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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라'에서 옛 오만 제국의 화려했던 과거를 보다 - 오만 자동차 여행

Reminiscence19 2025. 5. 5. 21:44

아라비아 반도 내륙 샤르키야 사막 지역의 중심 도시 '이브라'에서 옛 오만 제국의 영광스러운 과거를 들여다보다. 오만 자동차 여행

  • 오만 이브라 (Ibra)
  • 이브라 위치
  • 바이트 알 다르와자 (BAIT AL DARWAZA)
  • 오만 이브라 여행기

 

썸네일-오만-이브라-여행

 

오만 이브라 (Ibra)

중동에서도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오만, 오만에서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도시 '이브라' (Ibra) 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풀어볼까 한다.

오만 내륙의 역사 도시라고 하면 대부분 '니즈와'를 떠올린다. 물론, '니즈와'도 여행 고수가 아니라면 그리 알려지지 않은 곳이긴 마찬가지이지만 그래도 오만하면 '니즈와'다. ㅋ

니즈와 말고도 오만 내륙에는 역사와 전통을 가진 몇몇 도시들이 있는데 오늘날까지 그 명맥이 이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도시가 바로 '이브라'이다.

오만-이브라-골목길
▲ 좁은 이브라 마을 구시가
바이트-알-다르자와-외관
▲ 이브라 귀족들의 거주지 Bait Al Darwaza


이브라는 예전 오만이 아라비아 반도 동쪽은 물론 저 멀리 탄자니아까지 세력을 확장했던 식민지 제국 시대에 가장 번영했던 도시다.

당시, 현재의 잔지바르까지 세력을 확장하였으며 해외에서 들여온 막대한 부를 기반으로 이브라 지역은 각종 채소, 바나나, 망고, 대추야자 등 대규모 농장을 경영할 수 있었다.

이브라 시장(수크)은 주요 무역 중심지로 성장하였다.

주변 사막에서 생활하던 베두윈 민족들은 이브라 시장에서 물건을 거래하였고, 해안 지역에서 들여온 물건들 역시 이브라 시장에서 거래되었다. 사막과 해안 간 무역 중심지 역할을 한 셈이다. 

이브라는 교육과 종교의 중심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 세워진 대학을 중심으로 여러 율법학자들이 활동하였다고 한다.

오늘날 이브라는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로 예전 무역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상실한 다소 휑한 마을로 남아 있다.

예전 축적한 부를 기반으로 건축된 귀족들의 몇몇 거주지만이 예전 이브라의 화려했던 과거 모습을 일부 보여주는 정도다.

오만-옛도시-폐허
▲ 삭막한 폐허들만 남은 유적
오만-이브라-거리
▲ 이브라 거리 모습
이브라-입구
▲ 아직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은 아닙니다.



이브라 위치

이브라는 아래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듯,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약 150 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차로 갈 경우 약 1시간 4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예전 이브라가 해안과 사막을 연결하는 무역 도시로 번영했을 당시 나귀를 타고 3일이 걸리던 길을 이젠 2시간도 채 걸리지 않게 된 셈이다.


무스카트에서 이브라까지 가는 길


현재, 이브라는 오만 북부의 샤르키야 (Sharqiya) 지역의 허브 도시로 인근의 샤르키야 사막으로 오가는 사파리, 투어 여행객들이 접근할 수 있는 도시다.

굳이 이브라를 가기 위해 사막까지 가는 건 좀 아니다 생각되지만 샤르키야 사막 투어나 나처럼 '니즈와'에서 오만 동쪽 끝 '라스 알 진즈' 거북이 보호 구역으로 가는 길이라면 잠시 차를 세우고 1시간 정도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


바이트 알 다르와자 (Bait Al Darwaza)

이브라에 도착해서 길을 잘못 들어 많은 곳을 둘러보진 못했고, '바이트 알 다르와자' (Bait Al Darwaza)라고 불리는 예전 귀족 가문이 살던 집을 방문할 수 있었다.

