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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요르단 이집트 배낭여행 (2003)

예루살렘 배낭여행 -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신 탄식의 길 '비아 돌로로사'

by Reminiscence19 2021. 5. 27.

예루살렘, 요르단, 이집트 배낭여행기 - DAY#2 -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지나가신 탄식의 길 '비아 돌로로사' (Via Dolorosa) 14 처소

  • 탄식의 길, 비아 돌로로사
  • 예루살렘 황금돔 기웃거리기
  • 두 번째 처소, 가시 면류관을 쓰신 장소 방문
  • 홀로 찾아 나선 비아 돌로로사 14처
  • 금요일 오후 비아 돌로로사 행렬
  • 마지막 처소, 성묘 교회 안
  • 비아 돌로로사 14 처소 사진

썸네일-예루살렘-비아돌로로사


8월 8일 (금)

탄식의 길, 비아 돌로로사

'비아 돌로로사'는 라틴어로 ‘탄식의 길’을 의미하며, 예수님이 사형선고를 받고 십자가를 지신 채 골고다 언덕으로 끌려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기까지 걸어가신 길을 말한다.

매주 금요일 3시가 되면, 프란체스칸 신부님들이 각 처소(총 14처)를 돌며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는 의식을 한다고 한다.

예루살렘-구시가-골목의-비아돌로로사-표식
▲ 예루살렘 구시가 벽면의 비아돌로로사를 알리는 표식


마침 오늘이 금요일이다. 3시부터 시작한다는 비아 돌로로사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라이언 게이트로 들어가 그늘 밑에서 약간의 휴식을 취한다. 에휴~ 그나저나 아침부터 쉬지 않고 걸었더니 다리가 무척 아프다.


예루살렘 황금돔 기웃거리기

시계를 보니 2시다. 아직 한 시간 정도가 남았다. 시간이 아까워 황금돔이 있는 성전산이나 기웃거려볼까 하여 많은 무슬림들 사이에 껴서 들어가려 하니, 한 경찰이 날 붙들며 하는 말

“혹시 이슬람 신도인가?”
“왜요?” 하고 물으니
“이곳은 무슬림들만 출입이 가능한 곳입니다.”

흠... 이 상황에서 "Yes!!" 한마디만 하면 들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굳이 황금돔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내 개인 신앙을 팔고 싶진 않았다.

“아뇨... 전 크리스천입니다.”

다시 비아 돌로로사의 출발지로 돌아와 앉았다. 그나저나 이렇게 가만히 앉아만 있자니 정말 지루, 심심하다. 말 상대도 없고... 얼마나 지났을까? 결국, 비아 돌로로사의 각 처소를 미리 한번 찾아볼까 하여 길을 나섰다.


두 번째 처소, 가시 면류관을 쓰신 장소 방문

우선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두 번째 처소에 들어갔다. 이곳은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고 가시면류관을 쓰신 장소다. 그리고 그곳엔 자그마한 교회가 들어서 있었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교회에 들어가려 하니 오늘 오전 시온산에서 만났던 껄렁껄렁한 가이드가 또 따라붙는다. 역시나 같은 레퍼토리로 말이다.

“아... 괜찮습니다. 전 혼자 그냥 보는 게 더 좋아요....”

그래도 막무가내로 따라온 그 친구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요건 뭐고 저건 뭐고 하며 설명을 늘어놓는다. 귀를 막고 안 들면 모를까 들리는 그의 설명에 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설명을 듣던 중, 오늘 비아 돌로로사 행사가 오후 4시에 있다는 정보도 듣게 되었다. 지금은 서머타임을 실행하기 때문에 오후 4시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

그 가이드는 앞으로 한 시간이나 더 남았다며, 그 가이드는 자신과 함께 14처를 모두 돌지 않겠냐며, 가이드비는 저렴하게 해 주겠다는 말을 선심 쓰듯 한다. 웃는 낯에 뭐라 말할 수도 없고...


연신 괜찮다며, 교회 안에 있고 싶다 했더니 그럼 그러란다. 그제야 가이드는 포기하고 저 쪽으로 물러난다. ㅋㅋㅋ

그나저나 오늘따라 내가 방문한 교회 안에서는 한 사람도 보질 못했다. 이 교회도 마찬가지다.

예루살렘-비아돌로로사-제2처소-채찍질교회
▲ 제 2처소 채찍질 교회 천장의 가시 면류관 문양


가시면류관이 천장에 그려진 교회 회당에 앉아 가스펠도 조용히 불러보고 시간을 보낸다.


