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자동차 여행 - 붉은빛 중세도시 시에나 (Siena), 캄포 광장, 두오모, 푸블리코 궁전, 만자의 탑
- 아시시에서 시에나 가는 길
- 시에나 구시가 여행
- 시에나 캄포 광장
- 푸블리코 궁전, 만자의 탑
- 시에나 쇼핑가 치타 거리 (Via di Citta)
- 화려함, 홀리함의 시에나 대성당
겨울비가 안개처럼 흩뿌리던 1월 말, 이탈리아 중부의 붉은빛 중세도시 시에나(Siena)로 향한다.
벽돌 하나, 기와지붕 하나마다 수 백 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아름다운 도시 시에나. 부채꼴 모양의 확 트인 캄포 광장에 서서 푸블리코 궁전을 바라보고, 높이 솟은 만자의 탑 꼭대기에 올라 시에나 구시가 전체를 바라본다.
우중충한 붉은 골목 안에서 홀로 찬란히 빛나던 시에나 대성당, 두오모의 모습도 잊을 수 없다.
아시시에서 시에나 가는 길
이탈리아 자동차 여행 둘째 날 아침, 에어비앤비 숙소에 비치된 빵 부스러기와 어제 마트에서 산 일용할 양식으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해결한다.
떠나기 전 삶은 달걀은 필수템! 유럽 렌터카 여행 중 차 속에서 출출할 때 먹기엔 삶은 달걀과 삶은 소시지, 삶은 감자가 제일 좋은 것 같다.
오늘은 아시시를 출발하여 시에나, 산 지미나뇨를 거쳐 피렌체(플로렌스)까지 간다. 여러 도시를 지나 최종 목적지인 피렌체에 해지기 전까지 도착하려면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것 같다.
나름 부지런히 움직인다고 했건만 역시 이것저것 아이들까지 챙기다 보니 시간이 좀 더 걸린다.
아시시에서 시에나까지는 12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고, 차로는 2시간이 채 안 걸리는 거리다.
※ 아시시에서 시에나까지 가는 길
날씨가 좋았으면 중간중간 경치 좋은데 차를 세워놓고 움브리아에서 토스카나로 넘어가는 풍경도 감상하면 좋으련만 오늘 아침도 잔뜩 흐리더니 이내 비까지 간간이 뿌려대기 시작한다.
여행은 날씨가 80% 이상 좌우한다는 말에 100% 공감! 출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가족들은 다시 꿈나라로 들어가고, 창 밖 풍경은 나 혼자 감상한다. ^^;;;
시에나에 가까워지자 언덕 위를 급격히 오르기 시작한다. 아시시나 다른 토스카나 지방에 위치한 중세 도시와 마찬가지로 시에나도 언덕 위에 자리 잡은 도시다.
외부차량 통행금지 구역인 ZTL 경계에 위치한 유료 주차장에 차를 대고 본격적인 시에나 관광을 시작한다. 간간이 흩뿌리는 비에 우산도 챙긴다.
시에나 구시가 여행
시에나 구시가는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안으로 들어가니 수백 년 역사를 간직한 건물들이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지도를 보며 캄포 광장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중간에 무언가 오랜 전설이 내려올 듯 보이는 아기자기한 동상들도 보인다.
잔뜩 흐린 날씨에 붉은 벽돌집들이 더 우중충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어제의 아시시 구시가가 더 매력적인 듯. 비수기인 2월의 시에나 아침 골목 풍경은 무척이나 한산하다.
시에나 캄포 광장
좁은 골목을 돌고 돌아 드디어 캄포 광장에 도착한다. 부채꼴 모양으로 확 펼쳐진 캄포 광장 가운데는 푸블리코 궁전과 높이 솟은 만자의 탑이 자리하고 있다.
캄포 광장을 위에서 바라보면 9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이는 중세에 시에나를 다스린 "9인의 위원회"를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장 한쪽 켠에는 유난히 하얗게 빛나는 분수가 놓여 있다. 땅의 여신 가이아 분수(Fonte Gaia)다. 13세기부터 500년간 이 분수를 통해 시민들에게 물을 공급했다고 하는데 진품은 시립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고 광장에 설치된 건 모조품이라 한다.
푸블리코 궁전, 만자의 탑
캄포 광장 중앙에 위치한 푸블리코 궁전 안으로 들어간다.