바이트-알-다르자와-입구
▲ 바이트 알 다르와자 입구
바이트-알-다르자와-전경
▲ 건물 안뜰, 지붕 문양이 특이하다.
바이트-알-다르자와-매표소
▲ 입구 매표소


방문했던 곳 위치는 아래와 같다.

바이트 알 다르와자 위치

바이트-알-다르자와-입간판
▲ Bait Al Darwaza 입간판에 적힌 한글이 무척 반갑다.


'바이트 알 다르와자'는 이브라의 전통 마을 중 하나인 Al Munisifeh에 위치한 저택으로 예전 이브라의 귀족 가문이 사용하던 곳이다.

귀족 가문의 마지막 소유주가 세상을 떠난 후 현재는 국가가 소유하여 관리하고 있다.

바이트-알-다르자와-안뜰-전경
▲ 옥상에서 바라보는 안뜰
이브라-바이트-알-다르자와-주변풍경
▲ 바이트 알 다르와자 주변 모습
오만-이브라-바이트-알-다르자와-옥상
▲ 바이트 알 다르와자 옥상


바이트 'Bait'는 아랍어로 집을 의미하고, 다르와자 'Darwaza'는 커다란 대문을 의미한다. 실제 저택 주변에 마을로 들어갈 수 있는 커다란 문이 있어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우리말로 하면 마을 대문 옆에 위치한 '대문집' 정도로 보면 되겠다.

이 저택의 건축 양식은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오만 귀족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며 벽과 문에 새겨진 정교한 장식들과 당시 사용하던 여러 물품들을 둘러볼 수 있다.

전시품들을 보고 있으면 굳이 이런 것까지? 할 정도로 조악한 것들도 많았지만 그래도 이 집에 마지막까지 거주하던 옛 오만 귀족의 후예들이 사용하던 물품들이라 이들에게는 의미가 있을 수 있겠다.

BAIT AL DARWAZA 입장료는 1 OMR이다.

바이트-알-다르자와-전시물
▲ 전시품들을 둘러 봅니다.
오만-이브라-바이트-알-다르자와-전통-응접실
▲ 전통 의상, 카페트 및 응접실 모습
오만-전통-악세사리
▲ 과거 사용하던 악세사리



오만 이브라 여행기

렌터카를 타고 '니즈와'를 출발하여 아라비아 반도 동쪽 끝에 위치한 '라스 알 진즈'까지 향하는 길이다.

오프로드 도로를 지나 중간 목적지인 이브라(Ibra)로 가는 중인데 한낮의 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약간 오르막에도 5단에서 4단으로 기어가 자동으로 바뀌는 차가 중간에 멈춰 서지만 않기를 바랄 뿐이다. ㅠ..ㅠ

구글맵으로 이브라의 여러 관광지(?)를 검색하다가 BAIT AL DARWAZA라는 곳을 선택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잠시 차를 세워 쉬고 가고 싶을 뿐...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방향으로 계속 가다 보니 말라버린 강 길을 따라 달린다. 우기 때 잠시 물이 흐르는 지역 같은데 건기에는 차들이 달리는 주요 도로가 되는 모양이다.

작은 골목을 한참을 돌고 돌아 목적지에 도착! 좁은 골목에 차를 세워 두고 BAIT AL DARWAZA 안으로 들어간다.

이브라-좁은문
▲ 차 한 대가 겨우 빠져나갈 문들을 지납니다.



이브라에서 만난 오만 인과 나눈 이야기

입장료 1 OMR을 내고 안에 전시된 물건들과 방을 둘러보려 했는데 매표소에 있던 거구의 아저씨가 자기를 따라오라고 한다.

