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현실적 세상 끝 풍경, 스카이 섬 네이스트 포인트 (Neist Point) 후기 - 영국 렌터카 여행
-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네이스트 포인트 (Neist Point)
- 이른 새벽, 네이스트 포인트 가는 길
- 네이스트 포인트 주차장
- Neist Point 여행 후기
- 던비건 캐슬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네이스트 포인트 (Neist Point)
영국 자동차 여행을 준비하다 우연히 스카이 섬의 네이스트 포인트(Neist Point)에서 찍었다는 사진 한 장을 볼 수 있었다.
당시 느꼈던 강렬함은 정말 이런 풍경이 존재할까?라는 의구심에서 시작하여 점차 그곳에 대한 동경으로 바뀌어 갔고, 여행 계획을 세우는 내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결국, 런던에서 출발하는 자동차 여행의 최종 종착지는 네이스트 포인트로 결정되었다. 그리고, 이곳을 기점으로 다시 런던으로 내려가는 일정이 시작된다.
어찌 됐든 이번 여행에 있어 가장 기대했던 순간 중 하나가 바로 스카이 섬 서쪽 끝에 위치한 네이스트 포인트 (Neist Point)에 서는 것이다.
이곳은 마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아바타라는 영화를 통해 표현해 낸 가상의 행성, '판도라' 같은 곳이다. 그만큼 압도적이면서도 비 현실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상상 속에서만 그릴 수 있는 역동적이면서도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자연이 펼쳐지고, 그 세상 끝 마지막 지점엔 인간이 만들어 놓은 작은 등대 하나가 이곳이 현실 세계임을 말해준다.
참고로, 스카이 섬 서쪽 끝에 위치한 네이스트 포인트의 등대는 1909년부터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른 새벽, 네이스트 포인트 가는 길
네이스트 포인트는 원래 어제 스카이 섬에 처음 입도했을 때 늦은 오후 시간을 이용해 잠시 다녀오려 했었다.
하지만, 브로드포드에 짐을 풀고 나니 이미 시간도 많이 지났고, 해가 지고 나서 어두운 밤길을 다녀올 엄두가 나질 않았다. 결정적으로 너무 피곤했다.
그렇다고 스카이 섬까지 와서 네이스트 포인트를 포기할 순 없다! 다음날 새벽에 일정 하나를 추가했다.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대충 카메라와 물만 챙겨 들고 아들과 함께 유스호스텔 앞에서 차 시동을 걸어 출발한다. 아직 호스텔 밖은 너무나 캄캄하고 하늘의 별은 빼곡히 박혀 빛나는 시각이다.
브로드포드에서 네이스트 포인트까지는 아래 지도에서 볼 수 있듯 대략 1시간 20분 정도가 걸린다. 새벽 시간에는 속도를 못 내기 때문에 이보다 10~20분 정도는 더 잡아야 한다.
실제로 오전 5시 정각에 출발하여 네이스트 포인트에는 6시 30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브로드포드에서 네이스트 포인트까지 가는 길
방문했던 시기가 9월 초라 다행히 네이스트 포인트까지 가는 길이 험하진 않았다.
늦은 가을부터 봄까지는 날씨 때문에 도로 사정이 좋질 않아 네이스트 포인트까지 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는데 다행히 오늘은 날씨가 좋다. 하늘도 쨍~한 듯...
네이스트 포인트에 도착하기 20~30분 구간은 거의 1차선 밖에 없는 농가 도로를 달린다.
마주 오는 차량이 있는 경우, 중간중간에 위치한 Passing Area에 잠시 멈춰 길을 비켜줘야 간신히 빠져나갈 정도다.
이른 아침 시간이라 차량이 거의 없긴 했으나 영국 농가 길을 다닐 땐 Passing Area에 차량 2대 이상이 설 수 있는 공간이 없기 때문에 앞차와 멀찍이 떨어져 운전해야 한다.
칠흑 같던 어둠이 점점 사라지고 주변이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한다.
자동차 소리에 놀란 야생 토끼와 다람쥐들이 도로에서 잠을 자다 주변으로 흩어지는 것도 수차례 목격한다. 근처 농장에서 나왔는지 양 떼가 길을 막기도 한다. ㅋㅋㅋ 아들은 무척 신기한 스카이 섬의 풍경에 신났다.