홀로 찾아 나선 비아 돌로로사 14처

14처를 가이드하겠다는 친구의 권유를 뒤로하고 혼자 한번 찾아보겠노라 길을 나섰다. 그리곤 3, 4, 5, 6번째 처소까지 모두 지도를 보며 순조롭게 잘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뒤는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이리 봐도 저리 봐도 복잡하기만 한 예루살렘 구시가 골목을 이리저리 다녀봤지만, 괜히 땀만 빼고, 피곤하기만 하다.


결국, 처음 장소로 돌아가니 이제 슬슬 프란체스칸 수녀님과 신부님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행사에 참여하는 게 낫겠다.


금요일 오후 비아 돌로로사 행렬

비아 돌로로사 행렬은 수녀님, 신부님들과 신도들 관광객 등 40~50여 명이 두줄로 늘어서 각 처소를 돌며 진행되었다.

각 처소와 처소 간의 이동 중에는 슬픈 성가를 계속 부르며 이동하였고, 각 처소에 대한 설명은 히브리어, 아랍어, 영어 총 3개 언어로 설명해 주셨다.

이스라엘-예루살렘의-비아돌로로사-행렬
▲ 신부님들과 함께하는 비아 돌로로사 행렬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당시 예수님의 행렬에 동참하듯 진지하고, 감격하며 탄식의 길을 따랐다. 하지만, 좁은 길가에 위치한 아랍 상점의 상인들은 큰소리로 떠들며, 이들의 행렬이 무척 마땅찮은 느낌이었다.


모스크의 확성기에선 때마침(?) 방해라도 하듯 쿠란을 읽어대고 있다. 비아 돌로로사의 상당 부분이 예루살렘의 이슬람 쿼터에 위치한 이유도 있겠지만, 고난 받는 예수님의 행렬이 오늘날까지 그대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에 가슴 한편이 시리다.


마지막 처소, 성묘 교회 안

예수님이 달리시고 묻히신 성묘교회 안으로 들어갔다. 나머지 처소를 둘러본 뒤 마지막에 묻히신 곳이라 하는 곳, 가장 성스럽다는 좁은 공간으로 들어갔다.

서너 명이 들어가면 꽉 차는 그 공간엔 신자들이 무릎을 꿇고 흐느끼며 기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겐 솔직히 그 장소가 자체가 주는 감흥은 그다지 크진 않았다.

예루살렘-성묘교회-모자이크예루살렘-성묘교회-예수님이-십자가에서-내려지는-모자이크
▲ 성묘 교회 안의 모자이크 벽화


역사적으로 봐도 실제의 골고다 언덕과는 거리가 먼 장소이며, 그런 정확치도 않은 장소를 그토록 신성한 곳으로 꾸며 놓은 것 또한 내겐 그리 좋게 보이지만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예수님의 보혈의 피를 생각하면 가슴이 뛰고 그랬겠지만, 그 장소라는 곳에 막상 갔을 때엔 기도보단 카메라가 먼저 들렸다. 뭐... 내 신앙의 허약함이 큰 이유 중 하나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총 14처의 비아 돌로로사를 돌았던 시간만큼은 다시금 예수님의 보혈의 피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나에겐 무척이나 소중한 시간이자 경험이었다.


비아 돌로로사 14 처소 사진

'슬픔의 길'이라고도 불리는 비아 돌로로사는 예수님께서 사형선고를 받고, 십자가를 진 채 골고다 언덕까지 끌려가신 길을 말하며, 에께 호모 수도원에서 시작하여 예루살렘의 옛 도시의 좁고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성묘 교회까지 이어집니다.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십자가의 14처"가 있으며 각각의 처는 신성한 사건을 기념하고 있는데, 각 처소를 중심으로 많은 예배당과 수도원이 기독교 세계의 가장 성스러운 길을 따라 줄을 이어 세워졌다고 합니다.

매주 금요일이면 프란체스칸 신부님들이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는데, 운이 좋게도 이 행렬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제1 처소: 예수님께서 십자가 형을 선고받으심

예루살렘-비아돌로로사-제1처소-십자가형을-선고받으심
▲ 제 1처소: 예수님께서 십자가 형을 선고 받으심
예루살렘-비아돌로로사-제1처소-오마리학교건물
▲ 제 1처소의 오마리의 학교 건물
예루살렘-안토니아탑
▲ 이 미나렛 탑은 전통적으로 "안토니아 탑"이라 불리며 예수님이 심판받은 장소를 기념합니다.


제2 처소: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심

예루살렘-비아돌로로사-제2처소-십자가를지심
▲ 십자가를 지신 곳에 세워진 작은 교회 앞에 있던 모형입니다.
예루살렘-비아돌로로사-제2처소-채찍질교회-내부
▲ 2처소의 채찍질 교회 내부입니다.