내부의 한 회의실 같은 곳에 앉으라고 하더니 시원한 물 한 병을 주고 이곳의 역사와 전통에 대해 이런저런 설명들을 해 주신다. 마침 심심하던 차에 잘 됐다. ㅋㅋㅋ

바이트-알-다르자와-회의실
▲ 회의실 같은 곳에 앉아 담소를 나눕니다.
바이트-알-다르자와-회의실-전시물
▲ 회의실 내 여러 장식, 전시물도 살펴봅니다.
바이트-알-다르자와-가이드
▲ 열정적으로 설명해주던 가이드와 일하던 직원


가이드와 한참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이곳 'BAIT AL DARWAZA' 외 오만의 간략한 역사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중간중간 강한 악센트로 표출되는 언어를 통해 영화로웠던 그들의 과거와 오만 인들의 자긍심도 엿볼 수 있었다.

현재 이브라에는 약 3만 명이 살고 있으며 예전에 살던 사람들은 대부분 무스카트나 잔지바르로 이주했다고 한다.

회의실 한 편에 전시된 범선 모형은 그냥 장난감 배가 아니라 예전 아라비아 반도와 서아프리카 일대를 지배했던 오만 제국의 힘을 상징하고 있었다.

거센 바다에 끊임없이 도전하며 발달한 오만의 선박 건조 기술을 기반으로 인도양 바다를 제패한 오만의 화려했던 과거가 범선 모형에 투영된다.

처음에 오만 역사에 대해 잘 몰라 잔지바르 이야기에 갸우뚱했었는데 예전 오만 제국 시대에 지배했었고, 한 때 오만의 임시 수도였던 역사를 좀 알게 되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오늘날 오만 근대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술탄 카부스 국왕에 대한 이야기에선 그에 대한 경외심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정말 열정적인 설명을 들었다. : )

바이트-알-다르자와-내부-관람중
▲ 내부 관람을 시작합니다.
바이트-알-다르자와-내부-설명-듣는중
▲ 집안 곳곳을 자세히 설명해 줍니다.
과거-생활상-설명-듣는중
▲ 각 장소를 열정적으로 설명하던 가이드
바이트-알-다르자와-내부설명중
▲ 예전 이 지역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오만의 결혼식 지참금 문화에 대해서도 들었는데 요즘은 남자 측에서 여자 측에 대략 15,000불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고 한다. 일부다처제의 경우, 요새는 많지 않지만 일부 2~3명의 여자와 결혼하는 남자도 있다고 한다.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청소하러 들어온 직원을 보니 남아시아계 사람이다. 궁금해서 물어보니 방글라데시에서 왔다고 한다.

실제 오만에는 약 60만 명의 방글라데시인들이 이주하여 살고 있는데 대부분 청소, 조경 등 허드레 일을 하고 있다.

급여를 살짝 물어보니 한 달에 약 80 OMR, 우리 돈으로 30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 하아...

인도나 파키스탄보다 더 저렴한 금액으로 사람을 부릴 수 있다며 요즘 오만은 대부분 방글라데시 사람들을 고용한다고 한다. 같은 이슬람교를 믿는 것도 플러스 요인... 경제적 신분 사회가 이곳 오만 시골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오만-바이트-알-다르자와-가이드
▲ 땀을 뻘뻘 흘리며 열정적으로 설명해주던 가이드
바이트-알-다르자와-옥상
▲ 전통 복식을 입고 수르 지역에서 온 다른 여행객들도 만났습니다.
바이트-알-다르자와-주변풍경
▲ 바이트 알 다르자와 옥상에서 바라본 주변 풍경


방문객이 너무 없어 매표소 가이드 직원과 거의 한 시간 가까이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며 작은 집 내부를 찬찬히 둘러볼 수 있었다. 그냥 혼자 봤으면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을 것 같은데... ㅋㅋㅋ

어찌 됐든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서 좋은 가이드를 만나 오만의 다양한 모습과 역사에 대해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라스 알 진즈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브라에서의 시간을 뒤로하고 다시 시동을 걸어 서둘러 동쪽으로 향한다. 오만 여행이 이브라에서 만난 가이드 덕에 더 풍성해진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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