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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독일 배낭여행 (2005)

ICE 타고 아우크스부르크 거쳐 뷔르츠부르크 가는 길 - 독일 배낭여행

by Reminiscence19 2019. 10. 6.

15일간의 독일, 프라하 배낭여행 - ICE 타고 울름에서 아우크스부르크 거쳐 뷔르츠부르크 가는 길 - DAY 04

  • 흡연석에서 콜록콜록... 울름에서 아우크스부르크 가는 길
  • 아우크스부르크에서 ICE 타고 뷔르츠부르크 가는 길
  • 비 내리는 뷔르츠부르크, 아~ 춥다!!!
  • 뷔르츠 부르크 시내, 그리고 유스호스텔에서

썸네일-아우크스부르크-거쳐-뷔르츠부르크-가는길

 

흡연석에서 콜록콜록, 울름에서 아우크스부르크 가는 길

울름에서 14:55분에 출발하는 아우크스부르크행 열차에 오른다. 오늘 목적지인 뷔르츠부르크로 가기 위한 직통 열차가 울름에선 없기 때문에 아우크스부르크에서 갈아타야 한다.

이 열차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까지 가는 열차였는데, 내가 독일 와서 탄 열차 중에 사람이 가장 많았다. 마땅히 앉을 곳이 없어 한참을 헤매다 겨우 빈자리를 찾아 앉았는데 그러면 그렇지... 흡연석이다.

뭐, 40~50분 정도 탈 건데 사람들이 피워봤자 얼마나 피우겠어... 하고 그냥 앉았다.

하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젊은 처녀, 총각들까지 주변에서 아주 줄담배를 피워댄다. 게다가 비 흡연석에 앉은 사람들까지 합세해서 완전 굴뚝이 따로 없다.

지정 흡연석이라 서로 동질감이 드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평소에 피는 양보다 다들 몇 배는 더 곰방대를 빨아대는 것 같다.
아악~~~ 숨 막혀 죽을 지경이다.

손수건을 꺼내 코를 막아 보지만, 몇 분 되지 않아 손수건 사이로 그 죽음의 연기가 스멀스멀 스며든다.
그래도 흔들리는 차에서 서서 가느니 그냥 좀 시달리자...

그 굴뚝 속에서도 꿋꿋이 앉아 있는 나 자신을 보니 오늘도 다리가 아프도록 걸은 모양이다.


아우크스부르크에서 ICE 타고 뷔르츠부르크 가는 길

열차는 40분 만에 아우크스부르크 역에 도착한다. 역 앞 광장에 잠깐 나가보니 도시가 꽤 큰 느낌이다. 뷔르츠부르크로 가는 시간표를 찾아본다.

독일의 초고속 열차 ICE가 대부분이다. ICE는 무조건 예약을 해야 하는 줄 알고 예약을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열차 패스가 있어도 예약을 해야 하는 ICE는 몇 개 없다. 또 하튼 데다 돈 썼음.

30분 동안 역 앞 분수대에 앉아 있다가 다시 뷔르츠부르크로 출발한다. 오늘 하루 기차 하나는 정말 종류대로 엄청 탄다. 예약 표에 좌석 번호가 적혀 있기에 거기에 앉아야 하는 줄 알고 한참 찾다가 차장한테 물어보니 그냥 아무 데나 앉으란다. 사람이 별로 없어 상관없다나?

아우크스부르크역전-분수대
▲ 아우크스부르크 역 앞 분수대에서 열차 시간을 기다립니다.

처음 타보는 ICE(Inter City Express)...

솔직히 속도를 기대했었는데, 내가 탄 구간에서는 162km/h이상 속도를 내지 못한다. 아무래도 고속철도 전용 선로가 아닌 것 같다.

게다가 약간 굽은 선로에서는 100km/h 정도밖에 속도를 내지 못한다. 뭐, 이 정도면 일반 기차랑 전혀 다를 게 없다.

그래도 실내는 다른 열차가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아늑하고 조용하다. 그리고 정차하는 정거장이 몇 개 되지 않아 뷔르츠부르크에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ICE-차창밖-풍경
▲ 뷔르츠부르크로 향하는 차창 밖 풍경

 

비 내리는 뷔르츠부르크, 아~ 춥다!!!

뷔르츠부르크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쏟아진다. 꽤 많이 내린다. 주룩주룩...

우산을 받쳐 들고 유스호스텔에 전화를 건다. 어깨에 짐을 짊어지고 한 손에는 전화번호가 적힌 수첩과 메모지를, 그리고 나머지 한 손에는 우산을, 수화기는 턱과 어깨 사이에 낀 채로 전화를 건다.

