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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히말라야 트레킹/안나푸르나 서킷, 라운딩 트레킹

안나푸르나 서킷, 어라운드, 라운딩 트레킹 4일 차 - 다나큐에서 차매까지

by Reminiscence19 2019. 9. 4.

네팔 히말라야 - 안나푸르나 서킷 (어라운드, 라운딩) 4일 차 - 다나큐 (Danaque)에서 차매 (Chame)까지 가는 길

  • 안나푸르나 서킷 트레킹 4일 차 루트
  • 다나큐의 아침, 마나슬루 일출
  • '다나큐'에서 '띠망 베시' 가는 길
  • 히말라야 산속까지 이어지는 도로 공사
  • 오래된 마을 '탕촉' 풍경
  • Nar-Phu 트레킹 출발지 코토 마을
  • 코토에서 차매 가는 길
  • 제법 큰 마일 '차매'에서 여유로운 시간

썸네일-안나푸르나-서킷-트레킹-4일차

 

안나푸르나 서킷 (어라운드, 라운딩) 트레킹 4일 차 루트

해발고도 2,210 미터의 다나큐 마을에 2,740 미터의 차매 마을까지 도착하는 안나푸르나 서킷 트레킹의 4일 차 루트는 아래와 같다.

다나큐 (Danaque, 2,210m)
 → 티망 (Temang) → Lattemarang(2,440m) → Kotho(2,640m) → 차메 (Chame, 2,740m)


오늘 루트는 큰 오르막 내리막 없이 완만하게 고도를 500 미터 정도 오르는 구간으로 크게 무리 없이 갈 수 있을 것 같다.

다나큐에서 차매까지 가는 트레킹 루트

4일차-고도변화
▲ 다나큐에서 참제까지 가는 해발고도 변화



다나큐의 아침, 마나슬루 일출

아침 공기가 꽤 차갑다. 밖에 나가 보니 이미 날이 밝았다.

아직 해는 뜨지 않았지만 건너편에 우뚝 솟은 마나슬루(머너 슬루, 세계 9위 봉)를 통과한 빛이 동쪽 하늘에서 여러 빛줄기로 갈라져 쏟아져 내리고 있다. 잠시 후 더 이상은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밝아온다.

구름에 가려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람중히말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아름다운 산속 마을에서 오늘의 트레킹을 기대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다나큐의-아침풍경
▲ 다나큐에서의 아침이 밝아 옵니다.
마나슬루
▲ 동쪽 하늘의 세계 9위봉 마나슬루(머너슬루, 8156m)의 멋진 모습도 감상합니다.
다나큐-히말일출
▲ 다나큐에서 바라본 히말 일출
다나큐의-일출
▲ '다나큐'에서의 일출


어제 같은 로지에 묵었던 씩씩한 캐나다 아주머니 두 분은 역시나 짐을 스스로 메고 가신다.

알래스카에서 오신 분들이었는데, 로키산맥의 웬만한 트레킹은 다 해보셨다는 그분들도 네팔 히말라야는 그야말로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 아주머니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문득, 이곳에서 2년 넘게 지낼 수 있었던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주머니는 거금을 주고 구입한 내 LEKI 스틱을 자신의 스틱과 비교하며 가시다가 이내 우릴 추월해 가신다. 심지어 우리 짐은 포터가 지고 가는데 말이다.


'다나큐'에서 '띠망 베시' 가는 길

‘다냐큐’에서 ‘띠망 베시’까지는 꽤 급격한 오르막이었다. 하지만 그 오르막을 오르고 나자 드디어 히말 파노라마가 조금씩 펼쳐진다. 람중히말과 그 주변에 눈 쌓인 히말들이 이어져 탄성을 자아낸다.

참고로, ‘히말’은 눈이 쌓인 산을 의미한다. 여기에 장소(place)를 의미하는 ‘러여’가 합쳐져 ‘히말라야’라는 단어가 생겨났다.

뒤에 온 사람들이 열심히 우리 앞을 지나가지만, 오늘은 ‘짜매’까지만 가면 되는 수월한 일정인 데다 조금 있으면 히말에 구름이 낄 것 같아 멋진 풍경을 맘껏 감상하며 사진도 찍는다. 우리는 Climber가 아닌 Trekker다.

첫날 일정이 틀어지는 바람에 이렇게 하루를 더 쓰게 되는 일정을 만들 수밖에 없는 사실이 약간 찜찜하기는 하다. (정말이지 밤이면 밤마다 포터들이랑 일정 때문에 씨름에 씨름을 반복한다.)

