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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인도 배낭여행 (2002)

인도 배낭여행 - 인도 산치에서 자전거 하이킹 - DAY 07

by Reminiscence19 2019. 6. 27.

인도 배낭여행 일곱째 날 - 인도 산치(Sanchi)에서 자전거 하이킹

  • 산치(Sanchi)에서의 자전거 하이킹
  • 우다이기리 동굴 (Udaigiri Cave)
  • 다시 산치로 돌아가는 길
  • 산치에서의 한가로운 시간

썸네일-인도 배낭여행 일곱째 날 - 인도 산치(Sanchi)에서 자전거 하이킹


1월 10일 (목)

산치(Sanchi)에서의 자전거 하이킹

새벽에 무척 추워서 그랬는지 자면서 몇 번이나 뒤척였다. 같이 방을 쓰게 된 아저씨는 이른 새벽에 어딜 가셨는지 벌써 안 계신다.

오늘은 뭘 하나? 론니 플레닛
가이드북을 펴보니 이곳에서 14 km 정도 떨어진 곳에 우다이기리 동굴(Udaigiri Caves)이 있다고 한다. 딱히 그곳에 특별한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한적한 인도 시골마을을 자전거로 한번 신나게 달려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친구들 몇 명과 한 번 가보기로 한다.

출발하기 전, 자전거를 못 탄다는 두 친구들에게 30분간 스파르타식 교육을 시켰더니 이젠 제법 잘 탄다.ㅋㅋㅋ (몇 번은 정말 걱정될 정도로 심하게 엎어지곤 했었다. ㅋㅋㅋ)

이른 아침, 산들산들 부는 바람에 인도의 한가로운 시골 길가를 달리는 기분은... 음... 타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

시골이라 그런지 지나가는 사람들이 더욱더 큰 관심을 보인다. 헬로~ 헬로~ 달리는 자전거 뒤를 쫓아오며 인사하는 아이들, 나와 속도를 맞추며 달리는 오토바이 아저씨까지. 손 한번 살짝 흔들어주면 어찌나 신기해하고 좋아하는지 마치 내가 연예인이 된 마냥 기분을 내본다. ㅋㅋㅋ

군데군데 심할 정도로 파손이 된 아스팔트를 따라 한참을 갔다. 다리도 건너고, 작은 마을 몇 개도 지나고, 나무로 둘러싸인 오솔길도 지난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 생각보다 힘들게 도착했는데 다시 돌아갈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눈앞이 깜깜하다.

산치에서 Udaigiri Cave로 가던 길
▲ 산치에서 Udaigiri Cave로 가던 길... 이 길을 자전거로 달립니다.



우다이기리 동굴 (Udaigiri Cave)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이곳까지 왔지만, 역시나 그 적은 기대에 부응하듯 솔직히 특별한 것은 없었다.

하지만 그 언덕 정상에서 바라본 광활한 인도 평원은 아우랑가바드(Aurangabad)에서 보았던 그것과는 또 달랐다. 졸졸 흐르는 냇가에 푸른빛이 돌아서 그런지 약간의 숨통이 트이는 모습이다.

조금만 높은 곳에 올라도 광활한 대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 조금만 높은 곳에 올라도 광활한 대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지나던 청년과 같이 사진도 찍어 봅니다.
▲ 지나던 청년과 같이 사진도 찍어 봅니다. ^^;;;


이곳엔 18개의 힌두교 석굴과 2개의 자이나교 석굴이 있다고 한다.
그 규모나 예술적인 면이 며칠 전 보았던 옐로라나 아잔타 석굴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거의 폐허라 생각되는 그곳에도 관리원은 있었다. ㅋㅋㅋ

관리원은 몇
군대 석굴의 문을 따주고 구경시켜 주었는데, 중간에 우리가 지쳐 그만두었다.

우다이기리 동굴 앞힌두 유적 앞에서
▲ 우다이기리 동굴 앞, 힌두 유적 앞에서...