궁전에 들어가자마자 볼 수 있는 카피톨리나 늑대상이 무척 인상적이다. 시에나에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레무스의 두 아들인 세니우스와 아스키우스가 시에나를 세웠다 하는데 그들이 로마에서 도망쳐 나올 때 시에나에 암늑대 상을 가져왔고, 후에 이게 시에나의 상징이 되었다고 한다.
푸블리코 궁전은 현재 시립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오늘은 미술관 구경은 패스~하고 만자의 탑에만 올라가 보기로 한다.
아이들이 과연 저 400개가 넘는 계단을 올라갈 수 있을지 살짝 걱정되긴 하지만 그래도 도저언!!! 좁은 매표소를 지나 계단을 하나 둘 오르기 시작한다. 계단이 협소하기 때문에 모든 짐은 아래에 맡기고 올라야 한다.
구불구불 벽돌 계단을 오른다. 아이들이 그새 많이 컸는지 숨이 턱까지 차는데도 씩씩하게 제법 잘 오른다. 조금만 올라왔는데도 틈새로 보이는 시에나 구시가의 풍경에 와~ 탄성이 절로 나온다.
관광객이 많은 여름 성수기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는데, 다행히 꼭대기까지 오르는데 만난 사람은 한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아이들과 여유롭게 쉬엄쉬엄 오른다.
드디어 만자의 탑 꼭대기에 올랐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시에나의 모습을 바라본다.
붉은빛을 머금은 약간은 칙칙한 비 오는 날의 시에나 풍경 속에 홀로 줄무늬 옷을 입고 환하게 빛나는 시에나 두오모 성당이 무척 인상적이다. 탑 꼭대기에 걸려 있는 종까지도 올라가 본다.
360도로 펼쳐진 시에나 구시가와 드넓은 움브리아 평원을 한참이나 바라본다. 시에나에 오면 반드시 만자의 탑 꼭대기에 올라야 한다.
시에나 쇼핑가 치타 거리 (Via di Citta)
캄포 광장에서 한 블록 안쪽으로 들어오면 소박하지만 나름 있을 건 갖춘 쇼핑거리인 치타 거리가 나온다.
만자의 탑에서 내려와 치타 거리에서 이런저런 기념품도 구경하고 늦은 점심도 사 먹는다. 처음으로 이탈리아 피자를 시켜 먹었는데 뭐... 맛은 그냥 피자 맛이다. ㅋㅋㅋ
아이들에게는 맛난 이탈리아 젤라토도 하나씩 사서 물린다. 너무 좋다.
화려함, 홀리함의 시에나 대성당
시에나 대성당, 두오모로 발걸음을 옮긴다.
시에나 대성당은 13세기 지어진 고딕 양식의 성당으로 아까 만자의 탑에서 본 것과 같이 흰색과 검은색 대리석의 줄무늬 모양이 특징이다.
이 성당은 유럽의 다른 성당과 달리 입장료를 받는다. ㅠ..ㅠ 티켓을 끊고 눈부시게 화려한 성당 입구로 들어간다.
와... 성당 안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화려함과 숨 막힐 듯 홀리한 엄숙함으로 가득 차 있다. 아이들에게도 조용히 구경해야 한다며 신신당부를 하고 성당 안을 둘러본다.
시에나 대성당 바닥에는 성서 이야기를 묘사한 대리석 모자이크가 장식되어 있었는데, 시에나를 상징하는 카피톨리나 늑대 모자이크도 발견할 수 있었다.
별도 입장권을 내는 피콜로미니 도서관(Piccolomini Library) 내부는 피우스 2세의 생애를 표현한 눈부신 프레스코화로 덮여 있다.
성당 밖은 잔뜩 흐린 날씨에 한낮임에도 어둑어둑하지만 이 성당 안은 신기하게도 어디선가 나타난 빛들이 모여 화려하고 아름다운 천국을 표현하는 듯 밝게 빛나고 있다.
유럽의 크고 작은 수많은 성당들을 구경했지만 시에나 대성당은 정말 특이하고 화려한 성당으로 기억된다.
시에나 대성당 구경을 마치고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은 아까 왔던 길 말고 다른 길로 돌아간다. 번화가와는 사뭇 다른 풍경의 시에나의 작은 골목골목들이 오히려 정감 간다.
시에나에서 세 시간 남짓 구시가를 둘러보고 다시 출발, 방향을 산 지미냐노로 꺾는다. 오늘 피렌체까지 가려면 부지런히 가야겠다. 다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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