람중히말-모습
▲ 산을 오를수록 이제 점점 히말에 가까워지고 럼중히말(6,986m)이 보입니다.
히말을-바라보며-걷는-풍경
▲ 가파른 숲속 오르막을 오르면 이렇게 시원한 풍경도 만날 수 있습니다.
나무사이-설산풍경
▲ 중간중간 나무 사이로 하얀 설산이 자태를 드러냅니다.
히말-풍경
▲ 아름다운 히말을 바라보며 걷는 길
히말과-포터
▲ 고되고 고된 포터들의 생활... 이 일마저 없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트레킹-포터들
▲ 무거운 짐을 지고 산을 오르는 포터들은 히말을 등지고 서 있습니다.



히말라야 산속까지 이어지는 도로 공사

‘티망 베시’부터 제법 트레일이 넓어진다. 그 이유를 보아하니 차가 다닐 정도의 도로를 만들고 있다.

네팔 정부는 안나푸르나 일주 루트를 관광자원 개발과 지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도로 건설이 진행 중이었는데, 비교적 공사가 용이한 안나푸르나 뒤쪽 ‘마낭’ 지역과 ‘무스탕’ 지역은 이미 그 공사가 상당히 진전된 느낌이다.

언젠가는 이러한 라운딩 트레킹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섭섭하고 안타깝지만, ‘발전’과 ‘보존’의 두 가지 가치를 모두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본다.

앞으로 안나푸르나 지역에서 자기 일이 없어질지도 모른다 말하는 우리 포터 아저씨의 쓴웃음이 뇌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오늘날 이미 상당수 루트에는 자동차가 다니고, 트레킹 루트는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

역시 여기저기 생채기가 나고 넓은 트레일을 걷다 보면 트레킹 기분이 나질 않는다. 그나마 이 길에 차가 다니지 않아 다행이지 차까지 다녔으면 정말 실망할 뻔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히말에는 구름이 꼈다 거쳤다를 반복한다.


오래된  마을, '탕촉' 풍경

오전 10시에 ‘탕촉’이라는 마을에 도착한다. 마을 분위기가 고즈넉한 것이 이전 마을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아주 오래된 고도에 온 느낌과 티베트의 황량함이 섞인 느낌이랄까? 바람이 많은 동네라 그런지 나무 지붕 위를 무거운 돌로 꾹 누르고 있는 모습도 참으로 인상적이다.

마을 규모도 상당히 컸다. 작은 로지에서 감자 칩으로 간식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오래간만에 여유로운 트레킹이다.

햇살은 강하게 내리쬐어 선글라스를 쓰지 않으면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지경이지만, 땀이 식자 이내 쌀쌀한 기운이 찾아온다. 주섬주섬 벗었던 옷을 찾아 입는다.

탕촉-주변-산세
▲ 왠지 설악산 분위기가 풍기는... ^^
탕촉마을-풍경
▲ 색다른 분위기의 '탕촉' 마을에 도착합니다.
탕촉-마을길나무하는-네팔사람들
▲ 탕촉 마을 풍경과 잘려나간 나무들...


다시 길을 걷는다. 오르막 내리막이 이어진다. 그래도 길이 잘 닦여있어 그다지 어려운 줄은 모르겠다.

어느 순간 람중히말이 다시 나타나고 안나푸르나 2봉이 그 위용을 드러낸다. 저 멀리 ‘고르카’ 지역의 ‘마나슬루’를 제외하고 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산이 바로 7937m의 안나푸르나 2봉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안나푸르나 1봉은 이 지역에서는 주변의 높은 산들에 가려 그 모습을 볼 수 없다. 하지만 이 히말도 시간이 지나자 구름 속으로 숨어버린다.

산속에 넓은 길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바로 많은 나무들이 잘린다는 의미이다.

수없이 잘린 목재들은 지역민들이 자유롭게 가져다 쓰는지 아니면 누군가에게 다시 가져가야 하는지 끊임없이 사람들에 의해 옮겨지고 있다.

히말라야 곳곳에 난 생채기가 마치 내 가슴을 도려낸 듯 아파오지만, 나무를 옮겨가는 사람들의 얼굴에서는 웃음꽃이 떠나질 않는다.


Nar-Phu 트레킹 출발지 코토 마을

오전 11시 40분에 ‘Kotho'라는 마을에 도착한다.

Police Check Post가 보이고 트레킹 퍼밋과 여권번호를 적는다. 군인들에게 들은 소식에 오늘 카트만두는 낮에 통행금지(curfew)가 내려졌고, ‘부뜨왈’에서는 총격전이, 내가 사는 포카라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고 한다.

이거 사태가 장기화될 분위기다. 산속은 그와는 너무나 대조적으로 평온하다.