잠시 쉰다.
손을 씻기 위해 근처 한 가정에 방문하였다. 그네들의 일상이란... 우리의 눈으로 보기엔 차마 표현할 수 조차 없는 수준이었다. 아예 다른 나라 사람들의 생활상을 보지 못했기에 그곳에서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본다. 괜한 생각인 듯싶다.


다시 산치로 돌아가는 길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왔던 길을 다시 가야 할 생각을 하니 눈앞이 까마득하다. 그러나 어쩌나? 가야지... ㅠ.ㅠ  페달을 밟는다.

울퉁불퉁한 도로 덕분에 엉덩이가 시큼 거리며 무척이나 아프다.
한쪽 엉덩이씩 번갈아 가며 가니 그나마 조금 낫다. 모든 일에는 요령이 생기는 모양이다. ^^;;; 잠시 쉬고 싶었지만 꾸역꾸역 페달을 밟는다. 야속한 태양은 이제 도로 한가운데서 우리를 정면으로 비추고 있다. 목도 마른데 물도 다 떨어지고... 아이고... 나 죽네

갑자기 길 앞에 아이들 다섯 명이 손에 손을 잡고 나를 막고 선다.

"야 이 넘들아!! 비켜!!"

안 그래도 짜증 나 죽겠는데, 에라 모르겠다 싶어 냅다 달렸다.
순간 잡은 손의 한쪽이 풀어졌고 난 속도를 약간 늦추었다. 그리고, 계속 달리려는 순간 아이들 중 하나가 내손을 붙잡는다. 중심을 잃고 넘어질 뻔하다가 강하게 뿌리치고 도망치듯 달렸다.

"이런 X!"

내려서 꿀밤이라도 한 대씩 주고 싶었지만 주위에 어른들도 많고 해서... ㅋㅋㅋ (살짝 쫄아준다.)


산치에서의 한가로운 시간

천신만고 끝에 도착하여 콜라 한 병을 원샷하고 '쟈스왈 레스토랑'에 앉아 여유를 부린다.

이곳 산치에는 각종 조류를 비롯 소, 양, 염소, 멧돼지, 다람쥐들이 활개를 치며 돌아다니고 있다. 특히 여기저기 나무 위로 뛰어다니는 야생 원숭이들과 커다란 개와의 싸움이 볼만하다. 근데 가만 생각해 보니 고양이는 잘 안 보이네... 우리나라서 좀 가져가지...^^;;

아무튼 하릴없이 여행 온 이들과 저녁까지 이야기한다. 그런데 오늘따라 저~ 건너편 마을에서 폭죽이 펑 펑 터지고 난리가 아니다. 무슨 일일까? 궁금해하는데 한참 뒤 쟈스왈 레스토랑 주인인 쟈스왈이 얼굴에 각종 색으로 분칠을 하고 돌아온다.

"오늘 무슨 특별한 날인가요?"
"오늘이 바로 시바 페스티벌 하는 날입니다."

술이 좀 되었는지 얼굴이 상기된 채로 어디로 들어가더니 불쇼를 보여준다고 한다. ㅋㅋㅋ
신나게 휘발유를 들이켜고 불쇼를 보여주는데...

"앗!"

순간 불똥이 그의 머리에 붙어 한쪽이 타버린 게 아닌가!
그 상황에서 웃을 수도 없고...ㅋㅋㅋ 안 그래도 젊은 나이에 머리가 벗겨져 놀리곤 했는데 그나마 남아있는 앞머리까지 타버렸으니 그 친구 상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도 그 상황이 어찌나 웃겼는지... 우히히 ^^ 속으로 엄청 웃었다.


오늘 정전은 저녁 9시가 넘어서까지 계속되었다. 촛불 하나 들고 방으로 조심조심 가서 하루를 정리한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지나간다. 순간 아려오는 오른쪽 엉덩이에 움찔한다. ㅋㅋㅋ

내일은 이곳의 대표적 문화재인 산치 대탑이나 보러 가야겠다. 여전히 청명한 하늘에선 수많은 별똥별들이 쉼 없이 떨어지고 있다. 산치의 밤은 그렇게 깊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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