그렇게 이른 새벽, 스카이 섬의 서쪽 끝 네이스트 포인트에 무사히 도착했다.
네이스트 포인트 주차장
네이스트 포인트에 도착하면 작은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물론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캠핑카나 트레일러를 가져와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낸 여행자들도 몇몇 보인다.
차를 세워두고 네이스트 포인트의 공기를 한 껏 들이켠 다음 발걸음을 옮긴다.
네이스트 포인트 주차장에서 등대까지는 약 20분 정도가 걸린다. 내려가고 올라오는 길이 꽤 가파르기 때문에 올라오는 시간은 꽤나 걸릴 듯하다.
시간이 촉박한 사람은 굳이 등대까지 내려갈 필요는 없다. 주차장에서 좀 더 언덕 위로 올라가면 네이스트 포인트 절벽 너머로 나타나는 등대를 볼 수 있는 뷰 포인트가 있다.
등대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뷰포인트를 찍고 오려면 넉넉잡아 1시간 이상은 잡아야 할 듯... 오늘 일정도 빡빡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진 않다.
네이스트 포인트 주차장에서 등대까지 다녀왔다 뷰포인트 가는 길
Neist Point 여행 후기
우선 가파른 계단을 따라 등대 방향으로 내려간다. 난간대를 잘 잡고 내리막을 내려가는데 경사가 어찌나 급한지 다시 올라올 일이 걱정이다.
다시 완만한 내리막이 이어지고 주변에 깎아질 듯한 절벽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산과 바다와 초원과 절벽이 어우러진 고요하고 장엄한 아침이 시작된다. 사방이 확 트인 그림 속에 작은 길이 희미하게 나 있고 그 길을 따라 내가 걷는다.
굽이굽이 내리막을 가다 보니 저 멀리 등대가 짠 하고 나타났다.
인간이 세상 끝에 서면 무척이나 겁이 나게 마련인데 그 세상 끝에 인간이 만들어낸 등대가 이러한 두려움을 안도로 바꾸어 준다.
그리고 저 등대는 무려 100년 넘는 시간 동안 저곳에 자리하며 세상 끝에 위치한 네이스트 포인트를 또 다른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출발지로 만들어 주는 듯하다.
등대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돌아가기에 아침부터 체력 소모가 너무 많을 것 같아 등대가 보이는 지점에서 다시 발걸음을 돌린다.
그리고 네이스트 포인트를 대표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뷰 포인트'로 향한다.
뷰 포인트는 질퍽한 늪지를 몇 번이나 건너야 갈 수 있었다. 신발은 이미 만신창이가 됐다. 그래도 조금씩 더 언덕을 따라갈 때마다 그 모습을 드러내는 등대 모습과 주변 절경이 너무너무 아름답다.
이른 아침, 하늘엔 구름이 깔려 있지만 조금씩 밝아지는 네이스트 포인트의 풍경을 한참이나 멍하니 바라본다.
내가 이 걸 보러 여기까지 왔다.
던비건 캐슬
네이스트 포인트 구경을 마치고 다시 돌아오는 길... 하나 둘 이곳으로 향하는 차들이 늘어난다.
다시 브로드포드로 돌아오는 길에 던비건 캐슬 쪽으로 잠시 차를 몰았다.
던비건 캐슬은 스카이 섬에 위치한 중세 시대 성인데 성 내부는 오전 10시부터 입장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들어가지 않고 호수 건너편 뷰 포인트에서만 잠시 성을 보고 갈 생각이다.
던비건 캐슬을 볼 수 있는 뷰 포인트 사진은 아래와 같다.
브로드포드 유스호스텔로 돌아오니 시간이 8시 반이 넘었다. 아침 식사를 같이 준비하던 옆 자리 할머니께 오늘 새벽에 네이스트 포인트에 다녀왔다고 하니 너무 잘했다며 좋았겠다고 하신다.
스카이 섬에서 꼭 가봐야 하는 곳 중 하나를 다녀왔다는 말씀에 왠지 버킷 리스트 하나를 또 달성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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