‘Kotho'는 Nar-Phu로 가는 트레킹의 출발지이기도 하다. 우리랑 비슷하게 올라온 다국적 팀이 ’Kotho'에 여장을 풀고 내일부터 시작될 트레킹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Nar-Phu'트레킹은 이곳에서 티베트 방향으로 꺾어 들어가 히말라야 더욱 깊숙한 곳으로 향하는 길로 이 트레킹을 하려면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비싼 입산료는 물론, 모든 캠핑시설을 갖추려면 그 비용도 만만찮을 것이다.

코토에서-히말풍경기암절벽-사이의-히말
▲ '꼬토'에서 기암 절벽 사이로 히말을 발견했습니다.
Kotho-마을풍경
▲ 'Kotho'마을의 오래되고 약간은 휑~한 풍경
코토지역Nar-Phu-트레킹-출발지
▲ 'Kotho'는 제한지역인 'Nar-Phu' 트레킹을 시작하는 베이스캠프입니다.
Kotho-마을
▲ 'Kotho'마을에 위치한 체크 포스트



코토에서 차매 가는 길

‘Kotho'에서 오늘의 목적지 ’ 차매(짜매)‘까지는 2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이 마을은 ‘마낭’ District의 주도로 각종 관공서가 위치해 있어서 그런지 규모도 상당했고 있어야 할 것들(?)도 다 있었다.
바로 아랫마을에서 퍼밋 체크를 했건만 여기서도 다시 체크를 한다.

군인들 말을 잘 들어보니 어제 이곳에서 휴가를 받아 사복 차림으로 내려가던 한 군인이 우리가 마오이스트에게 돈을 뜯긴 ‘저것’에서 잡혔다고 한다.

하지만, 말을 하는 군인이나 주변 반응은 뭐, 별거 아니라는 듯, 오히려 갈수록 극으로 치닫고 있는 수도 카트만두의 상황이 이들의 주된 관심사이다.


제법 큰 마일 '차매'에서 여유로운 시간

점심을 먹고 낮잠을 조금 자도 3시가 넘지 않는다.

한낮이지만 구름이 잔뜩 껴 주변에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샤워를 하고 대충 옷을 차려입고 마을 구경을 나선다.
예쁜 털모자도 하나 사고,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여긴 정말 제대로 된 마을이다.

사람들 말로 온천도 있다는데, 뭐... 그다지 구미가 당기진 않는다.
등산화 수리하는 아저씨는 함께 간 누나 등산화 한 켤레를 손봐주고 하루치 일당을 손에 쥐셨는지 기분이 매우 좋아 보이신다.

나마스떼-아이들등산화-수선해주시는-아저씨
▲ '차메'(짜메) 마을의 구두 수선 할아버지


푸짐한 저녁을 먹는다. 로지 Dining Room에 모여 앉은 네팔 사람들은 정신없이 흔들어대는 인도 댄스 음악을 넋을 놓고 쳐다보고 있다.

예전 ‘샹제’에서 잠깐 만났던 프랑스 처자 두 명을 우연히 숙소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뭐, 결국엔 이렇게 만나나 보다.

그때는 우리 일정이 약간 빨랐었는데, 오늘 여유를 좀 부렸더니 결국은 이렇게 만난다. 그 친구들은 바로 내 앞 방에 묵고 있단다.

달빛에-비친-람중히말
▲ '짜메'에서 바라본 달빛에 비친 럼중히말... 뒤쪽의 별도 아름답게 빛납니다


밤에 잠시 밖에 나갔다가 그 친구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난 개인적으로 아침에 일출이 시작되는 히말, 오후에 눈부시게 빛나는 히말보다 한 밤중에 달빛을 반사시키는 히말이 가장 아름답다.

무언가 신비로운 분위기랄까? 밤에 비가 자주 오는 네팔의 특성상 밤에 날씨가 맑아야 하고 달 또한 반달 이상이 차야하는 까다로운(?) 조건들이 맞아야만 볼 수 있는 광경이기에 더욱 그러한 것 같다.

삼각대를 세워놓고 사진을 찍어보니 별까지 찍힌다. 옆에 앉은 처자들도 나를 따라 찍어보지만 역시 DSLR과 일반 디카의 차이를 넘어서진 못한다.

내 사진을 보며 탄성을 자아내던 친구들... 찍다 안 되는지 이내 포기하고 만다. ^^;;

내가 또 이런 상황에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친구들의 카메라를 받아 삼각대를 세워놓고 노출을 조절하여 그래도 꽤나 근사한 사진 한 장을 찍어줬다. 뿌듯~

오늘 밤부터는 두꺼운 스키 바지에 스웨터까지 껴입고 완전무장한 상태로 잠자리에 든다.

시계를 본다.

한참을 쉬고 논 것 같은데 아직도 10시다. 차매에서의 밤이 길다.


【 다음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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