 주면 용서해 주겠다고 했고, 남편은 이를 승낙한다.
시간이 흘러 아내는 예쁜 딸아이를 낳았고, 약속대로 마녀는 아이를 데려갔다. 마녀는 아이 이름을 '라푼젤'로 짓고 깊은 숲 속의 탑 위에 가둔 채 키운다. 그 탑에는 입구가 없고, 오직 라푼젤의 긴 머리카락을 이용해 오르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라푼젤은 무려 18년이라는 긴 세월을 이곳에서 지낸다. (올드보이도 저리 가라 할 수준이다.)
어느 날 탑 근처를 지나던 왕자는 탑에서 흘러나오는 라푼젤의 노랫소리를 듣게 되고, 긴 머리를 통해 오르내리던 마녀를 보게 된다. 그리곤 본인도 마녀와 같이 라푼젤의 머리를 따라 올라 라푼젤을 만나게 되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녀는 두 사람의 관계를 알게 되고 화가 난 마녀는 라푼젤의 머리를 잘라버린 후 탑에서 내쫓는다. 이 사실을 모르고 탑을 찾은 왕자는 잘린 머리카락을 오르다 마녀에 의해 가시덤불로 떨어지게 되고 시력을 잃게 된다.
시력을 잃게 된 왕자는 여기저기를 한참을 떠돌다 라푼젤을 만나게 되고 라푼젤의 눈에서 떨어진 눈물이 왕자의 눈에 닿는 순간 왕자의 시력이 회복된 후, 왕자의 나라로 함께 가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았다는 내용이다.
하멜른에서 트렌델부르크 가는 길
하멜른을 출발하여 트렌델부르크까지 가는 길은 아름다운 목가적인 독일 농촌 풍경 속을 달린다. 거리는 85km 정도 떨어져 있지만 천천히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가다 보니 거의 2시간이 걸렸다.
하멜른에서 트렌델부르크 가는 길
트렌델부르크 라푼젤 성 고성 호텔
트렌델부르크 성은 현재 고성 호텔로 개조되어 운영 중이다. 하룻밤 숙박비는 20~40만 원 정도이나 시설이 썩 훌륭한 것 같진 않다. 다만 라푼젤 동화 속 고성에서 하룻밤 숙박한다는 데 의미를 부여한다면 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거금을 내고 숙박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잠깐 왔다 가는 게 나은 것 같다.
트렌델부르크 마을은 언덕 위에 그림 같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이며 언덕 가장 높은 곳에 이 고성 호텔이 위치한다.
호텔 옆 주차장에 차를 대고 어제 뤼벡에서 쇼핑할 때 저렴하게 구입한 라푼젤 드레스를 딸아이에게 입히고 라푼젤 성으로 향한다.
성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해자 위 다리를 건너야 한다. 좁은 문을 통해 성 안으로 들어가면 아담한 정원과 호텔 리셉션, 그리고 라푼젤 성 탑으로 올라가는 입구가 눈에 들어온다.
탑 위에서 아래쪽으로 길게 늘어진 라푼젤의 머리가 인상적인데 그 길이가 짧아 저걸로는 마녀나 왕자나 탑 위로 오르내리진 못할 것 같다. ㅋ
라푼젤 성 탑 위에 오르기
호텔 투숙객은 무료로 탑 위에 올라갈 수 있지만, 일반 방문객은 어른 4.50유로 입장료를 내야 한다. 아이들은 무료
좁은 입구를 통해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탑 정상까지 이어지는데 어린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올라갈 수 있다. 올라가는 중간중간에 라푼젤 동화와 연관된 전시품들이 있지만 딱히 인상적이진 않았다.
탑 위에 올라가면, 정말 아무것도 없어 우선 실망하게 마련이다. 도저히 라푼젤이 18년 동안이나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하지만, 360도로 펼쳐진 주변 풍경만큼은 압권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비옥한 독일 평야와 그림 같은 마을 풍경, 그리고 근처 캠핑장에서 물놀이하는 아이들까지 말 그대로 평화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아직 순진한 우리 아이들에게 여기가 라푼젤이 살았던 곳이고, 라푼젤 머리카락이 여기 이렇게 남아 있다고 얘기해주니 ㅋㅋㅋ 믿는다. 나름 매우 진지하다.
한 시간여 동안 트렌델부르크 구경을 마치고, 다시 차를 돌려 프랑크푸르트로 향한다. 이번 북유럽 자동차 여행도 이제 거의 막바지다.
근처 30분 거리에 위치한 자바부르크의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성에도 잠시 들릴까 했지만, 시간이 많이 늦었고 아이들도 지친 기색이 역력하여 이번엔 패스~ 프랑크푸르트로 갈 길을 재촉한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독일 농촌 풍경이 그리고 이 순간이 무척이나 소중하고 한편으로 아쉽게 느껴진다.
【 다음 이야기 】
독일 프랑크푸르트 뢰머 광장 - 북유럽 자동차여행 마무리
【 이전 이야기 】
하멜른 여행 - 피리부는 사나이의 무대, 독일 동화가도
'유럽 자동차 여행 > 북유럽 자동차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일 프랑크푸르트 뢰머 광장 - 북유럽 자동차여행 마무리 (0) | 2021.05.09 |
---|---|
하멜른 여행 - 피리부는 사나이의 무대, 독일 동화가도 (0) | 2021.05.01 |
독일 북부 하노버 시내 여행 - 반나절 둘러보기 (6) | 2021.04.18 |
독일 뤼벡 (Lübeck) 소도시 여행, 중세 한자동맹의 중심 (0) | 2021.04.11 |
북유럽 자동차 여행 - 코펜하겐에서 스칸드라인 타고 독일 뤼벡 가는 길 (0) | 2021.04.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