다행히 자리가 있다고 한다.
가이드북 지도를 보고 유스호스텔까지 찾아간다. 그런데, 비가 좀 심하게 많이 내린다. 샌들을 신고 있어 양말도 다 젖고, 청바지도 아래쪽이 흠뻑 젖었다. 게다가 발까지 시리다. 완전 최악이다.

그 와중에서도 대성당 앞이나 알테 마인교에서 사진기를 꺼내는 내 자신이 싫다. 내가 무슨 사진작가라도 되냐?

비가 내려서 그런지, 아니면 원래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늦은 시간이 아님에도 대부분 상점들이 문을 닫았다.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우선은 짐부터 놓고 오자는 심사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알테마인교에서본-뷔르츠부르크-마리엔베르크요새
 ▲ 비 내리는 알테 마인교에서 바라본 마리엔베르크 요새와 마인강
비내리는-알테마인교
▲ 비내리는 알테 마인교

 

뷔르츠부르크 시내, 그리고 유스호스텔에서

뷔르츠부르크 유스호스텔은 마리엔베르크 요새 바로 아래 위치한 고풍스러운 건물이었다.

체크인을 하고, 안내를 받고 방으로 들어간다. 4층을 배정받았는데, 아무래도 열쇠를 따고 들어가는 걸 보니 이 층에 묵는 사람은 내가 유일한 것 같다. 그 넓디넓은 호스텔 한 층을 혼자 쓰려니 약간 으스스하기도 하다.

옷을 갈아입고, 허기를 달래러 다시 밖으로 나선다. 바지가 마땅한 것이 없어 짧은 바지를 입고 나갔더니 오매~ 추워 죽겠다.

따뜻한 네팔에서만 생활하고, 한 여름에 유럽이 무척 덥다는 뉴스를 들은 난, 짧은 바지와 면티만 잔뜩 챙겨 왔다. 하지만 막상 독일에 도착하고 나니 이거 추위가 생각보다 장난이 아니다. 안 그래도 쌀쌀한데 날씨는 매일매일 흐리고 비 내리고, 완전 판단 미스다.

아무튼 추위에 벌벌 떨며 도착한 뷔르츠부르크 시내. 아까보다 더 많은 가게가 문을 닫았다. 한참을 헤매다 겨우 찾은 큰 슈퍼마켓에 들어간다. 부족한 대로 샐러드 하나, 빵, 맥주 한 병을 사서 나올 수 있었다.

조금만 더 늦었으면 이 슈퍼마켓도 문을 닫을 뻔했다. 아직 해도 안 떨어졌는데 도대체 이 동네는 왜 이런지 모르겠다.
비는 이제 그칠 때도 되었건만 계속해서 흩뿌리고 있다.

체코 프라하의 카를교에 버금갈 정도로 아름답다는 뷔르츠부르크의 알테 마인교 풍경은 상당히 분위기 있다. 언덕 위에 우뚝 서 있는 마리엔베르크 요새 또한 희미한 물안개 속에 휩싸여 신비스러운 느낌까지 자아낸다.

숙소에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한다.

헉... 병따개가 없다. 하지만 나에게는 숟가락이 있다. ^^;; 처음에는 힘들게 따다가 독일 와서 몇 번 해보니 이제 거의 도가 트였다. 그래도 딸 때 위에 전구가 있는지 없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뷔르츠부르크-유스호스텔에서
▲ 혼자쓰던 유스호스텔 도미토리 룸

오늘도 상당히 피곤한 하루였다. 아우크스부르크는 뭐 제대로 구경하진 않았지만 오늘 들린 도시만 4개. 앞으로 일정에 여유를 좀 둬야겠다.

내일 아침 10시에는 로만틱 가도 버스를 탄다. 뷔르츠부르크의 레지덴츠가 9시에 문을 여니 잠시 구경하고 가야겠다. 그러고 보니 내일도 아침부터 꽤나 바쁜 하루가 될 것 같다.

이렇게 피곤해하면서도 또 보고 싶고, 찾아다니고 싶은 걸 보면 나도 영락없는 여행자인 모양이다.

9월 중순, 비 내리는 독일 뷔르츠부르크의 밤... 꽤 춥다.

 

이곳에 올리는 독일 여행기는 코이카 (KOICA) 봉사단원으로 활동하던 2005년 9월, 국외 휴가 기간을 이용한 독일 및 체코 프라하 배낭여행 기록입니다.

지금과는 많이 다른 15년 전 독일의 모습과 20대 시절 독일을 여행하며 보고 느낀 감정을 가끔씩 기억하고자 부끄럽지만 수정 없이 이 공간에 옮겨봅니다.

- Reminiscence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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