제3 처소: 예수님께서 십자가 아래 처음으로 넘어지심

예루살렘-비아돌로로사-제3처소-십자가-아래-넘어지심
▲ 제 3처소를 알리는 조각


제4 처소: 예수님께서 어머니 마리아를 만나심

예루살렘-비아돌로로사-제4처소-마리아어머니를-만나심
▲ 아들인 예수를 보기위해 길가에 서 계시던 마리아가 서 있었다고 합니다. 이곳에 세워진 아르메니안 카톨릭 예배당은 그런 마리아의 슬픔을 기념한다고 합니다.


제5 처소: 구레네 사람 시몬이 강제로 예수님 대신 십자가를 짐

예루살렘-비아돌로로사-제5처소-구레나사람-시몬이-강제로-십자가를-짊
▲ 제 5처소: 마침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비인 구레네 사람 시몬이 시골로서 와서 지나가는데 저희가 그를 억지로 같이 가게 하여 예수의 십자가를 지우고.... (마가복은 15:21)


제6 처소: 보라니카 여인이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 줌

예루살렘-비아돌로로사-제6처소-보라니카-여인이-예수님의-얼굴을-닦음
▲ 작은 예배당 내부에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주던 당시의 삽화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제7 처소: 예수님께서 두 번째로 넘어지심

예루살렘-비아돌로로사-제7처소-예수님께서-두번째로-넘어지심
▲ 제 7처소를 기념하는 곳입니다.


제8 처소: 예수님께서 우는 여인들을 위로하심

예루살렘-비아돌로로사-제8처소-예수님께서-우는여인들을-위로하심
▲ 제 8처는 기념 예배당이 있던 다른 처소와는 달리 희랍 정교회의 벽에 라틴 십자가로만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제9 처소: 예수님께서 세 번째로 넘어지심

예루살렘-비아돌로로사-제9처소-예수님께서-세번째로-넘어지심골목너머로-보이는-성묘교회
▲ 오른쪽 사진의 로마시대의 기둥(저 앞에 하얀..)이 제 9처를 기념한다고 합니다. 건너편엔 성묘 교회가 보입니다. 십자가형 집행 장소를 바라보시며 넘어지셨을 것 같습니다. 왼쪽 사진은 7처소 사진임

 

제10 처소: 예수님의 옷을 벗김

예루살렘-비아돌로로사-제10처소-예수님의-옷을-벗김예루살렘-골고다언덕으로
▲ 제 10 처부터 제 14 처까지는 성묘교회 안에 위치합니다. (왼쪽 사진은 성묘 교회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 교회 안의 계단을 올라가는데 이곳이 골고다 언덕이라는 표식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제11 처소: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

예루살렘-비아돌로로사-제11처소-예수님께서-십자가에-못박히심
▲ 성묘 교회 안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시는 모자이크


제12 처소: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심

예루살렘-비아돌로로사-제12처소-예수님께서-십자가에-돌아가심예루살렘-비아돌로로사의-마리아의-슬픔
▲ 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 1778년에 리스본에서 보내온 나무로 만든 이 마리아 제단은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영원한 슬픔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제13 처소: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끌어내려지심

예루살렘-비아돌로로사-제13처소-예수님께서-십자가에서-끌어내려지심
▲ 한 신자가 이마를 맞대고 기도하는 바위가 예수님의 시체를 염한 바위라고 합니다.

 

제14 처소: 예수님을 무덤에 장사 지냄

예루살렘-비아돌로로사-제14처소-예수님을-무덤에-장사지냄예루살렘-성묘교회-내부
▲ 성묘 교회 안에서 비아 돌로로사의 모든 행렬이 종료 됩니다.
성묘교회-천장
▲ 성묘 교회 정중앙의 천장 돔입니다. 어두운 실내로 밝게 비치는 햇살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상징하는 듯 합니다.
무덤이-있던-장소-비아돌로로사
▲ 무덤이 있던 장소로 가장 신성한 곳입니다. 무덤에 엎드려 흐느끼며 기도하시는 분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주 오래전 대학생이던 학창 시절, 그리스, 터키, 동유럽을 거쳐 이스라엘, 요르단, 이집트를 배낭여행했던 기록 중 일부를 이 공간에 정리하여 올립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 느낌과 지금과는 전혀 다른 2003년 8월의 기록이라 여행 정보를 찾는 분들께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치열하게 방랑했던 젊은 날의 기억을 기록하고자 예전 일기장과 저화질 사진들을 다시 들춰 봅니다.

- Reminiscence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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